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주 > 십리 밖 물냄새

사막을 가는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이것은 작년 폐암으로 이 세상을 하직한 한 병리학자의 말이다. 그는 나의 스승이었다. 아름다운 말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나는 아라비아인의 인식에 대해 생각했다. 그들은 낙타를 구별하는 데 수십 가지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세계는 우리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의하여 구정되는 것일까. 그러나 존재와 언어 사이에는 아무래도 틈이 있는 것 같다. 언어는 그만치 불완전한 것이다. 그 틈을 우리는 시로 메우는 것이다.

사람에게 飛翔의 충동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새가 존재하는 것이다. 바슐라르의 황홀한 말이다. 나는 바다와 강이 맞닿는 낙동강 하구에서 바라보았던 어느 겨울날의 한 풍경을 생각한다. 그날 새는 풍경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아득히 먼 낙탓빛 바람에 흩날리면서 새는 눈부신 한 점에 불과했다.

시인이 맡는 십리 밖 물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1983.허만하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 15,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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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책이다. 내 책을 꽂을 공간을 갖는 것이 가장 사치스러운 소원이 되어버린 처지에 소장하는 책은 몇 번을 고심해서 고를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도서관에서 두어번은 빌린 적이 있는, 너무너무 갖고 싶은 열망에 잠을 설칠만한 책일 경우에 해당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 벼르고 벼르다가 산-도서관에서 몇 번은 빌려서 본 책이다.
나는  읽으며 시인이 맡는 십리 밖 물냄새의 정체가 내 속에 조금이라 잠재되어 있는지 확인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2004. 9. 20.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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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9-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가을 십리밖 물냄새의 정체를 찾아 코를 킁킁거리며 시를 읽어보리라.

진주 2004-09-20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만하님의 시집<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를 추천합니다....

미네르바 2004-09-21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봄 내내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이 시집을 안고 살았어요. 오래 오래 천천히 읽고 또 읽고 했지요. 참 이상하지요? 오늘은 오후에 수첩에 뭔가 적을 것이 있어서 꺼내다가 바로 '낙타는 십리 밖에서도'라는 시의 한 구절을 옮겨 놓은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다시 천천히 읽었지요.

............................
낙타는 십리 밖에서도
물냄새를 맡는다
맑은 영혼은 기어서라도 길 끝에 이르고
그 길 끝에서
다시 스스로의 길을 만든다
지도의 한 부분으로 사라진다.

이 곳에서 오늘 읽은 시의 한 부분을 읽게 되니 참 반갑네요.

잉크냄새 2004-09-2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맑은 영혼은 기어서라도 길 끝에 이르고 ]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구절이네요.

진주 2004-09-2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단하고 30년만에 첫 시집을 낸 작가라 마디 맺힌 대나무 같은 시였어요.
미네르바님, 언젠가 잉크님이 제 서재에 와서 님의 이름을 말 한 것 같은데,
누군가가 나와 같은 책을 같은 시간에 읽고 있었다니
이런 걸 두고 인연..이라고 하나봐요.
 
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왠지 책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시집이나 산문집을 연상시킨다. 처음 보관함에 넣을때쯤에는 시집이 아님을 알았지만 제목의 이미지는 나에게 있어 마우스를 클릭하게 만드는 첫째 요소였음을 부인할수 없다. 책제목부터 어딘가 주목할만하지 않은가.

저자 세스 고딘이 많은 소중 보랏빛 소를 선택한 것부터가 독특하다. 보라색이 주는 독특한 이미지뿐 아니라 마케팅의 5P ( Product, Pricing, Promotion, Positioning, Publicity, Packaging, Pass-along, Permission중 5가지로 일컬어진다)에 착안하여 보랏빛 소 ( Purple Cow) 를 채택했다. 또한 책의 초기 판매 단계에서 발췌 요약본을 잡지에 등재한후 배송료 5달러만 받고 원문을 발송하여 초기 독자층을 형성한 것이나 그 이후의 주문에 대하여 12권씩 보랏빛 우유팩에 묶어서 60달러에 보낸 위험한 발상 자체가 저자가 주장하는 퍼플 카우의 정의를 보여주고 있다. 언뜻 보면 위험하고 어리석은 발상같지만 그것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퍼플 카우이다. .

이 책에서 퍼플 카우와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리마커블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의 마케팅 법칙이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는 것이라면 퍼플 카우에 입각한 법칙은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소수를 공략하라는 것이다. 제품의 입소문을 담당할 소수의 잠재 소비집단 ( 이책에서 스니저, 얼리 어댑터로 일컬어짐)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주목할만한 제품을 공급한다. 그 이후 집단인 다수 수용자 집단을 겨냥하는 것은 과거에나 통하던 방법이며 현재는 잠재 소비집단에 의하여 퍼져나간 제품이 살아남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얼마나 리마커블한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더 이상 광고하지 말고 혁신하라는 것이다

그럼 알라딘은 퍼플 카우인가. 내가 보기에는 퍼플 카우이다. 퍼플 카우를 만들어내기에 필요한 허락, 오타쿠,  스니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독특한 시스템인 서재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서재인들이 E-mail을 통해서 받게되는 새로운 책에 대한 정보에 대하여 그다지 부정적인 입장은 아닐 것이다. 서재의 댓글 정도로 인식하게 되는 행위를 통하여 암묵적으로 우리는 알라딘의 초기 마케팅에 동의하는 것이다. 책에 대한 오타쿠 또한 어떠한가. 다른 어느 곳과 비교될수 없을 정도의 오타쿠를 지닌 집단이 존재하며 그 집단이 바로 알라딘의 인터넷 서점으로서의 강점에 대한 입소문을 담당한 스니저 집단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얼리 어댑터에 대한 공략은 성공적이라고 본다. 이제 알라딘이 해야할 일은 퍼플 카우의 젖을 짜고 또 다른 퍼플 카우를 만들어내는 일인 것이다.

세스 고딘은 퍼플 카우가 되기 위한 방법론이나 전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정형화된 방법이나 전략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더 이상 리마커블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리마커블한 사고와 그러한 사고로 성공한 사례를 들려준다. 단순히 마케팅뿐 아니라  살아가는 문제에 있어 좀더 자신의 가치를 내보이고자 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리마커블한 책이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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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09-19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랏빛 소','리마커블'은 한마디로 "튀는 것"인가요?
구멍가게에서도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써서 성공하는 것 보면, 마케팅은 자본이나 능력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비상한 아이디어가 몫을 하는구나 싶어요.
동화만 많이 읽다보니 어려운 어휘에 긴장하고 갑니다^^;
(그나저나, 제게는 알라딘에서 아무 것도 메일로 온 적이 없는데, 남들은 뉴스레터다 뭐다 하고 받는다고 하던데요...메일을 안 받는 걸로 설정이 되어있나 확인해봐야겠어요.)

stella.K 2004-09-1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잉크님,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쓰셔서(이를테면, 퍼플 카우는 물론이고, 오타쿠니, 리마커블, 스니저니 하나도 모르겠어요. 각주를 다심이 어떠하올런지 ㅜ.ㅜ) 무슨 책인가 한참 봤네요. 마케팅에 관한 책이었군요. 근데 전 윤대녕의 소설집인가 했다는...이책 재미있을 것 같네요.^^

잉크냄새 2004-09-20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저도 저자의 의도를 나타내려다 보니 그 말들을 그냥 사용했어요.그렇다고 한글로 풀어쓰면 좀 이상하고요. 퍼플카우는 말 그대로 보랏빛소로 리마커블한 사고를 상징한다고 보시면 될것 같아요. 리마커블은 위에 정의한 대로입니다. 스니저는 재채기하는 사람의 원뜻처럼 새로운 것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는 구매자 집단입니다. 얼리 어답터는 초기 제품의 단계에 의욕적으로 신상품을 구매하는 집단입니다. 저도 마케팅에 대하여 잘 모르는지라 저자의 원어을 그대로 사용했어요.^^

미네르바 2004-09-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저도 읽으면서 한참 긴장했다는...^^ 내가 살아오면서 모르는 말이 저렇게 많다는데에 잠시 위축되었죠. 저도 제목만 봐서는 소설집으로 착각했는데 너무나 생소한 단어에 그만 잠시 기가 죽었답니다. 재밌을까? 서점에 갈 일이 있으면 훑어 보았다가 생각해 보아야 할 책 같아요. 마케팅에는 그리 관심이 없거든요.

icaru 2004-09-20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퍼플 카우인가를 알라딘에 적용시켰네요... 근데...저는 스니저도 얼리 어답터도 아니네요...하지만...스니저와 얼리 어답터들의 영향력 휘에 있긴 하지만요...
스니저와 얼리 어답터는 멀리 볼 것 없이, 바로 가까이 ...있네요..요기 주인장님요..

잉크냄새 2004-09-2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이 진정한 스니저 집단의 선두주자죠. 전 스니저 집단의 영향력하에 놓여있는 소비자입니다.
 

행복의 비밀은 당신이 무엇를 잃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얻었는가를 기억하는데 있소. 당신의 얻은 것이 잃은 것보다 훨씬 많다는 걸 기억하는 것이오.  < 지구별 여행자中 p43 >

 

그는 단순한 소똥철학자나 궤변론자가 아니었다. 그는 시종일관 내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 일을 배우라고 말하고 있었다. 고통이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 지구별 여행자中 p43 >

 

결국 나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며, 생은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기 마련이라는 것, 자신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시행착오라는 것, 따라서 자신을 괴롭힐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구루지는 내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 지구별 여행자中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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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9-1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이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란 말...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기에, 거기서 오는 마찰이 고통을 불러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나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삶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 책 아직 안 읽어 봤어요. 오래 전에 보관함에 넣어두긴 했는데... 류시화님의 글은 잠언처럼 오래 오래 생각하게 만들어요. 추석 때 한 번 읽어 보아야겠어요.

잉크냄새 2004-09-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시화님의 글은 시집, 잠언집, 산문집등 이것 저것을 읽어보았는데 지금 읽고 있는 < 지구별 여행자 > 가 괜찮은 것 같아요.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일테지요.
 

중학교 시절 역사선생님은 일명 [ 민족주체성확립봉 ] 이라 불리는 흉기를 들고 다녔다. 당구대에 쇠줄을 감아서 만든 몽둥이였는데 지각을 하거나 시험문제 틀리면 거꾸로 물구나무를 선 채로  허벅지를 얻어터지곤 했다.  별명도 민족주체성이었다.

이 선생님의 역사 수업은 좀 독특해서 ( 아마 다른 학교도 그렇게 했을것 같다 ) 거의 모든 역사적 사실을 노래와 결부시켜 암기시키곤 했다. 우리는 항상 역사수업 시작하기 전에 노래를 불렀다. 그 당시 반장이었던 나는 문에서 망을 보다가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이면 신호를 보냈고 나의 신호에 맞추어 학생들은 구석기부터 조선말까지에서 한두곡 정도를 선택해 노래를 불러제꼈다. 수업시작전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으며 쪽지 시험을 본후 한차례의 푸닥거리가 있었기에 노래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그런 수업방식의 영향인지 촌구석인 우리 학교의 모의고사 역사점수는 항상 강원도 일등이었다.

기억이란 참으로 묘하다. 특히 연상작용에 의한 기억은 오랜 망각의 세월을 뛰어넘어 무의식중에 찾아온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 엄마가 섬그늘에~ ] 하는 노래가 들리면 의식 저편에서 [ 상원군 검은모루 ~ ] 로 시작하는 구석기 시대 유적이 같이 떠오른다. [ 나리 나리 개나리~ ] 하면 [ 태정태세 문단세 ~ ] 로 시작하는 조선시대 왕들이 떠오른다.

지금도 생각나는 몇가지를 적어본다.

1. 구석기 시대 유적 : [ 엄마가 섬그늘에~ ] 로 시작하는 [ 섬집아기 ]

상원군 검은모루 웅기 굴포리
단양군 수양개 공주 석장리
청원군 두루봉동굴 제주 빌레못
연천군 전곡리도 유적지라네.

2. 고려시대 왕 : [ 뜸북 뜸북 뜸북새 ~ ] 로 시작하는 [ 오빠생각 ]

태혜정광 경성목 현덕정문순
선헌숙예 인의명신 희강고원종
충렬충선 충숙충혜 충렬충정공민
우왕창왕 마지막왕 공양왕이라네.

3. 조선시대 왕 : [ 나리 나리 개나리~ ] 로 시작하는 [ 개나리 ]

태정태세 문단세 예성연중 인명선
광인효현 숙경영 정순헌철 고순종

4. 조선말기 역사사건 : [ 봄이 오면 산에 들에 ~ ] 로 시작하는 [ 봄이 오면 ]

1876 강화도 조약 불평등 조약
1882 임오군란 제물포 조약
1884 갑신정변 한성 텐진 조약
1885 거문도 사건 러시아 영국

그외에도 꽤나 많은 노래가 있었는데 다른 것은 별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민족주체성확립봉] 으로 맞아야 기억날까 싶다. 위에서 적은 것중 왕들의 계보중 일부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것중 가장 아쉬운 것은 [ 독도는 우리땅 ] 으로 사절까지 만든 조선시대 사상가들의 책 이름이다. 일부만이 생각난다. [ ~안정복 동사강목 한치윤 해동역사 유득공 발해고 이긍익 열려실기술] 로 한절이 끝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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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04-09-1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무식하게 그냥 줄줄 외던 저랑은 다른 방법이군요.
저희는 노래고 뭐고, 외워!
한마디로 끝이었는데.;;

chika 2004-09-1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그랬습니다. 태정태세문단세에 가락이 있었다니.. 놀라울뿐이예요~ ㅡㅡ;;

水巖 2004-09-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들어가니까 한결 외우기 쉬웁겠네요. 그런걸 무작정 외웠으니....

ceylontea 2004-09-1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런 저런 방법으로 외웠지요... 히히..
저는 화학의 주기율표... ^^
에헤사랑하는갈비씨는 네나마 알시피... 머 이러면서 외웠어요...
(H,He,Li,Be,B,C,N,Ne,Na,Mg,Al,Si,P...)

갈대 2004-09-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노래로 외우면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음악시간에 곡 빠르기를 노래로 배웠는데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라르고 렌토 아다지오 안단테 안단티노 모데라토 알레그레토 알레그로 비바체 프레스토'^^

진주 2004-09-1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석기시대 유적지를 저렇게 외우면 되겠네요!!
겨울방학땐 아이들과 역사공부를 하는데 무쟈게 도움되겠습니다^^
잉크님, 역사에 대해 좀 더 기억나는 거 있으면 또 올려 주세요.
추천하고 퍼갑니다.

sweetmagic 2004-09-16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다주귤 노노연 풀록초청바파 감남남보붉자~~~연~ 20색상환~~~
전~ 이거 외웠었어요 . 태극이가 바람에 ~ 펄럭입니다`~ 태극기 노래루요`~^^

잉크냄새 2004-09-16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우리 민족이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인가 봅니다.^^
실론티님의 주기율표는 저희도 다른 노래로 외웠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갈대님의 곡 빠르기는 산토끼 노래였던것 같아요. 스윗매직님의 태극기 노래는 활용도가 꽤나 큰 노래였죠.^^
찬미님. 아직은 더이상 기억나는게 없네요.^^ 나중에 독도는 우리땅을 한번 알아보죠...

soyo12 2004-09-1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갈께요. 음. 내년에 한번 써 먹게요. ^.~

미네르바 2004-09-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중학교 때 선생님은 왜 저런 방법을 택하지 않으셨을까요? 그럼 제가 공부를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저 노래에다 맞추어서 공부를 해 보아야겠어요.

잉크냄새 2004-09-18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oyo님도 찬미님이나 미네르바님처럼 교육에 종사하시나 보군요.
한번 현대음악에 맞추어 재구성해보시는 것도 좋을듯 싶네요. 랩도 좀 섞어서...

icaru 2004-09-2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에...처음으로 식구들과 늦은 저녁을 하면서 대하드라마 <이순신>을 보았다지요... 저 아이가 원근이냐...유성룡이냐...함서...
다들...학교 때 배운 지식을 총동원...아는 척을 했더랬는데...
누군가..."이순신이...서얼 출신이다..." 그랬어요...그래서 문관 시험 못 보고 무관 밖에 못 오른거다...라고.. 그러자 또 누군가가..."무슨 이순신이 홍길동이냐? 그러게? "라고 맞받아치고...역사과목 일등인 학교에 다니셨던 잉크 님...진실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잉크냄새 2004-09-2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때는 교과 과정에 이순신이 안나온것 같아요. -.,-;

icaru 2004-09-3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흣...글쿤요..
 

오 렴

- 백창우 -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게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

가끔 어둠에 밀려 뒷걸음질 칠때가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굳게 닫아걸고 해가 진후 지친 몸을 이끌고 열어제친 현관문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온 몸을 감싸오는 어둠에 떠밀려 일상에 익숙해진 거실의 풍경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올때까지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을때가 있습니다. 슬며시 들어가 불을 켜면 아쉬운듯 긴 꼬리를 감추어버리는 어둠이 괜시리 서글퍼 한참을 바라다보아줍니다.

내가 가야하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 한참을 헤매이곤 합니다. 때론 그리운 사람에게로, 그리운 고향으로 그렇게 짧은 발걸음을 옮기고 그 포근한 온기에 젖어 일상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내가 자유롭게 꿈꿀수 있는 공간과 나를 위한 노래가 있는 곳을 안다면 사심없이 그곳으로 떠나고도 싶지만 이곳 뿌리를 내리고 사는 곳의 인연을 완전히 끊을수 없나 봅니다. 망가져가는 나의 꿈을 다시 꾸는 곳도 지금 이곳임을 알기에 앞으로 이곳의 모든 인연 더 소중히 사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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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09-14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들은 시를 쓰는 것을 어려워 하고 읽는 것도 어려워 하던데 저는 아주 쉽게 생각해요. 내 있는 모습 그대로 다 받아들여줄 사람이 필요하고, 때로는 내가 너의 상처와 아픔과 못난 것까지도 다 받아줄 수 있다고 담담히 말하는 것이 시라고 생각해요. 시를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위로받으면 시는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구요. 잉크님 오늘은 조금 쓸쓸해 보이네요. 그러나 좋은 시를 가슴으로 만나셨잖아요^^,

갈대 2004-09-1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시의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요.
어느 것도 쉽지는 않겠죠? 햇빛은 쨍쨍한데 바람에는 어느새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Laika 2004-09-1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치고 외로울때 저렇게 찾아갈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난 왜 누군가가 찾아와 쉴수있는 방하나 만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잉크님이 올리는 시들은 몇번씩 다시 읽게 됩니다.

잉크냄새 2004-09-1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찬미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시가 여백이 존재하는 이유가 독자를 위한 배려가 아닌가 해요. 시인은 사물을 바라보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한것 같아요. 나머지 여백을 어떻게 채워나가냐 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따라 갈대님과 라이카님마저 다가오는 가을 사색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글들을 남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