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도 보지 않았고, 패션에도 그리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 이 영화가 그리 땡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드라마 <어글리 베티>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비슷하다고 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과연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보게 되었다. 



  일단 어글리 베티의 베티와 이 영화의 앤드리아의 외모는 판이하게 다르다. 내용상 좀 더 관객의 몰입을 돕기 위해서는 역시 어글리 베티처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미지여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편집장이 앤드리아에게 살쪘다는 소리와 옷을 못 입는다는 소리를 하는데 원 그걸 받아들일 수가 있어야지!) 두 사람 모두 잡지사 편집장의 비서 일을 하면서 갖가지 고생을 겪게 된다는 컨셉은 비슷한 듯. 



  이 영화는 패션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라도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멋진 옷들이 등장한다. (옷걸이가 좋아서 좋아보인 걸지도) 별 관심이 없는 나도 그런데 하물며 지대한 관심을 가진 여자들은 어떨까? 아마 영화를 보는 내내 군침을 흘리지 않을까?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내용들이 펼쳐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회 초년병들이나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때로는 동감하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가 나왔을 때 한참 된장녀를 다룬 영화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영화를 본 지금엔 '된장녀는 무슨 된장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앤드레아는 결국 명품으로 꾸며진 모습보다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았으니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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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에 <범죄의 재구성>의 감독인 최동훈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끈 작품이었는데 보고 나니 역시 예상만큼 괜찮았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 '이것은 도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했다. 그들의 말은 맞았다. 이 영화는 도박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결국 인간의 욕망, 그리고 덧없는 꿈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 싶었다. 



 대학을 가는 대신에 가구공장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 고니.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도박에 끼어들어 자신이 3년 간 모은 돈을 몽땅 날려버린다. 돈을 탈탈 털린 고니는 우연히 누나가 위자료를 받아 돌아오자 그 돈을 다시 홀랑 날려버린다. 이에 자신을 털어먹은 타짜에게 복수를 하고자 쳐들어간 고니. 그 곳에서 평경장을 만나게 되고 그의 타짜 인생은 시작된다. 한 번 시작된 도박은 손을 끊을 수 없게 진행되어 가는데... 그리고 그의 앞에 다가온 마지막 한 판.



  워낙 쟁쟁한 연기자들이 등장하는 영화이긴 하지만 사실 스토리상으로만 보면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아무래도 원작을 압축하다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원작은 안 봤지만) 전개도 빠르고, 보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조금은 빤한 스토리를 빤하지 않게 만드는 데는 실패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렇지만 2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오락영화로는 만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캐스팅했을 때는 뭔가 안 어울릴 것 같았던 조승우는 물론 좋았고, 김혜수는 모처럼만에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신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고, 백윤식 또한 여느 영화에서처럼 숨은 실력자로서의 역할을 잘 나타낸 듯 싶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내가 주목했던 것은 아귀 역할을 맡은 김윤석과 고광렬 역을 맡은 유해진이었다. 단역이지만 감칠맛나는 연기가 오히려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준 것이 아닐까 싶었다.



  화투의 세계를 모른다고 해도 누구나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싶다. 오락영화로는 이만하면 되지 않나 싶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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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1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지님 요새 영화 많이 보시네요. ^^

이매지 2007-02-1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연휴라 할 것도 없고 해서 하루에 3편이나 때렸어요. 헉헉.
 



 세계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삐딱한 눈을 하고 볼 수 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평화롭게 살고 있었던 평범한 아이들인 세츠코와 세이타가 전쟁을 겪는 과정이 그려진 영화이지만, 과연 그들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간 전쟁이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판단보다는 전쟁을 통해 자신들 역시 피해를 입었다는 인식이 더 강하게 등장하는 듯해서 왠지 모르게 인상이 좋지 않았다. 



  전쟁은 지배층에서 국익을 위해서 시작할 수도 있다고 혹자는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그 속에서 희생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는 것은 평범하게 살고 있다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피지배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전쟁은 사람의 삶을 황폐하고 비참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전범국으로 조금의 반성도 뉘우치고 있지 않은 일본의 모습에는 씁쓸함만이 남았다. 만약 이 영화를 아직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나처럼 어느 정도 역사의식이 서있는 나이에 보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어린아이들이 본다면 역시 일본도 결국 피해자였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일이다. 



  나름대로 감동이 있는 애니메이션이긴 했지만 일본의 이기적인 발상이 영화 속에 녹아 있는 것 같아서 편한 마음으로만 볼 수 없었다. 두 아이의 죽음 앞에서 일본의 공격으로 인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상황이 오버랩되기도 했고. 어쨌거나 전쟁은 모든 사람의 삶을 파괴한다는 것만 느끼게 해줬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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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2007-02-1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애니메이션 정말 감동이죠. 잘 만든 영화입니다. 본 지가 13년 정도 됐는데, 그때 보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씨줄과 날줄로 교차하더군요. 잘 만든 영화임에도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아무래도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감정이 먼저 달려가기 때문인가 봅니다.

이매지 2007-02-1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다는 현실이 슬픈거죠. 영화를 보면서 일제강점기도 생각났지만 이라크도 생각이 났어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감독인 롭 라이너가 마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후속편처럼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 끌려 보게 된 영화였다. 사실 <다이하드>의 이미지가 강한 브루스 윌리스가 멜로 연기를 맡았다는 점이 다소 낯설었지만 (미셸 파이퍼는 워낙에 이런 역에 잘 어울리지 않는가.) 보다보니 그런대로 적응이 되는 듯. (그렇지만 여전히 다이하드의 이미지가 강하다)



  결혼한 지 10년도 넘어 이제는 가슴 떨리는 사랑따위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게 된 부부. 입만 열면 모든 대화가 고함으로 이뤄질 정도로 그들의 사이는 악화되었다. 아이들 앞에서는 화목한 척 가장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들이 여름 캠프를 간 사이에 둘은 별거에 들어가게 된다. 마지막 선택만을 남겨놓은 둘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사실 이 영화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크게 다른 느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남녀가 티격태격 싸우지만 결국엔 사랑하는 것을 깨닫게 되고 함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는 뻔한 내용으로 이뤄진 것이다. 결혼 전에 상대방에 대해 생각했던 감정과 결혼이라는 현실을 통해 서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야'라고 느끼는 과정들이 현실적으로 묘사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끝 부분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건내는 대사가 결혼생활에 대한 정답이 아닐까 싶다. (뭐 결혼도 안해본 내가 정답 운운하는 건 좀 웃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혼 생활에 익숙해져서 무뎌진 사람이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아할 것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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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2-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기 전의 상황 - 해리와 셀리
결혼한 후의 상황 -스토리 오브 어스...
전 스토리 오브 어스를 총각때는 별 감흥없이 봤거든요..결혼 후 어느정도 결혼 연수가 쌓인 후 보니까...느낌이 확실히 틀리더군요.^^

이매지 2007-02-1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경험이 중요한거로군요^^
저도 나~~아중에 결혼하고 다시 한 번 봐볼까요? ㅋ
 

 이전에 본 <귀를 기울이면>에 대한 만족이 커서인지 지브리의 또 다른 청소년물인 이 영화는 너무 밍숭맹숭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도쿄에서 전학 온 리카코 무토라는 소녀를 중심으로 모리사키 타쿠와 그의 절친한 친구 마츠노 유타카의 일종의 삼각관계(?)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순수하고 소박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담고 있고, 현실적인 부분도 들어있긴 하지만 그게 너무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겐 밋밋하게 다가왔다. 고등학교 때의 풋풋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다가올 지도 모르지만, 풋풋함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한 내게는 그래도 영화인데 이건 너무 평범하지 않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여튼 나름대로 볼만한 구석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실망스러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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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2-1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를 기울이면>보다 몇년전에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이고 극장개봉용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도 <바다가 들린다>가 나왔을 당시에는 고교생의 그 평범한 일상 묘사가 나름대로 인기 있었답니다~

이매지 2007-02-1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아보니까 TV에서 한 거라고 나오네요. 음음. 그래도 전 <귀를 기울이면>이 더 좋았어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곳에 간 친구 말로는 벽돌 하나까지도 똑같이 그렸다고 감탄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