<제네바에서 종교개혁운동을 주도했으며, 자신이 해석한 성서적 원리에 따라 종교계와 정치계를 통치했다. 그의 영향력은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로 급속히 확산되었고 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은 그의 가르침을 대폭 수용하였다. 현실에서 실천되지 않는 신앙은 가치가 없다는 그의 확신이, 제네바 평민들을 위해 만든 매일기도문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

간밤에 잠든 저를 지켜주시고 오늘 새 날을 맞게 하시는 아버지요 보호자이신 하느님, 이 하루를 온전히 당신 섬기는 데만 쓰게 하소서. 당신 뜻을 따르는 일이 아니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행하지 말게 하시고, 저의 모든 행위가 당신 영광을 기리고 형제들 구원하는 일에만 집중되게 하소서. 당신이 기뻐하시지 않을 만한 일은 시도조차 하지 말게 하시고, 오직 당신의 은총과 선하심 안에서만 행복을 추구하게 하소서. 또한 이 세상에 살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하여 노동을 할 때에도, 당신의 모든 자녀에게 약속하신 하늘나라의 삶으로 끊임없이 제 마음을 끌어올리게 하소서.

**

모든 지혜와 배움의 원천이신 주님, 주님은 정직하고 성결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필요한 기술들을 배워 익히는 데 저의 젊은 날들을 쓰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제 머리를 깨우쳐주시어, 필요한 지식을 얻게 하소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건강한 기억력을 저에게 주소서. 제 마음을 다스리시어, 언제 어디서나 배우는 일에 열심을 내고 부지런하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의 진리와 분별과 신중함의 영으로 저를 이끄시어, 제가 배운 바 모든 것이 어떻게 세상을 위한 당신의 거룩한 계획과 부합되는지를 깨달아 알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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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8-05-1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기도로 아침을 맞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님께서 주신 하루를 "온전히 당신 섬기는 데만" 쓰고 살 수는 없겠지만,
다른 무익한 것들 보다는 그 분의 선하심과 은총 안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요, 주님.
 

하응백 님의 말이 생각났다.

"옆에서 보면 사랑은 다 그렇다. 측은하고 유치하고. 그러나 자신이 해보면 또 다 그렇다. 위대하고 결정적이고 운명적이고... 사랑은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이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혼자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심하고, 외롭고, 허전하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하나로, 오락가락하다가, 그 힘든 시소놀이를 하다가, 사람은 죽는다."- '사랑은 다 그렇다' 중에서

외로웠던 두 사람이 만났고, '오락가락'한 그 '시소놀이'를 시작하였다. 시소라는 것에는 본디 완전한 균형이라는 게 없다. 필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시인 김지하는 시소의 그 불완전한 균형을 '기우뚱한 균형'이라고 불렀다. '불완전 속의 일치'라는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하여간에 사랑은 그런거다. 기우뚱함 속에서 제 나름의 결과 맥을 유지하고, 거리를 만들고, 사이를 생성한다. 그 모든 법식 속에서 불완전한 두 사람이 일치를 향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만남이 불완전을 인정하고, 일치를 향하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사실은 그야말로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같이 놀기' 시작하였다는 그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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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어쩌다가 체면 구길 일을 당하면

잠시 잠깐 가만있지를 못하는구나.

요릿집에서 색싯집까지 두루 가지고 살아도

너는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시작할 때는 뱀이더니

이제는 머리가 일곱 달린 용이 되었구나.

탐욕이란 이름의 미끼가 덫에 걸려 있다.

물지 말라!

 

5월 2일

저 검은 뱀은 한때 지렁이였더니

마침내 용이 되었다.

그러나 모세의 손을 통하여, 알라께서는

그것을 지팡이로 만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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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보다 느즈막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보니 하늘이 그렇게 청명할 수가 없더군요. 오늘같은 날에는 평소 밀린 잠을 한 번에 몰아서, 말그대로 소나기 잠을 자야함이 마땅하지만 이렇게 날 좋은 날 그냥 잠자리에 움츠리고 있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은 일이라 싶어 주섬주섬 대충 옷을 입고는 밖으로 나갔어요. 3년전에 다니던 교회 아이들과 다녀온 이후로 이제껏 가보지 못했던 양화진에 가기로 작정을 하였지요. 왜 하필 그곳이냐구요? 요즘같은 때, 내 삶에 무언가 자극제가 필요하다 싶었어요. 내 존재의 각성을 요청할 그 무엇말이죠. 그래서 생각한 곳이 양화진이었구요.

 오랜만에 찾은 그곳은 여전히 '거룩의 향'이 가득했습니다. 느티나무 가득한 그곳은 오래 전 그리스도교의 복음을 들고 이 땅에 왔다가 순교한 분들의 묘소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무덤부터, 훗날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그곳에서도 여전히 한국 땅을 잊지 못했던 이들까지 선교자들의 무덤은 가득했고, 그만큼 그곳의 분위기는 엄숙하고, 조용했습니다. 다시금 무덤을 돌아보며 저는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자신의 나라도 아닌 타국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 복음을 전하다니......' 어떤 이들은 선교사들이 들고 왔던 복음의 본질을 질타하며, '식민 사관'이라는 미명 하에 온곤한 선교적 가치를 부정하기도 합니다. 물론입니다. 그들은 분명 '제국'의 선교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 오직 그것만을 보노라면 저는, '선교'라는 테제 이전에 '신앙'이라는 차원에서 그것이 결코 가볍거나, 쉽게 평가될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무거운 걸음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곳을 나섰습니다. 조그만 이정표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길은 다양하지만 모든 길은 결국 하나로 통한다던 간디 선생님의 말도 맴돌았습니다. 그들과 같은 길을 갈 순 없지만, 또한 같은 가치관과 신앙의 양태를 가질 순 없지만 어떤 길에 내가 서있든 결국 하나로 통한다는 분명한 확신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봄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마음 끝자락에서도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합정역으로 향하는 모퉁이길에서 또 반가운 만남이 있었어요. 작은 헌책방이 보입니다.  헌책방이라고 하기엔 너무 깔끔하고, 정돈되어있습니다. 물론 그 곳에 소장된 책들 또한 하나같이 새것들입니다. 터가 터인지라 그 새 책들 또한 기독교 관련 서적들입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책 두 권 골라 가게를 나섰습니다. 주인 할머님의 미소도 잔상처럼 따라나섭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들어선 지하철 역사에서 저는 작고 예쁜 로즈마리, 그리고 산수유를 샀습니다.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어요. 지나가면서 바라본 작은 화원에 진열된 요 녀석들을 저를 보고 손짓하는 느낌, 꼭 그런 느낌이었어요. 딱 내 새끼다하고 집었습니다. 그리고 이 밤 저는 창 곁에 그 녀석들을 두고, 흐뭇한 미소를 보냅니다. 산수유 녀석은 무덤덤하고요, 로즈마리는 제 후각을 통해 미소를 보내고 있군요. 아 오늘같으면 날마다 좋은 날이겠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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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마음-거울을 닦아라.

아름다움에서 더러움을 가려낼 수 있도록.

 

4월 30일

사람은 정글이다.

거룩한 숨결(the Divine Breath)에서 온 너는,

부디 조심하여라. 그 속에서,

수천 마리 늑대와 멧돼지가 너를 기다리고

무덤을 파헤치는 귀신과 유령들이 우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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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8-05-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초에 사람을 지으시고 "토브", 곧 "참 멋지다"라고 말씀하셨다지요.
당신의 생기로 지으신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기에 그런 말씀을 다 하셨을까요.
그처럼 당신의 '거룩한 숨결'로부터 온 우리들이,
살다보니 더러워져서 꼭 그 모습이 정글과 같이 되었다고 루미 선생께서 말씀하시는군요.
늘 '마음-거울'을 닦고, 또 닦아 온갖 탐욕과 음습으로 가득 찬 제 내면을
맑힐 수 있도록 주님 도와주십시오.

부탁입니다. 꼭 도와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