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 앨리스 닐,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돌보는 사람들의 창조성에 관하여
줄리 필립스 지음, 박재연 외 옮김 / 돌고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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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쪽

“창의성과 예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동시에 가장 답하기 힘든 질문들이기도 하다. 앨리스의 모성이 그녀의 예술을 더 훌륭하게 만들었나? 많은 창작자 엄마들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그들의 감수성을 심화시키고 한계를 넓히며 어슐러 르 귄의 표현대로 아이들과 “뼛속까지 더 가까워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

 

117쪽

“예술의 실천에는 영웅적인 측면이 있다. 그것은 외롭고 위험하며 무자비한 작업이다. 모든 예술가에게는 도덕적 지지나 연대, 인정이 필요하다.” -어슐러 르 귄

 

180쪽

“엘리스와 마찬가지로, 도리스 (레싱) 역시 페미니스트로서가 아닌 사회주의적 통찰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기 바랐다. 그녀는 페미니즘의 교조적 측면과 감정적으로 진실을 말하는 방식을 경계했다.

 

297쪽

“그녀(오드리 로드)는 숨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평생 용감하게 그에 맞서 싸웠다. 두려움을 알면서도 목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 거짓말에 속으면서도, 자기 자신에 관해 진실을 이야기하려 노력했다. 혼자라고 느끼면서도 자기 주변에 조력자들을 두었고, 자기 삶에서 기쁨을 느끼는 걸 잊지 않았다. 그녀가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평에  썼듯이 "스스로 나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들 속으로 짓이겨져 산 채로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





도리스 레싱은 인간의 모순과 사회 문제를 깊이 파헤쳤고, 수전 손택은 예술과 정치, 문화를 넘나들며 사유의 지평을 확장한 비평가, 어슐러 K. 르 귄은 과학소설을 통해 성별과 사회,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펼쳤다. 이외에 오드리 로드(Audre Lorde, 1934~1992)

흑인 시인이자 활동가. 스스로를 “흑인, 여성, 레즈비언, 시인, 전사”라 칭하며, 차별과 억압에 맞선 글쓰기를 실천. 그녀의 시와 에세이는 분노와 사랑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시적 무기’로 변환시킨 작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 1944~ ) 『컬러 퍼플』의 저자. 흑인 여성의 목소리를 문학의 중심에 세운 인물. 여성, 특히 흑인 여성의 삶과 고통, 그리고 그 회복력을 소설과 에세이 속에 깊이 담아냄. 그녀는 또한 ‘여성적 글쓰기(feminist writing)’의 전형을 제시한 작가.

앤절라 카터(Angela Carter, 1940~1992) 영국의 소설가로, 기이하고 매혹적인 상상력으로 잘 알려짐. 『피의 방(The Bloody Chamber)』 같은 작품에서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새롭게 비틀어, 여성의 욕망과 권력, 억압을 환상적으로 드러냄. 기존 질서를 전복하는 카터의 서사는 페미니즘 문학의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

앨리스 닐(Alice Neel, 1900~1984) 화가. 현대미술에서 보기 드문 ‘인물화의 대가’.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 예술가와 지식인의 초상을 솔직하게 그려냄. 그녀의 초상화는 단순한 얼굴 묘사가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 존재를 증언하는 기록이기도 함.

위의 작가들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글쓰기와 삶 속에 늘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는 현실이 개입해 있었다는 점에 주목.

아이는 이들에게 시간을 빼앗고, 창작을 방해하는 존재, 동시에 아이는 새로운 사유와 감각을 열어 주는 존재이기도 하며, 모성(母性)과 창작의 긴장 관계를 탐구한다.

 

“여성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회가 부과한 왜곡되고 비인간적인 모성상을 자신의 내면에서 걷어내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일에 필수적인 지식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엄마가 되거나 되지 않길 선택한 여성, 여성을 존중하는 삶을 모색 중인 남성, 출산과 양육이 사회가 정한 규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들 모두가 반드시 거쳐야 할 책이다. -정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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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9-05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하하! 두껍고 예뻐서~~ 제가 좋아하는 책! 아직 안 읽은거 안비밀입니다.
요즘 폭풍독서하시는 건가요? icaru님? ㅎㅎㅎㅎ

icaru 2025-09-05 22:13   좋아요 1 | URL
헉스~~ 저도요 이 책 예뻐서 좋아하는 것도 있어요. 얼핏 보면 예쁘고 견고한 양장 다이어리인 줄요~~ 예전에 어언 10년전에 올해의 서재의 달인 엠블럼 부상으로 알라딘에서 주던 그 재질이어요 겉은..

icaru 2025-09-05 22:18   좋아요 1 | URL
알라딘 안 오던 1~2년 동안 어딘가에 끄적여놨던 감상평을 몰아서 올려놨는데,, 보니까 제가 유독 힘들었던 시간들을 서두에 징징대며 기록한 게 있어서 삭제하고 올릴까 하다가 그냥 두는게 맥락상 맞을 거 같아서 그렇지만 다시 읽어도 좀 그러네용 ㅋ

책읽는나무 2025-09-07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제목이 예뻐서 사다 두고….
사다 두기만 했어요.^^

2025-09-07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07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07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둔색환시행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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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쪽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그리 순조로울 리가 없지 않습니까. 불안을 가득 안고 출발해서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느새 막다른 길이 나오죠. 발이 걸려서 멈췄다가 제자리만 맴돌고 결국에는 팔방이 꽉 막힌 것 같아 절망합니다. 그러다 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죠. 소용돌이 속에 있을 때야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바로 그곳에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실감이 있고, 얼얼한 통증의 실체가 있는 겁니다. 그 현장의 공기의 감촉이라고 할까요? 저는 그 안에 있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510쪽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지내왔지. 제법 괜찮은 인생이었어. 어둠 속에서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의 인생을 간접 체험했으니까. 단 한사람의 인생치고는 호화롭다고 생각하지 않나? 현실이 중요하다 물리적으로도 도움 되는 것과 득을 보는 것이 최고다. 한 번뿐인 인생 후회없이 삽시다, 하고 싶은 일 하며 삽시다. 한데 말야 정말 그렇게 대단한 건가.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그리 훌륭한 건가?  대부분의 사람은 먹기 위해 자손을 남기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힘든 일을 겪어 가며 살아가지. 물론 힘든 일을 겪지 않는 사람도 있어. 그저 빈둥빈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긴 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며 기타 등등의 한 사람으로 살다가 죽지. 자네들이 충실하게 보내고 싶어 하는 자네들의 인생. 그 안에 진실은 없다고. 사실과 현실은 있어. 생활도 있고 감정도 있지. 가끔은 감동 같은 것도 조금은 있을지 모르지. 한데 진실은 없어. 인생 속에는 진실이 없네. 진실은 허구 속에서만 있네.   


온다 리쿠의 나이는 올해로 62세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15년 동안 써온 작품이고, 근래 들어 신작이기도 하다. 온다 리쿠의 작품이 늘 그렇듯, 제목이 왜이럼, 싶은데, 찾아봤더니 빛도 색도 흐린, 희미하고 애매한 세계.라는 뜻이라고. 수평선과 바다가 어렴풋이 녹아드는 풍경처럼, 애매함을 견디는 것이 어른의 자세라는 것을 전하고 싶은게 작가의 생각인 것 같다. 그가 50세 즈음 접어들었을 때의 깨달음과 맥이 닿았을수도 있다. 





특히 이 소설은 밀실 미스터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 내가 좋아하는 밀실 미스터리.) 본래 이 작가는 고풍스러운 저택이라거나 하는 어느 한 공간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크루즈이다. 배안에서의 이야기. 크루즈 여행을 해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굳이 말하자면 간접경험해보는 재미도 있다. 좀 거추장스러울 듯 하지만, 드레스코드 이런 것도 있는 것 같더라. 

 저주받은 (영화나 연극으로 제작하려 했던 관련자의 상당수가 죽었음. 자살이든 타살이든 사고사든)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의 사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이 책 관련자들을 크루즈에 모이게 한다. 이 소설과 관련된 꽤나 다양한 각계각층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이야기를 제작자, 목격자, 혹은 해석자의 위치에서 진술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작품 창작이란 무엇인지, 세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지를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거의 작가의 전신으로 보여지는 여성작가 고즈에가 소설의 전반부에서 후반부까지 주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작가는 재혼을 했는데, 재혼남편도 재혼을 한 것이고, 남편의 첫 아내는 저주받은 <밤이 끝나는 곳>을 각색하려던 작가였으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고즈에와 결혼한 것. 


한마디로 이 소설의 메시지는 진실의 애매함을 견디라는 것, 허구의 힘이란 존재의 애매함과도 같아서 진실을 알려고 애쓸 게 아니라 그 과정을 견뎌라, 인 듯하다.  온다 리쿠도 나이가 들은게지.


651쪽까지 언제 달려가나 싶었는데, 도 끝을 보았기에 기록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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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9-06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온다 리쿠의 책은 추리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 경게가 애매모호해서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찾아 읽지 않는것 같아요^^

icaru 2025-09-06 10:19   좋아요 0 | URL
저도 2014년도까지는 온다 리쿠를 일본 작가 중에 제일 좋아했었는데요~ 그 이후로는 조금은 덜 읽게 된달까 꿀벌과 천둥부터 버퍼링의 시작이었던 것같습니다. ㅎㅎ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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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2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속의 우수작 일렉트릭 픽션을 읽기 전까지는 알고 있지 않은 작가였다. 대상 수상자 예소연 작품에 대한 궁금함 혹은 갈망 때문에 거의 20년(2005년 한강의 몽고반점 이후니까)만에 사봤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니까.


이상문학학상 수상작품집 속의 우수작 

일렉트릭 픽션 중에서 


“삶이란 이미 뭉쳐버린 반죽 같아서 이것과 저것으로 분해할 수는 없지만, 그는 진짜 삶이라 부를 만한 것은 문 안에 있다고 느꼈다. 문 밖의 일은 문 안의 삶을 위하여 수행하는, 견디는 무엇이었다. 세상에는 반대로 사는 사람도 많았다. 문밖의 삶을 위하여 문 안에서는 몸뚱이를 씻기고 눕히는 일만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가졌거나 너무 적게 가졌기 때문이라 짐작하며,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 헤아려보기도 했다.”

 

“익명이 되려고 서로 최선을 다하는 이곳에서 자신이 505호, '여기'에 있다고 고백한 사람, 배려와 무례가 섞인 문장들이 아주 조금 열어놓은 문,. 그 틈으로 나는 김수영처럼 "혁명은 안 되고 방만 바꾸"느라 가구를 끌어 옮겼던 이, 자우림처럼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하는 기분으로 옷을 벗어 던지며 흥얼거린, 자신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믿었던 이를 돌아본다.”

 

일렉트릭 픽션에서는 1층의 필로티식 주차장을 빼고 2층부터 6층까지 스물다섯 가구쯤은 살지만 서로 마주치지 않기 위해 문밖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 도시 풍경에 흔한 빌라촌에 사는 '그'는 에너지 공기업의 한 사무실에서 유일한 계약직으로 일한다. 8년째 재계약을 거듭하며 같은 곳에서 일하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전 직원이 사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날, 나오지 않고 사무실을 지키더라도 아무도 왜 안 나왔냐고 묻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으로 추정(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할 수 있는 이 인물은 일렉트릭 기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데, 이는 단순히 악기를 배우는 것에서 넘어서 무기력한 삶에 작은 자극을 주는 소재로 설정되었다. 현대인의 무기력과 소외, 익명성의 빛과 어둠 등을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풀어냈기에.

8년째 계약직이라. 같은 자리에서 일하지만 이름조차 잘 불리지 않는 사람. 고용은 보장되지만, 그 보장이 곧 "갇힘"으로 느껴지기도 하며, ‘안정에 안주해야 하나, 아니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나?’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작고 반복적인 하루가 쌓여가면서, 그 틈새에서 발견하는 작은 자유, 예기치 못한 변화의 불씨, 계약직 신분 자체가 현대 사회의 노동 현실, 제도와 개인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는 장치가 되기도 하는데, ‘그런데 문 밖의 일은 문 안의 삶을 위하여 수행하는, 견디는 무엇이었다.’라고 했다.

 

일렉트린 픽션을 읽은 게 계기가 되어 찾아봤더니, 김기태는 이미 봤던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소개되었던 그 작가였고, 더 찾아봤더니 24년 국제 도서전에서 특별히 핸드폰에 사진으로 담아두기까지 했었던 바로 그 책이었던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로 들어가서


 


두 사람의 인터네셔널 중에서


롤링 선더 러브

 

“사람들이 클래식을 듣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마음을 증류해서 색과 맛과 향을 없애기. ”

 

“맹희는 자신의 따뜻하고 웃긴 친구에게 선물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전조등

 

“통계학이란 숫자 안에 숨은 메시지를 꺼내는 일이랍니다. 라는 옛교수의 말은 멋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메시지는 숫자 안에 숨은 것이 아니라 그가 참석하지 못하는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해진 결론에 봉사하도록 숫자를 가공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

 

“회사에서는 업무적인 유능함이 인간적인 호감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

 

“결혼이란 적령기에 옆에 있던 사람과 하는 것이며, 돈을 모으려면 꼭 해야 하지만 돈을 모아야지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죽음만큼이나 미룰수록 좋지만 사람 구실을 하려면 하긴 해야 하며,...”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듯 보이면서도, 자조하는 듯 미묘한 어조의 문제적 평범함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진지한 테마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쓰는 작가의 입장에서 철저한 서비스 정신 같은 것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말이 좀 싼티가 나는데, 포장하면 이런 것이다. 특정하고 숭고한 문학적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사회적 고충이나 대중 문화의 코드 등을 잘 버무려 평범함이라는 콩코물을 뿌려 주어서, 독자로 하여금 고단한 인생살이에서 한발짝 물러나 일상을 관조하게 한다. 약간의 유머도 한 스푼 넣어서. 그렇다. 소설가는 퇴근길에 당신, 책을 보는 독자들이 훨씬 인생살이 힘들게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설에 붙은 이희우 평론가는 이 작품집의 키워드를 다음과 같이 찾았다.

통속성- <롤링 선더 러브>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대중적인’ 유행과 접속하여 그 통속성을 사랑스럽게 다룬다.

핍진성- <무겁고 높은>의 고등학생 역도 선수 송희는 진로에 대한 일 때문에 승부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데, 승패를 떠나 무게와 힘에 집중하려고 한다. 사물을 규정하는 관습적인 정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물의 작동 방식을 기술하는데, 송희는 “바벨을 던질 때의 그 가벼운 느낌”에 천착하고 의미를 규정한다.

무난함- 요즘말로 육각형 같은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전조등>이다. 성실하고 유능하고 적당히 예의바르고 생애 주기에 따라 과제를 무난하게 수행하였고, 다음 미션, 그 다음 미션에 집중해 나간다. 하늘에서 떨어져 한쪽 전조등을 고장내 버린 기이하고 요상한 일이 있었어도, 이내 잊어버리고, 토끼같은 가족들이 있는 “예쁜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허구적이거나 모순된 보편성- <보편 교양>을 보면, 수험생 자녀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하아- 제목처럼 보편적이지 못한 교육의 왜곡된 현실을 목도하게 한다. 곽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교양을 전달하고자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자신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의 내면의 갈등은 실제 현상 교사들의 어려움을 대변할 것이다.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하시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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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8-3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가 이 책을 좋아해서 표지는 익숙한데 전 아직 읽어보기 전입니다. 8년째 계약직… 그 부분이 마음에 다 와닿네요. 8년째이든 15년째이든 모든 직장인은 결국 다 계약직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고용 보장이라는 건 이제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일…

자주 오시니깐 참 좋아요! ☺️🤩😎

icaru 2025-08-30 17:13   좋아요 1 | URL
저도 근래들어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을텐데, 뭐랄까요. 트렌디한 것을 반영한 작품에서도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시사점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막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맞아요 8년째 계약직이며 뭐 거의 정직이죠 ㅎㅎ 결국 다 계약직이죠..
거의 실시간 댓글 비슷하게 단발머리님께 글을 받으니까 우아! 되게 흥분되고 신선하네용

단발머리 2025-08-30 17:15   좋아요 1 | URL
자주 오시면 이런 흥분되고 신선한 순간들이 계약 연장됩니다. 최소 8년 이상이요 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5-08-30 17: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마을서재 마케팅부장님이셔 ㅋㅋㅋ

단발머리 2025-08-30 17:22   좋아요 1 | URL
진짜요?…. icaru님이 그러시다면 그렇다고 해야겠지요 ㅋㅋㅋㅋ제가 많이 부족해서 요즘 쪼금 스산한가요? 다시 한 번! 파이어! 🔥🔥🔥

잉크냄새 2025-08-3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동인문학상이 이윤기의 <숨은그림찾기1> 딱 한 권 있는데 헌책방에서 모아보려고 해도 이상은 많은데 동인은 안 보이더군요. 판매부수의 차이인 걸까요?

그리고 마지막이 너무 시크합니다.
네,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icaru 2025-08-31 13:25   좋아요 0 | URL
이윤기 와아 진짜 추억의 이름이라는 ㅎㅎㅎㅎ 잉크님 서재에도 책이 꽤 ~~~ 많이 ..그래서 집주인 노릇을 하는 ㅎㅎ 저는 그렇거든요 ㅠㅠㅠㅠ 이 작가는 동인문학상 수상하면서 데뷔했고, 이상문학상은 근래 들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듯해요. 동아일보 신출문예에 등단한것도 22년인가라는 것을 보면.. 제가 과제 완결력이 떨어져서 ㅎㅎㅎ 완결을 못 짓네요. 진짜 말하지 작품에서 할말이 더 많은데,,, 제가 방언 터질까봐 수습못할까봐 무서웠어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5-08-31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작년에 여기 저기서 추천하던 책이어서 눈에 익네요.
읽어봐야지. 하면서 그대로 잊혀져 있던 책입니다.ㅋㅋ
책 평을 보다가 어떤 분은 텔레비젼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을 어디서 본 것 같아요?
<솔로 지옥>같은 상황도 있나보군요.
근데 엘리베이터를 탈 때의 조심스러움!ㅋㅋㅋ
앞집과 맞닥뜨리면 어색한 순간의 초단위가 부담스럽긴 합니다. 엘리베이터 이야긴 엄청 공감되네요.
그리고 8년 째 계약직..ㅜ.ㅜ
암튼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로군요.
읽여봐야겠군요.^^

icaru 2025-08-31 13:29   좋아요 1 | URL
와 책나무님 어떤분의 텔레비전 보는 것 같다는 말 찰떡인데요!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딱 알겠어요. 저와 책나무님 어떤분의 텔레비전 보는 것 같다는 말 찰떡인데요!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딱 알겠어요. 저는 이 작가가 정말 기존 작가들하고 달랐어요. 요즘 소설가들을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유사한 풍의 작가가 있을 수도 있을텐데 제가 모르는 걸수도 있겠지만 ㅋㅋㅋ 계약직 8년은 일렉트릭 픽션이라는 작품인데, 이상문학상 25년도 수상집에 있는 작품이어요. 이 책은 아니고,,, ^^ ㅋ제가 막 헷갈리게 써놔서... ㅋ 이 책(두 사람의 인터네셔널) 뿐만 아니라 써낸 모든 작품이 기념비적이었단 뜻으로 돌려서 이해하셔도 되용.. 일요일 오후 우리 젊은 친구들 점심 고민하시는 건 아니시죠 ㅋㅋㅋ 맞다구요? 저도... 언제 다 키우나요... 졸업하고 싶어라

 

인생이란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것인가 보다. _ 필라테스 수업 한 강좌를 잃었지만, 유퀴즈 빌 게이츠를 만남.



원래로 따지면 본방으로 볼 수 없었을 프로그램이다. 이날 애매한 시간에 퇴근하였다. 배는 몹시 고파서 중간에 뭘 좀 먹었는데, 집에 와서 밥을 또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편이 병어찜 등 반찬을 다양하게 만들어놔서 저녁밥이 또 꿀맛. 과식의 경계를 가볍게 넘기고~ 티비 앞에 앉아 넷플릭스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2023)의 남은 부분을 본다고 앉았는데, 졸다깨다를 반복했다. 아 이 영화는 진짜 첨부한 다음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중고서점 주인이 건네는 한 마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불안을 그리는 천재라고 생각해요. 두려움과 불안은 다르다는 걸, 그녀에게서 배웠어요."는 영화에 스며든 시적 긴장의 중심을 짚어주는 언어입니다. 라고 누군가 그랬다. 가장 명징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다. 


식곤증에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어느덧 영화는 끝나 있었고, 현재 시각은 9시 20분이라고 나온다. 이건 결석 빼박이다. 필라테스 다시 시작한지 1년쯤 되는데, 오늘까지 하면 결석이 이틀이다. 첫 결석은 (내 기억이 맞다면) 엄마 수술 때문에 입원하셨을 때 면회일을 조정하지 못해서 가지 못했을 때이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참 어이가 없기도 하지. 티비로 변경해서 멍하니 리모컨을 돌리다가 유퀴즈에 멈췄다.


케데헌의 메기강 감독이 나오고 있었다. 뭐 그것도 뒷부분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바로 다음이 대박 빌 게이츠가 나왔다. 나는 대한민국의 예능프로에 빌 게이츠가 나왔던 저간의 사정이 궁금했다. 그게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인가. 혁신의 그룹으로 삼성을 꼽았고, 이재용이 핸드폰을 선물로 줘서 돈이 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조세호가 사진을 찍자고 청하자 조세호의 핸드폰을 보더니 자기 것과 같은 거라고 말한다.

 

다음 날,  방송 중에 그가 추천했던 책들이 궁금해서 중앙일보 기사를 검색했다. 
다음과 같은~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다. 햄버거는 실패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생각 주간'이라는 것을 둬 매년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책만 읽은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준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팩트풀니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3권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 대해 "혁신 역량이 뛰어난 나라"라며 "지난 20년간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책 검색한다고 백만년만에 알라딘 서재에 들어가봤다. 얼굴도 본 적이 없는 그럼에도 떠올리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서재마을 지인들의 발자국 따라 오후와 저녁 시간을 보냈다. 
끝으로 11년 전에 내가 끄적였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내 리뷰를 다시 봤다. 찌질하게도 제목 옆에 (작성중)을 붙였더라. 11년째 작성중이란 말임??? 
남편에게 빌 게이츠가 유퀴즈에 나왔다는 말을 하자, 알고 있다면서 빌 게이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성추문이랄지, 언론을 조정 했달지 ...
아 ..........정말이지 얘기가 왜 또 여기로 빠지냐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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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8-2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쩐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했더니 백만년 만에 이카루님 글이 올라와서 였군요.
자주 글을 접했으면 좋겠어요. 자꾸 몽글몽글해지게.

icaru 2025-08-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진짜 좋으네요! 주문진의 아드님 댓글이 페이퍼 첫머리에서 반짝거리네요 ㅎㅎ 일상 대화라도 나누고 싶기에 곧 즐거운 페이퍼 읽기 하러 잉크님 서재 반문하겠슴다!!

icaru 2025-08-2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 잉크님은 오타를 싫어하시는데 이거참 ㅎㅎ

단발머리 2025-08-30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은 알라딘 안 오시는 시간에도 여전히 바쁘셨네요~~ 필라테스 수업 멋져요. 저는 집에서 요가매트 펴놓고 홈요가 하는데 실제로는 동영상 틀어놓고 누워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잠들기도 하지요.
저도 빌 게이츠 영상 봤어요. 100만원짜리 문제 단번에 맞추었습니닼ㅋㅋㅋㅋ 놀라운 건 말이지요. 남편 분의 그 말씀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집에서는 제가 큰애에게 ㅋㅋㅋㅋㅋㅋ 너, 빌게이츠 왜 이혼했는지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5-08-30 10:42   좋아요 2 | URL
그니까 자장가 용도로 ㅋㅋㅋ 단발머리님이 그러신다면 그것도 신박한 운동 요법이 되는 것임. ㅋㅋ 저는 아주 진지한데요, 그게 그러니까 생존형 운동을 합지요 절박하게 그리고 또 밤에 잘 좀 자려고 ㅠ
근데 님 저희 남편님이세요? 이혼 이야기를 시작으로 애들과 저녁먹는 내내 도덕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이다.. ... ㅎㅎ은퇴 이후에는 거대한 재산을 쏟아 부으며 말라리아 퇴치, 백신 개발, 기후 위기 대응 같은 일에 “지구의 미래”를 붙잡듯 매달려 왔다는 거.
누군가는 여전히 그를 의심하고, 또 누군가는 “이만한 추진력을 낼 사람 또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저는 후자쪽인 거 같아요. 최근에 <빌 게이츠, 지구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김영사에서 나온 책을 볼 일이 있어서 더 그런 듯헙니다.

책읽는나무 2025-09-01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좀 커피 타서 자리에 앉아 icaru 님 서재에 바로 달려왔네요.^^
어젠 왜 그리 바쁜지? 평소 느긋한 주말을 보냈는데 말이죠.ㅋㅋㅋ
젊은 친구들 늦은 아침 챙겨 먹이고 오후엔 종교 활동? 한다고 통도사 절에 다 늦은 시간에 부랴부랴 다녀오고 빈 친정에 들러 마당에 밀림처럼 자라난 풀 뽑고…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네요.
저 퍼펙트 데이 영화처럼 좀 평온하게 사는 게 제 꿈인데 말입니다. 저 영화를 삼분의 이 정도 본 것 같아요. 보다가 잠들고, 일이 생기고…ㅋㅋㅋ 근데 저 서점 주인이 대화가 기억납니다. 저도 듣고서 오잉? 했었는데 딱 인용해주셨네요. 남자 주인공이 늘 집에서 독서를 하던데 어떤 책을 읽을까? 궁금했더랬는데 아..하이스미스 책을 추천받아 읽는구나. 나도 읽어보리라. 다짐만…ㅋㅋㅋ 그리고 전 그 영화에서 공원의 공중 화장실이 그렇게나 세련되고 깨끗하단 걸 첨 알았네요. 그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ㅋㅋ
우리 나라에도 공중화장실 괜찮은 곳들이 종종 있던데 대부분 이름난 공원 또는 휴게소 장소에 설치되어 있던데…
암튼 영화도 영화지만 남편분이 병어찜을 하셨대서 깜놀했네요. 병어찜 박나래 어머님 레시피를 유튜브에서 봤거든요. 한 번 따라해봐야지. 했지만 생선조림은 좀 자신이 없는지라…남편분이 요리를 잘하시나봅니다. 꿀맛이라 필라테스 수업도 결석하시고.ㅋㅋㅋ

빌 게이츠 저도 잠깐 봤어요. 진짜로 유퀴즈에 나오다니? 하면서 봤었네요.
빌 게이츠 본인이 젊은 시절엔 직원들을 쥐잡듯 했었다고 고백하는 걸 보면 보통 성격은 아닐 것 같아요. 성추문 거기다 아동 성추문 논란을 생각할시엔 저도 빌 게이츠에 대한 호감도가 확 떨어졌긴 합니다만..재산을 기부하여 기후 위기에 힘을 보탠 공적은 높이 평가하는 게 맞지 싶어요.
그날 저와 딸이 재산의 99%를 기부했대. 1%를 가지고 삼형제 나눠주고 남는 게 있나? 얘기했더니 대문자 T인 남편이 부자한테 1%도 죽을 때까지 써도 남는 돈이다.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 다 알아서 준비해놓고 기부했을 거다. 라고 말해서 또 듣고 보면 그럴 것도 같구요.ㅋㅋㅋㅋㅋ 그래도 전재산을 기부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예전에 유퀴즈에 경주 최씨 만석꾼 부자 가문의 후손이 나오신 걸 잠깐 봤었는데 그 집의 할아버님? 조상님이 나라를 위해 전재산을 기부했다고 하고, 현재 진주의 김장하 어르신도 거의 전재산을 국가에 기부하시고…이런 일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기부하려면 어서 부자가 되어야?ㅋㅋㅋ

이와중에 저 분홍 표지책 다시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갑니다. 저 책도 명사들이 추천 참 많이 하던데…그래도 icaru 님은 벌써 11 년 전부터 읽고 계셨네요.^^

icaru 2025-09-01 11:25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은 글부자 텍스트양도 질도 와아! 진짜! ㅎㅎ 유퀴즈에 경주 최씨 후손이 나왔었단 말이죠? 다음에 찾아볼 일입니다^^ 주변 지인중에 하이스미스의 책을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 저도 리플리 밖에 몰라요 그것도 원작을 읽었던 것은 아닌데~ 불안과 두려움이 다르다는 걸 글로 보여 줬다는게 막연하게 나마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뭐였을지 ㅎ 퍼펙트 데이즈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게 생략없이 그대로 나오는데, 다소 부담스럽기도 ˝왜 편집을 안 허냐!˝ ㅋㅋ 하면서 빌 게이츠는 자기가 자기입으로 직원들에게 엄격했다고 (후회하면서) 회상할 정도면 진짜 그때 아마 거대한 부를 축척하지 않았을지 싶기도요 ㅎㅎ
 
살림 비용 ㅣ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백수린 후기 / 플레이타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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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통합 도서관에 딱 한 권 밖에 없던 책을 빌렸던 터라 더 감질났던 거 같다. 드물게도 빌려 읽고 그냥 한 권 다시 구매한 책이다. 두께도 얇아서 마음에 쏙 든다.

작가는 이혼을 "남자와 아이의 안위와 행복을 우선 순위로 두어 오던 가정집이라는 동화의 벽지를 뜯어"내는 일에 빗댄 다음 자신이 자아를 찾아 가는 과정이 동화 벽지" 뒤에 고마움도 사랑도 받지 못한 채 무시되거나 방치되어 있던 기진한 여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퍼붓는 비를 맞아 가며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던 길에 그만 가방이 열려 장 봐 온 닭이 로드킬되는 걸 목격해야 했던 작가는 비에 쫄딱 젖은 채 집으로 돌아와 그토록 피곤한 날에도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소 자조적으로 말한다. "나는 혼자였고 나는 자유였다. 관리되는 것도 거의 없고 수도나 전기 같은 기본 시설마저 수시로 끊기는 집에 따라붙는 막대한 관리비를 지불할 자유가 내게 있었다. 식구를 부양하기 위해 목숨을 다해 가는 컴퓨터에 글을 쓸 자유가 내게 있었다."​​

기묘한 유의 수동적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일터에서 더 많은 직무를 맡기 시작했다. 집에서 남편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 한 것이다. 두 사람은 한집에 살면서도 별도로 생활하고 잠도 각방에서 잤다. 일터에서 까다롭고 보람찬 일과를 마치고 귀가했을 때 함께 영화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낼 사람이 있음에 여자는 만족스러워했다.

현대 가정을 둘러싼 변덕스런 정치가 한층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진 터였다. 내가 아는 혅대적이고 외관상 힘있어 보이는 여자 중의 다수가 다른 이들을 위해 가정을 꾸리고도 보금자리에서 느껴야 마땅할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집보다 사무실이나 다른 형태의 작업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후자에선 그나마 누군가의 와이프 이상의 지위를 누리기 때문이었다.

라고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내 인생에 대입해 본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눈치를 보는 인생인 것이다. 휴식할 곳이 그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나로 존재하는 이 삶이 수고로워 죽겠는데, 감내해야 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가치도 없는 그 보석들에 손을 뻗느니 검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 발로 통과해 지나는 편이 낫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생각이 많아지는 나.

​

가부장제 바깥에서 다른 형태의 공동체를 꿈꿀 자유, 누구누구의 아내나 엄마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존재할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내가 기꺼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

​


​

"글을 쓰다가 작은 구리 주전자에 터키 커피를 끓여 그 잔에 붓고 은 뚜껑을 덮곤 한다는 얘기를 하직 가게의 막내 형제에게 털어놓지는 못했다. 이건 내 글쓰기 일과의 작은 의례가 되었다. 자정부터 다음 날 이른 시간까지 진하고 향기로운 커피를 홀짝이다 보면 지면에서도 어김없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다. 글쓰기용 의자에서 한 발도 안 움직이고 밤을 거니는 방랑자가 된다. 낮보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슬프고 차분한 밤, 그리고 그 밤을 채우는 소리들,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 배관에서 올라오는 소리,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삐그덕대는 바닥 마룻장과 유령처럼 오가는 야간 버스 소리"

​

백수련 님의 에필로그


"손재주가 아주 좋았고, 집 안을 누구보다 깨끗하게 정리했고, 식혜나 고추장 같은 음식을 맛있게 만들었지만 할머니는 내겐 그런 것들을 조금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작가가 된 후 새벽까지 거실에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앉아 있을 때가 많았는데, 잠에서 깨 화장실에 가려고 거실로 나온 할머니는 그런 나를 볼 때마다 "아직도 그러고 있냐"하며 안쓰러워했다. "얼른 가서 자라, 병 날라"하지만 졸음 섞인 할머니의 목소리에 당신이 감히 꿈꿔 볼 수 없었던 어떤 고귀한 일을 하는 손녀딸을 기특해하는 마음이 한밤의 꽃향기처럼 비밀스럽게 배어 있다는 걸 나는 알았다. 아이와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것밖에는 몰랐던 사람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물질적인 삶'과는 다른, 할머니의 눈에 보다 숭고해 보이는 정신적 세계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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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06-1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님 , 정말 오랜만. 잘 지내셨지요?

icaru 2023-06-14 14:50   좋아요 0 | URL
우아 나인님 너무나 반갑고 궁금한 아이디예요!!
잘 지내시죠? 아드님은 이제 성년이 다 되었겠어요!!
저 종종 들어가서 사진과 페이퍼를 본답니다~

최근에는 먹고사는 일에 바빠 격조하였지만 ㅎㅎ

icaru 2023-06-14 14:51   좋아요 0 | URL
나인 님이 유튭으로 올리셨던 피아노 연주도 가끔 생각하는데요 저는 ㅋㅋ

책읽는나무 2023-06-1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드디어!!
마침내!!!^^

icaru 2023-06-16 16:13   좋아요 1 | URL
ㅋㅋㅋ 또 이 책하면 책나무님!!!

2023-08-04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23-08-04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아공 ㅎㅎㅎ

단발머리 2025-08-1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안녕하세요?
제게 항상 긍정과 칭찬의 댓글을 달아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예전 글 읽다가 달아주신 댓글 보고 인사하러 왔어요. 별일 없이 잘 지내시죠?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가장 큰 적은 역시나 한여름 무더위구요.
항상 건강하세요, icaru님~~ 심심하시면 한 번씩 놀러 오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