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려진 숲 - 임정묵>
전남 보성 대한다원에서, 2004년 9월 25일 촬영.


<가을 숲- 김영운>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에서. 2004년 10월 31일 촬영.


<새벽의 신비 - 이태훈>
전북 임실군 국사봉에서. 2004년 7월 24일 촬영.


<꿈속의 산책 - 정승연>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2004년 7월 25일 촬영.


<쉼 - 손하담>
강원도 안흥면에서. 2003년 2월 22일 촬영.


<산비둘기가 인도한 작은 숲길 - 배용래>
서울 서대문 금화산에서. 2004년 5월 7일 촬영.


<가을 속으로 - 이희삼>
제주도에서, 2004년 11월 14일 촬영.


<생명의 숲 - 신재영>
봉화산 숲에서, 2004년 10월 10일 촬영.
 
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펴오고 있는 시민단체 ‘생명의 숲’(http://www.forest.or.kr/) 은 지난 해 10월 국내 숲길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숲길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그 결과 총 46편의 작품이 수상했고 지난 10일부터 7일 동안 혜화역 전시장에서 수상작 전시회가 열렸다.

‘생명의 숲’ 정유민 간사는 “훼손된 숲길을 찾아 복원하고 올바른 숲 탐방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번 공모전을 개최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숲길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중 일부 소개한다.
 
출처 :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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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5-01-28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남이섬이 저렇게 이뻤던가? 내가 본 남이섬은.....
보성은 마치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저 눈내린 강원도 안흥면 길 따라가면 "안흥찐빵" 먹을수 있는건가요? 허걱..내가 뭔소리를....

잉크냄새 2005-01-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이섬에서 저런 사진이 나왔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네요.
보성은 작년에 갔을때 식당아주머니가 새벽 안개녘에 올라가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더니... 바로 저 장면인가 봅니다.
그리고 안흥... 저도 바로 안흥찐빵이 떠오르더군요.^^

sweetmagic 2005-01-2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슬프도록 아름답네요 .....

플레져 2005-01-2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의 가을은 참 소담스럽지요. 왠지 저길을 한번 걸어본 것 같아요. 제주에 갔을 때 GPS달고 다니면서 일부러 헤매다닌 길이 참 많았거든요. 그때도 11월이었는데... 제주의 길은 다 아름다워요.

진주 2005-01-2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stella.K 2005-01-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위의 두 사진은 꼭 외국의 어디갔어요. 유럽쪽 어디쯤...가져가요.^^

icaru 2005-01-28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을 그림같다하지요~!

그림같네요~

2005-01-29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네르바 2005-01-3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길이네요. 사계의 길이 다 있군요. 몇 군데는 가본 길도 있고... 봄의 길, 여름의 길, 가을의 길, 겨울의 길... 그 길을 따라 주~욱 가면 어디가 나올까요? 저 길을 보면서 문득 내 길은 어떤 길일까? 생각하다 갑니다^^

잉크냄새 2005-01-3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에 한번쯤 조용히 걸어보고 싶은 길이네요.
길을 보고 흥분하고 감동할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털짱 2005-02-2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가끔은 사진이 더 선명하고 더 명확하게 이미지를 잡아내는 것 같아요. 기계가 사람보다 나을 때가 있는 건지...

잉크냄새 2005-02-2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성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찰라로 스쳐지나간 그 많은 풍경들을 사진은 오래도록 간직하니까요. ^^
 



실제로 인터넷 쇼핑에 나온 탁자라네요.^^ 참고로 영국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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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1-2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저걸 뽑을 용기는 어디서 팔아요?
저걸 뽑기 전까지 침착함도 덤으로 파는데 있으면 알려주세요~~ ㅎㅎㅎ

잉크냄새 2005-01-2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단순한 무기가 위협적이듯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강력 추천입니다. 용기와 침착함은 덤으로 팔지는 않고 탁자/용기/침착 3종세트가 아닐런지요.^^
올리브님 / 음... 구매하실 의향이 있으신것 같네요.

icaru 2005-01-2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발하네요~

stella.K 2005-01-2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언젠가 봤는데...기발해요. 어디 파는데 없나? 근데 잉크님 서재 지붕 바꾸셨네요. 그 전에 뭐였지? 멋있다. 맘에 든다. 나도 하나 만들어 줘요.^^

Laika 2005-01-2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급한데, 저거 분리하고 있을 시간이 있을까요? 차라리 냄비뚜껑 솥뚜껑에 야구 방망이 들고 나감이 어떨지? ^^

파란여우 2005-01-21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후라이팬을 옆에 갖다 놓고 잘래요^^..시간이 모자랄것 같아서요..^^

잉크냄새 2005-01-2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 구입의사가 있으신것 같네요.^^
스텔라님 / 인터넷 쇼핑몰에 실제 올라온 겁니다.^^
라이카님 / 손잡이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지 않나요.솥뚜껑에 비해 뭔가 글래디에이터해보이지 않나요?^^
파란여우님 / 두번째 사진을 보면서 연습하면 상당히 숙달될수도 있을것 같아요.^^

미네르바 2005-01-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글래디에이터 영화가 생각나네요^^ 그런데 급한데 언제 저거 분리하고 있어요? 그냥, 전 매일밤 기도하고 잘래요^^

잉크냄새 2005-01-2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님 / 피나는 연습을 통해서만 저런 폼나는 자세가 나온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1-26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분리할 시간을 지적하시는데요, 저도 막상 저런 상황이면 덜덜 떠느라 봉을 돌리기나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네요. ^^ 너무 재밌네요. 하하.

잉크냄새 2005-01-2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 다들 언급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어째 공동구매의 분위기로 흐르는것 같아요. 사용법은 오직 피나는 연습에 의한 무기숙련도 숙달만이 답입니다.^^
 



복장불량의 21살 청년
나는 그 시절 달릴때가
가장 무안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도록 달린 거리는 아마도 11km 정도쯤 될것이다. 축구 A매치에서 가장 많이 뛰는 미드필더가 7~8km를 뛴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축구장에서 내가 뛰는 거리는 고작해야 2~3km 남짓일것이다. 가장 긴 거리 11km는 10km 단축 마라톤에 참여하여 뛴 거리이다. 1km는 반환점을 역으로 도는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덤으로 주어진 거리이다.

단축 마라톤에 참가한 것이 대학 1년인지 2년인지 봄인지 가을인지는 가물가물하다. 하여간 어느해 공대 체육대회였다. 수업중인 교실에 선배들이 처들어와 체육대회 단체상을 먹어야 하는데 후배들이 참여도 안한다고 궁시렁거리고 급기야 세대가 어쩌느니 하며 거들먹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자원한 자리였다.  미리 지원한 학생들은 운동복에 반바지, 운동화등 마라톤에 필요한 복장을 갖추고 나왔지만 나를 비롯한 몇몇의 급조된 지원자들의 복장은 천태만상이었다. 당나라 군대였다. 양복바지, 구두, 남방. 그날의  복장이다. 뛰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하는데 미리 지원한 친구녀석이 축구화를 빌려주었다. 아마도 사려깊은 배려였겠지만 아스팔트 위에서는 축구화보다 차라리 구두가 낫다는 것을 안것은 한참이 지나서이다. 하여간 스타트를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마라톤은 시작되었다.

중략 ( 하여간 뛰었다 )

대열의 후미에서 뒤쳐져 천천히 달리던중 대열을 잃어버렸고 결국 반환점을 거꾸로 돌아 가뜩이나 뒤쳐져 있던 위치가 거의 꼴찌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시내로 나왔을때는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학교 차량이 뒤쳐져 포기한 몇몇을 싣고 달리는 것을 보았으나 그래도 남아있는 자존심에 끝까지 뛰고자 했다.

마라톤을 위해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관들이 복귀해버린 시내를 하교길의 꼬마들과 신호등 지켜가며 계속 달렸다. 나를 올려다보는 꼬마들의 시선이 왠지 꺼림칙했다. 경찰관에게 두번정도 붙들려 검문을 받았다. 이유를 알수 없었다. 그러나 고개를 삐닥하게 하고 나를 훏어보는 경찰관의 눈길을 따라 나의 모습을 보았을때 경악했다. 단추를 세개 정도 풀어헤친 남방, 무릅까지 걷어올린 양복바지, 그리고 축구화... 술이나 약에 취한 놈으로 보기에도 지나침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것을 무아지경, 무인지경이라 해야하나.

그러나 어쩌랴. 이미 엎어진 물인것을. 그 꼴로 완주를 하고 학교 정문을 들어설때는 이미 다 정리하고 단체상까지 선정한 이후였다. 신호등 기다리고 경찰관에게 심문받고 시간이 그렇게 흐른것은 당연하리라. 결국 머릿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난 왜 뛴 것인가? 그래서 지금도 마라톤을 보면 그냥 맹목적이라는 생각만이 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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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1-2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그래도 완주를 하신거잖아요... 늦었지만, 박수 한다발~~ 짝짝짝 짝짝~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뛰지 않으려고 하는 주의라서요,
달리기를 하는 분들만 우러러본답니다.
이 영화, 보고 싶어요. 마라톤이면 그랬을 텐데...말아톤이라서요.

Laika 2005-01-2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작년엔가 여성지 주관 단축 마라톤에 걸어도 된다는 얘기 듣고 참가했는데, 그만 같이간 꼬마가 상품 얘기 듣고 휙~ 달려나간 바람에 그 꼬마 잡으려고 그만 예정에 없이 (?) 달리고 말았답니다.
저번에도 다른분 페이퍼에서 봤지만 알라딘 사람들 다들 달리기 싫어하시는것 같아서....참 좋아요. ㅎㅎ 전 달려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다리에 힘이 쪼옥 빠지는 체질이라서요...^^
그래도 완주하신 잉크님께 박수를 ...짝짝짝~~

진주 2005-01-2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에서 누가 막 따라오면 잘 뛰어지고, 하다못해 뛰는 대열에 끼어야 힘들지 않고 달릴 수 있던데요.....대단하십니다. 혼자서 끝까지 달리시다니!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2005-01-20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5-01-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뛰었다니 님의 단순한 성격이 저와 비슷하군요. 알라딘 체육대회때 꼬옥 출전하셔야 합니다^^

로드무비 2005-01-2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아톤' 영화 무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달리기 젬병이랍니다.
1분에 22초였던가? 체력장 때 남 다 받는 A를 못 받았으니......

비로그인 2005-01-20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젊은 땀방울과 호흡이 느껴지는듯 하네요.
가끔씩 숨이 턱에까지 차도록 무작정 달리고 싶을 때,,,가끔 그럴때가 있더라구요.

잉크냄새 2005-01-2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저도 말아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극장까지 달려가겠습니다.
라이카님 / 전 그냥 달리는 것은 별로네요. 축구장에서 달리는 것은 좋은데...이상하죠.^^
찬미님 / 도심을 정신나간 사람처럼 달리는 영화가 뭐가 있죠? 다이하드3 ?
속삭이신님 / 님도 항상 꾸준하십니다. 가늘더라도 길게 가기로 한 약속. 아시죠?
파란여우님 / 어쩌면 학익동과 용현동을 뛰어다니던 젊은 맛간 청춘을 보셨을수도 있겠군요.^^
로드무비님 / 전 단거리는 상급이었는데 장거리는 하급이었습니다.
나니님 / 숨이 턱에 차고 심장이 파열할것 같은 한계점을 넘는 것이 달리기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하더군요.

갈대 2005-01-2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추를 세개 정도 풀어헤친 남방, 무릅까지 걷어올린 양복바지, 그리고 축구화... ' 상상하면서 혼자 한참을 히죽거렸습니다^^

잉크냄새 2005-01-2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 말그대로 21살의 복장불량 청년 마라토너(?)였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1-26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살의 복장불량의 청년이 찢어진 청바지가 아니라 양복바지라니, 전 그게 더 의아한걸요. ^^

잉크냄새 2005-01-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 마라톤 복장불량입니다. 그때 왜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 가물하네요.^^

sweetmagic 2005-01-28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올려 주세요 ~!!!

잉크냄새 2005-01-3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 /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요즘에 그랬다면 아마 몰카 촬영이라도 하는지 알았을것 같아요.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콜럼부스가 우엘바 항구에서 대서양 건너편의 아메리카 대륙을 향하여 바라보던 눈길속에서 아메리카 인디언의 멸망은 이미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서구 제국주의의 팽창이 극대화되어 그 탈출구로서 선택된 대륙, 아메리카. 프론티어 정신과 청교도 정신으로 곱게 포장된 서부 개척사, 청바지와 역마차로 대변되는 서부 개척민의 이동. 그들의 탐욕어린 시선속에 인디언의 멸망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인디언 멸망에 관한 기록이다. 그냥 멸망이 아니라 씨를 말리는 잔혹한 멸망이다. 샌드 크리크의 대학살에서 시작하여 운디드니의 대학살로 마무리된 아메리카 대륙의 얼굴 붉은 인디언들의 멸망사이다. 저자 디 브라운이 기술한 내용은 19세기 후반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된 잔혹한 학살현장의 생생한 기록이다. 인디언 추장들과 그들과의 협상과 전투에 참여한 백인, 인디언의 학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증인들의 기록이다.

인디언에 대한 탄압이 시작된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노예해방의 기치아래 남북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이다. 또한 만민평등법이 제정된 시기이다. 만민평등법에는 유일하게 인디언만이 배제되어 있다.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1883년 미대법원은 인디언은 태어날때부터 이방인이고 부속물이라고 판결한다. 신대륙 발견이라는 표현에서도 그들의 입장은 드러난다. 아메리카 대륙은 신대륙이 아니다. 엄연히 인디언들이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대지였고 백인들은 이주민들이었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인디언 추장들이 협상자리에서 요구한 조건은 차라리 눈물겹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삶, 식량과 주거지역을 찾아 자유로이 돌아다닐 권리, 그것마저 묵살된 것이다. 백인들에게 인디언은 서부개척의 방해자요 문명화되어야하는 미개한 종족으로만 여겨졌다. 기아와 추위에 주거지역을 벗어난 그들은 우리를 벗어난 위험한 야수처럼 사냥되었고, 생을 위한 투쟁은 잔혹한 학살로 이어졌다. 그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행한 말중의 하나가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다" 라는 구절이다. 다분히 역설적이다. 살아있는 모든 인디언들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합리화한 표현이다. 백인의 이익과 정책에 부합되지 않는 행위는 곧 그들의 적이요 학살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서부개척 시대를 이 한마디로 규정하고 있다.

인디언들이 자연과 대지를 경외시하고 영혼과 부합되는 삶을 살아가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각 장마다 인용된 인디언 추장들의 주장은 인디언의 삶과 사상이 백인들과는 완전히 다름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대지는 결코 소유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간이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요 생명인 것이다. 자연과 대지가 인디언에게 경외와 존재의 대상이었다면 백인에게는 금을 품고 있는 엘도라도, 소유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인디언 멸망사는 존재와 소유를 대변하는 문명의 충돌에서 존재라는 하나의 문명이 무참히 짓밟혀 사라진 서글픈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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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1-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인디언 역사를 섭렵하시겠다는 님의 강한 의지앞에 무릎을 끓고 갑니다.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다라는 말이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군요. 전 정말이지 알라딘에서 리뷰 쓰는 일이 점점더 두려워집니다. 바로 님같은 고수들이 탄생할 때마다 두려움의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죠.거뭐 적당히좀 리뷰 씁시다!!!^^

호밀밭 2005-01-1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이라는 말, 마음에 남네요. 멸망에 대한 기록은 어떤 면에서는 흥미진진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하며 읽는다는 게 마음에 걸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 보고 싶은 책이네요.

로드무비 2005-01-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곳이 '운디드니'라는 예쁜 이름의 지명이어서 다행이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서정적이면서 비감어린
책 제목이 나올 수 있었다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고 갑니다.^^

비로그인 2005-01-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라는 하나의 문명이 무참히 짓밟혀 사라진 서글픈 기록...언젠가 꼭 읽어봐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잉크냄새 2005-01-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언 멸망사를 뒤집어보면 미국 건국사가 그대로 드러나는듯 합니다. 그 본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지금은 중동에서 비슷한 짓을 자행하고 있네요.
인디언과 더불어 멸망한 또 하나를 들자면 들소가 있습니다. 3년동안 사냥된 들소 370만마리중 15만마리만이 인디언에 의한 것이랍니다.

미네르바 2005-01-20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왠지 조만간에 인디언에 대한 대단한 논문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계속 인디언 연구를 하고 있는 듯이 보여서요^^ 잘 읽었습니다.(딴소리 하고 가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놓친 책은 잘 안 들게 되나봅니다. 이 책 출간됐을 때 내내 눈여겨봤었는데 아직까지 못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대신 훌륭한 리뷰로 맛보기를 하게 되네요. ^^ 얼마전 미국인이 쓴 경영서를 한 권 읽었는데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역사가 있으니... 이러면서 얼마나 그들을 격려해대는지 좀 화가 나더군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잉크냄새 2005-01-2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언들의 글과 문화를 접할때마다 안쓰러움과 애틋한 감정이 일곤 합니다. 아마도 그들의 문화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일겁니다.
경영서적에 도대체 왜 그런 말이 있는지 도통 이해할수 없군요. 미국다운 처사라고나 할까요.

플레져 2005-01-22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따라서 인디언 역사에 흡수되어야 겠습니다. 책을 읽고 싶게... 못 견디게 만드십니다, 그려~ ^^ 멋진 리뷰에요~!

잉크냄새 2005-01-2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언의 사상과 문화를 접할수 있다는 것,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슬픈 도시락

- 이영춘 -


춘천시 남면 발산중학교 1학년 1반 류창수
고슴도치같이 머리카락 하늘로 치솟은 아이
뻐드렁 이빨, 그래서 더욱 천진하게만 보이는 아이.
점심시간이면 아이는 늘 혼자가 된다.
혼자 먹는 도시락,
내가 살짝 도둑질하듯 그의 도시락 속을 들여다 볼 때면
그는 씩- 웃는다
웃음 속에서 묻어나는 쓸쓸함.
어머니 없는 그 아이는 자기가 만든 반찬과 밥이 부끄러워
도시락 속으로 숨고 싶은 것이다.
도시락 속에 숨어서 울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왜 싸우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인지?'
깍두기 조각 같은 슬픔이 그의 도시락 속에서
빼꼼히 세상을 내다보고 있다

=================================================================================

방송매체를 통하여 왕따라는 단어를 들을때마다 그 시절 기억속에 묻힌 친구가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왕따라는 단어가 없었고 일본의 이지메가 먼 이국의 단어처럼만 느껴지던 시절이지만 눈길이 미치지 않던 어느 한구석 홀로 밥을 먹던 누군가는 있었으리라. 김치와 된장, 고추 투성이인 반찬통을 함께 열어 풀어헤치지 못하고 안으로 안으로 삭이고 눈물짓던 누군가는 있었으리라.

구태여 과거의 기억으로 회귀할 필요도 없을것 같다. 지금 당장 회사 동료들중 전체의 흐름과 분위기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홀로 도시락을 먹어야하는 이는 없는지 둘러볼 일이다. 그의 깍두기 조각같은 슬픔을 볼 눈을 품고 살아왔느냐는 질타에 갑자기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가 가볍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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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1-1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가...흑흑흑.^^;;;

잉크냄새 2005-01-1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전혀 가볍지가 않답니다.

2005-01-13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1-14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자신의 빛깔로 세상을 보는것 같습니다. 자신이 밝으면 밝은 면만을 어두우면 어두운 면만을 바라보는것 같아요. 그런 시각을 벗어나는것, 그것이 또한 성숙함이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