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품절


유유는 항의의 표시로 왼손 주먹을 들어 올린다. 배가 고픈 것이리라. 지식인이라면 유유의 뇌성마비를 현대의 메타포로 표현할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들 관점에서는 신체적 장애란 카탈루냐, 자본주의, 남성 우월주의, 서구 사회 혹은 인권의 미래와 결부되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지능의 소유자이긴 하나 나는 메타포의 공허함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래서 유유 같은 아이들을 존재의 가능성으로만 본다. 무참하게 파괴된 가능성.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가능성만큼 실재적이기도 하다. 뇌와 연결되지 못하여 특별한 구성 능력이 배제된 가능성. 이 능력이 없다면 나는 지금 이 글을 유이스 콤파니스 대통령과 그의 정신분열증 아들이 썼던 천년의 아름다운 언어, 카탈루냐어와 매우 비슷한 카스티야어로 옮겨 적고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유이스의 관계는 언제나 촉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능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전혀. 그리고 지성도, 사상도, 언어도, 은유, 환유, 제유 등 그 어떤 형태의 비유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제아무리 낱말들로 설명하는 비유의 삶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51~2쪽

의학이 병명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병을 물리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축하 잔치라도 벌일 판이다. 그간 말도 안 되는 성공들을 축하하며 보낸 탓에 이젠 흰 가운만 봐도 기분이 나빠진다. 의학의 힘으로 병의 특징을 알아내어 고칠 수 있다면 폭죽이라도 쓸 일이다. 건강과 인생을 축하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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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4-2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문체 굉장히 특이하지 않아요?? 번역이 이상한건가;;
전 왜케 안읽히는지 -_-;;;

이매지 2010-04-21 18:12   좋아요 0 | URL
즈는 소현이 더 안 읽혀서 이 책 먼저 보고 있어요.
이 책은 뭔가 딱딱 끊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아직 덜 봤는데 좀더 신경써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