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 가정학습 이론편
장병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어찌하여 지금에서 읽게 되었는지 그 시점이 아쉬울 만큼 잘 풀어써 준 육아 교육서이다. 2003년 1쇄를 발행하였고, 온라인 서점에서는 현재 이 책을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나 또한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고.

이승만 정부 시절 국무총리의 셋째 딸로 자라, 열아홉에 미국 유학을 가서 아이 셋을 둔 중국계 미국인 교수와 결혼. 학업을 병행하면서 삼남매를 훌륭하게 길러낸 에세이.


부모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다시 한번 새긴다.


형제 자매에 대한 조언도 값지다.

형제 혹은 자매는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세대 나름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돈독함을 유지한다던지....


형제가 있다. 아버지는 두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고, 셋이 함께 낚시를 다녔다. 두 아이중 낚시에 소질을 보이는 쪽은 동생이다. 시간이 흘러 형제는 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형은 학자로 성공했고, 동생은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형에게 말한다.

“나는 항상 형이 부러웠어. 아버지는 형만 인정하거든.”

그 말을 들은 형이 동생에게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아 아버지는 너를 더 좋아하셨어. 네가 낚시를 더 잘하잖아.”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내용이다.

낚시 잘하여 인정받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그 콤플렉스를 이기기 위해 공부에 전념한 형, 그러나 아버지 뜻대로 성공하여 인정받는 형과 자신을 비교하는 동생.


지금도 기억나는 가문의 영광에 나왔던 임형준이라는 배우가 토크쇼에 나와서 한 말이 있다. 형하고 자기 이렇게 형제를 둔 집이다. 어머니가 언제부터인가 항상 하시던 말씀은 “사주를 보면 내가 전생에 한 녀석에게만 효도를 본다더니.” 였다고.

형이 어머니를 섭섭하게 하실 때는 자신에게 그 말씀을 하시고, 자신이 잘못하는 게 있을 때는 형에게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이 웃기면서도 어딘지 뼈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어머니도 사남매에게 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형제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임과 동시에 경쟁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부모의 생각 없는 행동은 아이들 감정을 해치고 상처를 주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루하루 새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자고. 아이들과 의미 있고, 교육적인 뭔가를 도모하자는 게 아니고, 아이들이 노는 옆에서 지켜봐 주고 머물러 주는 사람들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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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4-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큰애한테 엄청 미안해서 신경을 많이 써요. 예전처럼 책도 많이 안 읽고 애들하고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을려고요. 사춘기라 말도 조심해서 하고. 아직까지 철딱서니가 없어 속이 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식이라 어떻게 할 수 없더라구요.

icaru 2012-04-12 09:2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예전처럼 책도 많이 안 읽고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죄송)
자식이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에 절대공감합니다. 어쩜 그리 제 맘 같지 않은지 몰라요~ 저도 요즘 많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데, 그래서 어떤 날은 정말 평화롭고 좋았다고 기억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되는(어제처럼) 그런 날도 있어요.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할테고, 그게 제게 주어진 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숙제일텐데요. 우앙...

하늘바람 2012-04-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맞는거 같은데 사실 그렇게 신경쓴다는 거 보통일 아닌거 같더라고요

icaru 2012-04-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보통일 아니지요. 어떨 땐 육아를 한다는 게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제가 많이 부족한 것일테고, 알지만 그래서 노력하고 있지만...

2012-04-19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4-21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우리아이들 어린시절 읽었던 육아서들이 모두다 대개 절판된 것들을 보고 좀 놀랐어요.
세월이 그렇게나 많이 흘렀나? 싶더라구요.
하긴 큰아이가 벌써 11살이 되었으니 강산은 한 번 변한셈이군요.
지금 쏟아져 나오는 육아서들도 물론 좋은책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손때가 묻은 그시절 읽었던 육아서들이 애정이 많이 가더라구요.

분명 실천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큰울림이 있었던 몇 권의 책들중 이책도 포함이었어요.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주변인들에게 추천 많이 했었던 책이네요.^^
국무총리 셋째딸이란 문구에 허걱했네요.전혀 기억나질 않아서요.ㅋㅋ

암튼,육아서들은 나의 마음을 항상 뜨끔하게 해주는 채찍질입니다.
읽을때는 신나게 읽어놓구선 실천은 전혀 하지 않는,
'엄마는 이중인격자'임을 확인시켜주는 책들이 되어버려서요.
저도 기억님처럼 둘째들보다도 큰아들에게 많이 미안해지는군요.육아서책 읽긴 읽었으되 육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버렸으니~~ㅠ
울민군도 요즘 살살 사춘기적 성향을 한 번씩 드러내줘서 조금 겁먹고 있습니다.ㅋㅋ
나도 이제 정신차려서 아들에게 정말 잘해줘야겠어요.ㅠ
십 년전 이책을 읽으면서 어렸던 아들에게 잘해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했었던 옛순간들을 떠올리면서요.ㅋㅋ(내가 웃는 이유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같아서..쿨럭~)

icaru 2012-04-24 13: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책나무 님은 정말 재밌으셔..ㅎ
하~ 진짜 초기에 읽었던 육아서 만한 게 없더라고요. 아무리 책이 잘 나와도요. 저도 저 책을 읽기 전에는 뭐랄까 제목이 쫌 뻔하잖아요. 99%운운한다는 게, 그런데 읽으면서 감동받았어요! 여자로서의 삶도 그렇고, 어머니로서도 그렇고, 허나 그게 실천과 바로 연결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아는 만큼 실천했음 제가 이러고 있겠나 싶기도 해요~ 부모 멘토 전도사로 전국각지를 누비고 다녔을려나~
 

 

 

 

 

 

 

 

핸드폰에 날씨 예보를 보니,

거두절미하고 빨간 우산에 듣는 파란 물방울 그림이다.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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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4-1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비란 이렇게 집 안에서 구경만 해야 좋은데,
비오는 날 밖에 나가는거, 아흑 왜이리 싫을까요....

진한 커피가 그리운데, 위가 펑크 나버린 이 현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icaru 2012-04-10 15: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습니다요~ 비란, 밖에서 맞으며 헤매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 보며 소리 듣는 맛이죠.. 밖에서 헤매는 것은 비온 뒤 곧장 인근 공원 나갈 때가 딱이고요!

진한 커피라,,, 저도 엄청 사랑하는데,,,
위에 펑크나는 게 무서워서 대신 커피 마시기 전에 다른 것들을 식사를 포함한 주전부리 일체를 많이 흡입(?)합니다~

비로그인 2012-04-1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리더니 이젠 조용조용 비가 오네요. 저는 감기몸살로 집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파서 회사 못가겠다고 했더니 다들 빨리 병원 갔다와서 일해야 겠네, 그런데 일은 어쩌지, 하며 바쁜데 아프다고 구박하길래 결국은 졸다가 노트북 앞에 앉았다가를 반복.. ㅜ.ㅠ

icaru 2012-04-10 15:21   좋아요 0 | URL
지금 집에 계시겠구나요~ 아앙... 저도 몇일째 목이 따끔하고 기침이 나서 이건 뭔 징조일까나 하며 사리고 있어요.

ㅎㅎㅎ 직업 세계란 참 야박도 하죠~ 아픈 사람헌티 우앙..
제가 만치 님을 뵌 적은 없지만, 상상컨데 졸고 계신 게 그림이 안 그려지고, 팔을 베개 삼아 화끈하게 눈 붙여주실 거 같아요 ㅎ

기억의집 2012-04-1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곳에 살고 싶어용~
비 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우아하게 커피 한잔 하면서~ 지금 보니 마고님도 진한 커피 마시고 싶다고 쓰셨네요.ㅋㅋ
집에서만 우아겠죠. 울 아들은 아까 비 흠뻑 맞고 와서 춥다고 난리였는데.
현실은 아들애가 배고프다고 해서 비 오는 날 삼겹살에 김치 올려 놓고 밥 한그릇 뚝딱 비웠어요^^

icaru 2012-04-12 09:29   좋아요 0 | URL
창문 밖으로 초록 투성이의 광경이 연출되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저도용

ㅎㅎㅎ 그나저나 삽겹살 한 점에 김치 한 점의 예술 궁합은 누가 맨처음 알아낸 것일까요!! ㅎㅎ

2012-04-18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9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0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3년쯤에 모르는 누군가들의 훌륭한 페이퍼들에서 긁어다가 한 데 모은 것이다. 전에는 필요할 때(?) 혼자만 찾아서 보곤 했었는데, 최근에 이걸 어디에다 붙여 두었더라, 기억이 안 나서 지금 다시 뒤지다 보니 나왔다. 언제고 보기 쉽게 이렇게 꺼내 놓는다.

 



“더 열심히 일하다 보니 그만큼 운도 더 좋아지더라.”("I find that the harder I work, the more luck I seem to have.")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자신이 하는 일을 재미없어 하는 사람치고 성공하는 사람 못 봤다.”("People rarely succeed at anything unless they have fun doing it.")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현명해지기란 무척 쉽다. 그저 머리 속에 떠오른 말 중에 바보 같다 생각되는 말을 하지 않으면 된다.”("It's so simple to be wise. Just think of something stupid to say and then don't say it.")
--샘 레븐슨(Sam Levenson)

“섣불리 예상하지 말라. 특히 미래에 대해선.”("Never make predictions, especially about the future.")
--케이시 스텐겔(Casey Stengel)

“영광의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과감해져야 한다. 비록 과감함 때문에 실패자로 전락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평생 단 한번도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무기력하고 어정쩡한 삶을 산 이들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다.”("Far better it is to dare mighty things, to win glorious triumphs, even though checkered by failure, than to rank with those poor spirits who neither enjoy much nor suffer much because they live in the gray twilight that knows not victory or defeat.")
--테오도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A smooth sea never made a skillful mariner.")
--영국 속담

“지식보다는 상상력이 더욱 중요하다.”("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행동 없는 식견은 백일몽이요, 식견 없는 행동은 악몽이다.”
--일본 속담

“그간 우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끼친 말은 바로 ‘지금껏 항상 그렇게 해왔어’라는 말이다.”("The most damaging phrase in the language is: 'It's always been done that way.'")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

“여보게 친구, 중요한 건 다른 이들이 자네에게 무엇을 빼앗아 갔느냐가 아니라네.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게 뭐냐는 것이지.”("Oh, my friend, it's not what they take away from you that counts. It's what you do with what you have left.")
--휴버트 H. 험프리(Hubert H. Humphrey)

“어떤 사람들은 25살에 이미 죽어버리는데 장례식은 75살에 치른다.”("Some people die at 25 and aren't buried until 75.")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문제는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그 목적지가 어디냐는 것이다.”("It is more important to know where you are going than to get there quickly.")
--메이벨 뉴컴버(Mabel Newcomber)

“아무도 나와 똑같이 닮을 수는 없다. 심지어 어떤 땐, 나도 나와 닮기 힘들 때가 있다.”("Nobody can be exactly like me. Sometimes even I have trouble doing it.")
--탈루라 뱅크헤드(Tallulah Bankhead)

“한번 실패와 영원한 실패를 혼동하지 말라.”("Never confuse a single defeat with a final defeat.")
--F. 스콧 핏제랄드(F. Scott Fitzgerald)

“사람들이 그들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어라. 그리고 그들이 이미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 된 것처럼 대하라.”("Treat people as if they were what they ought to be, and you help them to become what they are capable of becoming.")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재미가 없다면, 왜 그걸 하고 있는 건가?” ("If it's not fun, why do it?")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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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2-04-1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이벨 뉴컴버의 글귀가 제가 평소 좋아하는 글귀랑 비슷하네요.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라는 문구.
중국 메신저에는 이 문구를 쓴답니다.

icaru 2012-04-10 15:26   좋아요 0 | URL
앗 정말 중국 메신저에 있는 글귀랑 일맥상통이네요.

전, 명언 같은 걸 찾아 써야 하는 경우가 발생을 하는데, 그래서 명언만 모은 잠언집 같은 것도 자료실에서 찾아다 뒤적여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뒤져 보기도 하고, 했었는데요.

여기에 있는 말들 만큼, 마음에 퍽 다가와 주는 말을 찾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기억의집 2012-04-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자민 플랭크린 말 너무 섬뜩해요. 평범한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는 말인가요?!!!!

탈루라 뱅크해드의 말은 지금 꽂히고 있어요. 전 요즘 엉뚱한 생각 좀 하고 있는데, 그 엉뚱한 생각하고 비슷해요.

icaru 2012-04-12 09: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 맞아요~ 그런 점을 갖고 있다는 게 매력일까, 마력일까.. 아무튼 치명적이에요.(뭔소린지 ㅎㅎ)
 
당신의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 남겨주고 함께해야 하는 것들
한스 라트.에드가 라이 지음, 배인섭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7살 4살 두 남자 아이가 똑같이 좋아하는 것은 로보카폴리를 포함한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출동하는 만화 캐릭터들 일체이다. 7살아이는 종이에 연필로 그림 그리는 것을 부쩍 하는데, 거개가 또봇 엑스라거나 와이라거나 앵그리버드 라거나 메탈 블레이드 같은 종류들이다. 아이가 그림을 그려서 갖고 오면, 뭘 그렸는가 묻고, 잘 그렸다거나 이 부분이 기발하다거나 칭찬을 해 주는 편인데, 언제인가 한번 들고 온 만화 캐릭터를 보고, “이건 연습 많이 하면 잘 그릴 수 있겠지! 하지만 이걸 잘 그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리 잘 그려도 실제 만화보단 못 할테고!” 라고 말해놓고는, 살짝 아차다 싶긴 했지만 내가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런데 약간 서글퍼졌던 것은 그 다음 대목이다.

다시 들어가서 뭘 그리는가 싶더니 연필 스케치를 한 후, 색칠해서 내게 보여 준다. 해가 떠있는 풍경으로 들판에 나란히 꽃이 피어 있는 꽃밭이다. 우리가 어릴 적에 많이 그렸던 정말정말 천편일률 정석 같은 그림. 아이는 내가 좋아할 법한 그림을 그려 와서 칭찬의 말도 듣고,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나보다. 에이구 만화 캐릭터 그려 대는 거 내버려 뒀어야 했을거나?


요즘 큰 아이하고 자꾸 삐끗거리고 있다. 어제는 춥고 감기기운도 있으면서 목이 아파서 침 삼키기가 힘들었다. 저녁 시간 아이들이 일단 놀기 시작하면, 놀이 도중 숙제(유치원에서 내 주는 쓰기 2페이지 정도)를 한다는 것이 맥락이 전혀 닿지 않는 게 되어버리므로, 할 것부터 하자고 아이를 다독여보지만, 누가 지 엄마 어렸을 적 안 닮았다 할까 정말 숙제가 싫은 모양이다. 저녁 식사 전 미션 실패. 작은애와 다른 식구들은 저녁을 먹었고, 큰애와 먹을 저녁상을 차렸는데, 동생과 쿵짝이 맞아 치고박고 딴전을 부리기에, 앞전에 약간의 짜증을 애써 눌렀겠다 하여 냅다 소리를 버럭 질렀는데, 앉아 있는 아이의 상체가 1센티정도 반동했다. 말그대로 움찔. 그 다음엔 얼굴을 두어번인가 손목으로 쓱쓱 훔쳤다. 그리고 국에 밥을 말더니 폭폭 떠먹기 시작한다. 우는건가 싶어, 아이이름을 불렀다. 아이가 내 얼굴을 멀뚱 쳐다본다. 눈에 물기는 없다. 그렇지만, 방금 전에 놀란 마음을 애써 수습한 흔적이 남아 있는 얼굴 (미안~)


이 책을 권해 준 이의 한마디는 이랬다.

 

"육아,,,, 라기 보다는 자식을 키울 때 마인드 점검용(?) 소소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내가 요즘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아이와 정서적으로 막이 있는 것 같다. 내쪽에서 뭔가를 놓치고 가고 있는 듯...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존재이기도 해야 하지만, 아이를 경쟁력 있는 인격체로 내놓아야 하는 몫을 맡고 있기도 하다. 양쪽의 절박한 요구에 고도의 균형 감각을 발휘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나로선 상상 이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다소나마 이런 시행착오도 필요할 듯 하다. 오래오래 성찰해야 하고, 탐구해야 한다. 이놈의 육아...

아프고 무서운 것들을 그저 피한기만 한다면 언제 성숙해질껴, 엄마인 나에게 하는 말이고, 아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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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2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도 로보카 포리, 앵그리버드 또봇, 좋아해요.
전 요즘 아주 잘 혼내고 소리도 많이 지르는데 그래도 꿈쩍 안할때 많고요.
좋은 엄마 되기, 육아 정말 힘든 것 같아요.
규칙적인 습관도 엄마가 규칙적이어야 하는데 규칙은 너무나 싫어하는 제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icaru 2012-03-27 17:25   좋아요 0 | URL
좋은 엄마 되기 지인짜~~~ 힘들죠? ㅎ
둘째가 언제부터인가
놀다가도 자기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내가 못 쌀아~ 못 쌀아"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첨에 어이없어서 웃었는데, 휴~ 진짜 별말을 다 새겨듣고 따라해요

기억의집 2012-03-27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큰애랑 좀 삐걱거리는데.. 답답해요. 그나마 제 성격이 좀 낙천적이어서 지금까지 애들하고 삐그덕거리진 않았는데,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좀 급박해지긴 하네요. 한편으로 니 하고 싶은 거 다해봐라,란 생각도 없지 않지만. 초등학교때완 달리 갑갑해요. 속으론 그러죠. 야, 나 너 늙어서까지 도와줄 수 없으니깐 경제적으로 독립해야지 않겠니!하는 생각이 더 들어서 그런가봐요.참고 기다려주는 거야말로 양육의 기본이자 최고던데,,, 전 점점 더 조급해지니 있으니 걱정입니다.

icaru 2012-03-28 14:24   좋아요 0 | URL
보통 어머니들 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갈 때, 스트레스의 강도가 커지신다더라고요. 게다가 남자아이면, 말씀처럼 독립에 대한 부담 ㅎㅎ..내가 남자와 여자아이를 다른 잣대로 보고싶어 보는 게 아니라 사회가 세상이 그런 걸 저 혼자 어쩐답니까, 하는 생각도 해요.
조바심 들어하지 않아도 가만둬서 되려 알아서 잘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던데... 참,, 뉘집이야기인지 ^^
전, 그냥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이렇게 더 보살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만 안 드는 선까지만 딱 거기까지만 하려고 하는데, 그것조차 쉽지가 않네요. 에고 아직 아이는 어리고... 가야 할 길은 멀은데,,

책읽는나무 2012-03-3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아이의 엄마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와서 엄마의 칭찬을 기다리고 있는 행동에 저도 모르게 푸훕~ 웃어버렸습니다.실은 울집 성민이도 바로 작년까지 그랬거든요.^^
작년이면 10살인가봐요.지금도 만화그림 열심히 그려대고 있어요.아예 만화책을 만들고 있네요.쩝~ 지나가는 말로 "동생들은 풍경그림을 잘 그리는데 울아들은 풍경화는 절대 그리지 않네?" 했더니 그날 저녁 딱 님이 말씀하신 그흔한 꽃이랑 나무 그려와서 풍경화 잘 그렸죠? 하는 표정을 짓더라구요.바로 작년까지 그랬어요.ㅋㅋ
(그림 보구선 얘가 왜 풍경그림은 안그리고 만화그림을 그렸는지 이유를 알았다니깐요.학교 수행평가에서도 미술과목은 그야말로~~~ 만약 만화그리기 수행평가가 있었다면 최우수를 받았을텐데~~~ㅋㅋ)

큰아들이 울집 큰아들과 비슷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을 보니 성격이 비슷한가봐요.또한 숙제 미리 하자 철썩같이 약속해놓구선 다음날 하기 싫어 꾸무적대는 것도 똑같고,그래서 엄마한테 혼나면 눈물 찔끔~ 몰래 눈물 훔치는 모습등등이 어쩜 그리 똑같아요.ㅋㅋ 근데 어릴적 모습 그대로 초등학교 들어가도 하나 달라지지 않고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구요.ㅠ
둘째 딸들과는 치마입혀달라는 문제 외에는 그리 부딪치는 경우가 없는데 아들과는 저도 자주 부딪쳐요.지금 이정도인데 중학교 들어가서 사춘기가 되면 어찌 감당해야하나? 미리 겁도 나긴 하는데 그래도 순한 구석이 있기에 믿고는 있습니다만....한 번씩 말이죠.아들이 갑자기 꼭지가 확 돌아서 나에게 조목조목 따져서 엄마의 잘못된 육아방식과 행동들에 대해 비판할 날이 올까봐 좀 겁나요.ㅠ(설마 그럴일은 없겠죠?ㅋ)

암튼...믿고 기다리라고 하지만 기다렸다간 완전 농땡이가 될 것같아 잔소리가 자꾸 늘까봐 걱정이에요.그러면서 나중에 또 후회하게 되구요.아들 키우는 것이 참 쉽지 않아요.요즘 육아서를 다시 잡은 것이 아들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끔씩은 큰사고 안치고 이정도 건강하게 자라고,엄마말을 순간이지만 귀담아 들어줄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할때가 있긴 한데요.이감사함을 늘 지니고 살아야겠어요.그러면 좀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을까요?ㅋㅋ

icaru 2012-04-02 15:18   좋아요 0 | URL
제가 성민이는 많이 봐온건 아닌데, 한눈에 보고,, 섬세한 남자아이의 느낌 그러니까, 우리아이에게서도 보아왔던 특유의 분위기! 그것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ㅋㅋ 어쩐지 친근하더라고요~ 큰애라서 엄마가 조마조마한 마음이 아이에게도 조금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무튼, 큰애라는 존재는 둘째처럼, 찰싹 붙는 귀여운 맛은 덜하지만,, 항상 애틋하고 아리아리하달까요. 그렇더라고요.

2012-03-30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2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4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4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4-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은 충분히 좋은 엄마시잖아요... 좋은 엄마도 화를 내는거죠. 당연히 화를 낼 수 있어야 하구요. 그래야, 자녀분들도 화가 났을 때 화내는 법을 배우죠. 다만 왜 화가 났는지는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야 큰 아이가 이해를 할 거 같아요, 다 알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그냥 엄마가 화냈어만 기억에 남는다고... ^^

저는 어제, 수업 듣다가 함께 수업듣는 분들께 성질 폭발해서 한바탕하고
현재 내내 곱씹는 중입니다.... 아하하.

아, 비가 오네요. 하늘이 꾸물거려요.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날이예요. ^^

icaru 2012-04-04 14:32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게요. 제가 분명 아이에게 좋은 엄마로 지내는 날도 많을 거고, 아이가 기특하고 고맙고 사랑스럽게 느껴젔을 때도 많을 텐데, 이렇게 이슈가 될 때는 때가 뭔가를 그르치거나 아이가 저를 도발시켰거나 할 때라는 거죠. ㅎㅎㅎ 음,,, 아이에게 일일히 설명을 해 줘야 겠군요. 감정적인 것을 언어로 일반화 객관화 시킬 필요가... 아이에겐 화냈었다만 기억에 남는다는 거죠~ ?

근데, 수업 같이 듣는 분들 땜에 화나신 있었던 거예요? ㅎㅎㅎ 어떤 일일까 궁금해해도 되남요? 무튼~ 요즘 날씨는 참 변덕스러워요. 바람도 쎄고... 이미 4월인데 말이지욤
 
브라더 선 시스터 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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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가 짜놓은 그물에 꼼짝 못하고 마는 것은 그녀가 작품을 읽는 어느 누구라도 갖고 있을 법한 향수를 살살 건드려 주기 때문일 것이다. 산뜻하고 깔끔하다. 이건 온다리쿠 작품 스타일 중 좋아하는 부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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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2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다 리쿠 여전히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신작 대신 가격이 좀 내려갈 때 사서 읽으려고 하고 있어요.도서관에 가면 온다와 미미 그리고 게이고는 다 있던데 한번 도서관이나 가 봐야겠어요.

icaru 2012-03-28 14:31   좋아요 0 | URL
ㅎㅎ '여전히'라는 말씀이 예사로 들리지 않아요! 저 또한 여전히거든요. 애정을 거둬들이기 쉽지 않은 작가.
정말 그 트리오의 전작들은 도서관에 다 구비해 놓는 것 같더라고요. 전, 미미 여사 것만 몇 권 빼고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그래봤자 낙원 뿐인가?)
이 책은 분량도 얼마 안 되서 후딱 읽게 되는데, 그런 것치곤 가격대가 쎈 듯해요! 2,3년 지나면, 온다리쿠 작품은 또 금방 반값대열에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언제고 읽겠지 하는 수집차원에서 책이 나오자마자 사 두는 것은 비경제적인 일 같긴 해요. 당장에 읽을 게 아니람 모를까 ㅋ

책읽는나무 2012-03-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도서관엔 온다리쿠나 미미여사의 책이 많질 않아서 많이 아쉽네요.
예전에 '유지니아'를 한밤중에 읽었는데요.갑자기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너무 무섭증이 일어서 밤에는 못읽겠더라구요.어찌되었는지 나이 먹어갈수록 공포영화도 제대로 못볼정도로 되어버렸는데 요즘엔 책도 읽다가 좀 무서우면 딱 덮어버리게 되더라구요.그래서 낮에 읽어요.ㅋㅋ 요즘 온다리쿠책 안읽은지 꽤 오래된 것같으네요.읽고 싶어지게 만들어주시는~~~
요즘 기억의 님집과 님께서 일본소설책에 자꾸 자극을 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