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책 한 권을 손에 잡으면 일단 끝을 낸 다음에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요새는 용도(?)에 따라 몇 권의 책을 돌려 가며 읽고 있다.
지금 잡고 있는 책만 해도 벌써 몇 권인지.
이 책 저 책 돌려가며 읽다보니 영 속도도 안 나는 것 같고,
빨리 하나씩 읽고 치워야 할 텐데.

김인숙의 소설은 처음인데,
비슷한 시기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김훈의 <남한산성>이 떠오른다.
역사소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정말 꾸역꾸역 읽고 있는데,
결국 서평단 마감일을 넘겼다.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맘 편하게 읽자는 생각이.
서평단 서평이 아니더라도 대개 평이 좋은데, 나는 왜 비뚤어지는가.



노벨문학상의 위엄, 이랄까 어쨌든 나름의 포스가 있는 책.
신조어들이 많이 등장해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시를 읽는 것 같다.
3분의 1쯤 읽었는데,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 시를 읽는 호흡으로 읽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읽고 있다. 4월 안에 끝내기는 힘들 듯.




밤에 읽으라는 키워드 광고 때문에 정말 밤에 읽어보려고 하는데,
지루해서가 아니라 정말 눈이 빠지게 피곤해서 몇 장 읽다가 잠든다.
평일에는 도무지 도전할 엄두가 안나고,
금요일 저녁 느긋하게 시작해 다 읽고 잘 작정.



최근에 사마천의 <사기>에 관심이 가서 읽을만한 책을 찾다가
<만화 사기>를 읽어봤다. 만화라 술술 넘어갔지만, 어린이용이라 좀 아쉬운 점이 있어서 찾아보니 <난세에 답하다>와 같은 EBS 강의를 저본으로 하는 듯. <난세의 답하다>로 갈아탈 예정.


이 외에 쌓여 있는 책 몇 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슬슬 반납일이 다가온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은데...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아직도 뭔가 판단을 내리기엔 갸웃갸웃한 작가.



어김없이 도착한 서평단 도서.
서평단 활동은 약간의 애증(?) 관계인 듯.
책이 쌓일 때는 괴로워하면서 정작 좋은 책을 만나면 기뻐하니.
어쨌거나, 뉴질랜드 문학은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조금 기대가 된다.



멋진 표지 때문에 고른 책.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어지간하면 한 호흡에 읽어버리고 싶은데,
어째 짬이 안 난다 ㅠ_ㅠ
지금부터 후다닥 읽어버릴까나.



요새 왜케 책을 못 읽고 있나 싶었는데,
따져보니 지금 몇 권이나 찝적대고 있는 건지.
빨리 하나씩 해치우고 가지를 좀 쳐내야겠다.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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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6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6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4-27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시작한 이후로 저도 늘 이렇게 쌓아놓고 읽기를 하게 되더군요.
저 역시 쌓인 책들 보는 마음이 편치 않은데 이 불편함을 점점 긍정적인 압력으로 승화시켜볼 수는 없을까, 꿈 꿔보기도 합니다.

이매지 2010-04-27 12:45   좋아요 0 | URL
저도 압박을 승화시키려 애쓰고 있는데, 역시 받을 때는 좋아도 쌓이면 좀 징글징글해요 ㅎㅎ

마늘빵 2010-04-2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많은 책을 한꺼번에 읽나요? 서너권 집어가며 읽긴 해도 하나씩 몰두하게 되던데. 자꾸 흐름이 끊겨서 놓았다 읽으면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매지 2010-04-27 13:35   좋아요 0 | URL
지금 읽고 있는 게 3권인데, <침묵의 시간>은 거의 다 읽었어요. 아마 퇴근할 때 다 읽을 듯. <은교>는 처음에 좀 넘겨보다가 금요일 저녁을 위해 아껴두고 있어요 ㅎ

<숨그네> 같은 경우에는 짤막짤막해서 흐름이 끊기거나 그렇지 않더라구요. 빨리 읽고 해치우려고 했는데, 그냥 곱씹어가면서 읽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보통은 소설+인문(혹은 에세이) 섞어서 읽었는데, 이번에는 어째 소설이 대다수. 어쨌든 좀 정신 좀 차려야죠;

stella.K 2010-04-2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시면서 저 많은 책을 우찌 그리 다 읽으세요?
글치않아도 은교는 왜 밤에만 읽어야되는지 궁금해요. 조만간 그 궁금증을 풀어봐야겠어요.
어김없이 도착한에서 이매지님의 애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ㅎㅎ
저도 마구 받았을 때 뜨아했던 기억이 새롭군요.ㅋㅋ

이매지 2010-04-27 21:42   좋아요 0 | URL
일은 일이고 책은 책이지요 ㅎㅎㅎ
은교는 아마 관능적인 분위기 때문에 밤에만 읽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어김없이 도착한, 또 도착하기 전에 2058도 빨리 읽어야 할텐데 말이죵 ㅋㅋ

마노아 2010-04-27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은교 어때요? 궁금하긴 한데 어떨지 주저되기도 하구요. 읽을 책이 워낙 많잖아요. 근데 내일 알사탕 500개 준다고 하니까 막 사심이 생겨요. ㅋㅋㅋ

이매지 2010-04-27 21:42   좋아요 0 | URL
알사탕 500개는 낚여주는 거시 진리입니다 ㅎㅎ
<은교>는 앞부분만 읽어봤지만 기대되더라구요 :)

stella.K 2010-04-28 10:53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질러 볼려구요.
도무지 알사탕이 뭐길래? 저에겐 쓸모가 있을랑가 모르겠어요.
근데 은교 사면 알라딘에서 알아서 알사탕 한 봉지 준다는 겁니까?흑~

이매지 2010-04-28 20:51   좋아요 0 | URL
알사탕 100개가 문화상품권 천 원이랑 같아요~ㅎㅎ
그래서 스텔라님, 은교 구입하셨어요? ㅎㅎ
 
<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잊지 않습니다'라는 뒷표지 문구에 대체 무슨 의미가 담긴 것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그 글을 보니 가슴 한 켠이 짠해졌다. 보통 장애인을 다룬 에세이의 경우에는 장애와 상관 없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희망과 열정을 불어넣어주는데 반해 이 책은 선천적 뇌 질환으로 인해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못하는 아들 유유와 함께 한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의 이야기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졌다. 

  유명 소설가이자, 텔레비전에서 책 소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저자 마리우스 세라. 그에게 남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특별한 아이 유이스를 아들로 뒀다는 것. 처음에는 장애가 있는 줄 모르고 그저 기지개를 편다고만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간질 발작이었고, 아이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7년 남짓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선고를 받는다. 절망은 잠시,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 카를라는 유유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유유의 장애를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며, 가능한 한 많은 나라를 여행하기로 계획한다. 어차피 신이 유유를 데려갈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온전히 유유와의 시간을 보내기로 하는 가족.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해 늘 휠체어 신세를 지고,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는 유유지만 가족들은 그를 귀찮아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한없는 애정을 쏟는다. 

  사실 장애인을 가족원으로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장애인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결코 곱지만은 않다. 가볍게는 신기한 것을 보는 것처럼, 좀 심할 경우에는 흉한 것을 본 것 같은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그런 시선이 강한 것일까 싶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유유네 가족도 그런 시선을 많이 마주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시선을 유쾌하고 당당하게 받아들인다. 유로 디즈니에서 유유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대기 시간 없이 출구 쪽으로 입장을 하게 해준 것을 VIP 카드라고 이야기하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유유의 휠체어 때문에 예약한 식당에서 꺼려할 때도 기꺼이 유유를 위해 투쟁한다.

  때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유머 있게 대처하지만, 사실 그 내면에는 유유가 제대로 걸을 수 없음을, 제대로 된 삶을 만들어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도 분명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보다 아무것도 못한 채 스러질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더 가슴 아픈 것이리라. 그런 안타까움은 책의 후반부에 유유가 달리는 것처럼 만든 활동사진을 통해 분출된다. 자신의 힘으로는 걸을 수 없었던 아이가 가족과 사진작가의 도움을 통해 마침내 뛸 수 있게 되는 모습.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며 작가는 아이가 이렇게 뛰노는 모습을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역자 후기를 보니 유유는 2009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살아서는 제대로 몸도 가눌 없었던 유유가 모쪼록 저 세상에서는 활동사진의 모습처럼 마음껏 달리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유는 떠났지만, 세상에 사랑을 남기고 떠났다. 그렇게 가만히, 조용히 사랑하며 떠난 유유. 유유의 가족의 삶에도 행복과 사랑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런 책들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조금이나마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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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제임스 설터의 작품. 생존 작가로는 드물게 펭귄 클래식에 포함된 작가라고 한다. 미국 내에서는 유명한데, 국내에서 초역됐다는 점에서 어쩐지 최근에 소개된 필립 로스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주로 미국 중산층 연인,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표지와 어쩐지 잘 어울리는 느낌. 미국 단편소설의 맛을 느끼기에 좋을 듯. 최근 정이현, 김영하 작가님의 트위터에서 이 작품을 추천하는 글을 본 듯하여 더 관심이 간다.







나름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 도쿄의 고급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을 르포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얼핏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통곡>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터라 찜해놨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꾸준히 번역되니 반갑다. 표지는 가면 때문인지 슬쩍 <이누가미 일족>이 떠오르기도 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책이 또 출간됐다. 이번에는 데뷔작이자 그를 전업작가의 길로 이끌어준 작품이라고. <9월의 빛>, <한밤의 궁전>으로 이어지는 3부작 연작소설의 하나. 아직 <한밤의 궁전>은 출간되지 않았지만, 얼마 전 출간된 <9월의 빛>과 함께 읽으면 좋을 듯. 안개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감춰진 미스터리와 모험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는데, 어째 스토리만 봐도 '이건 사폰이야!'라는 생각이 ㅎ












20세기의 가장 큰 문화적 사건인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다룬 책. 실제로 보면 더 예쁜 데 이미지 상으로는 그 매력이 오롯이 전해지지 않아 아쉽다. 이안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고 6월 개봉예정이라고 하는데, 영화와 비교하며 보면 더 재미있을 듯. 우드스탁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았는데,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이 아닌 우드스탁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그 외 관심가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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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4-2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행록 표지는 <고백> 하려다 떨어진 그 표지같은데요? ㅎ 표지 재활용인가?

이매지 2010-04-24 22:38   좋아요 0 | URL
정말요? ㅎㅎ
근데 누쿠이 도쿠로 책 표지는 출판사를 막론하고 다 심플하더군요 ㅎ

후애(厚愛) 2010-04-25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경호 <나는 어떤 사람인가> 관심이 가네요.^^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이매지 2010-04-25 23:37   좋아요 0 | URL
내면기행에 이은 책이라고 하는데, 천천히 읽어봄 직한 책인 것 같아요~
 
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일본소설의 유용성은 단연 '망상'에 있지 않나 싶다. 정말 어디 쓸래야 쓸 수도 없을 것 같지만 갑갑한 일상에서 분명 유쾌한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것. 뭔가 일정에 쫓기다보니 복잡하고 딱딱한 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뭔가 말랑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재기넘치는 작품을 찾다가 만난 것이 모리미 도미히코였다. <유정천 가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에 이어 네번째로 읽게 된 그의 작품. 비교적 신작인 2009년 작이라 이전에 읽었던 작품과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걱정도 됐지만, 읽어보니 딱 모리미 도미히코에게 기대했던 바 그대로를 담은 작품이었다.

  해파리 연구를 위해 교토에서 멀리 떨어진 노토에 간 주인공 모리타 이치로. 딱히 즐길거리라고는 수족관에서 돌고래를 보는 것과 온천 정도밖에 없는 곳이고, 만나는 사람도 같은 연구실에서 그를 지도해주는 다니구치 뿐. 그나마 다니구치란 인물은 금요일 밤이면 실험실 한구석에서 만돌린을 뜯으며 자작곡을 고래고래 부르고, 뭔지 모를 강장동물을 담가놓은 콜라를 정력증강제라며 마시는 괴팍한 캐릭터라 정상적 인간 관계를 구축하기 쉽지 않다. 이에 고독을 달래기 위해, 인간의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모리타는 이곳저곳에 편지를 보낸다. 그렇게 마치 수련처럼 여러 사람과의 서신 교환을 하던 모리타는 편지 기술을 연마해 장래에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벤처 회사를 세우겠다는 원대한(?) 목표까지 세운다. 하지만 연애편지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데...

  이 책은 전체가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편지가 시간순으로 정렬된 것이 아니라, 수신자별로 정리되어 있어 앞 챕터에서 잠깐 언급된 것이 다른 챕터에서 등장하기도 하는 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게다가 상대방이 보낸 편지는 없이 오롯이 모리타 쪽에서 써내려간 편지만 담고 있어 처음에는 이래서 어떻게 스토리가 이해가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편지를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니 엉성하게 느껴졌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전에 읽었던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도 그런 형식이 많았는데, 이 또한 그의 작품의 특색인 것 같다. 찔끔찔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외에도 모리미 도미히코만의 특징이라면 자신의 다른 작품을 끌어들인다는 것. 이번 작품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작가 자신이 모리타와 서신을 교환하는 대상으로 등장하고, 모리타가 편지에서 언급한 소재들을 (모리타의 표현에 의하면) 표절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쓴 것으로 나온다. 빤스 대마왕, 코끼리 엉덩이, 잉어를 짊어진 사람, 달마 오뚝이를 사과로 착각한 것 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모리타가 꺼낸 소재가 어떻게 소설로 변형되었는지 비교하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목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은 '연애편지의 기술'을 습득해 어디 나도 써먹어볼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에 관심을 가질 듯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궁극의 연애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늘 횡설수설 중언부언 찌질찌질한 모리타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약간의 유머뿐.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 편지라는 것은 보내는 즐거움과 받는 즐거움이라는 것. 그것이 서신왕래의 매력이라는 것. 마지막 즈음에 모리타가 "우리는 좀 더 아무렇지도 않은, 아무래도 좋은, 아무것도 아닌 편지를 많이 써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쓴 것처럼 편지는 그 자체에 어쩐지 평화적이고, 따스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혼자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혼자 조용히 상대방의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시간. 이메일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여전히 황당무계하고, 대책 없는 망상의 향연이지만, 그럼에도 한 권 한 권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을 읽으면서 점점 그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 같다. 책에서 잠깐 <여우 이야기>도 제목 정도 언급되고 있는데, 조만간 <여우 이야기>도 만나봐야겠다. 궁극의 연애편지 기술은 없지만, 그보다 유용한 유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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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품절


유유는 항의의 표시로 왼손 주먹을 들어 올린다. 배가 고픈 것이리라. 지식인이라면 유유의 뇌성마비를 현대의 메타포로 표현할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들 관점에서는 신체적 장애란 카탈루냐, 자본주의, 남성 우월주의, 서구 사회 혹은 인권의 미래와 결부되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지능의 소유자이긴 하나 나는 메타포의 공허함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래서 유유 같은 아이들을 존재의 가능성으로만 본다. 무참하게 파괴된 가능성.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가능성만큼 실재적이기도 하다. 뇌와 연결되지 못하여 특별한 구성 능력이 배제된 가능성. 이 능력이 없다면 나는 지금 이 글을 유이스 콤파니스 대통령과 그의 정신분열증 아들이 썼던 천년의 아름다운 언어, 카탈루냐어와 매우 비슷한 카스티야어로 옮겨 적고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유이스의 관계는 언제나 촉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능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전혀. 그리고 지성도, 사상도, 언어도, 은유, 환유, 제유 등 그 어떤 형태의 비유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제아무리 낱말들로 설명하는 비유의 삶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51~2쪽

의학이 병명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병을 물리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축하 잔치라도 벌일 판이다. 그간 말도 안 되는 성공들을 축하하며 보낸 탓에 이젠 흰 가운만 봐도 기분이 나빠진다. 의학의 힘으로 병의 특징을 알아내어 고칠 수 있다면 폭죽이라도 쓸 일이다. 건강과 인생을 축하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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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4-2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문체 굉장히 특이하지 않아요?? 번역이 이상한건가;;
전 왜케 안읽히는지 -_-;;;

이매지 2010-04-21 18:12   좋아요 0 | URL
즈는 소현이 더 안 읽혀서 이 책 먼저 보고 있어요.
이 책은 뭔가 딱딱 끊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아직 덜 봤는데 좀더 신경써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