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다>

[ 낙타는 십리 밖에서도 물냄새를 맡는다 맑은 영혼은 기어서라도 길 끝에 이르고 그 길 끝에서 다시 스스로의 길을 만든다 ] 매료되다. 올 가을 나의 영혼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피터 드러커, 학창 시절 읽었던 그의 명저 < 미래 경영 > 이후 참으로 오랫만에 석학을 만나다.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꽃나무 가지 꺽어 술을 마시던 풍류가 담겨있으리라. 백화주, 사계절 삼백가지가 넘는 야생화 꽃잎으로 빚어지는 술이 익는 마을로 떠나리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슈퍼스타 감사용을 만날수 있을까. 꼴찌의 삶은 왠지 극적이다. 그 1할 2푼 5리의 삶을 따라가보리라.

 

<새에 대한 반성문>

[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 복효근, 그의 시에선 꽃향기가 난다. 안으로 삭여 곪아터졌던 그 옛날의 상처에서 이제는 꽃향기가 날까.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최민식, 그의 사진. 카메라 렌즈가 아닌 그의 따스한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들. 올 가을 우리가 진정 사랑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인간 실격>

자살 미수와 약물 중독, 39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 그가 그려내는 인간 실격이 궁금하다. 왠지 그 제목만으로 오랜 세월 보관함에 깊숙히 담겨있었다.

 

<참 다사로운 어머니께>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다사로운, 충분히 애틋한........그래서 눈물겨운.....

 

참 오랫만에 책을 산다. 읽지 않고 쟁여놓은 책을 다 읽어볼 요량으로 한동안 사고 싶은 책들을 사지 않고 버텼다. 이제 2권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가을 책을 산다.  [ 별달거리 ]님의 서재 대문에 걸린 말처럼 술한잔 먹을 돈으로 책을 사는 것이 훨씬 기분좋다는 말에 동의한다. 단풍, 낙엽...올 해는 가을의 이미지에 책상 한켠에 쟁여놓은 책들의 풍경을 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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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10-0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를 품고 있는 책들이 많네요. 저 책들과 함께 풍성한 독서하시길^^

진주 2004-10-0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고구마를 한 박스 보내 주었어요.
오늘 낮에 삶아 먹으려고 보니까, 박스 맨 위에 신문지로 덮혀 있었어요.
마침 서평이 실린 지면이었고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책표지 그림이 내 눈에 들어왔어요. 그 쪽으로 갔군요^^

저도 어제와 오늘은 세군데 서점에서 책이 배달되어 오느라 정신없었어요.
교재가 들어왔거든요.
그 중에 제 책도 하나 끼어 있어요. 뭘까요? ㅎㅎㅎ(너무 황당한 질문이죠?)

chika 2004-10-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흠흠,,, 책에는 관심이 안가고 유독 '비주'에만 눈이 가는...(이 책 읽으시고 혹시..? 하는 생각만 굴리느라..ㅋㅋ)
흐믓한 가을 보내시옵소서 ^^

sweetmagic 2004-10-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찌찌뽕~~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는 알라딘 재고가 없어 좀 늦게 왔는데...아직 못 봤어요. 수업 마치고 학과 사무실에 가니 잠겨 있어어요 흑흑흑

미네르바 2004-10-0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타는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다>는 저도 이번에 알라딘에서 신청한 책이지요. 정말 낙타가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지 궁금해서 오늘 오후에 서울 대공원, 동물원에 가서 낙타를 보았답니다. 그런데, 바로 코 앞에 물이 있더군요. 그래서 확인은 불가능^^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정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어요. <새에 대한 반성문>은 저도 읽고 싶은 책이네요. 멋진 리뷰 기대해 봅니다. 님에게 올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되겠군요.

잉크냄새 2004-10-1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모두에게도 풍성한 독서의 계절이길 바랍니다.
 
 전출처 : 비연 > 풍장 -황동규-

 

풍장(風葬)1

- 黃東奎 -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시집 풍장,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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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10-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
숙연해진다. 한때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어느 바람부는 언덕에서 회한없이 뿌려지기를...그것도 잠시나마 풍장이라고 할수 있을라나...

icaru 2004-10-0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남미 어딘가에선 아직도 풍장의 문화가 남아 있다던데..

군산은 검색이 심하군요...흐흐... 몰랐습니다...

비로그인 2004-10-07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동규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많은 부분에서 '죽음'을 접하게 되죠.
그의 시에 있어 죽음은 곧 '아름다운 삶'의 또다른 이름이기에, 이승에서의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바람과 놀게 해 다오"....이런 싯구절이 빚어진 게 아닐까 하네요.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잉크냄새 2004-10-0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죽음은 곧 아름다운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라....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삶, 사랑, 죽음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은 어떠한지... 그들은 진정 이 세상의 삶을 소풍이라고 말할수 있고 바람과 노니는 죽음을 꿈꿀수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올 추석의 고향은 오징어가 풍년이다. 고향 동네 집 옥상마다 새끼줄에 널린 오징어가 가을 바람과 햇살에 산들산들 움직이고 있었다. 가을 들판이 노란 풍요로움을 준비한다면 오징어는 하얀 풍요로움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의 벌판은 온통 새끼줄에 널린 오징어 천지였다. 그래서 비릿한 바다내음보다는 오히려 오징어 말리는 냄새가 더 진동하던 곳, 그곳이 고향이었다.

동해 어촌의 특성상 농업과 어업이 공존한다.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이 농사일 거드는 것이 일이었다면 어촌의 아이들은 오징어나 명태 덕장에서 일을 거들었다. 오징어나 명태를 널기 위해 넓은 공간에 고랑대를 설치하고 새끼줄을 이어 만든 곳을 '덕장' 이라고 불렀다. 동네 공터마다 넓은 오징어 덕장과 명태 덕장이 펼쳐져 있었다. 지금은 거의 공장형으로 바뀌어 자연 햇살이 아닌 환풍기에 의존하는 터라 더 이상 볼수 없는 풍경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 오징어를 널기에 키가 작은지라 우리에게 맡겨진 일은 오징어 다리가 둘러붙기 전에 벌리는 것이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덮은 비닐속에서 눅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피워대는 연탄불의 가스 냄새, 까치발로 선 얼굴 위로 눅눅한 오징어 다리에서 떨어지던 오징어물 특유의 냄새는 아직도 머릿속에 선하다. 도둑 고양이와 개가 창궐했던 시절, 덕장 밑에는 쥐약을 바른 꽁치며 명태가 유난히 많았고 곳곳에는 쥐약에 취한 고양이나 개들이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개의 경우는 곧잘 동네 어른들의 싸움의 빌미가 되곤 했다.



대학교 시절 타지에서 생활하던 나는 오징어를 팔아 용돈을 마련했다. 고향에 다녀갈때면 10축 ( 1축이 20마리 ) 정도를 들고 돌아가 팔아서 생활비로 사용했다. 91년도 가을, 누군가는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첫사랑을 만난 기쁨과 아쉬움을 노래할 무렵, 난 지하철 역에서 들고 가던 오징어를 몽창 쏟았다. 밀폐된 공간에서 퍼져나가는 오징어 특유의 냄새와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화끈거리며 달아오르던 얼굴을 주체할길이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한후  '에라 모르겠다 ' 그냥 지하철 역에 퍼질러 앉아서 다리가 끈어져 쏟아진 오징어 축을 다시 재었다. 일부러 오징어 다리 하나 질근 물고 잘근잘근 씹어가면서 어색함을 포장했다. 그 당시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진한 마른 오징어의 냄새를 맡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시공간에 있었으리라.

올해 추석 노을 속에서 아들과 나란히 오징어를 걷는 부모님의 옆모습만으로도 괜히 울컥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늙어가는 아들과 나란히 노을을 바라보며 오징어를 말릴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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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0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징어 좋아하는데...님의 고향이 동해쪽이셨나요? 일부러 오징어 다리 하나 잘근 잘근 씹으며 오징어 축을 다시 재었다는 잉크님의 이야기에서 님의 건강함이 느껴집니다. 추천하고 갈께요.^^

sweetmagic 2004-10-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래서 님 서재에서 바다 냄새가 났던거군요 ~
그때 시청한 지하철 역에 있지 못한게 한스럽네요 흐흐 그나저나
91년도라....중학교 1학년땐가 ??

잉크냄새 2004-10-0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킁킁~ 바다냄새가 나나요? 바다냄새가 나는 서재라..그런 서재를 만들고 싶네요.^^

진주 2004-10-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절에 알았다면 오징어 한 축은 제가 맡아놓고 사가는 단골이었을텐데요..
지금은 주문을 아니 받사옵니까?
(드디어 고향냄새가 나기 시작하는군요^^)

잉크냄새 2004-10-0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 당시 알라딘 서재가 있었다면 아마 이곳에서 좌판을 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찬미님한테는 강매도 하고...
나중에 마른 오징어 이벤트나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진주 2004-10-0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거 좋죠!

로드무비 2004-10-0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91년도 가을 시청앞 덕수궁 쪽 출구에 제가 다니던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때 오징어 다리를 입에 물고 있던 청년이 잉크냄새님이었군요.ㅎㅎ
이제야 즐겨찾기합니다.
저는 이미 한 줄 알았어요.
왜 안 보이시나 했다죠.^^;;;

잉크냄새 2004-10-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때 오징어 구워 파냐고 슬며시 물으시던 아리따운 여인이 로드무비님이시군요.^^

icaru 2004-10-0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과 잉크냄새 님은 구면이시구만요...히히..
사진 정말 좋습니다..으아... 가을에 님의 고향 쪽으로 가면 정말...진풍경이 펼쳐질 듯 합니다....
좋으시겠어요... 아름다운 고향을 갖고 계시니까요...

ceylontea 2004-10-0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은 나중에 나중에 이렇게 오징어를 말리면서 글을 쓰세요... 잉크냄새님 글이 참 좋아요...진솔하고 재미있고, 소재도 참신하고.. 히히.

Laika 2004-10-0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징어를 널어둔곳을 지나다보면 냄새가 많이 나는데, 저 사진은 하늘이 너무 예뻐서 그런지 한편의 풍경화 같습니다.

잉크냄새 2004-10-0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수확량이 적고 덕장이 사라져 실제 오징어 말리는 풍경을 보기는 쉽지 않아요. 올 추석에 잠시 오징어 풍년이 들어서 집집마다 옥상에 오징어가 펄럭였죠.
오징어가 있는 풍경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될까요. 나중에 오징어 말리며 글을 쓰는 때가 오면 오징어 이벤트 한번 하죠.^^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도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어김없이 다섯손가락에 안에 꼽히는 곳이 인도의 갠지스강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막연한 동경이다. 명상가들이 수두룩하게 모여 갠지스강의 아침해를 맞이하는 장면을 떠올리더라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불결함, 반쯤 타다만 시체가 떠다니는 물에서 몸을 씻고 그 물로 밥을 짓는 장면에서 성스러움과 순결함을 떠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세상이 어떠한가보다 우리가 그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는 명제를 대입시키려하여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여행가 한비야씨는 인도를 '못생긴 어머니의 나라'라고 말하고 있다. 인도에 있는 동안 맞이하게 되는 온갖 부조리,구걸,도둑질,사기,게으름,나태,가난... 현대 사회에서 죄악으로 치부시되는 온갖 부조리에 치를 떨며 인도를 떠날 때쯤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어찌할수 없는 모성과도 같은 힘이 존재하는 나라가 인도라는 것이다. 인간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의 부조리가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면 그녀의 말 또한 수긍이 간다.

그러나 류시화 시인이 바라본 인도는 또 다른 의미이다. 타인의 모습에 자신을 비추어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바라보는 인도는 인도인들의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의 눈에 비춰지는 온갖 부조리가 그들에게는 신이 부여한 삶의 한 형태일 뿐인 것이다. 인도인들이 말하는 깨달음이란 인간 존재 개개에 존재하는 신을 바라보는 일이다. 그들의 부조리한 삶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가면을 쓰고 다가오는 현실너머의 자신을 바라볼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현재의 삶은 신이 부여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어쩌면 인도에서 부조리란 말은 우리가 만들어낸 스스로를 구속하는 감옥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통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눈에 상처투성이인 그들이 ' 아 유 해피?'로 인사하고 ' 노 프라블럼'을 외치고 '다음'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현실의 세상속에서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할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삶이 힘들고 외로울때 인도로 떠날 일이다.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여도 좋고 우리가 생각한 고통이 한낱 부질없는 망상이라고 결론내려도 좋다. 인도의 뜨거운 사막에 머리를 내려쪼일 일이다. 불에 닿으면 형체가 드러나는 오렌지 과즙으로 쓴 글씨처럼 나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곳에서 벌거벗은 나와 대면할 일이다. 어차피 삶은 그곳에도 오롯이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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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10-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도에서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체념'과는 다른 의미이겠지요. '순응'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겠네요. 언뜻 비슷한 듯한 둘 사이의 차이를 저는 아직 온전히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리뷰 잘 봤습니다^^

설박사 2004-10-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도한번 가보고 싶네요. ^^

미네르바 2004-10-0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시기에 같은 책을 읽었네요. 인도 꼭 가보고 싶은 나라지요. 그 곳에 가면 삶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sweetmagic 2004-10-03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도... 이번 여름에 갈까했는데 이러저러한 구질한 사정이 생겨서 못 갔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저 역시.... 그나 저나 리뷰 참 담백하게 잘 쓰시네요 ^^
추천입니다.

잉크냄새 2004-10-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 여름에 인도 여행을 계획했다가 구질구질한 사정으로 가지 못했답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나라입니다.
체념과 순응. 저도 알듯 모를듯 쉽지 않은 개념인것 같습니다. 그냥 단어적인 어감으로 무어라 말할수 없는 부분인것 같아요.
 

잠든 사람은 깨우기 쉽지만, 잠든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가 없는 법이다.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그는 계속해서 잠든 척하고 있기 때문에 깨울 수가 없다. 그대, 차라리 깊이 잠들라. 아니면 자신이 이미 깨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대가 부처가 아닌체 행동한다면, 누구도 그대를 부처이게 할 수 없다. < 지구별 여행자中 p 179~180 >

다른 사람들이 세워놓은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질서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나는 자유라 부른다. < 지구별 여행자中 p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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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10-0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의 질서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나는 자유라 부른다.
좋으네요

미네르바 2004-10-0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다 좋았지만 '성자와 파파야' 부분도 참 좋았어요.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어. 태어나기 전부터 서로 만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야.>
바람처럼 잠시 스쳐지나가는 만남도, 오랫동안 내 곁에 있는 만남도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만남이고, 나에게 배움을 주고, 내 삶의 목적지로 인도하는 안내자라는 것.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떤 만남이고(설령 상처를 준 만남이라고 하더라도) 모두가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기억조차 할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 여기에 내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다시 이렇게 서재에서 뵙게 되어 참 기뻐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나봐요.

잉크냄새 2004-10-0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에 대한 정의로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네르바님 서재에서 리뷰 보았답니다. 류시화님 최고의 잠언집이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