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봤기때문에 어떤 영화인지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한채 봤던 영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영화를 본 뒤 찾아봤더니 '인디 영화의 고전'이자 '젊은 영화 감독들의 우상이기도 한 짐 자무쉬 감독의 대표작'이라는 문구가 따라 붙어 있었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영화는 마치 스냅사진을 연결하듯 짤막짤막하게 흑백 영상 속에서 에피소드들을 연결해서 보여주고 있다. 각 이야기가 시작될 때는 The New World, One Year Later, Paradise와 같이 검은 바탕에 흰 글씨체로 간결하게 나온 뒤 이야기가 시작된다. 뉴욕 빈민가에서 살고 있는 윌리. 그리고 헝가리에서 잠시 윌리에게 신세를 지기 위해 찾아온 사촌 에바, 그리고 윌리의 도박친구 에디. 이 셋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는 그려지고 있다. 헝가리에서 태어났지만 헝가리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윌리. 그는 철저히 미국인의 삶을 살아간다. 때문에 친척에게 온 전화를 받으며 "영어만 쓰라"고 말하기도 하고, 에바에게는 미국식으로 옷을 입으라며 없는 형편에 옷도 한 번 사준다. 겉으로는 윌리의 이런 친절을 받아들이는 듯한 에바는 윌리를 떠나며 밖에서 윌리가 사준 옷을 버려버리고 새로운 도시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윌리와 에디는 계속해서 도박으로 돈을 잃기도, 따기도 하며 별다른 직업없이 기분따라 살아가게 된다. 이 세 남녀의 고독하고도 쓸쓸한 모습. 그것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사회 속에서 소외된 채 자리잡고 있다.

  지독히 공허하고, 지독히 건조하다. 그리고 그들의 쓸쓸함이 왠지 모르게 가슴에 남아 까만 재만 남기고 서서히 날아가는 것 같다. 에바를 만나기 위해 뉴욕에서 클리블랜드로 가서 길을 걷던 에디의 한 마디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메아리치는 듯하다. "이봐, 이거 웃기잖아. 우린 여기 처음인데 다 똑같은 것 같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지루하고 쓸쓸하다면 이 영화를 접하고 에바와 윌리, 그리고 에디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낙엽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딱 어울릴 것 같은 영화였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꿨던 그들도, 나만의 꿈을 꿨던 나도. 천국보다 낯선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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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학교 근처에 짐자무쉬 이름 딴 카페 아직도 있나요?

이매지 2007-07-12 23:42   좋아요 0 | URL
짐자무쉬 이름을 딴 카페라.
저희 학교 앞은 황무지 같아서 과연...?!

비로그인 2007-07-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대쪽으로 있었는데...그럼 없어졌나보군요

이매지 2007-07-13 20:55   좋아요 0 | URL
아아. 저 그 학교 말고 다른 학교예요 ㅎㅎ
 


  자동차 회사의 리콜 심사관인 주인공은 온갖 가구를 사모으고 갖가지 물건들을 사들이지만 그의 마음은 무료함과 공허함으로 가득차있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나마 위안을 찾았던 것은 갖가지 상담모임이었지만 그마저도 말라라는 방해꾼이 등장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출장행 비행기에서 타일러 더든이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다른 비행기 안의 만남처럼 일회성 만남으로 그칠 수 있었던 그와의 만남은 우연찮은 자신의 아파트 폭파 사건때문에 계속 이어지게 된다. 버려진 공장지대에서 타일러와 함께 생활하게 된 주인공. 그는 타일러와 함께 술집 지하에서 1:1로 격투를 하는 파이트 클럽을 조직하게 되고 처음엔 단순히 기분을 푸는 정도로 그쳤던 모임이 점점 세력을 넓혀가면서 그들의 행동도 폭력적으로 변해가게 되는데...



  시작부터 현란한 화면으로 나를 사로잡은 영화는 중반부까지는 싸움씬으로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의외의 반전으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무료한 일상 속에서 꿈꿔봄직한 '일탈'이라는 것과 그런 일탈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싸움'이라는 것을 접합시켜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한 부분을 깨워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현실 속에서는 사회의 부속품으로, 또는 소비의 주체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감하게 일탈을 벗어나는 일은 힘들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혹은 책이 주는) 대리경험이란 때론 얼마나 짜릿한가! 



  이런 빨려들어가는 듯한 화면에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으로는 모자랐는지 이 영화는 내게 에드워드 노튼이라는 배우에게 눈을 뜨게 했다. 그가 나온 영화를 몇 편이나 보았지만 그래도 이제서야라도 그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아직 그가 나온 영화는 본 것보다 안 본게 더 많다. 그의 데뷔작인 <프라이멀 피어>도 아직 안 봤고.) 뭐 그동안 브래드 피트는 잘 생긴 것 같긴 하지만 뭔가 부족한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아닌 타일러 더든은 왠지 선뜻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으니 이번만큼은 합격점. 영화를 다 본 뒤에 영화와 관련된 갖가지 에피소드들이나 그냥 지나친 장면들에 관한 언급을 보고 영화를 한 번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일탈이 주는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와 함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한 번쯤은 즐기고 자유로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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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7-07-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노튼이 나오는 이 영화, 전 반전을 모르고 봤었는데. 그래서 다행이었다는.
처음에 뭣도 모르고 놓친 부분이 있어서 연이어서 두 번 본 영화예요. ^^

이매지 2007-07-13 23:48   좋아요 0 | URL
두 번 봐도 재미있죠? ㅎㅎ
 
로트리 로사 다브레카 트리플 케익 SPF32 PA++ - 21호-다브레카 베이지

평점 :
단종


  제 피부는 T존은 지성이고, U존은 건성인 복합성 피부이고, 여기에 민감성이라는 악재까지 겹쳐져 화장품 하나 고를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예요. 구입해놓고 미처 다 쓰지도 못한 화장품도 수두룩하고. 그래서 예전부터 로트리 제품이 괜찮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가격도 싼 편은 아니고해서 선뜻 도전해보지 못하던 차에 우연히 샘플을 사용해볼 기회가 있어서 접하게 됐어요.

  일단 제가 기존에 사용해오던 팩트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면, 마몽드(분홍색 케이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커버력은 있었는데 수정화장시에 뭉치는 감이 있어서 실패했었고, 캐시캣도 높은 자차지수와 커버력때문에 좋아했는데 이건 가끔 뭉칠때도 있고, 색감이 약간 누르스름한 게 아쉬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차지수가 높아서 그런지 여름이 되니 금방 얼굴에 기름기가 돌아서 잠시 사용을 중단한. 그나마 맞는 게 이네이쳐, 리타로브 정도였는데 이네이쳐는 커버력이 별로 없어서 패스, 리타로브는 가격대는 좀 있지만 트러블도 없고, 커버력도 보통보다는 조금 괜찮은 편이라 만족스러웠어요. 로트리의 경우에는 일단 커버력면에 있어서는 마몽드나 캐시캣처럼 파우더팩트치고는 꽤 괜찮은 커버력을 가지고 있어요. 비비크림 바르고 이 제품바르면 화사한 느낌이 나면서 가벼운 잡티정도는 무난하게 가려지는 것 같아요. 파우더와 트윈케익의 중간쯤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이라이터 기능도 된다고 하는데 펄감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마몽드나 캐시캣도 펄감이 있었는데 로트리는 입자가 작은 편이라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괜찮은 것 같네요. (마몽드가 입자가 가장 굵은 듯.)

  여름이라 T존이 유독 더 번들거려서 신경쓰였는데 이 제품은 일단 피지는 잘 잡아주는 것 같아요. 요새는 기름종이를 보통 2번 정도 사용하는데, 이 제품은 1번정도 사용해도 크게 번들거림이 없을 정도였어요. 발림성도 좋은 편이라 들뜨는 느낌도 없었구요. 여름이라 화장이 두꺼우면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집에 가서 화장 지우는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릴 때도 있는데 이 제품은 커버력도 괜찮으면서 두꺼운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기초제품과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는 최악이 될 수 있다는 점이예요. 제가 사용하는 선크림인 '뉴트로지나 울트라쉬어 선블록'이랑은 잘 맞지 않은 모양인지 한 번은 잠깐 나간다고 선블록만 바르고 파우더를 바로 발랐더니 때처럼 밀려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건 로트리 제품 탓이 아니라 뉴트로지나쪽의 문제인 것 같은데(가끔 선크림만 바를 때도 그래서) 그래도 리타로브의 경우에는 같은 조건에서 때 밀리는 것처럼 밀려나오지 않고 그냥 파우더가 잘 발리더라구요. 이 외에 뉴트로지나 선블록말고 다른 베이스 메이크업(마몽드, 이니스프리 등을 사용해봤어요) 뒤에 사용할 때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퍼프가 좀 별로인 것 같네요. 제가 본품을 써본 게 아니라 샘플을 써본 거라 본품 퍼프도 같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샘플로 온 제품에 딸린 퍼프의 경우에는 퍼프에 파우더를 묻혀 손등에 좀 털어내고 바르려고 하면 파우더가 그냥 손등에 다 털리더군요. 이건 뭐 양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손등에 파우더를 바르는 셈이 되버리는. 다른 퍼프를 사용하거나 파우더 브러쉬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여름에 중복합성 피부이신 분들이 사용하기에 가장 좋을 것 같고, 지성피부이신 분들도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난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바르기 귀찮다하시는 분들도 비비크림정도와 이 제품을 사용해주시면 그럴싸하게 변신(?)하실 수 있을 것 같구요. 가벼우면서도 커버력있는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예요. 이런저런 소소한 불만은 있었지만 일단 샘플 제품을 다 사용한 뒤에 파우더 떨어지면 한 번 사용해볼까 싶었던 제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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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7-1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매지님 화장품 상당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이런 상세한 리뷰라면 별도 블로그를 만들어도 좋을 듯!

이매지 2007-07-12 23:39   좋아요 0 | URL
좋아한다기보다 당췌 맞는 화장품이 없어 돈만 뿌리고 다니는 것 같아요.
얼굴에 맞는 화장품 찾는게 왜 이리 힘든지. 흑흑.
별도의 화장품 블로그는 자금상 힘들어서 ㅎㅎㅎㅎ

마노아 2007-07-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흘 정도 비비크림 발라봤는데 삼일 째에 때처럼 밀려서 기절했어요. 그래서 다시 파우더 팩트를 쓴 게 어제였는데, 오늘부터는 화장 금물이에요(뭐 외출도 못해요^^;;)
근데 비비크림 위에 파우더를 쓰는 거군요. 안 쓰는 건 줄 알았어요.(대체 아는 게 뭐냐ㅡ.ㅡ;;)

이매지 2007-07-13 16:46   좋아요 0 | URL
때처럼 밀리는 현상 저 이번에 처음 겪어봤어요.
정말 경악했던.
비비크림이 뭐 메이크업베이스나 파운데이션이랑 같은 기능인 것 같아요.
그 중간 어디메에 어중간하게 놓이는 ㅎ

sweetrain 2007-08-05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트로지나 선크림 썼었는데 그 선크림만 바르고 화장하면 밀릴 때가 있더라고요...로트리 한 번 써 보고 싶은데 색은 몇 호 쓰셨어요?(저는 보통 13~21호정도 씁니다.)

이매지 2007-08-05 10:13   좋아요 0 | URL
결국 로트리가 아니라 뉴트로지나쪽의 문제였군요.
근데 또 선크림을 안 쓸 수가 없으니;;;
로트리 21호썼어요.
전 21호 썼다가 23호 썼다가 대중없이 쓰는^^;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
하이럼 스미스 지음, 김경섭.이경재 옮김 / 김영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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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얻는 비결은 '인생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이해'하는 데 달려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우리의 일상에서 확인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시간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그 시간을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위해 쓰고 있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래서 단순히 시간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인생을 컨트롤함으로써 그 충만감을 찾아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15쪽

시간의 기본 요소는 바로 크고 작은 사건이다. 모든 것이 하나의 사건이다. 이 책을 읽는 것도 사건이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사건이다. 운전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전화벨이 울리는 것도 사건이다. 점심을 먹는 것도 사건이다. 시간이란 이 모든 사건들이 줄지어 연속해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36쪽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인생을 사랑하십니까?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인생이라는 것은 바로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인생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이고,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컨트롤한다는 것이다. -37쪽

그러면 왜, 가장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일까? 왜 우리는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손을 댈 여유가 없을까? 이 딜레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그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시간에 관한 2가지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2가지 착각에 빠져서 우리 인생의 사건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첫 번째 착각은 '우리가 지금보다는 언젠가 미래의 어느 때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 다음 주에 하지 뭐. 다음 달 아니면 내년도 좋고. 그것도 아니면 아이들이 다 크거나 은퇴하고 나면 시간이 잇겠지."
두 번째 착각은 '어쨌거나 시간을 저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다. 하루는 24시간이고, 마지막 1초까지 다 쓰게 되어 있다. 하루는 더도 덜도 아닌 딱 8만 6,400초, 나중에 쓰겠다고 저축할 수가 없다. 즉, "시간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누구나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 -48쪽

시간도 바로 돈과 같다. 1시간 동안 텔레비전을 보기로 결정하면 무언가 다른 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셈이다. 텔레비전을 보는 것 이외의 다른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은행 구좌에 들어와서 돈을 빼간다면 엄청나게 화가 날 것이다. 그런데 온갖 도둑들이 자신의 인생에 침입해 들어와 시간을 도둑질해 가는 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50쪽

글로 옮겨놓지 않은 목표는 단지 바람일 뿐이라는 말이 있다. 목표를 글로 쓰다보면 그 목표가 구체적이 된다.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과연 그것을 이룩했는지 못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132쪽

지금 처한 환경, 과거의 실수, 의무, 또는 인식의 한계 때문에 벽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어떤 특정 패턴 속에 그대로 오래 있으면 그 벽은 자꾸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벽에 갇혀 있으면 자신의 진짜 가치관과 그 가치관에 따른 목표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느껴지는 수가 있다. 결국 이 벽을 만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좌절감만 쌓일 뿐이다. 그 벽을 깨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138~9쪽

의지가 강한 사람의 단호한 결심을
막거나 방해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기회니 운명이니 숙명이니 하는 것은 없다. -146쪽

레이저 사고란 시간과 에너지를 가치관과 목표라는 렌즈를 통해서 일상활동에 집중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그것들이 당신의 마음속에서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당신은 가장 중요한 것들을 이룩할 수 있다. -161쪽

나는 언제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는 동반자.
나는 당신의 가장 충실한 조언자일 수도 있고, 가장 무거운 짐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밀어 올릴 수도 있고 아니면 실패의 나락으로 끌어내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하는 일 가운데 절반을 나한테 떠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순식간에, 그리고 정확하게 해치웁니다.
나를 다루는 일은 쉽습니다. 나를 꽉 붙잡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일을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정확하게 보여만 주십시오.
몇 번만 연습하면 나는 자동으로 해냅니다.
나는 모든 위인의 하인입니다.
하지만 실패자의 하인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사람이라면 나는 위인으로 만들어 냅니다.
실패자라면 나는 실패자로 만들어 냅니다.
나는 기계처럼 정확하게 움직이지만 그렇다고 기계는 아닙니다.
인간의 지성을 가지고 있을 따름입니다.
당신은 나를 움직여 이득을 볼 수도, 파멸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나한테는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나는 꽉 붙잡고 훈련시키십시오.
그러면 당신에게 이 세상을 드리겠습니다.
나를 편히 놓아주시면 당신을 파멸로 인도할 것입니다.
나는
바로 '습관'입니다. 작자 미상-189쪽

고독만큼 파괴적인 벌도 없다. 사랑할 사람도, 사랑해 주는 사람도 없어 버려져 있다는 느낌,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그 고독감, 그리고 그 사람을 지탱해주는 사랑의 결여가 목숨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얻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소속감을 얻기 위해서 반기지 않는 집단에도 들어간다. 또 별로 이롭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도 어울린다. 싫어하는 행동을 해도 참는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친구로서 희생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사랑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흔히 말하듯이 사랑이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사랑이 없다면 인생은 재미도 없고 부딪히는 힘든 일들을 헤쳐나가기도 어렵다. 사랑이 있을 때 우리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사랑은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동기부여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일에서부터 가족 부양, 그리고 나쁜 습관의 극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 목적을 부여한다. 사랑은 강력한 힘, 간단히 말해서 욕구이다.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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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사카 코타로의 다른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어왔기 때문인지 이 책도 나름 기대를 안고 읽어갔다. 만약 3년 뒤 종말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부분을 힐즈 타운이라는 한 건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사카 코타로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밋밋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어느 날, TV에서는 소행성이 날아와 8년 후 지구에 부딪힌다는 소식이 계속 방영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계속되는 소식에 혼란스러움과 절망감에 휩싸여 폭동이 일어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남의 것을 빼앗고 필요하다면 서슴없이 살인도 행하는 사람들. 그리고 절망감에 자살을 택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휩쓸고 간 뒤, 종말이 3년 남은 지금은 일종의 소강상태가 되어 모처럼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진다. 힐즈 타운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제는 종말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동면하듯이 아버지의 서재에 있는 몇 천권이나 되는 책을 읽으며 세월을 보낸 소녀도 있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기도 하고, 몇 년 전 죽은 동생에 대한 복수를 하러 유명 기자의 집에 쳐들어간 형제도 있다. 제각각의 이야기처럼 이어지지만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스치듯이 이전에 본 에피소드의 인물들에 대한 뒷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이미 한차례 광기가 휩쓸고 간 덕분인지, 종말을 3년 앞둔 상황은 평화롭기만하다. 부나 명예와 같은 인간의 욕망을 사라진지 오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은 여생을 최대한 즐기는 것. 어쩌면 그것이 종말을 받아들이는 가장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까지는 아니어도,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오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마음가짐이라면 종말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어차피 모두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니까. 

  군데군데 키득거린 부분은 있었지만 '이거 참 재기발랄한데'라고 생각할만큼 신선한 부분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웠다. 작가 스스로도 이번에는 가볍게 이야기를 써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물론 다른 작가의 소설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사카 코타로인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평작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을 듯.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아마게돈>과 같은 영화처럼 결국 소행성을 막아내는 영웅은 없지만, 지구 안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나라면 지구 종말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살아갈까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뭐 지금같아서는 도서관 같은 데다가 자리 잡고 주구장창 책만 읽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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