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내부에는 수많은 칸막이가 있습니다. 이를 '격벽'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사고로 배에 물이 새어 들어왔을 때 다른 곳이 침수되는 것을 막아주고, 불이 났을 때 더 이상 번지지 않게 하는 방화벽 역할도 합니다. 즉, 침수나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를 최소화하여 결국 배가 침몰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작은 일에도 마음 전체가 휘청거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칸막이가 잘 작동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문제와 존재를 구분하는 칸막이가 있습니다. 즉,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되 존재 자체로 확대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수능시험에 두번 떨어졌다면 '나는 수능 시험에 두 번 떨어졌다'에 가깝게 생각하지만,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나는 인생의 실패자'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를 만납니다. 그러나 내 자신이 문제를 만났을 뿐, 그 문제가 바로 '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문제와 존재 사이에 칸막이를 두어야 합니다. 당신이 문제를 만난 것이지 당신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34쪽 '마음의 칸막이')

 

 

 

 

수첩보다도 얇고 가벼운 책이다.

하루에 한번씩 읽어 통째로 외워버릴까?

평범하기 그지 없는 말들이 이렇게 마음에 쏙쏙 들어오다니.

난 여전히 이런 글이 필요한 사람이다.

오늘은 이 글로 밥을 삼자.

마음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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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2-2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와 존재 사이에 칸막이를!!!!!

힘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금방 지은 밥을 한그릇 먹은듯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hnine 2011-12-23 15:21   좋아요 0 | URL
확대 해석, 부정적으로 몰고 가기 --> 이런걸 주특기로 가지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새겨읽어야 할 글 같아서 적어보았습니다.

무스탕 2011-12-2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 자체가 `문제`인 사람도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문제라는 분이 문제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니까요 ^^

hnine 2011-12-23 23:04   좋아요 0 | URL
우리가 소위 말하는 `쿨하다`는 것은 이 칸막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아요. 이문제 저문제 다 끌어다붙여서 문제를 더 크게, 심각하게 만들지 않는 법. 배우고 싶어요.

하늘바람 2011-12-2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가면서 어른이 되면서 나이들면서 칸막이가 아주 세분화되는 것닽아요.
어느새 연말이고 크리스마스네요

또 님껜 아무것도 못드리고 한해가 가나봐요. ㅠ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좋은 일 가득하셔요

hnine 2011-12-23 23:06   좋아요 0 | URL
전 이분이 쓴 글들이 참 잘 와닿더라고요.
위의 글 외에도 콕콕 와서 박히는 글들이 많았답니다.
올해, 크게 이룬 일은 없어도 그렇다고 크게 마음 상한 일도 없었으니 만족해요 저는.
하늘바람님, 연말을 바쁘게 보내시려나 봐요. 아무래도 저도 그럴 것 같네요. 그것도 뭐, 괜찮아요 ^^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고, 웃을 일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12-24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와 존재 사이의 칸막이, 이거 정말 핵심이네요, 삶의 핵심.

나인 언니,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해피 크리스마스~
올 한해 감사드려요.

hnine 2011-12-24 06:3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군요.
이번 주말을 고비로 쌓인 일이 잔뜩이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케잌이라도 먹어야겠지요.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문해준 CD 플레이어는 품절이라고 주문 취소되었으니 다른 것으로 주문해줘야 하고, 어제 마트갔다가 저는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내었어요, 핸드크림. 1500원 짜리 핸드크림이 있더라고요 ^^
마녀고양이님도 해피 크리스마스~ 코알라에게도 전해주시고요.

파란놀 2011-12-24 0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사람은 작은 글로 작은 사랑을 누리리라 믿어요..
생각해 보면, 큰 것도 작은 것도 따로 없을 테지만요..

hnine 2011-12-24 17:30   좋아요 0 | URL
음...말씀하신 것을 곱씹어 봅니다.
 

 

일거리를 다 미뤄두고 오늘 하루 아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1. 영화 `틴틴과 유니콘호의 비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애니메이션.
오래된 만화 틴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엊그제 `앨빈과 수퍼밴드 3` 보면서 내내 잤던 것에 비하면 오늘은 아이와 영화 얘기를 제대로 나눌 수 있었으니 성공.

 

2. 서점

 

이렇게 한번에 여러권 구입하는 일은 내게는 참 드문 일이다.
영화 보고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서점 순례.
아이는 CD를 샀고, 나는 책을 네권이나 샀다.

<내몸안의 작은 우주 분자 생물학>은 나와있는 시리즈 중 한권을 읽어본후 마음에 들어서 다른 책들도 다 사들여 읽었다. 그런데 오늘 서점에 가서 보니 새로운 시리즈가 나와있다. 들춰보니 역시 안 사고 못배기는 내용이다.

유안진 시인이 오랜만에 시집을 내었다. <둥근 세모꼴>이라니 시인의 성향이 또 제목에서 드러나는구나 싶다. 지금까지 나온 유안진 시인의 시집은 아마 다 가지고 있을 텐데, 이 시인의 시는 뭐랄까, 다른 시인들의 시와 확실히 다르다. 문학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시인 특유의 통찰력과 재치와 깨달음이라고  할까.
<조각보 같은 우리집>은 거의 1년 가까이 내 보관함에 담겨 있던 책인데 이사 후라서 그런지 구매의욕이 훌쩍 높아졌나보다. 새로 사서 꾸미기보다는 있는 것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이용하고 사는 모습이 나와 코드가 맞았기도 하고.

 

 

 

 

 

 

 

 

 

 

 

 

 

 

 

 

 

 

 

 

 

 

 

 

 

 

 

 

 

 

 

 

 

 

 

 

 

 

 

 

 

 

 

 

3. 홀리스 흔들의자

 

아줌마 궁상을 제대로 떨면서 사는 나는 좀처럼 커피전문점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냥 자동판매기 커피로 만족할 뿐.

언젠가 홀리스 커피전문점 앞을 지나가는데 유리창 너머로 흔들의자가 있는 것을 보더니 아이가 저기 한번 들어가보고 싶다고 하는것을 나중에, 나중에 하고 미뤘었다.
오늘 영화 보고, 서점 다녀오는 길에, 울적한 기분도 풀어줄 겸 들어가보았다. 둘이 그 흔들의자에 앉아 바깥 구경을 했다. 와플과 따뜻한 우유를 시켜주니 좋아한다.

집에 오는 버스에서 아이는 잠이 들고.

 

4. 그리고

 

집에 오니 빨리 처리해야하는 메일이 와있어서 그것부터 해놓고 저녁을 준비했다.
요즘 새로 시작한 일은 일을 처리하는 속도와 양에 따라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일.
그 이유때문이 아니라도 아직 완전히 손에 익지 않아서 그런지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내일은 서울로 이집트 특별전을 보러가기로 했다.
어쩌다보니 지난 주부터 거의 매일 서울에 가고 있구나.

이런 저런 일들. 웃을 일도 있고 마음 아픈 일도 있고.
평범한 일상이다. 누구의 일상인들 그렇지 않으랴.

 

부러우면 지는거라는데, 그런 점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네? 다른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내공이 쌓여서는 더욱 아니다.

오히려 나는 소소한 부러움, 소망, 이런 것을 가지고 살고 싶은데, 그런게 없다. 의욕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아마 내가 지금 어디 건강이 특별히 좋지 않다면 건강을 부러워하긴 할 것 같다. 그런데 현재로선 그런 상황도 아니니, 그건 감사할 일이고.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것 중에 과연 영원한 것이 있을까,  라는 나의 이 고질적인 허무주의. 이것이 바로 내가 남을 부러워하지 않게 된 이유일 것이다.  
차라리 부러워하며 지는 것이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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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2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하고 찻집도 나들이를~ 즐거우시겠어요 @.@

hnine 2011-12-21 22:47   좋아요 0 | URL
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 평화롭게 자는 모습. 그 속에서 어미된 사람은 천국을 보는 것 같아요. 조금 더 크면 이제 엄마보고 어디 가자는 소리도 안하겠지 생각하면 벌써 서운해지려고 합니다. 다 때가 있으니 같이 어디 가자, 뭘 사달라 할때 귀담아 들어야겠지요.

2011-12-22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3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ngmee 2011-12-2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할 일은 참 많은데, 무뎌져서 그냥 넘어가는게 많지.
아이가 크면 같이 할 시간이 없더라.

hnine 2011-12-23 08:40   좋아요 0 | URL
난 투덜거리기도 잘 하고, 금방 뉘우치기도 잘 하고...아직 철이 덜 들었어 ^^
아이가 크면 같이 할 시간이 없는 것이 어찌 보면 서운하면서도 정상적인 일일지도 몰라.

춤추는인생. 2011-12-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오랜만에 겨울의 다인이 모습을 들으니 새록새록 기분이좋아져요. ^^ 나인님의 겨울도 넘맘에 들구요. 오늘넘추워요. 전 대학에 갔다가 얼뻔봤어요. 지금침대에서 몸녹여요. ㅎㅎ 이게 바로 행복이죵!! ^^

hnine 2011-12-23 08:43   좋아요 0 | URL
어제 정말 추웠지요? 저도 다린이 데리고 국립과천과학관 이집트 투탄카멘 보러 다녀왔는데 실내에서만 돌아다녔어요. 따뜻한 커피나 차를 자주 마셔주니까 좀 났더라고요.
저는 집에 돌아와서 제가 자주 가는 동시 모음 사이트에서 한동안 놀다왔더니 몸도, 그리고 마음도 노글노글 녹더군요 ^^
맞아요, 행복, 그거 복잡하지 않아요, 어렵지 않아요~~ ㅋㅋ

BRINY 2011-12-2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땡` 영화가 볼만한가봐요. 만화 원작 실사 영화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데. 게다가 어릴 때 원작만화를 본 저에게는 `틴틴`이 아니라 `땡땡`이라구요~~~

hnine 2011-12-23 23:02   좋아요 0 | URL
아, `땡땡`이라고 읽는군요. 그게 훨씬 어울리네요.
저도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원작만화를 안본 상태에서 봐서 그랬을까요?

희망찬샘 2012-02-05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땡땡의 모험이 너무 재미있는 책이라 해서 봤는데, 한 권만 봐서 그런지 그닥 모르겠더라구요. 영화도 있군요.

hnine 2012-02-05 16:29   좋아요 0 | URL
영화는 참 재미있었어요. 책은 저도 안 읽었어요. 만화책으로 나와있는 것을 보긴 했는데 글자가 너무 작아서 패쓰 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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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황홀 -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먹는다는 것이 생존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하며 매끼 밥을 먹는 사람들이 요즘 몇이나 될까.

먹는다는 것은 하나의 휴식이고, 즐거움을 찾기 위한 일 중 하나이며 더 나아가면 미각을 동원한 '감상'의 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식물처럼 스스로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독립영양 생활을 못하는 동물이, 살아있기 위해 연료를 공급받는 과정엔 반드시 살아있는 다른 생명체를 포식하는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제목의 '칼'은 직접 칼을 써서 음식을 마련했는지 여부를 떠나 그런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얻는 것은 단순히 기름을 가득 채운 자동차처럼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얻는 것이 아니라 '마셔서 기갈을 풀고 도취경에 든다, 황홀하다. 칼과 황홀 사이에 인간, 삶이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처럼 축복인 것 같기도 하고 위선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이기적이고 어딘가 용서를 구해야 할 일같기도 하지만 그것은 엄연한 생태계의 기본 원리이고 우주의 질서이다. 하지만 착각하기 쉬운 것은 생태계의 기본이고 우주의 질서가 되는 것은 생명 유지의 차원에서의 먹는다는 행위이지, 도락과 여흥의 차원까지 포함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상은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밑바닥에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작은 물결로 출렁거리던 생각이다. 하지만 책 자체는 재미있는 읽을 거리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 이 책이 자기의 주장을 펼치며 읽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무거운 글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써나간 글, 읽는 사람을 재미있게 해주기 위한 글일 뿐이니까.
사실 느끼고 생각할 줄 아는 인간으로서, 한끼 밥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얼마나 여러 가지 느낌과 생각을 거기에 끌어올 수 있는가. 한국에서는 거의 매일 밥상에 오르던 김치를, 낯선 어느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 속에, 낯선 음식들을 먹다가 만나게 되면 그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했던 김치 몇쪽을 보고 눈물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눈물로 감격하며 먹었던 음식보다는 새로운 느낌을 주는 음식, 지금까지 먹어본 최고의 밥, 최고의 국수, 최고의 막걸리, 이런 식으로 유쾌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어떤 선을 잘 지키는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표현력을 갖추고 있고, 지나친 감상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는 수준에서 경험담을 풀어놓을 수 있는 것은 저자의 타고난 스타일일지, 아니면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일지 모르겠다. 아마 이 사람의 다른 작품들을 여럿 읽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겪은 일과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놓는 수다꾼 아저씨 빌 브라이슨을 떠올렸고 저자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를까 생각해보았다. 저자는 역시 토종 한국인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방문지에서 먹은 음식,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 인생의 의미를 종종 찾아내어 글 속에 담아놓기는 빌 브라이슨보다 성석제가 좀더 잘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빌 브라이슨은 그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지만 말이다.

한가지 덧붙여 이 책에 삽화를 그린 정훈이씨도 아마 성석제 못지 않은 유머 감각과 재치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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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을 보며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혹시

다시

살아나 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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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20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꺼진 불씨도 오래도록 따스해요..

hnine 2011-12-20 08:47   좋아요 0 | URL
역시 된장님의 댓글 답습니다 ^^

하늘바람 2011-12-2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조심 표어.
잘지내시나요?
인사도 잘 못 전해드릴만큼 요즘 제가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내요

hnine 2011-12-20 08:4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요즘 서재에 자주 못들어오시는 서재지기님들 생각이 종종 납니다.
하늘바람님, 바쁘셔서 못들어오신다는 말씀은 어디가 아프셔서 못들어오신다는 말씀보다 얼마나 다행이고 좋은 일인지요. 곧 휴식의 시간도 오겠지요.

2011-12-20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12-20 11:50   좋아요 0 | URL
그것때문에 쓴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오늘 새벽에 보냈어요...
 

 

 

계산적인 시

 

 


 

 

일년 석달 아흐레
혼자가 아니어 행복했네
다시 혼자가 되어
일년 석달 치 빚을 갚는 중

 


삼천 원 짜리 백반을 먹고
삼백 원 짜리 커피를 마셨어
나의 허기는 삼천 삼백원 어치


 


천원 짜리 한장으로
버스를 탔지

눈만 열고 전부 닫으니
버스는 다른 세상을 향해 가네
난 가만 있는데
눈 앞에 보이는 것이 계속 바뀌는 거야




그것도 어디쯤에선 내려야했어
다시 천원 짜리 버스를 타고
갔던 길을 되돌아오니
나의 소풍은 이천원



 

집까지 까마득한 언덕
바람 맞으며 혼자 오르기 싫어

맥주를 샀지

이천 오백원
달과 함께 맥주를 마셨으니
이천 오백원 어치 위안 




빚을 갚아야 하는데
빚이 자꾸 늘어가는 기분
나는

나머지 인생을
일년 석달 아흐레
그 빚을 갚는데 쓰게 될까
그래서 행복할까
계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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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12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를 두 병 샀군요
500들이로
셈(계산)을 하는 시이니까
살작 셈을 해 보았습니다..

hnine 2011-12-12 05:19   좋아요 0 | URL
(저, 솔직히 제가 직접 맥주를 사본 적이 없어요. 맥주 하나에 얼마나 하냐고 남편에게 물어봤더니 역시 술 별로 즐기지않는 남편이 이천원 정도 하지 않냐고 하길래...ㅋㅋ)

파란놀 2011-12-13 07:55   좋아요 0 | URL
가게마다 맥주값이 다 달라요.. @.@
대형할인마트부터 시골 구멍가게까지...

줄잡아서 말한다면,
640들이는 1650~2000원쯤,
500들이는 1150~1600원쯤,
330들이는 950~1500원쯤 해요.

관광지에서는 500들이를 2000원에 팔기도 한답니다 @,.@
제가 살아가는 전라남도 고흥 면소재지에서는
500들이만 파는데 1250~1400원 사이를 받더라고요.
가게마다 50원이나 100원씩 값이 벌어져요 ㅋㅋ

마녀고양이 2011-12-12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다.............
나인언니, 이거 너무 행복하고 따스하고 달빛같은 시잖아요.
부비부비....아우, 다사로운 빚을 저도 지고 갑니다. 이렇게 갚아야할 빚을 주시다니!

hnine 2011-12-12 21:50   좋아요 0 | URL
그렇게 읽어주는 마녀고양이님때문에 저는 지금 시리던 등이 다시 따땃해지고 있어요.
저 혼자 끄적거리고 자신없어서 즐찾에만 공개해놓았는데 ^^
이 곳에 마녀고양이님이 안계시다면 무척 적적할거예요.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