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데리고 아파트 주위나 한바퀴 돌고 오자는 남편에게 아파트 한바퀴 대신 여길 가자고 했다.

한두번 와본 곳이 아니기 때문에 경내를 한바퀴 휙 둘러보고 돌아온것이 전부이지만

역시, 잠깐만 집 밖으로 나갔다 와도 기분이 새로와진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확인한 오후.

 

아직은 거의 모노톤의 풍경이었지만 봄이 되면 여기도 파릇 저기도 파릇할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돌아오는 길. 논밭을 가로질러 단체로 비행하는 오리떼를 보고 환호성.

 

M 패스트푸드점에서 H 메뉴를 시키면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피겨를 준다더라, 그랬더니 오늘 아침 남편과 아들이 거기 가서 아침을 먹고 두개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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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2-0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벼운 나들이 잘하셨네요^^

hnine 2016-02-10 05:11   좋아요 0 | URL
예, 갑사 정도면 설날 뒷풀이로 집에서 가볍게 다녀오기 적당한 거리이지요.
햇살은 따뜻해보이는데 바람은 제법 차가운 날씨였어요.

책읽는나무 2016-02-10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다더라~~말했더니 당장 구해다주신 부자님들!!
설 잘 보내셨나요??^^

hnine 2016-02-10 09:59   좋아요 0 | URL
제가 스누피를 지금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 저 라이너스의 담요는 앞으로 잡아당길 수 있게 되어 있고요, 슈레더 피아노 위의 스누피는 빙빙 돌아가요. 제가 가장 감정이입하는 찰리 브라운이 다 나가고 없었다고 해서 유감이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설은 나름 간편하게 잘 지냈는데 산소 가고 오는 길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운전하는 남편이 많이 힘들어했지요.
책읽는나무님 서재에서 매화 구경 잘 했는데 저희 동네에는 아직도 겨울이네요 ^^

아무개 2016-02-1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사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받았던 백만년전 추억이...^^;;;
풍광은 마곡사가 더 뛰어났던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워낙 오래전이라 가물가물하네요^^

hnine 2016-02-11 05:21   좋아요 0 | URL
여기에 유스호스텔 있는데 거기에서 오리엔테이션 받으신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으로 어딜 갔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걸요, 저도 무슨 모슨 유스 호스텔이라는 것만 기억나고요.
마곡사나 갑사나 저희 집에서는 비슷한 거리이기 때문에 자주 가요. 마곡사 주위엔 요즘 걷는 둘레길도 만들어놓았더군요. 백범 김구 선생님이 잠시 계셨던 곳이기 때문에 더 유명해진 것 같기도 하고, 제 남편이 좋아하는 절이기도 하고,그렇답니다.
 

 

 

 

설 음식 만들면서 TV를 소리로 듣고 있는데, 낭송되어 나오는 시가 음식 만들던 손을 잠시 멈추고 TV 화면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오류동의 동전

 

 

 

박 용래

 

 

 

 

한때 나는 한 봉지 솜 과자였다가

 

한때 나는 한 봉지 붕어빵였다가

 

한때 나는 좌판에 던져진 햇살였다가

 

중국집 처마밑 조롱속의 새였다가

 

먼먼 윤회 끝

 

이제는 돌아와

 

오류동의 동전

 

 

 

 

 

 

 

 

 

내가 보고 있던 TV채널이 아마 대전지역방송 채널이었던가보다. 시인 박 용래. 이름은 익숙한데 그가 대전 출신 시인인줄은 몰랐다. 시 제목의 오류동은 서울시 오류동이 아니라 대전시 오류동. 생전에 시인이 살던 동네라고 하는데 대전에 산지 벌써 8년째인 나도 서울에 있는 오류동을 먼저 떠올렸지 대전에 이런 동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한 봉지 솜 과자, 한 봉지 붕어빵, 좌판의 햇살, 조롱속 새, 동전. 어느 것 하나 대수로운 것이 없다. 하지만 얼마나 소중하고 따스한가. 이런 소소한 것들에 자기 삶의 여정을 비유할 수 있는 겸허함. 자신을 낮추는 자세.

자학과 비굴, 한탄이 아니라 이렇게 곱고 아름답게 읽혀지게 써내려간 시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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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02-08 05:51   좋아요 0 | URL
음력설이 있어 한번더 심기일전 기회를 삼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올해는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알라딘 님들에게는 새삼스런 얘기겠지만 저야말로 새삼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서울의 오류동은 구로구 아니던가요? 저도 이제는 가물가물한데요.
박용래 시인은 별명이 울보시인이었대요. 보리밭 박용하와 잠깐 또 헛갈리기도 했지요.
늘 따뜻한 말씀 건네주시니 감사드려요. 새해에도 서재에서 늘 반기는 사이가 되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서니데이 2016-02-0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오늘도 많이 바쁘셨겠어요. 좋은 저녁 되세요.^^

hnine 2021-01-31 09:41   좋아요 1 | URL
이제 꾀가 나서 식혜도 만들지 않고 파는 걸 사다놓았어요. 이제 슬슬 나가서 몇시간 후 차례 지낼 준비, 산소 갈 준비를 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느긋하고 평화로운 한해 만들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5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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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선입견도 없고 줄거리도 모르는 상태에서 1권을 읽을 때보다 지금 더 오리무중이다.

알로샤가 수도중인 수도원의 조시마 장로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1권이 끝났는데, 2권 시작하자마자 조시마 장로가 들려주었다는 얘기를 알로샤가 정리했다는 글이 자그마치100쪽에 걸쳐 진행된다. 조시마 장로가 옛날에 겪었다는 이 얘기들이 이 소설의 주제에 그렇게 중요하고 비중이 있는 것인지, 어떤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본문에도 나왔듯이 온전하지 않고 파편적인 (98쪽) 이 내용은 2권을 다 읽도록 이 소설 자체가 내게는 결국 이렇게 파편적이고 온전하지 않은 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인가 의구심도 들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동안 신앙심 깊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 마지 않던 조시마 장로가 죽은 뒤 시체에서 썩는 냄새가 나고 안나고의 문제를 가지고 신의 존재, 신격화에 대한 소재로 쓰기엔 너무하지 않은가.

미모가 뛰어나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매력이 있는지, 3권을 읽기 시작한 지금도 아직 접수가 안되는 여자, 그루셴카. 재산도 재산이지만 결국 이 여자에 대한 쟁탈전과 질투가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사건이랄 수 있는 살인의 동기를 제공했다는것 맞나? 정말?

2권의 마지막 9편 <예심>에서, 살인자로 지목된 드미트리가 검사의 심문에 대해 우왕좌왕 하면서도 자기의 심경을 토로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눈 앞에서 연극을 보고 있는 듯 생생한 느낌으로 몰입해서 읽었다. '이제 재미있으려고 해!' 이러면서.

그런데, 이 리뷰를 쓰면서 보니 지금까지 읽으면서 유일하게 밑줄 그은 부분이 있는데, 앞에서 말한 그 조시마 장로가 남긴 말을 글로 옮겼다는 그 오리무중 내용중에 있다.

지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고통이다. (95쪽)

지옥이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고통.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고통.

의미심장하다.

3권의 100쪽 좀 넘게 읽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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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2-0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여즉 못 읽었어요. 3권의 100쪽을 넘게 읽으셨다니, 부러워요!!@_@;

hnine 2016-02-03 20:22   좋아요 0 | URL
저도 큰맘 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이 유명한 소설 속의 보석을 못찾은 것 같아서 아쉽네요. 하지만 아직 600쪽에 달하는 3권이 남아있으니까요.
moonnight님도 이 책이 읽어야지읽어야지 리스트에 있는 책 중 하나이군요 ^^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큰맘 먹는데 자그마치 50년의 세월이 걸렸나봐요 ㅋㅋ. moonnight님은 아마 저보다는 덜 걸리겠지요.
 

 

 

 

 

 

 

 

 

- 흔적 1 -

 

 

 

 

 

 

 

 

 

 

 - 흔적 2 -

 

 

 

 

 

 

 

 

 

 

- 흔적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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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2-0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저도 흔적 남기고 갑니다 ㅎㅎ

hnine 2016-02-03 20:19   좋아요 0 | URL
저 사진 올리고 제목 붙일 때 ˝흔적˝이라는 말의 느낌은 쓸쓸했는데 해피북님 댓글의 ˝흔적˝이라는 말은 같은 말인데 왜 경쾌하고 사뿐사뿐 느낌이 들지요? ^^
찍는 사진 마다 마치흑백 사진을 찍은 것 같은, 요즘 풍경이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내일이 입춘이라네요.

해피북 2016-02-03 20:3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게 느껴주셨다니 기쁜걸요 ㅎ그런데 내일이 입춘이라니욧! 진짜 이번 겨울은 후딱 지나간거같아요^~^

세실 2016-02-0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으로는 미동도 없어보이지만 어디선가는 봄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겠지요^^
겨울에서 봄의 변화가 늘 놀라워요! 벌써 입춘!!

hnine 2016-02-04 14:48   좋아요 0 | URL
저희 아파트 뒷편에 동백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몇달째 봉오리 상태이고 꽃이 안피네요. 시간있을때마다 꽃이 폈나 하고 가보면서 기다린답니다.
겨울 없이 봄은 없지요.
 

 

 

<굿바이 칠드런>

보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닌데 어제 밤 채널을 돌리다가 문득 보기 시작해서 끝까지 보게 된 영화.

그래서 내가 보기 시작한 장면이 시작으로부터 얼마나 지난 후인지도 모른다.

 

영화의 마지막은 주인공 소년의 눈에 천천히 눈물이 차오르는 장면이었고, 그 소년이 성인이 된 목소리로 나레이션이 나온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날 그 아침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이 영화는 그 유명한 루이말 감독의 작품이었고, 더구나 감독 자신의 자전적 스토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영화 속 주인공 소년이 바로 루이말 감독 자신.

 

영화 제목 "굿바이 칠드런"은 마지막 대사. 소년의 대사가 아니라 교장 신부님의 대사이다.

 

굿바이.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며 할 수 없는 말. 내게는 그렇다.

웃는 시늉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에서 우러나서는 도저히 웃으면서 할 수 없을 말.

 

굿바이라는 말도, 마지막 인사도 나눌 기회 안주시고 가신 아버지 생각이 문득 나서 더 슬펐던 영화.

 

 

 

 

 

 

영화 속의 두 주인공 소년과 오른쪽엔 루이말 감독의 모습.

 

그가 만든 영화로 내가 본 것은 <데미지> 밖에 없네. 감독 이름이 익숙해서인지 본 영화가 여러편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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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1-24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스한 영화인데 봐야겠어요. 마지막 문장에 찡합니다 나인님. 편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hnine 2016-01-24 14:01   좋아요 2 | URL
어제 밤에 EBS에서 해주더라고요.
어디 한군데 집중하지 못하는 요즘인데 어제 오랜만에 끝까지 앉아서 본 영화였어요.
굿바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네요.
프레이야님도 좋아하실 것 같은 영화...

살리미 2016-01-24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좋아하는 영화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니 몰라야 할 아이가 받는 압박과 차마 굿바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아팠던...

hnine 2016-01-24 14:04   좋아요 1 | URL
오로라님은 책도 많이 읽으시고 답사도 많이 다니시고 영화도 많이 보시고...^^
영화 내용을 좀 더 쓰려다가 혹시 앞으로 보게 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쓰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장면 몇개는 저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