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Shot: Mystery at the Final Four (the Sports Beat, 1) (Paperback)
John Feinstein / Yearling Books / 200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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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대해 '컴맹'이 있다면 난 '스포츠맹'이다. 직접 하는건 고사하고 정말 지능이 의심될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룰도 들으면 금방 잊어버리고 이해도 잘 못하니 구경도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까 말까 좀 망설였었다. 보아하니 Final Four가 어쩌구, 농구와 관련된 이야기 아닌가. 그런데 농구 잘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누구의 말을 믿고 구입하였다. 그 결과, 정말 그랬다. 이 책의 저자처럼 정말 농구팬이라면 더욱 더 재미있게 읽었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였다.

이야기는 Stevie가 전미농구작가협회장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흥분해서 엄마에게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마!  엄마! 엄마!"

이제 8학년 (우리 나이로 열넷이나 열다섯살)인 Stevie는, 위 협회에서 주최한 14세 이하만 참가 자격이 있는 writing contest에서 뽑혀서 공동우승자인 다른 한명과 함께 그해 Final four 경기에 참석할 수 있는 초청장을 받은 것이다.

다른 우승자는 Carol Anderson이라는 여자 아이.

그 둘은 Final Four가 열리는 New Orleans로 각각 아버지와 함께 참석하는데 Stevie는 열렬 Duke팬이고, Carol은 열렬 MSU팬이라 서로 아웅다웅하면서도 조금씩 친해지게 된다.

(여기까지 읽으면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진행될지 전혀 짐작을 못하고 '뭐야, 결국 농구 얘기잖아' 하며 읽는 속도가 느려질 찰나였다)

우연히 이들이 엿듣게 된 누군가의 대화가 마침내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엿듣게 된 대화란, 누군가가 MSU의 어느 선수를 협박하는 내용이었다. Duke와의 경기에서 일부러 져주라는 협박이었다.

두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숨어서 들은 내용이라 Stevie와 Carol은 이 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우여곡절 거치면서 끝내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아내고, 협박 받은 선수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제 열 몇살인 아이들이, 모른 척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 일, 더구나 어른들, 그것도 다 한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 관련된 검은 술수와 사기성 조작을 끝까지 파헤져 가는 과정을 따라가느라 농구에 대한 지식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지루한지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농구 경기 결과를 가지고 도박을 하는 사람, 대학의 총장 자리를 노리는 사람, 새로 부임할 총장을 자기 손아귀에 넣고 맘대로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 이들 셋이 각자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여, 한 대학의 스타 플레이어를 협박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내어 마지막 순간에 그야말로 몇분 몇초를 다투며 마지막 샷을 성공시키기 까지. 저자는 독자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면서 승부 조작, 사기, 술수, 협박 등은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는, 뻔한 사실외에 또한가지, 기자로의 꿈을 가지고 첫발을 내딘 주인공들의 행동을 통해 기자란 단지 대박 기사를 쓰는 것, 글을 멋있게 잘 쓰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진실의 편에 서서 그것을 파헤쳐 나가는 것의 진짜 사명임을 암시하고 있다.

어찌보면 농구 경기를 빌어서 작가가 정말 말하고 싶던 것은 그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이 책의 작가는 실제로  Duke 졸업생이며 Washinton Post지의 스포츠 기자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약력을 보고 나니 문득 이 이야기는 픽션을 가장한 논픽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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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8-1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경기에는 으레 돈이 걸리기 마련이라서
협박도 하고 조작도 하고 뒷거래도 있고...
그야말로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운동하고는
어디에서나 다 멀어지는 듯해요.
참말 모두 논픽션, 우리 이야기일 테지요.

hnine 2013-08-10 09:24   좋아요 0 | URL
세상물정 모르는 저는 농구 경기에도 저렇게 돈이 으레 걸린다는걸 모르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든 돈이 걸리기 시작하면 원래의 성격과 색깔을 점차 잃어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는 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걸까요.
저 책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사실 처음에 몇 페이지 잃고 그만 둘까 했었거든요.
중요한 주제가 뒤로 가면서 나오더군요.

마녀고양이 2013-08-1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의 편에서....
썰전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철희 소장님이
문재인 의원을 실제 만난 소감이 맑다 였다고 해요.... 권력욕이나 정치적인 면이 부족하지만 맑다고...
그게 더 멋지지 않을까 싶어요. 권력욕이나 정치적이지 않고 맑은 사람은, 언제나 진실의 편에 설 것 같아서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너무 덥네요, 잘 지내시죠?

hnine 2013-08-12 00:52   좋아요 0 | URL
진실...요즘은 과연 진실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네요. 변하지 않는 것일까,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일까.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때마다 모양을 맞춰가며 바꿀 수 있어야 하는 것일까. 결국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는가. 혼잣 생각이지요. 갈수록 얕아가고 표면에 떠오른 것만 보려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세상과 제 마음과의 불협화음이지요.
저 책에서 결국 Last Shot으로 모두 평정이 되었듯이, 진실은 존재하고 통한다고 믿고 싶어요 아직은.
너무 덥지요?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기후 맞나 싶답니다.
 

"잘못하면 물릴 수 있으니까 괜히 가까이 가서 장난치거나 하면 안돼."

할머니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지만, 심심한 나는 역시 개집 안에서 심심해보이는 개를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마당에서 개를 키우던 시절 (무려 1970년대).

개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개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물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개 집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개는 역시 가만히 나를 보고만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저 큰 개 집 안에는 (당시 나는 여섯, 일곱 살 쯤 되었으므로 개집이 무척 커보였다)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고개를 가까이 디밀고 개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때였다. 개가 나에게 달려들더니 내 손가락을 꽉 물어버렸다.

"으앙~~"

다행히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아서 빨간 약 바르고 붕대 감고 며칠 후에 나았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아직 가끔 부모님께서는 그때 얘기를 하신다.

웬만하면 그러고 나면 개 무서워서 가까이 안가려고 했을텐데 나는 아니었다고.

아파트로 이사가기 전까지 우리 집에는 항상 개가 있었다. 최소한 두 마리는 기본, 얘들이 새끼를 낳으면 더 많아졌다.

고등학교 때 아파트로 이사오고 난 후, 개를 키우는건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아파트에서도 많이 키우지만) 어느 날 여동생 남자친구가 여동생에게 선물로 쉬쯔 강아지를 사준 것이다. 아, 귀여운 것.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았던 여동생보다 집순이 내가 강아지와 있는 시간이 많았다. 산책 시키고, 목욕 시키고, 무릎에 앉혀놓고 공부하고, 잘 때도 옆에 데리고 자고 (아니, 자다 보면 어느 새 내 옆에 와서 자고 있었다).

 

아이가 우리도 개를 키우자고 졸랐지만, 살고 있는 집이 우리 집도 아닌데 혹시 집 주인이 알면 안 좋아할까봐 못 키우고 있다가 작년에 드디어 우리 집을 장만해서 이사오자마자 바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태어난지 두 달이나 되었을까? 예쁜 쉬쯔. 아이와 나와, 남편까지도 얼마나 귀여워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 집에 온지 2주일이나 되었을까? 밥도 안먹고 힘없이 늘어져 있기에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파보바이러스란다. 치사율 높은 병인데 어쩌다가. 그 작은 몸에 주사를 한번에 다섯 대나 맞아가며 치료를 받게 했고 병원비는 거의 백만원을 육박하고 있었다. 그 보람도 없이, 병원에서는 이제 가망이 없다며 오늘 밤이 고비라고 했다. 약은 커녕 물도 못삼키는 강아지 옆에서 세식구가 잠도 안자고 버티다가 12시가 넘어가자 아이가 먼저 잠이 들고, 나도 잠시 엎드려 있는다는게 잠이 들었나보다. 잠결에 현관 문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알았다. 우리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구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끝까지 잠 안자고 지켜보던 남편이 강아지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것을 보았고, 식구들이 보기 전에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 뒷동산에 묻어주려고 나가는 소리를 내가 들은 것이었다.

 

세달 후 지금의 강아지가 다시 우리 집 식구로 들어왔다.

강아지들은 참 신기하다.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서 내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내 발등이라든지, 누워있을땐 팔뚝에라도 꼭 자기 몸을 대고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여행중이라 집에 없는 아이가 특히 보고 싶은 날, 나는 괜히 강아지에게 말을 건넨다.

"볼더 (강아지 이름)야, 네 엄마는 네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네가 이렇게 예쁘게 큰 것도 못 보고..."

강아지는 무슨 소리인가 하여 고개를 갸우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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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8-04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너 이뻐요
아주 영리하게 생겼어요
태은이도 날마다 개를 키우자고 조릅니다,
하지만 저도 우리집 아니란 것도 그렇고
제 일거리가 더 늘어날것도 겁나고
사람 한몫할게 뻔해서
등등 이러저러한 일로 안돼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어릴때 강아지와 함꼐 한 시간
위로와 친구가 되어 준 그 고마움을 생각해 보면 태은이에게도 하지요.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강아지에게 물린 거 하늘나라로 간거요

날이 많이 더워요 님
건강 조심하셔요

hnine 2013-08-05 17:55   좋아요 0 | URL
일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제가 받는 기쁨과 위안의 댓가라고 생각해야지요.
특히 형제 없이 혼자인 애들은 동물들에 애착이 많더라고요.
여기는 장마 기간에도 비 별로 안오고 폭염만 계속되더니 요즘은 아주 본격적으로 덥네요.
선풍기도 안 꺼내놓고 지내다가 엊그제 기어이 꺼내고 말았답니다.
하늘바람님도 아이들과 더위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파란놀 2013-08-0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낳은 어미와 함께
기르는 어미가 있으니
새 아이(강아지)도 즐겁게
잘 살아가리라 생각해요

hnine 2013-08-04 04:10   좋아요 0 | URL
내일, 아니 이제 오늘이네요, 행사 때문에 아예 밤을 새시나봐요.
더운 날 아이들 데리고 많이 힘드시지요.
힘드신만큼 보람도 크실거예요.

서니데이 2013-08-0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매일 오던 때보다 어제 오늘이 더 축축해요. 정말 덥네요. 장마가 곧 끝났다는 소리도 오늘은 들었어요. 아마 이제부터는 사람도 강아지도 한동안은 더울 날씨겠죠.
강아지는 사진으로 봐도 예쁜데요.^^ 집에서는 사정상 기를 수 없어서, 올려주신 사진 보면서 좋아했어요.


hnine 2013-08-05 09:36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은 장마 기간에도 비 안오고 계속 폭염이었답니다. 그러더니 이젠 본격적인 더위라네요. 웬만하면 선풍기 없이 지내볼까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지난 주부터 선풍기 꺼내놓고 끼고 삽니다 ^^ 강아지 키우면 혼자 있을 때에도 혼자라는 생각이 안들어서 좋은 것도 있어요.
서니데이님도 더위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언젠가는 강아지 키우실 수 있을 때가 올거예요.

2013-08-06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지개모모 2013-08-0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빛이 엄청 카리스마 있네요! -.-+
저희 모모에게선 볼 수 없는...ㅇ.ㅇ

hnine 2013-08-07 21:46   좋아요 0 | URL
ㅋㅋ 카리스마 ^^
카리스마랑은 거리가 먼 순둥이예요. 저건 뭔가 저에게 요구사항이 있는데 제가 모른 척 하자 뿔나서 저러고 있는거랍니다.

열매 2013-08-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프네요. 죽은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시는 hnine 남편분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요...
저도 11년째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이런 글이 특히 눈에 잘 들어와요.
강아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으신데, 다시 강아지를 키우시다니 그 용기가 대단하신 것 같구요^^
전 초등학교 때 우연히 얻어서 지금까지 키우고 있는데, 이젠 완전 가족이나 다름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강아지가 아플 때 마다 두렵더라구요. 훗날 오게 될 이별에 벌써 마음이 먹먹하고 짠하고..그래요.

그래도 강아지 사진을 보니 저절로 엄마 미소가! ㅎㅎ
볼더 정말 예뻐요^^ 첫번째 사진 뚱한 표정..ㅎㅎㅎ

hnine 2013-08-08 01:15   좋아요 0 | URL
꿀이님 댓글이 더 재미있어요 ^^
11년째 키우고 있으시다니 정말 가족이나 다름없네요.
파보바이러스가 치사율이 매우 높은 병이더라고요. 먼저 강아지가 파보바이러스 걸린 후 강아지가 쓰던 물건 다 버리고 다른 강아지 키우려면 적어도 세달 후에 키우라고 할 정도로요.
강아지가 집에 있으면 절대 저 혼자라는 생각이 들게 두질 않지요.
꿀이님도 언제 키우는 강아지 사진 올려주세요.

yamoo 2013-08-0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사진 보니, 강아지도 더위 타나 봐요.
제가 요즘 저래요...넘 더워서 죽겠어요..ㅜㅜ

개와 고양이는 절대 안키운답니다. 죽으면 넘넘 슬프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지라..

그나저너 엣지나인님은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지요.
여름은 뭐니뭐니해도 더위피하기지요. 더위 조심하세요~~

hnine 2013-08-08 18:03   좋아요 0 | URL
산책 데리고 못나간지 한달은 되었나봐요. 살인진드기도 겁나고 (풀만 보면 그 위에서 마구 딩굴어대거든요), 요즘엔 더위땜에 더 겁나서요. 저도 원래 더위를 많이 타는데 올해는 특히 더 하네요. 버스 안이 오히려 시원하던데 그냥 하루 종일 버스만 타고 돌아댕길까요? 아니면 그냥 맞서볼까요, 땀 주룩주룩 흘리면서. 지금도 제 정신이 아닌거같네요. 우체국에 걸어다녀왔더니 이미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ㅠㅠ

안녕미미앤 2013-08-0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안 키워본 강아지 없이 다 키워봤는데요, 한번도 그 죽은 모습을.. 보게 안 하셨어요. 우리아빠가.. 다 묻어주시고 엄마도 보게 하지 않으셨다는 점에 지금도 가끔 엄마가 말씀하시죠. 아빠께서 자신을 사랑하기는 하시는 것 같다고 하하..

hnine 2013-08-09 09:57   좋아요 0 | URL
미미앤님도 강아지에 대해 잘 아시겠네요. 위에 저를 문 강아지는 스피츠였고, 이후로 치와와 키워봤고, 퍼그는 한번 데려왔다가 털이 너무 많이 빠진다고 엄마께서 다시 돌려줬고, 쉬쯔만 세번째여요. 그 외에는 모두 잡종견 ^^ 강아지 너무 예뻐요. 지금도 제가 앉아있는 책상 아래서 의자 위 제 무릎 위로 뛰어오르려고 시도 중입니다. 책상에 머리를 꽝 부딪혀가면서 ㅋㅋ

마녀고양이 2013-08-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너무 이쁘다....
저도 진짜 키우고 싶어요. 항상 그랬죠.

어제요, 늑대 소년 영화를 이제야 봤는데,
어른이 되면 겁이 많아져서 못 하는게 많다고 여주가 할머니 되어서 말하더라구요.
제게 있어서 강아지는 그런 것 중 하나인거 같아요.

hnine 2013-08-12 00:54   좋아요 0 | URL
키워요 키워요~ 생각하는 것 이상을 주고 받을 거예요.
특히 강아지 눈을 가만히 쳐다보고 싶으면 마음이 저절로 착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나쁜 짓을 절대 못할 것 같은 느낌. 강아지가 눈으로, 말없이 저를 가르친다니까요.

프레이야 2013-08-1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귀여워라. 마음이 몽골몽골해지는 느낌이에요. ^^

hnine 2013-08-12 19:05   좋아요 0 | URL
아주 순둥이랍니다. 집에서 저만 졸졸 따라다녀요.
자다보면 어느 새 옆에 와서 자고 있고요. 안 이뻐할 수가 없어요.
 

 

 

 

 

 

 

 

 

할 수만 있다면 책 수십권 보다 나은 경험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천

 

작은 일로 좌절하지 않게 해주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며

 

겸손하게 살아야함을 몸으로 배우게 하는 것

 

사람이 만든 것 이전에 위대한 자연이 있음을 배우게 되는 것

 

학교보다 더 큰 학교

 

책보다 더 큰 책

 

 

 

여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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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28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여름에 즐겁게 여행길 누려 보셔요

hnine 2013-07-28 08:59   좋아요 0 | URL
사실 저같은 어른보다는 어린아이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드는 생각이지요.
관광이 아닌, 여행을 많이 해보게 하는 것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에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세실 2013-07-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일본이라도 여행하게 되면 시야도 생각도......넓어지네요.
우리나라도 좋지만 외국여행을 많이하면 좋겠어요. 어린아이나 젊은이.....특히요!!
전 이번 휴가땐 슬로우 시티 청산도에 가서 실컷 걷다 오려고 합니다^^

hnine 2013-07-29 03:35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이세요, 슬로우 시티 청산도.
저는 요즘 남편이랑 아이가 보내오는 사진 구경하면서 마음만 여행다니고 있습니다. 그것도 재미있네요.

안녕미미앤 2013-07-2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엄마가 보내오는 사진 구경하면서 마음만 여행다니고 있는데요 하하하 맞아요, 그것도 재밌어요^^ 아무리 힘들고 우울해도 사랑하는 가족의 여행사진 보면 금새 헤~ 입가가 올라가죠 하하.. 아직은 제가 여행다니는 것보다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음.. 근데 자꾸 여행여행 하니까, 저도 여행이 너무 가고 싶은 거 있죠 이 더위에.. 아랑곳않고 어디로든 가고 싶은 이 마음.. hnine님 어쩌실거에요~~~~^^*

hnine 2013-07-30 10:26   좋아요 0 | URL
미미앤님 어머니께서 여행중이시군요. 다녀오시면 많은 얘기거리를 가지고 오시겠어요. 제 아이는 아직도 어려서, 어떤 기념품 가지고 싶은데 아빠가 안사준다고 엄마한테 이를때 주로 저에게 전화를 하지요 ^^
여행이 좋은 걸 아는데, 여행 아니면서 타지에서 살았던 때 힘들었던게 먼저 생각나는 저는 사실 여행을 나서게 되지 않네요. 위의 바람은 제가 아이에게 하는 생각이지요. 학교보다 더 큰 학교, 교과서보다 더 큰 교과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안녕미미앤 2013-07-3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지.. 어디 사셨더랬는데요? 저는.. 집 외에는. 살아본 적이 없어서. 가끔 이렇게 hnine님 같은 분 뵈면. 전 나이에 비해 너무 사회경험이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이만 먹는 것 같을 때.. 왜 제일 서글프잖아요. hnine님, 지혜롭게 나이 먹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 ㅠ.ㅠ

hnine 2013-08-01 12:41   좋아요 0 | URL
하루 하루 살아가는게 다 경험 아닐까요.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사회경험은 앞으로 쌓아가게 될텐데요 뭘.
지혜롭게 나이먹는 법을 물으시다니, 제가 그런 나이군요 ㅠㅠ

안녕미미앤 2013-08-0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니에요~ 저는 학생들에게도 하는 질문인 걸요~~ 시간을 시간답게 보내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관념이 있어요, 잘 하고 있는건지.. 나 잘 살고 있는건지.. 가끔...... 그럴 때가 있어요. 오늘은 퀼트 배우러 가는 길 지하철에서 사람들 많은데 갑자기 '후두둑' 눈물이 올라와서 혼난 거 있죠.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요..(삼순이 대사 같네요^^;;) 타지 정보는 안 주셨네요. 아직 마음 열기 그러신가보다.. 저도 잘 그래요. 누군가에게 마음 열기가..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이 들수록 더욱.. 잘 곁을 안 주다가도 한번 열었다가 다치면 더 잘 그러죠. 괜찮아요, 언제 공개해주고 싶으실 때.. 헤헤 천천히 말씀해주세요~ 안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다려도 될까요~~♡ 그냥 hnine님이 궁금해서요^^;;

hnine 2013-08-03 17:16   좋아요 0 | URL
영국에서 3년 반 살다왔습니다.
 

 

 

 

 

 

우선, 발랄 상큼한 노래로 시작

 

 

 

 

 

 

아이가 아빠랑 여행중.

홀로 집에 남은 나에게는 엄청난 자유가 주어졌다.

그런데 그 엄청난 자유가 실상은 어찌나 나의 일상을 단조롭게 하는지.

자유는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심플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발견까지 하고있다고 할까.

 

눈뜨면 어제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시계보며 가족들 식사 준비, 청소, 빨래 등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

그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잘때 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일만 하게 된다.

 

나란 사람, 타고난 집순이.

볼일 보러 잠시 어딜 가더라도 집 기둥에 허리를 고무줄로 묶고 나오기라도 한 것 처럼

시간이 지날 수록 집에서 자꾸 나를 잡아당기는 걸 느낀다. 집에 아무도 없는 요즘 조차도.

그러니 요즘은 하루 종일 아파트 단지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는 날이 대부분이다. 덥기도 하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결심을 단단히 했다. 일거리부터 손에 잡지 않기로.

이 책 부터 다 읽고 일을 시작해야지.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 동시쓰기에 관한 책 안에서 뜻밖의 시를 만난다.

그냥 평범한 동시로 보일 수도 있는 시.

 

나는 오늘이 좋아

 

 

오늘 아침 일찍 새들이

나를 깨워주었고,

저것 봐!

오늘은 좋은 일이 많을 거야

해가 함빡 웃잖아

 

 

오늘 학교에서는

선생님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거야

 

 

입에서 절로 휘파람이 나오는

즐거운 오늘

 

 

안녕! 즐겁게 만날 친구도 많고

야호! 신나게 할 일도 많은

 

 

나는 오늘이 좋아

 

 

- 이준관, <오늘> 전문 -

 

 

이렇게 밝은 느낌. 특별한 이유 없이도 밝은 기운, 아니, 특별한 이유 없다면 늘 밝은 기운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나에게는 동경일 수 밖에 없는, 하지만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는 이런 삶.

 

나는 내 아이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공부? 잘 하면 좋지. 돈? 돈도 많이 버는 사람이 되면 좋겠지. 하지만, 그런 것보다 내가 내 아이에게 정말로 빌어주고 싶은 것은 이렇게 밝은 기운을 잃지 않고 살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늘 즐겁고 밝게 살 수는 없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상처가 상처로 남지 않고 면역의 기회로 단단해질 수 체력, 이런 걸 지닌 사람으로 자라주면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리 기억을 되돌려보아도 나란 사람은 이렇게 통통 튀는 발랄함과 상큼한 기운으로 살아 본 적이 지금까지 없었다. 기대나 희망의 자리를 걱정과 두려움이 먼저 차지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부모는 일부러 의식하고 고치려고 하지 않는 이상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받은대로 자식에게도 하게 된다. 내 기준에서 아이에게 요구하고 가르치려 한다.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주기보다,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말부터 하는 것은 자식이 잘 안되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심정이라는 것도 안다. 알지만, 알기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는거다.

  

험난하고 다치기 쉬운 세상, 갈수록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세상에서, 어쩌면 이런 나의 바람은 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아도 꿈결'이라잖아.

 

 

 

 

 

위의 시가 나오는, 오늘 아침에 읽은 책은 이준관 시인이 쓴 <동시쓰기>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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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미미앤 2013-07-2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타고난 집순이인데요^^ 집보다 좋은 곳이 어디있을까요 집이 최고^^ '취미는 사랑'<- 노래 재밌어요^^ 그런데 '속아도 꿈결'이라니.. 저는 아무리 달콤한 꿈결이래도 안 속는 쪽을 택할래요. 속는 건 싫어요. 진짜..^^; ㅠ.ㅠ

hnine 2013-07-30 17:10   좋아요 0 | URL
미미앤님도 집순이구나 ^^
집순이인 저도 한때는 휴일에도 아침만 되면 가방 싸서 어딘가로 나갈 때가 있었고, 집 떠나 오랫동안 외지에서 살 적도 있었고요. 그러고나서 집이 더 좋아졌어요.

이 노래는 가사가 아무리 심각해도 경쾌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리듬 같아서 좋아요.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김숨. 작가가 아닌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친구로서, 아내로서, 앳되 보이지만 이제 마흔에 들어선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는. 왠지 관심이 가는 작가이다.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녀가 책과 관련된 인터뷰차 라디오 방송에 초대손님으로 나와 얘기하는 것을 몇 차례 들었다.

'읽어봐야지'

하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책 내용이 아주 재미있으리라고 기대한 건 아니었다.

300쪽, 꽤 묵직한 두께, 뭔가 무게가 실려있는 제목.

진화하는 적이라니? 두 여자의 이야기라는 것은 소개를 통해 알고 있었으니 '적'이라는 단어는 그 둘의 관계를 드러내준다고 하지만 '진화'는 대체 무슨 의미?

전체적인 줄거리가 단순하고 요즘 소설답지 않게 구성도 복잡하지 않아서 다음 장을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책 속에서 '여자'라고 불리는 시어머니와, '그녀'라고 불리는 며느리. 남편도 나오고 아이도 나오고 이웃집 여자가 잠깐 등장하지만 존재감은 거의 없고 이 '여자'와 '그녀'가 거의 이 책 300쪽을 채우고 있다.

어느 날 이유없이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에 걸리는 시어머니. 시어머니에게 살림과 육아를 맡기고 홈쇼핑 콜센터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는 여자는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지금의 보잘 것 없는 신분으로부터 벗어나는게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기다리는 이유이다. 시어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침이 마르는 병에 걸렸듯이 며느리는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이유없이 해고를 당하고서 앞으로의 일이 막막하다. 5년을 함께 살아도 인간적인 교류가 거의 없는 시어머니도 내쫓아버리고 싶다.

여기 나오는 며느리는 이 소설뿐 아니라 흔히 보는 며느리 캐릭터이지만 오히려 시어머니는 읽는 사람조차 가슴을 치게할 정도로 답답하고 의뭉스럽기만 한, 아주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속물인지 도인인지, 제 정신인지 치매인지, 욕심이 하나도 없는지 욕심으로 가득 차있지만 철저히 감추고 있는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는 이유는 좀처럼 자기 생각을 말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대조적인 두 캐릭터만으로, 특별한 사건도 없이 장편의 소설을 써냈다는 것, 이 소설에서 제일 인상적인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럴 것이 이 작가는 어딜 보나 스토리로 승부를 보는 작가는 아님이 분명하다. 즉 '서사'가 아니라 '묘사'가 무기인 것이다. 침이 말라가는 과정, 증상, 가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보는 시각, 갑자기 단수가 되어 물이 안나오자 드는 생각, 여기서 확대되는 상상, 실로 이 작가의 묘사력은 뛰어나다. 실제로 책의 초반부는 수십장이 넘어가도록 대화가 거의 안나온다. 며느리의 입을 빌어, 며느리 자신을, 시어머니의 외양을, 시어머니의 심리를, 아이의 심리를,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묘사로서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이야기의 빈약함을 보상해주는 것으로서 이런 묘사력외에도 제목과 상응하는 개념들을 책 중간중간에 도입하기도 했다. 번식이니, 멸종, 진화, 완두콩과 돌연변이, 종의 분화, 공생 등을 책 속의 소제목으로도 이용하고 본문 중에 비유의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어거지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능력도 갖추었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그 의뭉스럽고, 자기 존재를 스스로 소멸시키고자 작정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특이한 행동 방식이 있기 까지 그 배경이나 이유를 개연성 있게 풀어내길 기대했건만,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그러지 않고 맺어버린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소설에서 아쉬운 점이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인기리에, 많이 읽혀지는 책은 아니지만, 무슨 무슨 문학상에는 최소한 후보로 올릴수 있을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쪽을 작가가 지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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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7-27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견일까요, 제 짧은 독서 경력을 돌아보면
남성 작가들이 서사에 능하고 여성 작가들이 묘사에 능한 것 같아요.

hnine 2013-07-27 04:37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정유정 작가를 보고 여자 작가답지 않은 서사력을 지녔다고들 하는 것도 그래서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