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렴
- 백창우 -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게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
가끔 어둠에 밀려 뒷걸음질 칠때가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굳게 닫아걸고 해가 진후 지친 몸을 이끌고 열어제친 현관문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온 몸을 감싸오는 어둠에 떠밀려 일상에 익숙해진 거실의 풍경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올때까지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을때가 있습니다. 슬며시 들어가 불을 켜면 아쉬운듯 긴 꼬리를 감추어버리는 어둠이 괜시리 서글퍼 한참을 바라다보아줍니다.
내가 가야하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 한참을 헤매이곤 합니다. 때론 그리운 사람에게로, 그리운 고향으로 그렇게 짧은 발걸음을 옮기고 그 포근한 온기에 젖어 일상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내가 자유롭게 꿈꿀수 있는 공간과 나를 위한 노래가 있는 곳을 안다면 사심없이 그곳으로 떠나고도 싶지만 이곳 뿌리를 내리고 사는 곳의 인연을 완전히 끊을수 없나 봅니다. 망가져가는 나의 꿈을 다시 꾸는 곳도 지금 이곳임을 알기에 앞으로 이곳의 모든 인연 더 소중히 사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