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컨피덴셜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1
제임스 엘로이 지음, 나중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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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동안 읽고 싶어했던 소설이다.

비록 오래된 영화이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워낙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다.

막상 소설로 접하니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엄청난 분량이다.

장르소설치곤 7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읽는데 가장 힘든 부분은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거이 100여명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같은데...

어떤 때는 이름으로 불렀다가...

어떤 때는 성으로 불렀다가...

어떤 때는 별명으로 부른다.

나중에는 누가 누구인지도 헛갈릴 정도로 이름들이 나열되면서 머리가 아파진다.

예를 들면 잭 빈센즈 형사를...

잭라고 불렀다가

빈센즈라고 불렀다가

별명인 쓰레기통으로 불렀다가

잭 브이라고도 부른다.

등장인물 몇 십 명을 이런식으로 부른다.

이름 외기도 힘든데...

그러니 맥락이 잡히지 않고...

몰입감 있게 읽기가 어려웠다.

오죽하면 나름대로 등장인물을 적어가며 읽었지만...

나중에는 적을 공간이 부족해 포기했다.

 

 

 

하지만 소설의 구성만은 칭찬해 주고 싶다.

전후 LA의 어두운 배경으로 타락한 인물들 속에서 나름대로의 정의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들의 삶과 내면이 너무나 잘 표현된 소설이다.

 

이 소설은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은 버드 화이트라는 형사이다.

소설에서는 단순무식, 그 자체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고 살해한다.

버드는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찾지만 아버지는 살아지고 없다.

대신 그는 여성들을 구타하거나 강간한 범인들을 찾아 체포한다.

단순히 체포만 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과 협박을 통해 다시는 여성을 구타하지 못하도록 하고, 심지어는 아무런 죄책감없이 강간범을 살해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인물은 에드 엑슬리이다.

초반부에서는 교활하고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나오나 갈수록 인간적인 면과 나름대로 정의감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그는 유명한 형사인 아버지 프레스톤 엑슬리와 경찰학교 수석졸업생인 형 토머스 엑슬리의 그늘 속에서 성장했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뛰어넘는 위대한 형사가 되고 싶어하나...

고지식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어려워한다.

그는 2차세계대전에 참가해서 거짓 진술로 전쟁영웅행세를 하고...

밤부엉이 사건의 용의자들을 비무장한 상태에서 살해해서 영웅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세 번째 인물은 잭 빈센즈이다.

잭은 버드와 에드의 중간적인 인물이다.

적당히 정의감도 있고,

적당히 타협한다.

그는 마약을 미워하며 마약범들을 가혹하리만큼 체포한다.

그러나 사실 그는 마약중독자이고...

그 중독으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아픈 과거가 있다.

그 과거를 아는 기자인 시드 허진스와 검사인 엘리스 로우의 잔심부름을 하며 자신만의 이득을 챙긴다.

 

줄거리는 크게 세 단계로 흘러간다.

사소한 사건들이 뒤에서 모두 연결이 되며 마치 완벽한 퍼즐을 맞추는 구조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사건은 '유혈의 성탄절 사건'이다.

버드의 동료 스텐슬랜드가 주축이 되어 LA형사들이 성탄절날 유치장에 들어가 경찰을 살해한 죄수들을 폭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에드 엑슬리가 밀고하면서...

에드 엑슬리는 출세하고...

스텐슬랜드는 감옥에 가게 된다.

그리고 출옥 후 건달들과 어울리다가 은행강도 사건에 연류되 사형으로 죽게 된다.

이로 인해 버드는 에드에게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밤부엉이 사건이다.

밤부엉이라는 클럽에서 여섯 명의 남녀가 총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다.

용의자로 흑인 세 명이 검거되고....

그들이 자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탈옥을 하다가 에드 엑슬리에 의해 살해 당하다.

결국 사건은 흑인들의 범행으로 일단락 되고,

에드 엑슬리는 출세하고 영웅이 된다.

 

세 번째 사건은 밤부엉이 사건이 다시 조명되는 것이다.

밤부엉이 사건은 버드 화이트와 에드 엑슬리, 잭 빈센즈 세 명이 각 자 수사를 하면서 세 명은 각 자 자신만이 아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낸다.

그럼에도 셋은 대립하는 관계이기에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배후에 LA경찰의 실세인 더들리 스미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셋은 함께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

 

 

소설은 무척 어두운 배경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의 LA 뒷골목...

살인사건, 강간사건, 마약사건이 일어나고...

형사들도 수사를 위해 폭력이나 협박을 일삼는다.

제임스 엘로이가 만들어낸 세 명의 형사들...

우리가 흔히 아는 수사반장의 정의로운 형사들이 아니여서 우리는 당혹스럽다.

형사가 마약을 하고...

뒷 거래를 하고...

범인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살해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추구하는 정의가 있다.

결국 이 세 명의 형사는 제임스 엘로이의 또 다른 자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의 다중인격처럼...

어두운 과거를 살았던 제임스 엘로이가 소설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자아들이다.

그리고 자신이기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되지 않고...

그들의 행위를 나름대로 정당화 한다.

정당화라는 말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처럼 묘사한다.

세 인물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정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제임스 엘로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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