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백희나 글 / 백희나 그림 / 김향수 빛그림 / 한솔교육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빗소리에 잠이 깬 나는 창문에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들을 바라 봅니다.


 
 





"일어나 봐, 밖에 비 와."

 

나는 동생을 깨워 밖으로 나갔어요.

부엌 불을 환히 켜시고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푸근한 등이 보이네요.

 

 







한참 동안 비 오는 하늘을 올려다 봤어요.

오늘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았지요.

"어, 이게 뭐지?"

 

작은 구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어요.

 







작은 구름은 너무너무 가벼워서 우리는 구름이 날아가지 않게

조심조심 안아서 엄마에게 드렸어요.







  엄마는 구름으로 빵을 만드시려나 봐요.

 









그때였어요.


"이런! 늦었군, 늦었어! 비 오는 날은 길이 더 막히는데!"

 

아빠는 빵이 익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어요.

급하게 가방과 우산을 챙겨 들고 허둥지둥 회사로 뛰어갔지요.

엄마는 아빠가 배고플까 봐 걱정하세요.

 







45분이 지나고, 부엌 가득 고소한 냄새가 피어올랐어요.

오븐을 여니 맛있게 잘 읽은 구름빵들이 두 둥 실 떠올랐어요.

 







구름빵을 먹은 우리도 두 둥 실 떠올랐어요.

 







"아빠는 무척 배고프실 거야."

"우리, 아빠한테 빵을 갖다 드리자."

 

나는 빵 하나를 봉지에 담았어요.

그러고 나서 창문을 열고 동생과 함께 힘껏 날아올랐지요.

 







"아빠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힘겹게 서 가시는 아빠를 찾아내 구름빵을 드렸어요.

 

 







구름빵을 먹은 아빠도 둥실 떠올라 훨훨 날아서 금세 회사에 다다랐어요.

 







우리는 다시 높은 건물 사이를 날아서 전깃줄을 아슬아슬 비켜서

우리집 지붕 위에 살짝 내려앉았어요.

하늘을 날아다녀서 배가 고파진 동생과 나는 구름빵을 또 먹었어요.

 

구름을 바라보며 먹는 구름빵은 정말 맛있었어요.


 


 


 


 


 


 


"참, 앙증맞기도 하지."

 

종이 위에 그린 얼굴에 천으로 만든 옷을 입은 고양이 가족과

오븐이며 의자며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 등 

직접 만든 소품들이 한데 어울려 멋진 평면과 입체의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 조화로움이 빛그림(사진의 우리말)에 담겨져

앙증맞은 고양이 가족의 세계는 완성됩니다.

따뜻함이 강조되는 노란 빛깔의 조명

차가울 것 같지만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회색빛 비오는 날

아침밥을 안 드시고 출근한 아빠를 걱정하는 마음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먹으면 구름처럼 동동 뜰 거라는 상상력이

읽는 사람의 마음마저 동동 뜨게 만들죠.

 

어른이 된 저도 구름빵을 먹고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장 덮자마자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부터 살펴 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 책은 2005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볼로냐 국제 도서전은 매년 4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어린이 도서 박람회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이 되고 있죠.

구름빵은 그동안 평면적인 그림책에 익숙해져 있던 제게 새로운 발견이 되기도 한 책이지만

때 묻지 않은 상상력이 넘치는 내용도 참 좋았던...

우리 그림책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그림책이었습니다.

 

 

출처 : http://paper.cyworld.com/boo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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