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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9-2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도 옆지기님이 찍으신 건가요. 어제 복순 아짐네 서재만 들어왔다 그대로 고꾸라졌는데 사진 참 좋아요. 근데 저 코스모스는 연출을 위한 소품인가요?

icaru 2004-09-2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뉘...대단해요...저도 몰랐어요...그냥...꽃이 비집고 있네....라고만 생각했지...그게 꺾어다 꽂아놓은 컨셉인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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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9-2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래포구에 아직도 저런 곳이 있었던가요.
소래포구 하면 두량짜리 협궤열차가 떠오르는데 결국 타보지 못하고 말았네요. 95년말인가 완전히 사라졌으니 이제는 다시 볼수 없는 풍경이 되어버렸죠.

superfrog 2004-09-2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가서 새우만 먹고 왔던 기억.. 오는 길에 엄청난 소낙비를 만나 고가차도 아래에서 비긋고 왔던 기억.. 저런 풍경을 어떻게 찾아내셨나요.. 올해도 가봐야 겠어요. 이번에는 좋은 사람들과 가야지..^^

icaru 2004-09-2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 냄새 님... 아...그 소문로 익히 들었던 협궤열차요... 저도 못 타봤네요...

금붕어 님..^^ 생각보다 포구가 작더라는... 저도 새우 귀신 붙은 아낙이라....새우 한 박스 사왔답니다... 원래는 배터지게 소금구이로 먹어볼 생각이었으나...상태가 그닥 싱싱하지 않아서...구냑 쪄먹고, 볶음밥해먹고, 라면끓일 때 넣어 먹고 했답니다...^^

포도도 특산물이래서 사왔는데...포도는 아주 달더라구요...

superfrog 2004-09-2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잉!!! 이번 주에 가야겠어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2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새우요, 엊그제 새우 먹으러 나갔다가 입만 버리고 왔다지요. 새우 왜 그렇게 비싼 거래요? 집에 가서 라면 끓여먹는 일 생기는 거 아냐, 이럼서 다른 싼 메뉴 하나 더 시키고 간신히 배 불려서 왔다는. 흑.

icaru 2004-09-2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도 새우 좋아하시나부다...!
해마다...가을철이 되면 저희 고향 동네의 인근 지역에서 대하 축제를 한답니다. 근데 한번도 못 가봤네요.....

근데..얘는 하늘을 보지 못한대요...그거 알고 계세요...

메시지 2004-09-21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선착장에서 회 한접시 받아다가 소주 몇 잔 마시고 돌아오던 적이 있었지요.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모텔과 횟집이 존재하는 희귀한 포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쩝

icaru 2004-09-2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 님...으아...참으로 낭만적인 추억이 있으셨네요...
아흐...! 갓잡은 생선의 살...!! 거기에 어우러진...소주의 톡쏘는 칼큼함..!!

비로그인 2004-09-21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래포구..이름도 이뿌고..참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포구인데 모텔과 횟집이라뉘...안타깝네요. 근데 메시지님, 드뎌 복순 언니네 별에도 착륙하셨구만요. 헤헤, 여그서 만낭게 반가워요. 아, 복순 아짐여. 저, 오늘 추어탕에 쐬주 한 잔 걸쳤숨돠. 아..뭉글뭉글 풀어지는 이 느낌..꺼어억~

icaru 2004-09-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영양만점...추어탕에 쐬주라...
환상입네다...
아흐...나는 술꾼 아낙...
복돌언니도??

2004-09-22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4-09-2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 님 헉...저 쓰러졌슈..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 속에서 동구라는 아주 착한 소년을 만났고, 그 녀석의 가족 이야기 때문에 나는 울고, 웃었다. 동구네 할머니를 보면서 엄청 무서우셨던 살아생전 우리 친할머니도 생각났고, 나를 가르쳤던 초등학교 적 선생님 생각도 났고, 이상하게도, 지금은 이빠진 호랑이신 우리 아버지가 내가 동구만할 때의 젊으셨을 적 생각까지 부쩍 많이 났다.  이 소설은 동구의 이야기를 따라서, 잠깐 나를 어린 시절로 돌려 놓았던 듯하다.


사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면적인 성숙을 불러오게 하는 ‘부조리하고 흉폭한 세계’와의 맞닥뜨림이 필요한 듯하다.

한 친구에게 나는 그런 것을 물은 적이 있다.

“너는 니가 언제부터 부쩍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나.”

친구가 말했다. “나는 열한 살이 되도록 산타클로스가 실제로 있는 줄 알았다. 엄마 아빠가 그만큼 곱게만 키워 주셨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사업에 크게 실패하시자, 이후 가족들이 전셋집을 전전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곱고 편안하게만 자라왔는지 알았다.”

이 친구에게 내면적 성숙을 위한 “흉폭한 세계”와의 대면은 바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라는 사건이었던 것이다.


여기 착한 동구에게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각설하고......


심윤경의 글은 ‘언어의 마력을 갖고 있다’ 둥의 책 뒷표지의 평론가들의 칭찬이 하나도 과장이 아니다 싶게, 글을 잘 썼다.

작가의 글이 빛나는 부분은 그러니까, 작가가 이건 정말 잘 하는구나 하고 생각되는 부분은 ‘서사’이다.

주리 삼촌과 선생님의 등 뒤로 훔쳐본 어지러운 어른들의 세상을 들어내는 방식이라든지, 소설 속 등장 인물의 성격을 섬세한 내면의 변화를 ‘서술’하거나 일일 ‘직접 표현하는’ 방식을 쓰지 않았다. 그는 독자들이 탄복하며 알아차릴 정도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도록 글을 썼다. 이걸, 사람들은 ‘밀도 높은 서사’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동구는 어른스러워서"라는 박 선생님의 칭찬에, 선생님이 자신을 어른으로 생각한다며, 기뻐하는 동구의 모습.   흡...동구가 나로 하여금 오랜 동안 미소짓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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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4-09-1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은 꼭 읽고 보고 싶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1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또 늦었네요. 이 책 사다놓고 있었는데 님이 먼저 리뷰 올리셨네요. 역시... ^^ 그동안 두문불출하면서 책을 파셨군요. 흥. ^^

icaru 2004-09-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켁켁...

님 리뷰도 기다릴께융~!
 
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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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아이인 꼬마 월트 녀석이 사부를 만나면서 공중 부양술을 익히게 되고 인생도 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폴 오스터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가벼운 소설이라 들었는데, 나는 왜 이 소설이 서글픈 것인지 모르겠다. 월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형재애를 느꼈던 이솝 형아와 부모애를 느꼈던 수우아주머니, 그 두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한 사람은 흑인이고, 한 사람은 인디어의 후예라는 이유로 무지막지한 KKK 단원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게다가 예후디 사부 마저도 슬픈 운명에 처하기 때문에? 

 

그 모두가 이유가 되겠지만, 가장 날 씁쓸하게 만든 것은 더 이상 날 수 없게 되고, 또 사부까지 잃게 된 월터의 그 이후 삶에서, 더 이상 인생을 송두리째 걸고 싶어하는 큰 목표를 상실한 사람에게 보이는 징후 같은 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힘들었지만. 그 때가 좋았던 것일까. 이솝 형아도 있고, 수우 아지매도 있고, 비록 이 되바라진 월터 꼬맹이에게는 쉽지 않은 수련의 과정(? 월트는 사부의 무시와 비난과 냉대가 너무 싫었지만, 공중 부양시키는 기술을 전수해 주겠다는 말에, 시키는 것은 다하는 인고의 세월을 지내게 된다. 말오줌을 먹으라면 먹고 개똥을 먹으라면 먹고, 다락방에 매달아 놓은 로프에 고치처럼 거꾸로 매달려 있기도 했다.)을 겪었지만, 첫 공중 부양을 하던 그 때가 황홀할 만큼 행복했던 거 같다.

 

힘겨운 과정을 거쳐 공중곡예사가 되지만, 더 이상 날 수 없어지는 현실. 그리고 제 2의 인생을 암흑가에서 보내게 되고, 그 곳에서 언뜻 성공한 인생인 듯 살아가게 되지만, 야구선수 디지 딘에 대한 이상한 강박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를 죽이려다 살인미수에 그치고 암흑가의 영광은 허물어진다.

 

 

이 책의 원제는 미스터 버티고다. 고소공포증. 멋지다. 내 꿈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인데, 내가 가장 두려워하곤 하는 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산의 절벽이나 고층 건물의 옥상 난간을 아슬아슬하게 넘어다니는 것. (두번째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것으로 꿈 속에서의 나는 같은 작업을 수백수십 번 반복해한다. 아주 징그러운 꿈이다.)

 

고소공포증을 느낄 만큼 인간사도 상승고가를 치달아 끝간 데까지 올라가 볼 때도 있지만, 그것은 반드시 떨어져 추락하게 되어 있다. 월트가 공중 부양을 하게 되었지만, 곧 지독한 두통을 얻게 되었듯, 사부 때문에 혹독한 나날들을 겪기도 했지만, 또 사부 때문에 행복한 날들이 더 많았듯,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전혀 감 잡지 못하겠다. 그것이 이 소설의 교훈이다.    


밑줄 그은 부분


남자건 여자건 아이건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는 내면에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집중만 한다면 누구라도 내가 원더보이 월트로서 달성했던 것과 똑같은 위업을 다시 이루어낼 수 있다. 물론 그러려면 당신 자신이기를 멈출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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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9-1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원제가 멋지군요. 인생이란 걸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일 듯싶어요. 그런데 딴소리, 제 가까운 사람 중에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전 그 방면에선 의외로 담담한 편이에요. 그래서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가슴으로는 잘 모르겠는... 대신 꿈을 좀 무서워해서 글쎄, 꿈 공포증이라고 해야 할까요... ^^ 잡담을 늘어놓다 가는군요. 헤헤.

icaru 2004-09-1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원래 삼천포 이야기가 더 재밌지요~
저도 실상에서도 보다 꿈에서 높은 곳을 더 무서워하는 듯 해요... 제일 무서운 것은 절벽에 두 팔로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는 꿈인데...

꾸고 나서 그런 생각해요... 다음에 또 꾸면...그 땐 두 손을 과감하게 놓아버려야겠어....라고요오...

잉크냄새 2004-09-1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것 같네요. 보관함에 들어갑니다. 더이상 인생을 걸만한 큰 목표를 상실한 인간에게서 보이는 징후가 무엇인지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님은 몰래 숨어서 책만 읽나 봐요.^^

비로그인 2004-09-17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전혀 감 잡지 못하겠다. 그것이 이 소설의 교훈이다.
오오, 멋진 리뷰에요. 저 마지막 문장들이 더욱..근데 거 봐봐요. 바쁜 척 하심서 계속 책을 읽고 계셨어..암튼 전 아슬아슬하게 경사진 계단을 내려가는 꿈, 정말 무서워해요.

icaru 2004-09-1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께...일독을 권하고 싶습죠~!! 추석 휴가까지는 책 많이 읽을라구요...언제나지만...계획만 잔뜩이랍니다......추석 이후로다가.....하기 싫은 일...어려운 일 복잡한 일...정리해얄 것들...다 미뤄 놨기 땜에...

그때되면 또...그저 하루야 무사히 가라 함서...책과는 상관없이...멍청히 지낼거이 뻔할뻔~자인디요.....

복돌언뉘...언니는 항상...제게 칭찬을 넘치게 해 주세요...절반 깎아서 받구..기뻐할께유~!

Lethe 2004-11-09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 폴오스터 매니아들이 하도 많아, 본의아니게(?) 그의 많은 작품을 읽었죠. 근데 저랑은 좀 감성코드가 안맞는듯 했어요. 근데 이게 그나마 제일 재밌더군요. 앗 뭐더라... 제목 잊었는데, 사라진 영화배우 이야기랑요. 그게 뭐더라......

icaru 2004-11-1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영화배우 이야기라~ 그게 뭘까나...



안녕하세요! 레테님...! 님은 공중곡예사가 젤...재밌으셨군요...음...역시...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작품들이랑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거 같아요....

제가 읽은 바에 의하면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명원 지음 / 새움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글을 편히 읽지 못한다. 문학 평론을 하는 그가 쉽게 글을 써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몇 줄만 읽어도 알 수 있기에, 나도 편안하게 그의 글을 읽어내지 못하는가 보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라는 이명원의 이 책.

마음이 소금밭인 것은 어떤 것일까. 대충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소금밭일 때, 이명원은 책을 읽고, 글을 썼지만 나는 어떻게 대처했던가 생각해본다. 나는 그저 조용히 무덤 속 같은 몇일 보내고는 서서히 나를 괴롭힌 심각한 사안에 대해 잊어버리는 방식을 택하며 살았던 거 같다.


지금의 내 마음도 전전긍긍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책은 내 이해의 맥락에 닿는 부분에 한해서는 아픈 곳을 위무해주고 또한 깊은 울림까지 주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직함은 문학비평가이지만, 이 책은 그가 문학을 포함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여러 매체를 접하면서 품은 여러 단상이랄까 생각들을 엮은 책이라서, (소금밭 같은 마음으로 도서관에 가, 책을 읽고 쓴 이 글들일지라도) 사실은 허리끈 조금 풀고, 편안한 자세로 읽어도 된다.

 

그의 지적에 크게 공감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던 부분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문학계에서의 통칭 ‘후일담 문학’이라는 용어에 대한 그의 말. 이 용어는 80년대에 정력적으로 진행되었던 진보적 실천행위를 냉소적으로 부정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90년대 이후의 현실을 환멸적으로 추수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끄덕끄덕...)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는 복거일의 주장과 유사한 것이 수백년전 박제가에게서 있었다. (그의 책 <북학의>를 읽고) 복거일의 주장과는 또 조금 다른 뉘앙스지만, 시대적인 맥락은 이랬다. 당대 조선사회의 위기를 청나라 문명의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 돌파하고자 했던 박제가의 의욕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박제가는 중국어가 문자의 근본이며, 문명어이며, 언문의 일치가 중요함을 강조, 조선이 청나라와 같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언문으로 표상되는 조선어를 버리고, 중국어를 국어로 활용할 필요하기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인재 등용의 루트를 다변화할 것을 주장했다. 

박제가의 이 글을 통해 한 사회의 타락과 몰락을 제어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사회적 모순이 심각하게 돌출되고 있는 그 순간에 이미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 등잔 밑의 정책 대안을 지배층이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민중의 고난은 감당할 수 없이 심화되곤 했다는 사실이다.

박제가가 고뇌 속에서 정책적 대안을 구상하고 있던 때나,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지금의 현실이나 민중들의 고통은 여전하지만 지배층들의 한심하기 짝이 없는 권력 투쟁은 그 끝을 모르고 전개되고 있다. (끄덕끄덕...)


이 책이 흥미를 발하는 결정체를 사실 나는 다음과 같은 장에서 꼽고 싶다. 무언고 하면, 비평을 하는 비평가 자신(이명원)이 도데체 독자들이 비평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하고, 답한  것.  이것은 어쩜 비평가 스스로에게 거는 가혹한 질문일 수도 있다. 그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다음과 같이 한다.


첫째, 인식의 새로움에 기여하는 비평을 발견하기 힘들다.

지적 쾌락을 선사하는 좋은 비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관습적이고 상투적인 사유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둘째, 육성이 담겨 있는 비평을 찾기가 힘들다.

깊은 감동을 주는 비평은 싸늘한 분석적 논리에 기반을 한 것들이 아니라, 비평에서 비평가 자신의 고통스런, ‘육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체취를 내뿜는 것이었다. 비평에서 육성이 사라질 때, 한편의 평론은 수학능력시험 대비용의 문학 자습서와 비슷한 운명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셋째, ‘지식 잡화상’과 같은 비평가의 태도도 문제다.

지식 잡화상인 비평가는 기이한 열정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잡다한 지식을 동원하여, 지랄탄을 쏘아 댄다고. 독자들은 이러한 비평에서 자신의 무식이 추궁당하는 느낌에 빠졌다가, 시간이 지나 그것이 한갓 언어의 사기술에 불과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비평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거두어 들인다. 무관심이 복수라고.


넷째, “주례사” 비평의 토양에서 자라난 비평 전반에 대한 독자들의 불신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밖에 끄덕여지는 구절들이 많았다. 모방송사의 <느낌표!>라는 프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생각들. 아, 그리고 언론상에서 ‘사회지도층’이라는 표현을 접할 때마다 한국사회가 언어 생활의 측면에서 보자면 중세적 신분사회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지도층'이라니, 누가 누구를 지배한다는 것인지.)


‘사회지도층’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표현이 이 뿐일까. '경쟁력, 퇴출, 왕따, 조폭, 홍위병'과 같은 유쾌하지 않은 단어가 세상에 버글버글하다.

언어를 순화한다는 것. 글쎄.....

언어가 바뀐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상이 더욱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또 그러한 세상을 열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가 온다면, 우리들의 국어사전도 풍요로워질 것이다. 왜냐 하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니까.


밑줄 친 문장

 

"그들(김현과 김윤식)이 패배자인 것은 그들의 문학과 삶의 실천이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라, 승리를 불가능하게 하는 놀라운 것은 그들이 패배자임을 인정하는 순간, 그들은 오만한 승리의 잔을 들게 된다는 사실에 있다. 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는 것은 운명을 거역하는 자의 오만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 오만함은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패배에 우리가 마음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비평에 깃들인 이 근본적인 불가능성을 가장 예민하게 사유한 비평가는 김현이다."


 

"멋부린 문체라는 것이 뻔히 보이는 글을 읽기에 내 인내심은 걸맞지 않다.

기형도의 어조를 흉내내, 잘 있거라, 짧았던 읽기여! 이렇게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느낌표가 따발총으로 이어지는 문자들을 발견하면, 숨가쁘기보다는 안쓰러워진다. 전혜린이 살던 시대나 어울릴 법한 새벽의 감상은, 역시 완연한 올드 패션이다. 소설가 김훈의 문체를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 아득한 뱀을 연상하게 만드는 문장들은, 언어적 페티시즘이다. 적어도 소설은 문체의 충만을 넘어서는 곳에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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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4-09-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랄탄에 한 표/김 훈의 문체에 대한 표현에 한 표. 그나저나 더빙의 목소리와 비평가들의 목소리는 왜 저렇게 듣기 거북한 번역체인지.

icaru 2004-09-1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단어에서, 피식 웃음을 자아냈네요. 지랄탄...ㅋㅋ... 그리고 김훈의 글들...특히...<밥벌이의 지겨움>을 산만하게 읽어냈던...내게....저 글이 김훈 글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거리를 제공했어요...^^
아 그리고...제가...말씀 드렸었던가요... 너무 낡은 세상에 너무 젊게 오다...(?) 라는 책...이요...책 표지가 연두색이라서..홀딱...반했다고... 이 책도 그렇네요 ^^*

내가없는 이 안 2004-09-1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론가로서는 가슴 쓰릴 비판을 했군요. 저도 지랄탄 표현에 끄덕끄덕합니다. 도대체 그 잘난 자기만의 해석들을 왜 그리 자신있게 쏟아낼까 싶을 때가 있죠. 문학평론이니 영화평론이니 하다못해 주식시장 해석까지. 그런데 김훈의 소설을 읽을 때는 글쎄 문체라기보단 이미지라는 느낌이 들던걸요. 저걸 유려하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그의 소설에는 마음을 두게 되니 참...

superfrog 2004-09-15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평가뿐만 아니라 온갖 잡스런 정보들로 글을 쓰는 인간들도 있죠.. 역겨워요. 뭘 느꼈는지에 대해, 그 책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없고 오로지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음을 뽐내는 글쓰기는 정말이지 짜증납니다. 그리고.. 지도층! 저도 지도층이라는 표현만 나오면 발끈발끈해요.. 아니, 내가 왜 저런 쓰레기한테 지도를 받는다는 거지? 헹헹!! 한다죠..^^;;;

호밀밭 2004-09-15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소금밭이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지금 제 마음이 꼭 그런데 이럴 때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몰라서 추리 소설을 잡고 있어요. 비평에 대한 책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어떤 것을 비평하는 글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비평가라는 직업도 참 하기 힘든 직업 같기도 하고요. 지도층이라는 말, 참 싫어하는 말이었구나를 느끼고 가요. 이 글 참 좋은데 저는 엉뚱한 말만 하고 가네요.

2004-09-16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4-09-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김훈 소설 좋아하시는구나~~!!
그가 쓴 “내가 읽은 책과 세상”도 좋은 책이더라구요.... 98년에 사 읽었었는데....
절판되었다가 다시 표지 바꾸고 나오는 거 같더라구요..! 반가웠어요...

모모엄니 오랜만유!! @@!!!
님이 코멘트 보노라니....제게도...짜증으로 기억되었던 책 하나가 생각나네요...님은 어떤 책에 열받으셨을까...궁금해요.... 하긴...불쾌한 글은 사실...기억할 가치조차 없는지도 몰라요....!! 그죠?

호밀밭님...!
소금밭에서도 호밀이 자랄 수 있을까요?
이건 여담인데... 잔디는 잘 자란다지요. 소금이 잡초를 없애 주어서 잔디가 잘 자라게 한대요... 헉... 제가 무슨소릴 하고 있다지요...
님 힘 내세요...!
저도 허수선할 때는 추리 소설 같은게 잘 읽히더라고요.... 님 요즘 뭐 읽으세요?

hanicare 2004-09-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님이 그 분의 소설에 마음을 두고 계신다기에 갑자기 김훈을 1그램이라도 더 좋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용서하시와요 흑흑.그건 개인의 취향이지만, 누가 내 취향을 깎아내리면 내 마음도 깎여 내려가는 듯한 아픔과 상대에 대한 미움이 쿡쿡 마음을 쑤시더군요.그런 점에서 혹시 호밀밭님도 김훈을 좋아하셔서 마음 상하게 한 건 아닐까....(아 참. 여긴 복순이 언니님 서재인데 내가 이렇다니깐 허둥지둥 퇴장)

내가없는 이 안 2004-09-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여기 재미있어요. 다리 걸러 걸러 오다 보니 복순이언니님네서 하니케어님도 만나고. ^^ 김훈요, 그거 참 이상해요. 전 김훈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에세이는 참 듣기 싫거든요. 도대체가 감정이입이 안 되어서. ^^ 그런데 소설은 마음에 드니 그게 좀 이상하죠. 뭐 사람 취향이 다 다르니 1그램이라도 더 좋아해볼 여지가 없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저 맘 안 상했는데! (그나저나 복순이언니님 서재에 와서 참... 저도 허둥지둥 퇴장) 복순이언니네가 문 열어서 너무 좋아요. ^^

비로그인 2004-09-2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마음이 소금밭.....아니지 콩밭에 가있답니다. ^^* 이명원의 타는 혀가 이번에도 님의 맘을 사로잡은 것 같네요. 그의 신간 소식은 반가움이면서 동시에 지적 긴장을 안겨다 주죠. 저도 이 책 읽은 지는 한참이나 됐는데, 리뷰는 아니더라도 밑줄 친 부분만이라도 다시 한 번 훑어 봐야 겠어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님....그리고 감사해요. ^^

icaru 2004-09-2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냉열사 님이닷!!!!!
님의 책을 고르는 코드랄까, 안목이 예리하십니다....

전 실패하는 책들도 많은데...!!

제게 감사하다니요...제가 님의 따따블로 감사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