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백희나 글 / 백희나 그림 / 김향수 빛그림 / 한솔교육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빗소리에 잠이 깬 나는 창문에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들을 바라 봅니다.


 
 





"일어나 봐, 밖에 비 와."

 

나는 동생을 깨워 밖으로 나갔어요.

부엌 불을 환히 켜시고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푸근한 등이 보이네요.

 

 







한참 동안 비 오는 하늘을 올려다 봤어요.

오늘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았지요.

"어, 이게 뭐지?"

 

작은 구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어요.

 







작은 구름은 너무너무 가벼워서 우리는 구름이 날아가지 않게

조심조심 안아서 엄마에게 드렸어요.







  엄마는 구름으로 빵을 만드시려나 봐요.

 









그때였어요.


"이런! 늦었군, 늦었어! 비 오는 날은 길이 더 막히는데!"

 

아빠는 빵이 익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어요.

급하게 가방과 우산을 챙겨 들고 허둥지둥 회사로 뛰어갔지요.

엄마는 아빠가 배고플까 봐 걱정하세요.

 







45분이 지나고, 부엌 가득 고소한 냄새가 피어올랐어요.

오븐을 여니 맛있게 잘 읽은 구름빵들이 두 둥 실 떠올랐어요.

 







구름빵을 먹은 우리도 두 둥 실 떠올랐어요.

 







"아빠는 무척 배고프실 거야."

"우리, 아빠한테 빵을 갖다 드리자."

 

나는 빵 하나를 봉지에 담았어요.

그러고 나서 창문을 열고 동생과 함께 힘껏 날아올랐지요.

 







"아빠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힘겹게 서 가시는 아빠를 찾아내 구름빵을 드렸어요.

 

 







구름빵을 먹은 아빠도 둥실 떠올라 훨훨 날아서 금세 회사에 다다랐어요.

 







우리는 다시 높은 건물 사이를 날아서 전깃줄을 아슬아슬 비켜서

우리집 지붕 위에 살짝 내려앉았어요.

하늘을 날아다녀서 배가 고파진 동생과 나는 구름빵을 또 먹었어요.

 

구름을 바라보며 먹는 구름빵은 정말 맛있었어요.


 


 


 


 


 


 


"참, 앙증맞기도 하지."

 

종이 위에 그린 얼굴에 천으로 만든 옷을 입은 고양이 가족과

오븐이며 의자며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 등 

직접 만든 소품들이 한데 어울려 멋진 평면과 입체의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 조화로움이 빛그림(사진의 우리말)에 담겨져

앙증맞은 고양이 가족의 세계는 완성됩니다.

따뜻함이 강조되는 노란 빛깔의 조명

차가울 것 같지만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회색빛 비오는 날

아침밥을 안 드시고 출근한 아빠를 걱정하는 마음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먹으면 구름처럼 동동 뜰 거라는 상상력이

읽는 사람의 마음마저 동동 뜨게 만들죠.

 

어른이 된 저도 구름빵을 먹고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장 덮자마자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부터 살펴 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 책은 2005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볼로냐 국제 도서전은 매년 4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어린이 도서 박람회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이 되고 있죠.

구름빵은 그동안 평면적인 그림책에 익숙해져 있던 제게 새로운 발견이 되기도 한 책이지만

때 묻지 않은 상상력이 넘치는 내용도 참 좋았던...

우리 그림책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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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마이클 베다드 글 / 바바라 쿠니 그림 / 김명수 옮김 / 비룡소
 
 





에밀리, 그녀는 이 햇살 속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까요?

 


 





 

노란집 이층 왼쪽 방에는 '신비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아주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거의 20년 동안 자기 집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낯선 사람이 찾아오면 숨어버리는 아주머니를 두고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나에겐 그저 에밀리입니다.

 





 

우리가 이사온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우편 구멍으로 편지가 들어왔습니다.

거실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 엄마가 편지를 뜯어봅니다.

납짝하게 말린 꽃 하나가 피아노 건반 위로 떨어집니다.

 

"저는 이 꽃과도 같답니다. 당신의 음악으로 제게 봄을 가져다 주세요."

 

나는 꽃을 가져다가 내 방 창턱 위에 놓아 둡니다.

그리고 우리집 보도를 따라, 길을 건너,

노란집의 울타리 안까지 이어진 발자국을 보았습니다.

 





 

나는 꽃에 물을 주며 아빠하고 온실에 있습니다.

노란집의 아주머니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에밀리 아주머니는 키가 작고 늘 흰 옷을 입고 있으며 시를 쓴다고 합니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노란집으로 갑니다.

방은 어두침침하고 딱딱한 느낌이고 히야신스의 짙은 냄새가 어지럽습니다.

그때, 계단 위로 얼른 사라지는 흰 빛이 보였습니다.

엄마는 에밀리 아주머니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지빠귀의 노래보다 아름다운 연주예요. 좀더 연주해 주세요. 벌써 봄 기운이 느껴지네요."

 




 

음악이 시작되자, 나는 조용히 살금살금 계단을 올랐습니다.

내 심장이 마치 작은 새의 심장처럼 빠르게 뛰었습니다.

층계참 꼭대기엔 온통 새하얀 여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분은 무릎 위에 놓인 종이 위로 연필을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장난꾸러기 꼬마야, 이리 오렴."

 

 




 

우리 옷은 둘 다 눈처럼 하얀색이었습니다.

"그게 시예요?"

 

"아니, 시는 바로 너란다. 이건 시가 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일 뿐이야."

 

나는 주머니에 있던 백합 알뿌리 두 개를 꺼내 그분의 무릎 위에 내려 놓았습니다.

"아주머니께 봄을 좀 가져왔어요. 땅에 심으면 예쁜 백합꽃으로 변할 거예요."

"그럼, 나도 너에게 뭔가를 줘야겠구나."

그분은 종이 위에 연필을 급히 움직여 나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자, 이걸 숨겨 두렴. 나도 네 선물을 숨겨 둘 거야. 아마 머지않아 둘 다 꽃이 필 게다."

 

 





 

곧 봄이 왔습니다. 백합 알 뿌리는 햇빛을 받고 비를 맞아 자라기 시작할 것입니다.

새싹들이 흙에서 돋아나고, 그 다음엔 백합꽃이 온통 새하얗게 필 것입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고 많은 일들이 신비롭습니다.


 

 

 

 

 

 

백합꽃과도 같이 하얀... 백합꽃의 개화처럼 신비로운 여인, 에밀리.

그녀는 영미 문학을 통해 가장 위대한 여류 시인으로 평가되는 에밀리 디킨슨입니다.

그녀가 꼬마에게 준 시를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는 것 같지만

다음 장을 넘기면 문 앞에 서 있던 에밀리가 꼭 문 밖으로 나간 것처럼

사라지고 없는 그림이 보입니다.

그녀의 영혼은 햇살 속으로 훨훨 날아간 걸까요...

빛처럼 하얀 옷을 입고 있던 그녀가 빛 속 어디엔가 머물러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1830년 매사추세츠 주의 암허스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소녀 시절에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 사이에서 재치 있고 영리하며 호기심 많은 소녀로

평판이 나 있었는데 자라나면서 그녀는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잃어갔습니다.

그녀는 볼 일을 보러 잠시 집을 떠난 것 외에는 결코 일생 동안 집을 떠나지 않았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이웃에 있었던 오빠의 집에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에밀리는 낯선 사람들을 몹시 두려워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웃에 사는 아이들은 때때로 그녀가 일하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려고 부엌 주위로 오곤 했고

그녀는 종종 이웃 아이들에게 줄에 맨 바구니에 생강빵을 담아

2층 창문에서 내려 주곤 했습니다.

 

그녀는 일생 동안 시를 썼는데 그녀가 생을 마쳤을 때

그녀의 여동생은 그녀의 방 안 벗나무 책상에서 1,800편이나 되는 시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녀가 부활한 건 사후 69년이 되던 해,

1955년 비로소 그녀의 본격적인 시집이 하버드에서 출판되었고

그때부터 에밀리 디킨슨은 위대한 미국의 여류 시인으로 재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위해 마이클 베다드와 바바라 쿠니는 에밀리의 생가를 직접 방문해서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 앉아 보고 그녀가 글을 쓰던 방에도 가보고

그녀가 살던 방 창문 아래에 서 있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에밀리가 보이진 않지만 그림 속 여기저기 숨어서 보고 있는 것만 같고

에밀리가 살던 먼 옛날의 이야기로 깊이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평생 고독했을 에밀리지만 그녀가 주인공인 이 책은 따뜻한 그림 덕분에

털옷을 입은 듯 폭신폭신한 느낌입니다.

세상은 그녀의 은둔 생활을 신기해하며 외로웠을 거라고 단정하지만

그녀의 옆집엔 천사가 살고 있으니 그녀는 단지 천국을 지키려던 게 아니었을까요...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

우리 사랑이라 알고 있는 모든 것

그거면 충분해, 하지만 그 사랑을 우린

자기 그릇만큼밖에는 담지 못하지.』

 

 

『사라지며 더욱 아름답게 - 낮이

어둠에 잠기듯 -

태양의 얼굴은 반쯤

훼방 놓으며 - 떠나지 않으며 - 멸망하며 -

 

다시 빛을 모으네, 죽어가는 친구처럼 -

찬란한 변신에 괴로운 채 -

오직 더욱 어두워지게 하면서

소멸하는 - 뚜렷한 - 얼굴로 - 』

 

- 에밀리 디킨슨의 시 중에서

(그녀의 시는 제목이 없어서 첫 행을 제목으로 하곤 합니다.)

 

 

출처 : http://paper.cyworld.com/boo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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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의 전설

미하엘 엔데 글 / 비네테 슈뢰더 그림 / 김경연 옮김 / 보림출판사
 



 

어느 깊은 산골짜기 숲 한가운데에 경건한 은자가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은자의 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합니다.


천사와 악마가 있다고 믿던 때
결혼식을 하루 앞둔 날, 사랑하는 여인은 다른 사내와 도망치고
은자는 그 충격에 세상을 등지고 오로지 성서 연구에만 전념합니다.

 






그리스도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전작을 연구하던 은자는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까지 보게 됩니다.
"자신이 쓴 모든 책은 진실로 속이 빈 지푸라기에 지나지 않는다."
속이 빈 지푸라기를 연구하는 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다니
은자는 공부방을 박차고 숲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은자는 한 바위 동굴 앞에서 잠을 청합니다.
그때 불 소용돌이가 일며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곳에 머물라! 내가 여기서 너를 만나고 싶으니라."
은자는 세속을 벗어난 이곳에서 진리를 구하며 영원의 평화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갑니다.

 





어느 날, 이 외딴 살골짜기에 살인을 저지르고 도둑질을 하다 도망친 사내가 들어옵니다.
죄악으로 물든 빨간 머리의 사내.
은자는 그를 제자로 삼아 영원에 대해 가르치기로 결심합니다.
사내는 정말로 은자가 맘에 들었고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말들을 들려 주는 게 좋았습니다.
천사와 악마의 이야기, 회개와 기도, 신의 은총 등...
사내는 이 모든 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스승이 감탄스러웠습니다.
그는 스승의 말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목소리의 주인공, 가브리엘 대천사님을 만나느라 제자를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보름달이 뜨면 스승을 만나지 못하는 날들이 지나가고
제자는 스승이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스승의 눈길은 불안해 보였고, 동굴에 자주 오던 동물들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제자는 스승이 염려되었습니다.
그것이 대천사 때문이라면 대천사와도 맞설 생각에
그는 보름달이 뜨는 밤에 떠나지 않고 숨어있기로 했습니다.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에 비친 대천사는 독수리 머리와 사자 몸뚱이에 날개를 지닌 괴물이었습니다.
제자는 화살로 그 형체를 쏘아서 떨어트렸습니다.
스승은 울부짖으며 제자에게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진정하십시오. 그건 대천사 가브리엘이 아니었습니다.
성스러운 것은 성스러운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제 눈에도 보였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떨어진 형체를 확인하러 가보니 그건... 오소리였습니다.
스승은 흐느꼈습니다.
"네 영혼을 구하려 했으나 네가 내 영혼을 구했구나."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멀쩡하던 남자는 늑대인간이 되어 울부짖고
드라큐라는 피를 찾아 나섭니다.
무언가 평소에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보름달의 정기에 이상 현상을 일으키고 말아 버리죠.
세상을 등진 채 평생 진리를 추구하며 영원을 연구하던 은자도
이 메피스토같은 보름달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버리고 맙니다.
한낱 미물인 오소리의 간괴에 넘어갈 뻔 했던 그를 구원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살인자이자 도둑이었던 그의 제자.
"네 눈에는 대천사가 보일리 없다."며 제자의 어리석음을 경멸하던 그는
오히려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됩니다.
대천사의 구원에 다가섰다고 믿은 그의 자만과
제자와 자신을 구별지으려 했던 그의 교만이
미물의 현혹과 진정한 진리도 구별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사실과 환상이 잘 어우러진 비네테 슈뢰데의 그림은
깨달음의 모순에 관한 이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어 줍니다.
'보름달의 전설'은 이야기도 짧지 않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에 대한 생략이 많았기 때문에
꼭 읽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

"알라의 의지가 미치지 못하는 그런 장소가 정말로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전지전능한 알라의 의지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미 거기에는 알라의 의지가 미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의 의지 없이는 아무것도 생겨날 수 없으니까요.
그러한 곳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그의 의지가 존재하지 않음은 곧 그의 의지가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제한된 인간의 상식으로 보면 이따금 모순처럼 보이는 것들도
완전한 전능함 속에서는 모순이 아닙니다.
악령 이블리스 역시 그에게 속할 수밖에 없고
그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미하엘 엔데 - 자유의 감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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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가 온 바다

이와사키 치히로 글 / 그림 / 저작권 업무 및 통역 임은정 /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내일부터 여름방학

 

난 엄마랑 함께 바다에 가요

 

할머니가 계시는 바닷가로요

 

 

 

 

 




 



하지만 치치는 옆집에서 기다리기

 

얌전히 있어야 돼

 

 

 

 

 




 

 

 

자 -- 바다

 

수영복이랑 튜브랑 너무너무 멋진데

 

치치가 봐주지 않아

 

 

 

 

 




 

 

 

치치랑 함께라면 하고 싶은 게 아주 아주 많은데

 

재미있을 텐데

 

참 그렇지

 

치치에게 편지를 쓰면 되지

 

 

 

 

 




 

 

 

 



 
 
 
 


치치가 없어서 어제도 오늘도 안 놀았어
 

나 치치가 보고 싶어도 안 울 거야

 

그러니까 치치도 울면 안 돼

 

알았지

 

 

 

 

 




 

 

 

 

어어   이 소리는...

 

치치가 왔어  정말로 왔어

 

치치   얼마나 보고싶었다구

 

 

 

 

 




 


 

 

아 -- 치치

 

내 편지 받았나 보구나

 

 

 

 

 




 

 

 

 

오늘부터 진짜 진짜 여름방학

 

치치와 함께 즐거운 여름방학




 


 

나는 튜브

 

치치는 아직 안 돼

 

모자로 연습한 다음에 타

 

 

 

 

 

 



 
 
 
 


그리고 매일 매일
 
나랑 치치랑 사이좋게 개헤엄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나는 깜둥이
 
치치도 깜둥이
 
아니  아니  치치는 처음부터 깜둥이였대요
 
 
 
 
 
 
 
 
이 예쁜 그림책은 안아 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토토가 치치를 꼭 껴안 듯이
저도 이 그림책을 꼭 껴안고 보고 또 보았답니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너무나도 맑은 감성이 글과 그림에 그대로 투영되어
녹아들 듯이 빠져버리고 말았는데요.
도쿄에 있다는 이와사키 치히로 미술관에서 원화를 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었어요.
 
이 책 속의 토토는 아마 다섯 살쯤 되었을까요?
언니도 오빠도 동생도 없는 토토는 강아지 치치에게 폭 빠져버린 것 같아요.
치치가 없어도 할머니네서 보내는 여름방학은 즐거울 줄 알았는데
항상 옆에 있던 치치가 없으니 토토는 푸른 바다, 예쁜 수영복이 있어도 쓸쓸해요.
토토가 치치에게 쓴 편지를 한 번 보세요.
글을 읽을리 없는 치치련만 토토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편지는 살포시 미소를 짓게 만들어요.
 
토토의 바람대로 아빠와 함께 찾아 온 치치!
그제서야 토토의 여름방학은 시작됩니다.
멍멍 거리며 토토에게 달려가는 치치와 치치를 반기는 토토의 모습이 떠올려지는 재회.
뜨거운 태양 아래 바닷가에서도 하얀 얼굴을 자랑했던 토토인데
이제는 치치의 까만 털처럼 토토도 까맣게 타버리고 말았네요.
 
 
이와사키 치히로는 '창가의 토토' 삽화로 우리 나라에서 유명해진 작가예요.
호기심 많은 토토를 토토답게 맑고 밝은 색깔로 꾸며 준 그림이 그때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림책을 너무 늦게 접한 것 같아요.
프로메테우스 출판사에서 '치히로 아트북' 시리즈로 6권이 나와 있구요
일본에서 제작된 거라 종이 재질 문의를 해도 잘 모르더라구요.
 
 
 
 



이와사키 치히로(1918~1974)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으로 표현한 그림... 생전에 반전·인권 운동에 앞장서서 몸소 실천하려고 애썼던 이와사키 치히로는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질실들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다.
 
1918년 교사였던 어머니의 부임지인 후쿠이 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동경했던 꼬마 시절을 거쳐, 10대 때 배운 스케치 및 유화 기법과 20대에 배운 서예 기법을 접목시켜 30대부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 '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 '전쟁 속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그녀가 살던 집을 개조하여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됴코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 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97년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도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일찍이 일본 공산당에 입당하여 반전 투쟁을 벌였던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국내에 소개될 치히로 아트북 '작은 새가 온 날' '이웃에 온 아이' '비 오는 날 집 보기' '눈 오는 날의 생일' '아기 오는 날' '치치가 온 바다'는 반전시화집 '전쟁 속의 아이들'과 함께 치히로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들이며,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네덜란드,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번역출간되어 사랑받고 있다.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이와사키 치히로 미술관 http://www.chihir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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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번역으로 만나는 거장 오르한 파묵의 기념비적 역작!
21세기가 주목하는 작가 오르한 파묵의 역작 『하얀 성』이 원전 번역으로 새롭게 독자들과 만난다. 파묵의 세번째 소설인 『하얀 성』(1985)은 뉴욕 타임스로부터 “동양에 새로운 별이 떠올랐다”라는 격찬을 받으며, 오르한 파묵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오르한 파묵이 서구에 소개되자 전 세계 언론과 비평가들은 앞다투어 그를 보르헤스, 나보코프, 카프카 혹은 칼비노에 견주면서 그의 작품 세계가 보여주는 환상성에 주목했고, 독자들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그의 작품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원전 번역으로 출간된 『하얀 성』은 오르한 파묵이 펼치는 경이로운 상상력의 세계와 문학적 깊이를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펼쳐지는 경이로운 이야기의 연금술
소설은 『하얀 성』의 실제 저자가 문서보관소에서 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모종의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어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경위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고는 곧장 이 진위가 확실치 않은 필사본 속으로 들어간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출신의 젊은 학자인 ‘나’는 나폴리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배를 타고 가던 중 터키 해적에게 납치되어 이스탄불로 끌려간다. 거기서 ‘나’는 자신과 쌍둥이처럼 꼭 닮은 호자(선생)의 노예가 된다. 수년 동안 노예인 ‘나’는 선생인 ‘호자’에게 서구의 과학과 기술, 발달된 의학을 가르친다. 둘은 함께 생활하며 파샤(영주)의 아들 결혼식 전야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주관하고 이스탄불에 불어닥친 역병을 물리침으로써 파디샤(황제)의 신임을 얻는다. 호자는 점성술사로 받들어지며 제국의 운명을 예언하는 특권과 그에 따른 위험을 동시에 누리게 된다. 그러나 호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어째서 나는 나이며, 너는 너인가?”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호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에 의문을 품게 되고,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묻는다. 왜 나는 나이며, 너는 너인가를. 그들의 무시무시할 정도로 처절한 자아탐구는 기이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의 조합을 통해 그로테스크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서로의 가장 내밀한 비밀들까지 공유하게 된 그들은 마침내 서로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 무렵 이들이 개발한 제국의 신무기는 오히려 제국의 패배를 불러오고, 죽음의 위협을 느낀 두 사람은 새로운 존재로의 탈주를 감행한다. 그러나 ‘나’와 ‘호자’의 진정한 관계는 소설의 결말에 이를 때까지 베일에 가려진 채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나’는 ‘나’이고 ‘호자’는 과연 ‘호자’인가? 아니 ‘내’가 ‘호자’라면 ‘호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영원한 질문, 영원한 미궁, 그리고 영원한 탈주에의 꿈
인간 존재, 그 환상의 성채에서 펼쳐지는 『하얀 성』은 다채롭고도 난해한 패턴의 터키 양탄자와도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자신을 소설의 실제 작가라고 소개하는 인물과 필사본 속의 화자가 구분되지 않고, 필사본 속의 화자 ‘나’가 ‘호자’와 구분되지 않음으로써, 독자는 이 소설이 서양(이탈리아인)의 눈으로 본 동양(터키인)을 그리고 있는지 아니면 동양인이 재구성한 서양과 동양의 역할 바꾸기를 그리고 있는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허구와 실제, 자아와 타자, 동양과 서양 사이에 가로놓인 수많은 경계를 해체하면서, 그 해체 속에서 새로운 길을 생성시킨다. 그것은 곧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책장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는 난감함 때문에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하얀 성』은 가장 현대적인 의미에서 ‘재미난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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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소설들이 가진 매력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집에서 검색했을 때는 도서관에 있었던 책이 꼭 내가 그 다음날 빌리러만 가면 누가 낼름 대출해간 덕분에 당췌 만날 수가 없었다. 내가 읽고 싶어했던 <내 이름은 빨강>보다 이 책이 우선하기때문에 이왕 읽는거 이 책부터 읽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분들의 리뷰나 페이퍼들을 살짝 훔쳐보니 영 리뷰쓰기 난해하다는 반응들이던데. 으음. 과연 어떤 책일까. 아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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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4-07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읽어보고픈 생각은 있는데 선뜻 손을 내밀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좀 독특한가 봐요. 누구나 좋아하기는 조금 힘든 면도 있는 것 같구... 읽으시면 리뷰 쓰세요. ^^

물만두 2006-04-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봤는데 또 나왔군요~

이매지 2006-04-0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 리뷰 쓸께요 ^^
만두님 / 역시 만두님은 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