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 가정학습 이론편
장병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어찌하여 지금에서 읽게 되었는지 그 시점이 아쉬울 만큼 잘 풀어써 준 육아 교육서이다. 2003년 1쇄를 발행하였고, 온라인 서점에서는 현재 이 책을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나 또한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고.

이승만 정부 시절 국무총리의 셋째 딸로 자라, 열아홉에 미국 유학을 가서 아이 셋을 둔 중국계 미국인 교수와 결혼. 학업을 병행하면서 삼남매를 훌륭하게 길러낸 에세이.


부모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다시 한번 새긴다.


형제 자매에 대한 조언도 값지다.

형제 혹은 자매는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세대 나름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돈독함을 유지한다던지....


형제가 있다. 아버지는 두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고, 셋이 함께 낚시를 다녔다. 두 아이중 낚시에 소질을 보이는 쪽은 동생이다. 시간이 흘러 형제는 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형은 학자로 성공했고, 동생은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형에게 말한다.

“나는 항상 형이 부러웠어. 아버지는 형만 인정하거든.”

그 말을 들은 형이 동생에게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아 아버지는 너를 더 좋아하셨어. 네가 낚시를 더 잘하잖아.”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내용이다.

낚시 잘하여 인정받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그 콤플렉스를 이기기 위해 공부에 전념한 형, 그러나 아버지 뜻대로 성공하여 인정받는 형과 자신을 비교하는 동생.


지금도 기억나는 가문의 영광에 나왔던 임형준이라는 배우가 토크쇼에 나와서 한 말이 있다. 형하고 자기 이렇게 형제를 둔 집이다. 어머니가 언제부터인가 항상 하시던 말씀은 “사주를 보면 내가 전생에 한 녀석에게만 효도를 본다더니.” 였다고.

형이 어머니를 섭섭하게 하실 때는 자신에게 그 말씀을 하시고, 자신이 잘못하는 게 있을 때는 형에게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이 웃기면서도 어딘지 뼈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어머니도 사남매에게 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형제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임과 동시에 경쟁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부모의 생각 없는 행동은 아이들 감정을 해치고 상처를 주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루하루 새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자고. 아이들과 의미 있고, 교육적인 뭔가를 도모하자는 게 아니고, 아이들이 노는 옆에서 지켜봐 주고 머물러 주는 사람들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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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4-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큰애한테 엄청 미안해서 신경을 많이 써요. 예전처럼 책도 많이 안 읽고 애들하고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을려고요. 사춘기라 말도 조심해서 하고. 아직까지 철딱서니가 없어 속이 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식이라 어떻게 할 수 없더라구요.

icaru 2012-04-12 09:2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예전처럼 책도 많이 안 읽고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죄송)
자식이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에 절대공감합니다. 어쩜 그리 제 맘 같지 않은지 몰라요~ 저도 요즘 많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데, 그래서 어떤 날은 정말 평화롭고 좋았다고 기억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되는(어제처럼) 그런 날도 있어요.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할테고, 그게 제게 주어진 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숙제일텐데요. 우앙...

하늘바람 2012-04-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맞는거 같은데 사실 그렇게 신경쓴다는 거 보통일 아닌거 같더라고요

icaru 2012-04-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보통일 아니지요. 어떨 땐 육아를 한다는 게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제가 많이 부족한 것일테고, 알지만 그래서 노력하고 있지만...

2012-04-19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4-21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우리아이들 어린시절 읽었던 육아서들이 모두다 대개 절판된 것들을 보고 좀 놀랐어요.
세월이 그렇게나 많이 흘렀나? 싶더라구요.
하긴 큰아이가 벌써 11살이 되었으니 강산은 한 번 변한셈이군요.
지금 쏟아져 나오는 육아서들도 물론 좋은책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손때가 묻은 그시절 읽었던 육아서들이 애정이 많이 가더라구요.

분명 실천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큰울림이 있었던 몇 권의 책들중 이책도 포함이었어요.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주변인들에게 추천 많이 했었던 책이네요.^^
국무총리 셋째딸이란 문구에 허걱했네요.전혀 기억나질 않아서요.ㅋㅋ

암튼,육아서들은 나의 마음을 항상 뜨끔하게 해주는 채찍질입니다.
읽을때는 신나게 읽어놓구선 실천은 전혀 하지 않는,
'엄마는 이중인격자'임을 확인시켜주는 책들이 되어버려서요.
저도 기억님처럼 둘째들보다도 큰아들에게 많이 미안해지는군요.육아서책 읽긴 읽었으되 육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버렸으니~~ㅠ
울민군도 요즘 살살 사춘기적 성향을 한 번씩 드러내줘서 조금 겁먹고 있습니다.ㅋㅋ
나도 이제 정신차려서 아들에게 정말 잘해줘야겠어요.ㅠ
십 년전 이책을 읽으면서 어렸던 아들에게 잘해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했었던 옛순간들을 떠올리면서요.ㅋㅋ(내가 웃는 이유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같아서..쿨럭~)

icaru 2012-04-24 13: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책나무 님은 정말 재밌으셔..ㅎ
하~ 진짜 초기에 읽었던 육아서 만한 게 없더라고요. 아무리 책이 잘 나와도요. 저도 저 책을 읽기 전에는 뭐랄까 제목이 쫌 뻔하잖아요. 99%운운한다는 게, 그런데 읽으면서 감동받았어요! 여자로서의 삶도 그렇고, 어머니로서도 그렇고, 허나 그게 실천과 바로 연결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아는 만큼 실천했음 제가 이러고 있겠나 싶기도 해요~ 부모 멘토 전도사로 전국각지를 누비고 다녔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