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응백 님의 말이 생각났다.
"옆에서 보면 사랑은 다 그렇다. 측은하고 유치하고. 그러나 자신이 해보면 또 다 그렇다. 위대하고 결정적이고 운명적이고... 사랑은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이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혼자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심하고, 외롭고, 허전하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하나로, 오락가락하다가, 그 힘든 시소놀이를 하다가, 사람은 죽는다."- '사랑은 다 그렇다' 중에서
외로웠던 두 사람이 만났고, '오락가락'한 그 '시소놀이'를 시작하였다. 시소라는 것에는 본디 완전한 균형이라는 게 없다. 필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시인 김지하는 시소의 그 불완전한 균형을 '기우뚱한 균형'이라고 불렀다. '불완전 속의 일치'라는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하여간에 사랑은 그런거다. 기우뚱함 속에서 제 나름의 결과 맥을 유지하고, 거리를 만들고, 사이를 생성한다. 그 모든 법식 속에서 불완전한 두 사람이 일치를 향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만남이 불완전을 인정하고, 일치를 향하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사실은 그야말로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같이 놀기' 시작하였다는 그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