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새가 하늘 높이 떠, 제 그림자를 땅에 드리운다.
그것이 날아가는 새의 모습일 뿐임을 잊고서
너는 시방 그 그림자를 좇고 있다.
네가 지닌 화살을 모두 써도, 그래서는 결코
새를 잡지 못할 것이다.
4월 22일
사람은 저마다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고 만족시켜 준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열중한다.
어떤 사람은 아무튼지 부자가 되려고
시장에서 밤을 새우거나
엉뚱한 남의 전쟁에 용병이 되어 목숨을 걸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일정한 수입을 얻으려고
직장 생활에 충실하면서
인생의 경이로움 따위는 있는 줄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이 세상을 잊고서
일구월심 '거룩한' 존재로 되고자 평생을 바친다.
그러면서, 서로를 바라보고는, 속으로 말한다.
'원, 세상에! 어쩌자고 저런 일로 아까운 세월을 보내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