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그마 세계 2차 대전 3부작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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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니그마...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다.

요즘 [이미테이션게임]이 인기이기에 문든 이 소설이 다시 생각나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제리코는 이미테이션게임의 주인공 튜링의 제자이다.

아마 가상의 인물일 것이다.

그는 신비에 쌓인 채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돌아온다.

거이 황폐해진 정신과 건강을 가지고...

알고보니 그는 얼마 전 아무도 깨뜨리지 못한 독일군의 암호 에니그마를 깨뜨린 장본인이다.

그것도 에니그마 중에서 가장 해독하기 힘들다는 독일 잠수한 유보트의 샤크를 깨뜨렸다.

에니그마는 철자를 다른 철자로 변형하는 암호기인데...

3중 회전진자로 철자의 변형 확률을 더 높이는데...

샤크는 4중 회전진자로 되어 있어 그 확률을 26배로 높인다.

그 샤크를 깨뜨리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제리코이다.

그런데 그 샤크가 깨뜨려진지 얼마 후 독일해군은 자신들의 암호가 깨드려졌다는 것을 짐작했는지 암호 체계를 바꾸었다.

다시 그 암호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제리코가 필요했다.

그래서 제리코는 영국 암호해독기관인 블레츨리로 긴급호출되어 돌아간다.

그가 돌아가는 이유는 그와 잠시 사랑을 나누었다가 헤어진 클레어를 못 잊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 미국의 막대한 물자와 1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을 태우 호송선단이 미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건너오고 있었다.

그리고 유보트가 그것을 노리고 있다.

결국 몇 일 안에 샤크를 깨뜨리지 못하면 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제리코는 최고 지위관인 스카이너의 증오와 동료들의 질투, 그리고 클레어의 행방불명 속에서 샤크를 깨뜨릴 방법을 찾고...

아울러 클레어가 숨긴 암호문에 담긴 미스터리도 추적한다.

 

솔직히 스릴러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대단한 작품은 아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지막에 클레어의 반전이 등장하지만...

요즘 길리언 플린이나 할렌코벤과 같은 현대 스릴러 작가들의 독자를 정신 못차리게 하는 반전에 비하면 너무 단순하고, 조금 엉성하기도 하다.

하지만...

해리슨의 최고의 작품은 역사소설이라는 것에 있다.

역사 소설과 미스터리의 조합...

2차 세계대전의 암호전을 그대로 묘사하는 뛰어난 능력...

2차 대전 당시의 영국의 암울한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의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심리 묘사...

이런 것이 뛰어나다.

그의 작품은 스탈린 시대의 유물을 탐사하는 [아크엔젤]이란 작품으로 처음 접했는데...

그런 역사적 스릴러가 이 작품에도 등장한다.

단 긴장감은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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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레드 라인
제임스 존스 지음, 이나경 옮김, 홍희범 감수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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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임스 조인스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

표지를 보고 무언가 강력한 전쟁 소설들을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다.

따라서 전쟁 영웅도 없다.

군인정신이나 애국심, 동료애 같은 감성적인 요소들도 나오지 않는다.

과달카날이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전쟁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다양한 군상들이 나올뿐이다.

 

작가는 이 소설의 서두에서 이 소설은 실화가 아니라고 말을 한다.

과달카날섬 역시 하나의 소설적 배경일 뿐 소설의 전투는 실제 과달카날 전투의 배경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너무나 사실적이다.

소설적인 미화라고는 조금도 찾을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전쟁을 다큐처럼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C중대가 수송선을 타고 과달카날 섬에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그들은 섬에 상륙하기를 기다리며 초조하고 불안해 한다.

언제 일본 전투기가 폭격에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그들은 간발의 차이로 상륙을 하고 뒤에 남겨진 상륙정은 일본 전투기의 폭격을 발견해 사상자가 발생한다.

 

그 후 C중대는 과달카날이라는 최악의 전장터에 적응해 간다.

밤새 폭우가 내리고...

진흙 속에서 잠을 자고....

밤마다 일본군 폭격기들이 폭격을 한다.

 

더 끔찍한 것은 춤추는 코끼, 해삼, 거대한 새우찜이라고 이름 붙여진 고지전에 참여하는 것이다.

일본군은 이 고지 곳곳에 참호를 파고 미군에게 대항한다.

이 과정에서 C중대는 많은 사상자를 낸다.

 

 

소설은 이런 전쟁에 적응해 가는 C중대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우유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인 중위...

그는 중대장으로서 C중대원들을 이끌고 부대가 원하는 전투에 참여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기 중대원들을 죽음을 본다.

공격하지도, 후퇴하지도 못하고, 결국 상관의 명령에 불복하다가 중대장직을 잃는다.

 

모든 것을 시니컬 하게 바라보는 윌시 상사...

그는 모든 전쟁이 재산 싸움이며...

결국 자신들 역시 나라끼리의 재산 싸움의 소모품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시니컬 하다.

 

중대 행정병인 파이프...

그는 겁장이이다.

폭탁 소리에도 벌벌 떤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겁장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그러다가 부상을 당하고...

다시 중대로 복귀하다가 일본군을 죽이면서 자신 안의 폭력성을 발견한다.

 

돌...

전형적인 허세남이다.

그는 모든 사람은 허세를 부리고...

그렇게 스스로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는 어떻게든 부대에서 인정받기 위해...

더 정확히 말하면 남에게 허세를 부리기 위해 앞 장 서서 전투에 임한다.

그리고 C중대원 누구보다도 전투에 잘 적응해 간다.

 

전직장교였던 벨...

그는 아내와 함께 있기 위해 장교를 포기하고...

결국 사병으로 재 입대한다.

그는 아내와 다시 있기를 갈망하나...

과달카나 전투가 끝나갈 무렵 그녀에게 이별 소식을 드는다.

 

그리고 오로지 출세욕에 부대를 죽음으로 내 모는 대대장인 톨 중령...

스타인 중위 뒤에 중대장이 되었으나 톨 보다 더 맹목적인 출세욕에 자신의 부대원들의 일부를 몰살시키는 밴드...

단순하게 C중대로 복귀하고 싶어 전투에 참여하는 웰시...

취사반원에서 전투원이 되기 위해 전투에 앞장서는 데일....

 

이들은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점점 전투에 적응하고...

살인과 약탈을 일상의 삶으로 받아들인다.

 

 

소설은 특별한 줄거리가 없다.

그냥 전투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묘사할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지루하고...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가 헛갈리기조차 한다.

 

단지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전쟁에 적응해 가는 군인들을 보았다.

아니 군대에 적응해 가는 군인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게 허세를 부리며...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남을 죽이는 것...

그것에 적응해 가는 군인들...

그리고 그렇게 한 단계씩 진급해 가며...

자신이 경멸하던 상사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군인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조직 속의 모습이다.

 

이렇게 조직에 잘 적응하는 사람을 흔히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부르고...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낙오자라고 부른다.

C중대가 참여했던 전투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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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스
마커스 세이키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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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이 만든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수는 항상 옳고 소수는 항상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수는 항상 핍박을 받고...

그 핍박으로 다수가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악착같이 다수 속에 들어가고자 몸부림을 친다.

내가 소수에 속해있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이다.

언제, 누가 나를 공격하고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켜도 변명 한 마디 못하고 매장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은 항상 다수가 진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독특한 SF적인 배경으로 다수와 소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다수가 옳고, 소수가 그른 시각...

그래서 소수를 짓밟아야 다수가 잘 살 수 있다는 시각...

이 시각이 한 순간에 뒤집히는 충격을 반전의 재료로 삼은 소설이다.

 

 

이 책은 1980년대 브릴리언스라는 새로운 종족이 탄생한 것을 배경으로 한다.

굳이 새로운 종족이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보다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 엑스맨을 떠올리면 된다.

소설의 초반부 역시 엑스맨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엑스맨들은 비현실적인 초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 책의 블릴리언스는 남들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래 된 영화이지만 브루스윌리스가 주연한 머큐리라는 영화의 자폐증 소년을 떠올리면 된다.

이 영화에서는 정보기관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암호프로그램을 만들지만 자폐증 소년이 아주 간단하게 해독해 버린다.

남들과 다르게 코드를 해석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브릴리언스도 이와 비슷하다.

이들은 모든 것을 패턴으로 읽는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그래서 이들은 수학이나 IT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낸다.

또한 이것을 이용해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읽거나 신기술을 개발해 벼락부자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처럼 사람의 눈동자나 근육의 움직임을 읽고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기도 한다.

소설에서는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리더'라고 한다.

이런 브릴리언스는 전체 인구의 1프로를 유지한다.

그리고 나머지 99프로는 1프로에게 위기감을 느낀다.

몇 몇 1프로들이 범죄를 저지르자...

99프로는 1프로의 사람들을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로 여기고 탄압하기 시작한다.

이제 사람들은 1프로의 브릴리언스가 되기를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증오하고 그들을 99프로에 속하게 만드려 한다.

1프로 중에서도 자신이 99프로에 속하려 하거나 99프로가 맞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주인공 쿠퍼이다.

 

쿠퍼는 초장기 브릴리언스였다.

그의 재능은 상대방의 눈동자나 근육의 움직임을 패턴화해서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는 이런 재능으로 군대에서 전투기술을 익힌다.

어떤 커다란 덩치와 싸워도 상대방의 행동을 미리 예측하기에 상대를 쉽게 때려 눕힌다.

(이 재능은 참 매력적이다.^^)

그는 브릴리언스 범죄자를 다루는 정보기관인 DAR에 속해 있고, 그 곳에서도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기관의 수장인 드루 피터스는 자신의 부하들은 '믿는 자'들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쿠퍼는 이런 피터스가 신임하는 최측근이다.

쿠퍼스는 브릴리언스와 보통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를 꿈꾸며 블릴리언스를 사냥한다.

이런 신념은 자신의 자녀들을 향한 사랑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의 아들은 보통 사람이었고, 딸은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확신적으로 자신과 같은 재능을 가진 1급 블릴리언스였다.

그는 소수의 브릴리언스가 범죄와 테러를 저지르기에 다수가 소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핵심에는 브릴리언스 테러리스트 존 스미스가 있다.

그는 존 스미스를 추적하다가 1000여명이 사망하는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 폭파사건을 목격한다.

그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존스미스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증권거래소 폭파범의 누명을 쓰고...

존 스미스의 부하가 되기 위해 잠입을 한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리더인 섀넌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녀와 존스미스를 통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믿던 다수의 진실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SF소설과 스릴러 소설을 통털어 최고의 소설이다.

배경, 인물묘사, 구성, 그리고 반전까지...

무엇보다도 흥미 위주의 소설 흐름 속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까지...

마커스 세이키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데 이 책을 읽은 후 그의 다른 소설들이 더 읽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주인공인 쿠퍼가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주눅이 든 딸 케이튼에게 말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제 너도 컸으니까, 아빠가 몇 가지 이야기를 해 줄게. 하지만 지금 당장은 전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알겠니?" 케이트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떡이자, 쿠퍼가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전부 다 다르다는 건 알고 있지? 어떤 사람들은 키가 크고 어떤 사람들은 작아, 누구는 금발이고 누구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그리고 이 모든 차이는 올거나 그르거나, 좋거나 나쁜 게 아니야,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몇몇 부분에서 아주 뛰어나단다. 음악을 이해하거나, 큰 숫자를 암삼하거나, 다른 사람이 슬퍼거나 화났을 때 말하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지. 누구나 조금씩 그런 능력이 있지만, 어떤 사라들은 그걸 아주 잘해. 아빠처럼. 그리고 아빠 생각에는 너도 그런 것 같구나."

"그럼 그건 좋은 거야?"

"그건 좋거나 나쁜 게 아냐, 그저 우리의 일부일 뿐이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 그렇잖아"

"그런 사람들오 있어, 많지는 않지."

"그럼 난 병신이야?"

"뭐? 아냐,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니?"

- 중략 -

"잘 들어, 이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거나 머리가 좋은 것과 다를 바 없어, 그저 네 일부란다. 그게 누군지를 결정하진 않아, 너 자신이 정하는 것이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한 번에 한 가짔끼 정하는 거야,"

 

딸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남과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아빠는...

나중에 이 딸을 위해서 모든 것으 포기하고 죽음 속으로 들어간다.

딸이 다르게 살지 않게 하기 위해...

딸이 다른 사람에게 놀림을 당하며 살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며 쿠퍼의 부성애가 참 애뜻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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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라지다 모중석 스릴러 클럽 1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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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스릴러 책을 읽지 않았기에 할렌 코벤의 책은 최근에 접하게 되었다.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6년'이란 책이었다.

이 책의 선전문구가 '3대 장르문학상 석권 스릴러 제왕 할런 코벤 최신작!'이었다.

기대감으로 모든 책을 뒤로 하고 읽기 시작했다.

읽은 후에 느낌은...

'도대체 3대장르문학상 석권이 뭐지?'라는 느낌이었다.

재미있게는 읽었는데... 재미있는 게 전부였다.

이야기가 현실감이 없고, 반전도 뻔했다.

그러다가 인내심을 가지고 그이 대표작이라는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왜 할렌코벤인지를 알게 되었다.

두 책을 비교해서 얻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6년'은 '영원히 사라지다'의 아류작같은 느낌이었다.(너무 혹평인가?)

 

 

이 책의 주인공은 11년 전 이웃집 여성을 강간 후 살해하고 사라진 켄 클라인의 동생 윌 클라인이었다.

이 책은 윌의 어머니 장례식으로 부터 시작한다.

켄이 사라진 후 클라인의 가정은 고통 속에서 살았고, 어머니는 그렇게 고통 속에서 죽었다.

윌은 형이 무죄이며, 모든 사건은 조작되었다고 믿는다.

어머니는 죽기 얼마 전 형이 살아있다고 말하고, 어머니의 유품 중에서 최근에 찍은 형의 사진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그와 동거하는 실러 로저스가 사라진다.

그리고 FBI가 그녀의 행방을 묻고...

얼마 후 그녀는 잔인하게 고문을 당해 살해 된 채로 발견된다.

그리고 형을 쫓는 오래 전 형의 친구들이 나타난다.

마피아 보스인 맥구안...

유령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킬러 존 아셀타...

 

서서히 밝혀지는 형의 정체...

형은 원래 맥구안 밑에서 일하는 마약 판매상이었고...

형이 살해한 혐의를 품고 있는 자신의 옛애인 줄리밀러는 형과 함께 마약 판매를 했었고...

자신의 애인이었다가 죽은 실러 로저스는 줄리밀러와 친구이자, 형의 애인이었고...

그녀에게는 칼리라는 아이가 있고...

형은 맥구안을 배반해서 FBI가 형을 증인 보호프로그램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맥구안의 청부를 받은 유령은 그런 형을 찾아 죽이려고 하고 있었다.

(이건 이 책의 반절이상의 스포인데...ㅠㅠ)

사건이 밝혀질 때마다 충격적이지만...

진짜 충격은 뒤에 나온다.

 

자신의 애인은 자신의 애인이 아니었고...

자신의 형은 자신이 알던 형이 아니었고...

자신의 아버지 역시 비밀이 있었고...

잔인한 킬러인 유령은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고...

마지막에 형이 부탁한 형의 딸이 켈리는 형의 딸이 아니었다.

글로 쓰고 나니 뭔가 막장 드라마 같은 내용이지만 소설에서는 이 모든 것이 완벽한 구성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 깨닫는 것은...

주인공이 알던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개념이 모두 혼동이 되고...

그러면서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으며...

최근에 읽은 6년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애인이 사라지고...

자신이 알던 애인의 허상의 인물임을 알게 되고...

증인 보호프로그램이 나오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결국 주인공은 애인을 찾아내고...

애인과 함께 해피엔딩을 이룬다.

결국 '영원히 사라지다'를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은 '6년'은 '영원히 사라지다'의 속편이었다는 것을...

그것도 흥행 실패한 속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위대한 영감이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에...

할렌 코벤도 그런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작품은 이런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불식시키는 대작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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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컨피덴셜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1
제임스 엘로이 지음, 나중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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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동안 읽고 싶어했던 소설이다.

비록 오래된 영화이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워낙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다.

막상 소설로 접하니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엄청난 분량이다.

장르소설치곤 7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읽는데 가장 힘든 부분은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거이 100여명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같은데...

어떤 때는 이름으로 불렀다가...

어떤 때는 성으로 불렀다가...

어떤 때는 별명으로 부른다.

나중에는 누가 누구인지도 헛갈릴 정도로 이름들이 나열되면서 머리가 아파진다.

예를 들면 잭 빈센즈 형사를...

잭라고 불렀다가

빈센즈라고 불렀다가

별명인 쓰레기통으로 불렀다가

잭 브이라고도 부른다.

등장인물 몇 십 명을 이런식으로 부른다.

이름 외기도 힘든데...

그러니 맥락이 잡히지 않고...

몰입감 있게 읽기가 어려웠다.

오죽하면 나름대로 등장인물을 적어가며 읽었지만...

나중에는 적을 공간이 부족해 포기했다.

 

 

 

하지만 소설의 구성만은 칭찬해 주고 싶다.

전후 LA의 어두운 배경으로 타락한 인물들 속에서 나름대로의 정의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들의 삶과 내면이 너무나 잘 표현된 소설이다.

 

이 소설은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은 버드 화이트라는 형사이다.

소설에서는 단순무식, 그 자체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고 살해한다.

버드는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찾지만 아버지는 살아지고 없다.

대신 그는 여성들을 구타하거나 강간한 범인들을 찾아 체포한다.

단순히 체포만 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과 협박을 통해 다시는 여성을 구타하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는 아무런 죄책감없이 강간범을 살해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인물은 에드 엑슬리이다.

초반부에서는 교활하고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나오나 갈수록 인간적인 면과 나름대로 정의감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그는 유명한 형사인 아버지 프레스톤 엑슬리와 경찰학교 수석졸업생인 형 토머스 엑슬리의 그늘 속에서 성장했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뛰어넘는 위대한 형사가 되고 싶어하나...

고지식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어려워한다.

그는 2차세계대전에 참가해서 거짓 진술로 전쟁영웅행세를 하고...

밤부엉이 사건의 용의자들을 비무장한 상태에서 살해해서 영웅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세 번째 인물은 잭 빈센즈이다.

잭은 버드와 에드의 중간적인 인물이다.

적당히 정의감도 있고,

적당히 타협한다.

그는 마약을 미워하며 마약범들을 가혹하리만큼 체포한다.

그러나 사실 그는 마약중독자이고...

그 중독으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아픈 과거가 있다.

그 과거를 아는 기자인 시드 허진스와 검사인 엘리스 로우의 잔심부름을 하며 자신만의 이득을 챙긴다.

 

줄거리는 크게 세 단계로 흘러간다.

사소한 사건들이 뒤에서 모두 연결이 되며 마치 완벽한 퍼즐을 맞추는 구조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사건은 '유혈의 성탄절 사건'이다.

버드의 동료 스텐슬랜드가 주축이 되어 LA형사들이 성탄절날 유치장에 들어가 경찰을 살해한 죄수들을 폭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에드 엑슬리가 밀고하면서...

에드 엑슬리는 출세하고...

스텐슬랜드는 감옥에 가게 된다.

그리고 출옥 후 건달들과 어울리다가 은행강도 사건에 연류되 사형으로 죽게 된다.

이로 인해 버드는 에드에게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밤부엉이 사건이다.

밤부엉이라는 클럽에서 여섯 명의 남녀가 총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다.

용의자로 흑인 세 명이 검거되고....

그들이 자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탈옥을 하다가 에드 엑슬리에 의해 살해 당하다.

결국 사건은 흑인들의 범행으로 일단락 되고,

에드 엑슬리는 출세하고 영웅이 된다.

 

세 번째 사건은 밤부엉이 사건이 다시 조명되는 것이다.

밤부엉이 사건은 버드 화이트와 에드 엑슬리, 잭 빈센즈 세 명이 각 자 수사를 하면서 세 명은 각 자 자신만이 아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낸다.

그럼에도 셋은 대립하는 관계이기에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배후에 LA경찰의 실세인 더들리 스미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셋은 함께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

 

 

소설은 무척 어두운 배경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의 LA 뒷골목...

살인사건, 강간사건, 마약사건이 일어나고...

형사들도 수사를 위해 폭력이나 협박을 일삼는다.

제임스 엘로이가 만들어낸 세 명의 형사들...

우리가 흔히 아는 수사반장의 정의로운 형사들이 아니여서 우리는 당혹스럽다.

형사가 마약을 하고...

뒷 거래를 하고...

범인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살해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추구하는 정의가 있다.

결국 이 세 명의 형사는 제임스 엘로이의 또 다른 자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의 다중인격처럼...

어두운 과거를 살았던 제임스 엘로이가 소설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자아들이다.

그리고 자신이기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되지 않고...

그들의 행위를 나름대로 정당화 한다.

정당화라는 말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처럼 묘사한다.

세 인물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정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제임스 엘로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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