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의 리콜 심사관인 주인공은 온갖 가구를 사모으고 갖가지 물건들을 사들이지만 그의 마음은 무료함과 공허함으로 가득차있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나마 위안을 찾았던 것은 갖가지 상담모임이었지만 그마저도 말라라는 방해꾼이 등장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출장행 비행기에서 타일러 더든이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다른 비행기 안의 만남처럼 일회성 만남으로 그칠 수 있었던 그와의 만남은 우연찮은 자신의 아파트 폭파 사건때문에 계속 이어지게 된다. 버려진 공장지대에서 타일러와 함께 생활하게 된 주인공. 그는 타일러와 함께 술집 지하에서 1:1로 격투를 하는 파이트 클럽을 조직하게 되고 처음엔 단순히 기분을 푸는 정도로 그쳤던 모임이 점점 세력을 넓혀가면서 그들의 행동도 폭력적으로 변해가게 되는데...



  시작부터 현란한 화면으로 나를 사로잡은 영화는 중반부까지는 싸움씬으로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의외의 반전으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무료한 일상 속에서 꿈꿔봄직한 '일탈'이라는 것과 그런 일탈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싸움'이라는 것을 접합시켜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한 부분을 깨워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현실 속에서는 사회의 부속품으로, 또는 소비의 주체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감하게 일탈을 벗어나는 일은 힘들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혹은 책이 주는) 대리경험이란 때론 얼마나 짜릿한가! 



  이런 빨려들어가는 듯한 화면에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으로는 모자랐는지 이 영화는 내게 에드워드 노튼이라는 배우에게 눈을 뜨게 했다. 그가 나온 영화를 몇 편이나 보았지만 그래도 이제서야라도 그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아직 그가 나온 영화는 본 것보다 안 본게 더 많다. 그의 데뷔작인 <프라이멀 피어>도 아직 안 봤고.) 뭐 그동안 브래드 피트는 잘 생긴 것 같긴 하지만 뭔가 부족한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아닌 타일러 더든은 왠지 선뜻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으니 이번만큼은 합격점. 영화를 다 본 뒤에 영화와 관련된 갖가지 에피소드들이나 그냥 지나친 장면들에 관한 언급을 보고 영화를 한 번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일탈이 주는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와 함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한 번쯤은 즐기고 자유로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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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7-07-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노튼이 나오는 이 영화, 전 반전을 모르고 봤었는데. 그래서 다행이었다는.
처음에 뭣도 모르고 놓친 부분이 있어서 연이어서 두 번 본 영화예요. ^^

이매지 2007-07-13 23:48   좋아요 0 | URL
두 번 봐도 재미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