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크리스틴은 운전하기 힘든 노인들을 대신해 운전을 해주기도 하고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한다. 우연히 노인과 신발을 사러 갔다가 만난 점원에게 마음이 끌려 그에게 다가가지만 그는 이혼의 후유증으로 그녀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린 소년은 음란 채팅을 너무도 순순하고 태연한 표정으로 하고, 어린 소녀들은 섹스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가고, 또 어떤 소녀는 20년 뒤의 결혼을 위해 하나씩 혼수를 채워가기도 한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이들이지만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의 파편화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극적이지 않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극적이지 않기때문에 어떻게보면 다소 지루해보일 수도 있는 영화지만 한 편의 블랙코미디처럼, 일상을 그린 잔잔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정상적인 인물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때문에 한걸음 물러서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음악도, 영상도,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던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때는 그냥 그런 영화일 줄 알았다. 하지만 쏠쏠하게 입소문이 돌더니만 여기저기서 '재밌다', '독특하다'라는 평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터라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나는 이 영화가 DVD로 출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영화. 비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담고 있는 동구와 만나게 되었다. 

           

  대개 영화는 한가지 성격만 가지고 가는 게 대부분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면 산만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2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에서 꽤 다양한 폭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여자로 살려고 하는 동구의 분투기이다. 수술을 하기 위한 5백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선뜻 씨름판에 뛰어드는 동구. 그에게 씨름은 목표가 아니라 500만원을 충당할 수단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씨름에 점점 매력을 느낀 그는 이왕이면 씨름으로 1인자가 되고자 한다. 수단과 목표가 하나가 된 것이다. 만약 그가 씨름을 단순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다면 과연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동구의 분투기 외에 이 영화는 씨름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영화이다. 대개 스포츠 영화가 그렇듯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메세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냥 시작했지만 동구가 하나씩 기술을 익혀가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대회의 모습까지의 동구의 노력은 스포츠 영화의 성장과정을 밟아가고, 결말에서 우승을 하는 것도 역시 예상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동구가 보는 책의 장면을 씨름부 선배들과 재현하고 있는 동구의 모습이나 씨름 장면들이 뻔하지 않은 영상들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마지막 코드는 이 영화는 가족 영화라는 점이다. 한 때는 복싱 챔피언이었지만 부상으로 이제는 술이나 마시고 별 볼 일 없게 된 아버지. 아버지는 퍽하면 폭력을 휘두르고 자신도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 아버지가 싫어서 가출한 엄마. 여자가 되려는 동구를 두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정말 중요한 건 자기자신이 행복한 거야"라고 동구가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어머니. 여자가 되려고 하는 동구를 때려서라도 마음을 돌리려고 하는 아버지. 하지만 이후 동구의 편이 되기로 마음을 돌리는 과정은 이해와 포용, 사랑이라는 가족영화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이런 다층적인 내용에 동구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매력도 매력이었지만 조연으로 나오는 캐릭터도 즐거움을 더해주는 데 한 몫 했다. 특히나 가끔 즐겨봤던 MTV most wanted의 슈파사이즈가 나와서 반가웠다. 간지럼을 너무 잘 타서 씨름을 그만 둘 것을 고민하는 씨름부 선배도, 맨날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씨름부 감독도, 맨날 장래 희망이 바뀌는 동구의 유일한 친구도, 일본어 선생님으로 나오는 초난강도. 저마다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영화였다.

  밝고 단순한 캐릭터들이 있었기에 이 복잡한 영화를 복잡한 생각없이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 동구가 세상을 뒤집어버린 이야기.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천하장사 마돈나를 봤다...
    from 언제나닷컴 2007-07-03 18:01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 천하장사 마돈나.. 솔직히 이 영화를 전부터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유명한 감독도 배우도 없던 영화에다 장르조차 성장영화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뚱뚱한 녀석이 씨름을 통해 자기 능력과 씨름부원들과의 우정을 찾아가는 성장영화라는.. 하지만 영화가 개봉되고 들리는 사람들의 평가는 무척이나 좋았다. 그리하여 영화를 봐야겠단 생각을 가졌다. 내 편견때문에 괜찮..
 
 
프레이야 2007-07-03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각적으로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어요. 조연들의 연기 또한 하나하나
좋았구요. 은근 매력있는..

이매지 2007-07-03 17:09   좋아요 0 | URL
한국영화가 어렵다 어렵다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식으로 재미와 함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캐릭터들도 매력있었구요 :)
혜경님도 재미있게 보셨군요^^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월드컵은 전세계적인 축제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앙이기도 하다. 좋은 영화들이 월드컵의 그늘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이 영화 <러닝 스케어드>가 바로 그런 영화중 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후아유>도 그런 시기적 요소때문에 아쉬웠다.)


  이태리 마피아 조직원인 조이. 그는 나름대로 한 집안의 가장으로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마약 거래 현장에서 부패 경찰과 한바탕 소동을 벌인 그의 조직. 보스는 조이에게 범행에 사용된 총을 버리라고 하나 조이는 몰래 그것을 집 안에 감춰두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이웃집 아이가 가져가 양아버지를 쏘면서 일은 틀어진다. 이웃집 아이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조이의 조직과 관계가 있는 러시아 마피아와 관계가 있었던 것. 꼬여버린 일을 수습하기 위해 조이는 겁에 질려 행동하기 시작한다. 


  자칫하면 스포일러를 흘릴 수 있는 내용이라 최대한 자제하여 말하면 이 영화는 화끈하다. 쉴새없이 움직이며 총질도 여러번 이어간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함을 안겨주기엔 부족함이 없을 정도. 하지만 여기서 끝이 난다면 좀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는 점을 간파한 영화는 의외의 반전을 심어두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했다. 빠른 화면 전개나 긴장감이 일품인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로비츠처럼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은 조그만한 동네에서 피아노 학원을 시작하게 된 지수. 유학까지 다녀온 동기는 대학교수로 살아가지만 그녀는 자신이 유학을 가지 않았기때문에 그녀처럼 살아갈 수 없다고 자꾸만 자꾸만 움츠러든다. 그러던 중, 그녀 앞에 나타난 경민. 지수의 학원에서 자꾸만 말썽을 피우는 녀석. 알고보니 그 녀석은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수는 자신의 꿈을 경민을 통해 이루고자하는데...

  애초에 이 영화는 '감동'이 예상된다. 별볼일 없어보이는 아이와 마지막 자존심을 애써 붙잡고 있었던 선생. 이 둘은 처음에는 티격태격하지만 점점 피아노를 통해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중간에 비록 마음이 틀어지기도 하지만 둘은 다시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겉모습만 봐서는 어울릴 수 없었던 그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 교감하고 성숙해가는 모습들이 잔잔하게 그려진 영화.

규모도 작은 편이었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긴 영화이지만 오히려 이런 영화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전해주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야기자체는 다소 빤한 감이 있었고, 약간은 늘어지는 감도 있었지만, 피아노 선율과 두 사람의 감정, 그리고 다소 진지해질 수 있는 순간을 잘 넘기게해주는 피자가게 주인(박용우)의 역할이 잘 어울러져 괜찮은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진 것 같다. 더불어 영화에서 경민 역할로 등장한 두 피아니스트 신의재와 김정원의 연주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배우가 대충 흉내를 낸 게 아니라 실제 피아니스트를 캐스팅했다는 게 더 영화에 사실감을 부여한 것 같았다.) 더불어 영화의 OST를 한 번쯤 쭉 들어보는 것도 꽤 좋을듯 싶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07-07-03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개봉되었을 때 관심있어 하다가 때를 놓친 영화인데, 이 페이퍼 보고서 생각났습니다. 꼭 봐야겠어요 이번엔. ^ ^

이매지 2007-07-03 20:20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한 번 놓치면 깜빡해서 다시 보기 힘든 것 같아요 ^^
hnine님도 이번 기회에 한 번 보셔요^^
 

타임지 선정 100대 소설에도 들어간 작품으로 평범한 주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주인공인 에디파는 어느 날 옛 애인이자 캘리포니아의 재벌 총수였던 피어스의 유언 집행인으로 지명된다. 이에 역할을 수행하던 중 우연히 지하 우편제도에 대해 알게 되고, 그녀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현존하는 영어권 작가 중 가장 위대한 작가라 불리는 토머스 핀천의 작품이다.






드라마 덱스터의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한. 아예 대놓고 덱스터 소설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혈흔 분석가인 덱스터는 살인범을 처단하는 살인범이다. 기존에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라는 이름으로 덱스터에 관한 책이 소개된 바 있는데(이게 덱스터 드라마 시즌1의 내용인 듯) 이번 권에서는 덱스터가 후계자를 찾게 된다는데...덱스터 드라마 시즌 2도 계약됐다고 하는데 드라마가 나올 동안 책을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듯.



현대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원하는대로 조종 당하지 않는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기업의 조종에 따라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할 때야 비로소 움직이는 고양이와 같은 성향을 보인다. 브랜드의 파워보다 네티즌의 파워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의 특성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지 보이고 있는 책. 온라인 마케팅 전략서로 유일하게 아마존 종합 1위에 오른 바 있다.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 1권을 읽으면서 이 책 다음권은 언제 나올까 생각했는데, 이제사 나왔다. 2권도 1권과 마찬가지로 낱말편. 이럴 땐 이런 말,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어, 헷갈리기 쉬운 말 이렇게 총 3그릇의 먹음직한 국밥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에도 미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해오던 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배울 수 있을 듯.



온다 리쿠의 유일한 멜로 드라마.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인데, 각 장마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더라도 주인공들은 같다고. 각 장에는 핵심 장면을 묘사한 명화가 들어가 있다고. 온다 리쿠의 미스터리를 더 좋아하지만 온다 리쿠가 지은 러브 스토리는 어떨런지 조금 궁금하다.







이전에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도 제법 괜찮게 읽었는데 비슷한 류의 책이 또 나왔다. 저자명이 다른 걸로 봐서는 같은 저자는 아닌 듯. (출판사가 같아서 제목을 비슷하게 지은 것 같기도 하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도시들은 몇 번 접해봤지만 자연환경이나 관광지 등에 대해서는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궁금하다. 그랜드 캐넌,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의 장소를 11일 동안 살펴보고 있다. 11일에 살펴보기엔 다소 짧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떨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