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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3-0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비공개 방인데... 댓글 남기면 안되는건가요? 사진이 넘 좋아서...^^

icaru 2005-03-0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댓글 남겨 주세요!!!
 
살바도르 달리 - 어느 괴짜 천재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 human RED 001
살바도르 달리 지음, 이은진 옮김 / 이마고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달리가 쓴 자신의 이야기이고, 그의 작품은 한 점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 책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무엇은 얻어가지 못하리라 생각했었더라?

일단 기대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첫째 그의 나이 36세 때에 쓴 것이기 때문에 한창 조명 받던 인생 후반기(그는 84까지 살았습니다.)에 대해서 들을 수 없다. 즉, 달리가 달러와 예술성을 맞바꾸었다는 평가에 대해 이 책에서 그 이야기의 진원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둘째, 달리는 자기가 ‘세계의 배꼽’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도취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여느 자서전에서 볼 수 있는 한 인물 개인의 고뇌와 회고 같은 걸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기대하여 들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달리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나와 같은 사람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러니까 달리에 대한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을만큼 부담을 주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한 인물의  ‘천재성’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했다는 것. 그의 특이한 행동들을 통해서....진짜...괴상망측한 사람이로구나... 
 
달리는 천재였다. 이 천재라는 말 뒤에, 광대, 쇼맨, 괴짜 세 단어도 붙여 주어야 할 듯하다.  만약 하느님이 우리에게 천재성을 주겠노라고 한다면 오롯이 그 천재성을 받아들이겠다고 할 수 있을까?
외줄을 타는 것과 같은 험하고 아슬아슬한 길을 걸어나갈 수 있는 용기가 내겐 없을 것 같다. 달리가 싫어하던 말, ‘둥글둥글 세상 그렇게 사는 거야’라던, 나는 그렇게 사는 게 천성이고 팔자 같아서. 하지만 이렇게 튀어나온 못과 같은 예술가의 삶의 접하노라면, 마음 속에서는 이상한 일렁임이 일어난다.

“나는 오직 두 가지만을 원한다. 내 아내 갈라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도 불가능하고 미묘한 기술, 늙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달리의 천생배필이었던 아홉 살 연상의 여인 갈라는 이 책에서 달리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  스물 두살에 달리는 시인 폴 엘뤼아르의 아내 갈라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이후 갈라는 달리가 유년과 청소년 시절의 자뭇 철없어보이는 각종 기행들과 무분별과 빠이빠이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는 갈라를 통해 생을 사는 기쁨의 원칙들을 다시 배운다. 그는 그의 개성을 몰살시키지 않고도 그를 괴롭히던 여러 괴벽들을 내던졌다. 이 모두가 갈라 덕택이었다.


“<기억의 영속성>은 달리의 그림이 반대중적이라 팔리지 못한 것이라 예언했던 쥘리앙 레비의 빗나간 예측을 입증하지 못했고 팔리고 또다시 팔리면서 결국에는 현대 미술관에 안착되었다. 내 그림은 그 미술관에서 필경 가장 대중적인 작품일 것이다. 나는 지방 아마추어 화가들이  그 그림을 모사한 것을 자주 목도했는데 흑백 사진으로만 나의 그림을 보았던 화가들인지라 색깔은 마음대로 칠해져 있었다.”
---> 우리에게 ‘잃어버린 시간’이라고도 알려진 그의 흐물흐물한 시계 그림은 그의 초기 작품이었다. 이 그림은 사실 한번 보면 잘 잊히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달리가 두통에 심하게 시달리던 어느 날, 식탁에서 치즈를 보다가, 잎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올리브 나무를 보다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무슨 계시처럼 어둠 속에서 흐물거리는 시계 두 개가 떠올랐고, 두통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이것을 그림에 옮긴 것이 우리가 보고 있는 <기억의 영속성>이다.   이 당시만 해도 달리는 유명세는 있었는데, 수중으로 돈이 들어오지는 않았던 모양으로 이 책에서는 돈에 쪼들려하는 달리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달리와 갈라는 그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알도록 내색하지 않는 것이 자신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듯하다. “옆사람의 동정은 사람을 죽인다”라고 갈라는 달리에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진짜 힘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마지막까지도 천재성과 기품을.) 
 
스페인 내전은 나의 사고의 흐름이나 그 상승 곡선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내 마음속에 모든 혁명에 대한 혐오감을 더욱 강렬하게 심어놓았다. 그렇다고 반동이 되고 싶지도 않았던 나는 불활성 물질처럼 피동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늘 달리이고 싶었다. 내 주변에서는 하이에나 같은 여론이 내게 선택을 강요하며 짖어댔다. 히틀러냐, 스탈린이냐., 나는 오직 달리일 뿐이다.”
 --->그의 나라 스페인이 내전과 세계 대전을 치루며 죽음과 파괴의 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달리는 르네상스라는 미래의 스핑크스에 대해 골몰했다. 그는 얼핏보기에 반인도주의적이다. 실용적인 실리주의의 세계에 반대하는 사치스러운 상상력의 복수의 카드를 내밀곤 하는 인물이다. 귀족적이고, 미학적이며, 편집증적이다. 이것이 그의 독창성의 전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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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3-0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이사람의 전시전을 보고 왔었는데...그의 작품들은 꽤나 충격적이더군요!
정말 광기어린 천재성이 깃들어 있는듯 하더이다.
그리고 어느정도 괴짜기질도 있었구요!
그렇기에 그만의 독특한 예술작품들이 쏟아져 나온게 아니었을까? 란 생각을 해봅니다...그런 그가 이책을 썼단 말이지요?..음~~~^^

kleinsusun 2005-03-0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산지 한참인데 아직 안 읽었네요.
달리 전시회 다녀온 날 바로 주문한 책인데....
멋있네요. 오직 내 아내 갈라를 사랑하는 일....어디 달리 같은 남자 없나? ㅋㅋ

2005-03-01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0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 님 오랜만이죠^^ 반가워요~ 저도 책 읽으면서 전시회에 가서 직접 그림 보면 정말 좋겠다 했었어요.. 누구는 그의 그림이 경건하다고 하더라구요... 이 책만 봐서는 그의 그림이 어떠했을지 예측이 안 되거든요... 경건할 거라는 생각은 더더욱 안들고요 ^^ 그가 쓴 자서전은 이거 말고도 또 있는거 같아요... 전방위 예술가 라는 수식어가 붙던데... 이 사람이 각분야에 달려 들었나봐요...하기는 서른 여섯살부터 자서전을 쓴다고 하는 사람인데 ^^

클라인 수선님... 이 책 있으시군요... ^^ 아홉살 연하의 남자... 예전 같으면 연인으로는 상상이 좀 안 되었는데... 이제 제 나이도... 하하 아홉살 연하면 대학생인거 있죠... 군대 안 가는 케이스로 치자면 그것도 졸업반이구요 .,..

속삭이신 님.. 호오... 저도 다른 지인들 뵈면서 그런 생각했었거든요... "저 분은 리뷰 쓰는 게 직업 아닐까... "
음...전 좀...걱정입니다... 이 노릇이 무슨 강박증 같아서요...

파란여우 2005-03-0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 전시회에 갈 때 이 책을 먼저 읽고 갔더라면 그나마 그림을 보는 안목이 생겼을것을....그리고, 정말 수선님의 말씀마따나 어디 달리같은 남자 또 없어요? 복순이 언니님은 닉네임을 바꾸세요. 서평의 복덩어리가 어떠심이...제가 이래뵈도 추천 단추는 누르고 요런 말을 하고 있다죠...흐흐^^

내가없는 이 안 2005-03-02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위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달리는 언제 보더라도 유쾌한 사람처럼 보이니 그것도 참 톡특한 일 아닌가요?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달리와 마그리트가 나오는 그림책을 한 권 봤는데 역시 거기서도 유쾌함이 철철 넘치는 사람들로 나오더군요. 그것도 재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내면에선 분명 유쾌함이 치고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거쳐왔을까 싶은데 이렇게 철없이 바라보는 저같은 관객에겐 마냥 유쾌한 화가로 보이니 말이죠. 전 그래서도 천재란 생각이 들었다는. 하하.

잉크냄새 2005-03-0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서부영화 주인공 같은 이름의 이 양반이 사뭇 유쾌하게 여겨집니다. 천재, 괴짜... 이 두 단어는 분명 엮이어 살아가는 운명의 단어들 같아요.

icaru 2005-03-02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아직 달리 그림을 전시회를 통해 본 일이 없는 저는...... 그나마 순서를 지킨건가 몰라요... 책은 어떠하거나 읽었으니까는요 ^^ 파란여우님...또 칭찬해 주셨네요...에고 쑥쓰러워 그치만...이맛에 삽니당..

아...달리와 르네 마그리트가 공동작업한 그림책이 있군요...정말 보고 싶어요....
이 책에서 르네 마그리트 이야기도 나오거든요...둘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에 대한 첫인상을 삐적마르고, 말수가 적다....라고 표현했더라고요.....
잉크냄새 님...옷...! 서부 영화 주인공?? ㅋㅋ 달리..

2005-03-03 0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0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르네 마그리트는 남잔가 봅니다.  >.< ..
이 김에 르네 마그리트에 대한 관심이 동하네요...
 굉장한 그림 하나를 검색했어요~ ~

 



▶뭘 봐? 아예 벗어줄까?◀    내용출처 : 미술 칼럼니스터 "김영숙" 님의 글 중에

노골적으로 얘기해서, ‘그만 좀 봐라’. 아무리 본능이라지만 야릇 한 눈매하며, 손가락 만지작거리는 것까지. 여성 특유의 직관에 모조리 포착되는 남성들의 ‘성욕’에 모욕감마저 느껴진다. 어째주랴. 다 벗어줄까? 그럼 보려우?

가끔 TV 오락프로를 보면 짓궂은 질문이랍시고, ‘당신은 여자를 볼 때 어디를 먼저 보시나요?’ 라고 묻는다.

어떤 이는 눈을 본다고 한 다. 호수처럼 맑은 눈이면 그 사람 성격도 맑을 거라는 식의 서정적 풀이도 당연히 뒤따른다.

손을 본다는 사람도 있다. 손의 섬세함을 보면서 상대의 됨됨이를 느낀다는 거다.

  그 외에도 오똑한 콧날, 전 체적인 얼굴형, 헤어스타일, 옷 입은 모양새 등등. 여자를 보는 눈에 대한 혜안을 자랑한다.

아마 원시시대에 똑같은 질문을 받은 남성들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엉덩이나 그밖에 가슴이요’ 라고 대답했을 거다.

그러나 요즘 처럼 성이 상품화되어 곳곳에 넌더리나게 걸려 있는 상황에서는 남성 이 여성에게 가지는 첫 느낌은 ‘성(gender)보다는 성교(sex)’가 아 닐까 싶다.  

물론 배우잣감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사회학적 인 요소들이 등장할 것이다. 기본적 외모나 호감도 이외에도 학벌, 집안, 능력 등등. 이 점에서는 여성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총체적 으로 남성들은 생물학적인 본능의 결과인지, 아니면 도처에 광고문구 보다 더 다양한 성의 상품화 탓인지, 여성을 자기와 같은 인간으로 보기에 앞서 정복하고 싶고, 가지고 싶고 또 그로 인해 쾌감을 느끼고 싶은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심한 것 같다.

▶은밀한 시선에 대한 반성◀

 르네 마그리트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곧잘 꿈의 세계, 인간의 무의식,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놓인 아슬아슬한 삶의 철학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극도로 사실감 있 게 묘사한 그의 그림들은 붓끝 자국 하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 해서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그러나 그가 그려낸 세계는 우리의 무의식이나 꿈에서나 존재하는 어떤 환상들 이다. 아마도 ‘강간’이라는 이 작품에서 화가는 남성들의 여성을 보는 시각을 꼬집고 싶었거나, 좀더 좋게 말하자면 자신의 여성을 보는 시각 을 반성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혹은, ‘남자들은 당신네 여자를 다 이렇게 쳐다보고 있으니 조심하시오’ 라는 경고를 담은 것일 수도 있다.

 길 가다가 늘씬하게 잘빠진 여자가 지나가면 십중팔구 남자들은 여자 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휘익’ 훑어본다. 점잖은 척 고개를 뻣뻣이 하고 못 본 척하는 나머지 한두 명의 사람도 사실 머리 속에서는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그림처럼 벗겨놓았을 때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상상하고 있을지 모른다. 상대 여성 얼굴을 쳐다보면서도 섹스를 떠올리는 남성들이 다 잘못된 것은 아니다. 왜냐면 그들 역시 성이란 관념을 팔아먹으려는 사람들과 지독한 물신주의에 빠진 여성들의 자기 팔아먹기에 너무 길들여진 탓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고 싶어? 그래 아예 보여주마’하고 벗고 나서는 여자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남성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성의 노예가 되어버 린다. 그런 점에서 한편으로는 현대 남성들의 지극히 이중적인 성에 대한 잣대가 측은해 보이기도 한다. 집에서는 ‘신사임당’처럼 정결한 아내를 쳐다보고 싶어하고 길거릴 나서는 순간은 다 집만 지키고 있어야 할 신사임당들이 ‘어우동’으 로 변해서 판을 치고 있는 세상. 그들은 그 어우동들과 걸출하게 놀 아나면서도 신사임당 단속하기에 급급해야 하니, 대체 누굴 믿어야겠는가.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강간에서는, 눈요깃감으로 변해버린 거리에 쏟 아져 나온 여자들에 대한 남성들의 무의식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생각해 보라,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머릿 속으로 그녀의 가슴과 배꼽과 잘록한 허리에서 이어진 성기를 떠올렸 는지를.

그리고 그렇게 은밀한 시선으로 강간해 왔는지? 한 번도 그 런 적 없다고?

당신 말이 사실이길 바랄 뿐이다.


2007-02-28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3-0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다시 오셔서 반가워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동문선 현대신서 102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창실 옮김 / 동문선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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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같은 사람에게도 스타일이라는 게 있다면, 그 중에서도 리뷰를 쓰는 스타일이라는 게 있다면, 그 중에서도 내가 정말 써낼 수 없는, 그러니까 책이 뿜어내는 내공에 깔려버려, 쉽게 리뷰 형식으로 쓰지 못하는, 억지로라도 서평으로 옮겼을 땐 그저 변죽만 울리고 마는 꼴이 될 거 같아 저어하게 되는 책이 있다면, 그런 독서를 위한 책이 아니라, 책 자체를 위한 책을 꼽으라면, 나는 너무나 절박하게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라고 말할 것이다.

어느 지인의 말씀처럼, 이 책은 ‘새끼를 치는’ 책이다. 책이 책을 부르고, 음악 앨범을 불러들이는 책이다. 굴드라는 한 사람을 비로소 이해하려면, 그와 힘든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이다.

 

아름다움은 견딜 수 없고 냉혹하다. 그것은 무자비하게 우리의 눈길을 후려친다. 굴드는 특히 피아노 테크닉의 견딜 수 없는 순수성으로 우리의 제압한다. 페달을 사용하고 낭만주의적인 프레이징을 만들어 나가는 호로비츠의 연주와는 절대 닮지 않은 굴드의 연주. 굴드의 음색은 겸손한 자, 헐벗은 사물, 집착하지 않는 낮은 상태의 음색이다.

 

미셸 슈나이더가 표현한 굴드와 피아노의 다음과 같은 대화를 보면


굴드는 피아노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본다. “네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아주 분명한 분석적인 개념을 가지고 내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더없이 추잡한 것이 되어 버릴 것이다.” 피아노는 대답하지 않고 질문한다. “이것이 정말 네가 바라는 것인가?” 라고 물으면서 그 너머로 나아가도록 다그친다. 굴드는 피아노의 이 같은 점을 좋아했다. 그의 방해물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 너머로 나아가도록 다그치는 것. 그 때 번번히 방해물이 되는 바로 자기 자신. 이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이 굴드의 음악가로서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라고 말해본다. 음악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굴드는 자주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인간이라는 종의 야만성 광증을 용서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사실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개념을 발명했다는 점이다.’라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란 바로 ‘음악’을 말하는 것이다. 음악은 두려움의 원천이고 과학 중에 가장 덜 과학적인 것 실체 중에 가장 실체를 지니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과학적이지도 못하고 실체를 지니지도 못한, 이 음악에 우리가 이토록 감동하는 것, 음악이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그렇게 하듯이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주머니를 뒤집어보고, 책상의 서랍을 열어본다. ‘왜 죽었을까’에서 ‘그 사람의 성생활을 어땠을까’에 이르기까지 숱한 질문들을 채워 넣는다. 그 괴팍한 음악가 굴드가 죽었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일생에 대해 너무 깊이 조명하고, 상품화시키고 과장하며, 높이 기리려 들었을 것이다. 거기엔 분명 잘못된 것이 있다. (일례로 굴드는 평생 홀과 콘서트의 적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연주홀에 그의 이름을 붙이고, 굴드는 더없이 과격한 말로 ‘음악 경연대회’를 비난했는데, 사람들은 글렌 굴드 피아노 콩쿠르를 제정해 놓고 있다.) 그래서 그의 오로지 뒷이야기에만 관심이 있는 미디어들은 우리의 머릿속에 굴드에 대한 여러 명상들은 심어 주었는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글의 작가 미셸 슈나이더는 그 부류가 명명백백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뒤집어 굴드를 낭만적인 이야기의 인물로 여겼던 것 같다.


미셸 슈나이더를 전기 작가로 보는게 맞을까. 글쎄. 미셸 슈나이더는 전기의 정확성과 지식 전달의 측면에서 굴드를 구출해 내어, 허구의 질서, 진실의 질서로 들어가도록 했던 사람 같다.


누가 진실 속에 있는 것일까? 누가 알겠는가? 그걸 알아야 할까? 사랑하려면 알아야 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사랑에는 아니면 단지 귀기울이는 데에는 전기적인 앎과는 다른 앎이 있다. 설령 안다는 것이 사랑을 확장시키고 활력을 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절대로 사랑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이해하려면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우리들 각자와 마찬가지로 굴드 역시 전기로는 씌어질 수 없는 무엇을 위해 살았을 뿐이다.

 

 

우리의 가슴을 찢어 놓는 어떤 하늘, 우리를 바꾸어 놓는 한 권의 책, 선물처럼 주어지는 어떤 미소. 그리고 아무데도 없는 곳을 되뇌면서 음악으로서 사라져서 다른 무엇이 되는 시벨리우스의 음악, 어떤 빈터, 어떤 눈길, 어떤 생각. 전기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에 대해 거의 가르쳐 주는 바가 없으며 창조자에 대해선 더더욱 입을 굳게 다문다. 각자는 자신만의 광기와 비밀스럽거나 눈에 띄는 편집증들, 기록된 삶의 페이지들 사이에서만 찾아지는 광범위한, 혹은 미미한 균열들만을 소유할 따름이다. 


굴드는 어떤 사람이었지. 그는  대단한 심기증 환자였다. 가벼운 스침을 부딪침과 혼동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고통스러워할 만큼 예민했고, 마치 타인의 몸이 그에겐 오로지 상처나 감염의 원인에 불과한 것처럼-- 이것이 뭐 그리 대단할까? 그렇다면 이 예술가의 이같은 별난 행동들을 기인의 전설로 치부해버리고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미셸 슈나이더는 굴드의 육신의 병, 이 공포가 음악가에게 기계의 작동에 대한 극도의 예민함과 섬세한 조음 감각 그리고 그의 세련된 연주를 가능하게 했다고 믿었다.


굴드는 20세기 피아노의 신동 호로비츠처럼 굴드 역시 비행기를 몹시 싫어했으며, 파이노 앞에서 팔꿈치가 건반 아래로 내려가도록 매우 낮은 자세로 연주를 했고, 아주 엄격한 식이요법을 따랐다. 또한 다른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주 은거했으며, 감염을 두려워했고, 타성적으로 연주회를 갖는 걸 싫어해서 자주 연주회 일정을 취소하고 연주회를 멀리한 경력이 있었던 것이다. 우울증, 자기 혐오, 타인들로부터의 시달림. 


굴드는 청중은 이미 무시했던지라 연주회에선 종종 청중에게 등을 돌린 모습이었다. 청중들은 굴드가 ‘나를 위해 연주하고 있다. 나를 감동시키기 원한다’라고는 절대로 생각할 수 없다. 그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연주했으며, 이 사실은 그가 선택한 음향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따금 ‘불시에 사로잡는 듯한’ 음향, 먼 데서 오는 이 소리는 우리에게 건넨 소리가 아닌 듯이 들린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굴드는 왜 콘서트를 꺼리고 비난했을까. 미셸 슈나이더는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자신을 벗어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분 전환과 황홀경. 굴드가 콘서트를 비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청중의 존재로 인해 그의 연주가 왜곡된다는 점이었다. 연주자는 바흐의 다성 음악의 고전적인 절제를 어쩔 수 없이 변형시켜 과장된 웅변이 되도록 한다. 물론 그도 예술가는 대중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음악가의 강력한 요구들을 기분 전환을 요구하는 사회의 요구와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가장 사적인 영역, 창조의 영역 안에서 예술이 그것의 수신자들의 접촉을 통해 변질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아는 것이다. 급속하고 화려한 악구를 늘이고, 자신을 투사하고, 자신을 상실하는 것. 이렇게 될 때 자신으로부터의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적어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 밖으로 추방되는 것을 혐오했다. 자신의 자아가 사랑스럽다고 믿어서도, 혹은 기분 전환을 완전히 피하려 했기 때문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기 자신이 되지 않고 보내는 시간들이 그처럼 달콤한 것일까?


황홀경은 다른 이들에 의해서가 아닌 ‘타자’에 의해 자신 밖으로 내쫓기는 것이다. 그것은 기분 전환이 되는 장소에서 볼거리를 만나는 게 아니고, 명명백백한 증거와의 만남이다.

어떤 이들에겐 고독이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졌으며, 어떤 이들에겐 얼굴도 형체도 없는 무엇이다. 고독 속에서 “나는 혼자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나’가 없으며, 그 말을 들어줄 상대방도 없다. 설령 착각으로 그가 상대방에게서 독자성을 끌어내더라도 상대방 역시 그런 독자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는 동공 속에 말하자면 끝도 없이 떠도는.......


기분 전환은 자신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 놓지만, 황홀경은 반대로 자신에게로 돌아가게 한다. 신들의 열망에 의해 쫓겨난 자를 ‘나 자신’으로부터 탈취하여 환희에 넘겨 줌으로써라고 그리스인들은 말했다.


‘전기를 쓰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변명은, 그가 누구인가를 이야기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우리가 누구인가를 찾도록 만든다는 것’이라고, 미셜 슈나이더는 말한다. 미셸 슈나이더의 말을 빌려 이 리뷰 쓰기를 표현하자면, ‘미셸 슈나이더가 말한 굴드를 이야기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나는 누구인가를 찾게 된’ 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훗날 이 책을 다시 읽고, 굳이 또 리뷰라는 걸 쓰게 된다면 나는 지금의 것과는 또 다른 리뷰를 쓰게 될 것이다. 그렇게 책은 매번 나에게 다르게 읽혀질 것이고, 나는 매번 다른 리뷰를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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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1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1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3-02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셸 슈나이더는 참으로 묘한 방식으로 굴드를 이야기한 듯해요. 굴드를 말하고 있으나 굴드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스스로 자신을 꿰뚫어보게 하는 방식을 쓰고 있으니. 복순이언니님 버전 리뷰, 역시 책 전반을 아우르는 상냥한 글이에요. ^^

icaru 2005-03-0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 님이 표현이 딱 맞습니다..
"굴드를 말하고 있으나 굴드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스스로 자신을 꿰뚫어보게 하는 방식"이요..
삼일절 아침에 일어나 저 리뷰를 쓰고 났는데... 정말 쓰고 나서...척. 하고 늘어졌었어요...
님처럼 멋지게 소화해 쓸려면 한참 멀었지만... ^^
그래도... 쓰고 나니, 이상하죠... 마음 한켠이 홀가분해지더라고요...
그리고 고맙습니다...다시한번 꾸벅..

michelle 2005-03-1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를 읽고 있으면 막 책을 읽고 쓰시는게 아닐까 생각해요. 바로 읽고 난 후의 감동이나 생생함이 느껴지거든요.

icaru 2005-03-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책을 읽고 일주일 안에 리뷰를 쓰려고 하거든요~ 게다가 책 내용을 인용을 많이 하니까...(말 지어내는 재주가 없는 사람들의 특징 아닐지...^^;;) 더 그렇게 느껴지셨나봐요~ 생생함...이 말은 칭찬이지요? michelle 님?

 
오프라 윈프리 - 신화가 된 여자
자넷 로우 지음, 신리나 옮김 / 청년정신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인데 미국에서 어떤 책의 저자가 오프라에게 소송을 걸었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오프라 윈프리의 북클럽이라는 코너를 비난한 것이었죠. 발단인즉슨 오프라 윈프리의 북클럽을 통해 소개된 책은 그 내용의 수준과 장르를 막론하고 출판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오프라가 먼지 덮인 책표지에 재채기를 해서 먼지를 벗겨내면 그 결과를 전 출판계가 주목한다니. 국민들의 전체적인 독서량 증진하는 효과를 불러왔다고는 하지만. 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은 들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최근에,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를 채널 돌리다가 얼핏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침 내가 보았을 때는, 영화와 드라마 홍보차 어떤 쌍둥이 어린 여배우 둘이 나와서 그들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죠. 글쎄요. 그 쇼는 미국에 흔하게 있는 그런 넌덜머리나게 영양가 없는 쇼 프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보여졌습니다. 물론 한 번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이만저만 무리가 아닐껍니다. 게다가 오프라 윈프리 쇼가 80년대 후반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장수 프로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이 프로는 2002년까지 30회나 ‘에미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오프라 윈프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호기심이 동하는 사람입니다. 백인들이 득세하는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이 판을 치는 미국에서 흑인으로, 게다가 15세에 미숙아를 낳았으며, 한때 몸무게가 100킬로그램에 육박했을 만큼 뚱보 시절도 있었던 그녀이기에, 지금의 놀랄 만한 위치에 점하기까지 뒷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요,

이 책의 필자는 ‘이 시대 가장 성공한 미국인들’이라는 시리즈 연재물 중에 네 번째 인물로 오프라를 다루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의 가장 성공한 투자가인 워렌 버펫을 다루었고, 그 다음은 GM사의 회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 경영인의 한 사람인 잭 웰치,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회장인 빌 게이츠를 다뤘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의 반열 속에 오프라를 둔 것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버펫, 웰치나 게이츠처럼 자신이 하는 일을 다시 정의하도록 만들었고, 자신의 이미지로 재구성한 사람임에 분명하지요.

이 책에서 본 오프라는 자뭇 인간적이었습니다. 똑똑했고, 처세에 능했지만, 솔직하고 눈물이 많고, 방송에서 실언도 종종하고, 소송도 많이 걸렸더군요. 옐로 페이퍼에도 그녀를 향한 비난 기사가 빗발친 때도 많았고요. 동성애자라는 둥, 과거지사가 어떻다는둥 일반 유명인들이 그렇듯 혹독한 유명세말입니다. 항상 좋지만은 않았어요. 

이렇듯 오프라 윈프리 만큼 상반되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사람도 흔치 않아 보이더랍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유명인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요. 어떤 사람은 그녀에 대해 촌스럽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교묘하게 잘 한다고 하고, 모방의 천재라고도 하며, 혁신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추켜 세우기도 합니다. 그녀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의견이 모두 같지 않지요. 하지만 오프라가 재미있고 항상 재미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들 동의하는 눈치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프라가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그녀의 돈을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녀는 누구보다 선량한 방식으로 돈을 쓰는 사람이더라고요. 가난한 흑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 재단에 열성을 보이는 것, 자기가 CEO로 있는 회사의 사람들에게 파격적인 선물을 하는 방식같은 것(아랫 사람을 부리기 위한 노하우일지언정).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오프라 윈프리에게 작은 동정이 가기도 했습니다. 역동적으로 사는 대단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시키고의 가장 전망 좋은 아파트에서 살면서 자기 집에서 유유자적 전망을 바라볼 시간도 없는 바쁜 여자이기도 했지요. 이 책에 보면 오프라는 자신이 어항 속에서 물고기를 쳐다보고 있는 시간이 늘고 있다고 말을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물고기를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다니,,,, 왜? 물고기가 자신과 같다고 느껴진 거겠죠. 투명한 유리를 통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노출당하는 운명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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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2-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프라 윈프리의 <다이어트> 강추!!!
오프라 윈프리가 "어떻게 살을 뺐나" 하는 내용이 아니라
오프라 윈프리가 "어떻게 자아를 찾았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나" 하는 내용이예요.
오프라 윈프리는 40번째 생일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어요.멋있죠? 저도 그러고 싶어요. 복순이 언니님이 좋아하실꺼 같아요.
근데....존댓말로 쓴 리뷰 상큼하네요. 헤어 스타일을 바꾼 것 같은 느낌!

줄리 2005-02-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오프라윈프리가 정말 대단한 여자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 그녀가 사장인 O 라는 잡지의 매달 표지모델이 매번 오프라 윈프리 일때는 이거 너무 좀 너무 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2-24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리뷰를 참 재밌게 쓰셨네요. 복순이언니님의 다른 면을 본 것 같군요. 얼마 전 뉴스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참석한 방청객에게 모두 새로 출시된 차를 선물했다는 걸 본 적 있는데... 눈물을 흘려가며 엄청 좋아하더군요.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

미네르바 2005-02-2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인이라면 어디나 그렇게 혹독한 유명세를 치르는가 보군요. 전 그 유명세 치를 자신이 없어서 유명인이 못 되고 있어요^^ ㅎㅎ<투명한 유리를 통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노출당하는 운명>.. 숨막힐 것 같아요. 새로운 문체의 리뷰, 정말 맛깔스럽네요. 저도 다음엔 이렇게 써 보아야겠어요. (후후~ 따라쟁이^^)

icaru 2005-02-2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 님 그렇잖아도... 오프라 윈프리 본인이 쓴 책을 함 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님이 추천하시는 <다이어트>란 책이 그런 책이겠네요~
그나저나...제가 정말 바꾸고 싶은 건 헤어스타일이라는 걸....님께서 아시고서 하시는 말씀 같아요..하하...

dsx 님.. 그러게요....그녀에게는 다소간의 배우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컬러 퍼플>이라는 영화를 찍었을 때가 인생에서 꼽는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거든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그렇게그렇게 좋은가봐요~

여울효주 님...반가워요!!! 조악한 글인데...좋게 보아 주셨어요... 잘 읽었다고 말씀하시니...너무 기분 좋아지는 거 있죠! 님 오프라 윈프리에게 관심이 있으시군요~ 아하.. 오프라 윈프리는 정말 괜찮은 역할 모델 중 하나인 거 같아요...

이안 님.. 헤헤... 존댓말 체를 썼을 뿐인데... 좋게들 말씀해 주셔서...^^;; ....토크쇼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신차를 선물로...... 정말 통이 큰 사람입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입이 찢어졌을 거 같네요 ^^장롱면허지만...모,...다른 사람 운전시키면 되겠죠..ㅋㅋ

미네르바 님... 그죠오... 제가 유명인을 안 하는 이유도 바로 그거라니깐요... ! 하하하....
저 책은 후딱 읽어 치울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어떤 땐 빨리빨리 읽히는 책이 사랑스럽게 여겨질 때가 있고요... 요즘처럼 성격만 급해지는 나날에는 더욱요...


로드무비 2005-02-2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그녀에게 호감이 갑니다.
조금 늦게 봤죠?
추천하고 가요.^^
(존대말 리뷰 상큼해요. 묘한 맛이 있군요.^^)

로드무비 2005-02-2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오프라 윈프리의 <다이어트> 강추라고요?
책임지실 거죠?^^

icaru 2005-02-2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님..그러게요~ 힘들게 성공하면 주머니를 움켜쥐지 않는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 보기 힘들어요.... 이건 좀 다른 이야긴데...저만 해도, 오프라 윈프리 처럼되겠단 싶단 생각은 가히 못하고..아는 사람 중에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 있었음좋겠다는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네요...흐흐음..

로드무비 님!! 요리왕 등극 축하해요!!!!

2005-02-26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aro - Best Of Silk Road
키타로 (Kitaro) 연주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초등 학교 고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텔레비전에서 시리즈물로 실크로드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주었던 것이....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늦은 밤 시간에 방영을 했었고, 기타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그 프로를 진득하니 앉아서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장엄했던 테마 음악만큼은 뚜렷이 기억한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키타로의 실크로드 음반 테잎을 샀고, 정신 몽롱해지고, 테잎이 느슨해질만큼 자주 들었다. 그 당시에 소지로의 대황하나, 기타로의 실크로드처럼 오카리나 소리에 신디사이저 음이 더해진 것 같은 음반들이 인기였었다.
키타로의 실크로드는 새벽에 듣고 있으면 딱 유치환의 '생명의 서'라는 시가 생각났다.

 
생명의 서(書)       유 치 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 ㅡ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기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먼지가 일어나는 실크로드 사막에서 운명처럼 본연의 ‘나’와 만나는 느낌. 칡흙처럼 짙게 조용한 동굴 속에 혼자 들어 앉아, 동굴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느낌. 모두가 잠든 새벽에 실크로드를 듣고 있으면, 어떤 땐 무서워지기도 했다. 끝 간 데 모를 명상의 자리가 그리고 뼈가 시리도록 고독해지는 듯한 이 느낌이, 결코 가벼울 수 없지 않겠나.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실크로드. 이 앨범은 22년만의 오리지널 실크로드와 , 그 출발점인 서안에서의 음악 봉납시의 연주를 수록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와호장룡이나 영웅과 같은 중국물 영화에서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으로 쓰였을 법한 중국풍의 새로운 음악도 몇 개 들어 있고, 나머지는 기존의 실크로드를 리마스터링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싸아~함이 예전 것만 못한 것도 같고, 그런 대신에 화려한 기교와 스케일 때문에 더 세련되어진 것도 같고 여러 느낌이다.

 

특정 버섯 속에 들어 있다는 실로시빈이라는 환각제. 예전에 심리학자 매슬로가 대조군 실험을 신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했었는데, 25년 후 도블린이 이 실험에 참가했던 19명을 수소문하여 인터뷰를 했다. 결론은

“실로시빈 복용자들은 이휘의 장기간 후속 연구에 참가했을 때에도 하나같이 잣니들의 애초 경험에는 진정 신비한 부분이 있었으며, 그것이 자신의 영적 삶에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기여를 해주었다고 여겼단다. 다음은 한 참가자의 그 때 경험담.


“어느 순간 갑자기 제가 몸에서 쓱 빠져나와 무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제 마음과의 고리가 툭 끊어져 버렸어요. 저는 삼라만상의 광대한 세계 속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 때로 기도를 하러 갔다가 고개를 들어 제단 위의 불빛을 올려다보면,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눈이 멀어버리는 듯한 순간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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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2-22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카리나는 소지로의 대황하로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엔 거의 환장했죠. 고 작은 물체에서 영혼을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는 것에 금방 매료 되었는데, 키타로도 거의 마찬가지였습니다. 님도 좋아하신다니 괜히 제가 흐뭇합니다.^^

잉크냄새 2005-02-2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다큐멘타리 저도 기억나네요. 역동하는 대황하를 떠올리면 소지로의 오카리나 소리는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참, 유치환의 < 생명의 서 > 오랫만에 읽는데, 예전에는 단락의 마지막 구절만을 외웠던 기억이 나네요.

2005-02-2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2-2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 님도 음악 실크로드 좋아하셨다니... 우째 이리 반갑습니까...으쓱으쓱... 바로 그 현장에 가서 ...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원이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잉크냄새 님..생명의 서, 이 시는 마지막 구절이 결정체 같아요...그런 마지막 구절만이라도 우짠튼 외우셨다니..역시 방랑자 김 삿갓이셨던게야..
...사실...전...한 줄도 외우는 구절은 없고...이미지만 뭉뜽그려 생각나...적어와 봤다지요...

속삭이신 님... 너무 반가워요... ㅠ.ㅡ* 이 시가 한때 님의 키우셨다니...갑자기 생명의 서가...더 사랑스러워지려 합니다.... 요즘 글렌 굴드의 책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만만찮은 내공을 뿜어내는 책입니다...자켓 위에 뽀얗게 먼지만 싸여 가던 ...굴드의 골드베르크를 먼지를 싹 걷어내고... 요즘...집에서 한참을 넋을 팔고...듣고 있는 저를 보게 되네요...!

2005-02-24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2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 사람들에게 ... 내가 실크로드를 좋아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해 주면...곧잘들 이런다...
"너는 조그만할 때부터 애늙은이 같았구나!"

조용히살자 2006-03-1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 추억으로 실크로드 다큐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저말고도 많은 것 같아 기쁩니다. 늦은 밤 뭐에 끌렸길래 드라마, 코메디도 아닌 프로를 어린 제가 그리 손꼽아 기다려가며 봤을까요... 장엄한 목소리의 남자 나레이터의 나레이션 아래 흘러나오는 오카리나의 선율이 지금도 귀에 선합니다.

icaru 2006-03-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사시는 님이시군요~
아! 맞아요맞아요~
근데 요전날에도...한참... 신 실크로드라고 해서... 3개국 방송사(우리나라 일본 중국) 합작 다큐를 해 주는 거 같던데... 제가 또 일찍 잠자리에 드느라 챙겨 보진 못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