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란 남자들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몇년 전에 저자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라는 책을 읽으며 공감이 무척 컸기에 이 책도 출간 소식을 접하자 마자 구입하였다.   

  





 

 

 

 

 

 

 

 

 

  

저자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했고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다가 현재 일본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연구 활동을 계속 하고 있는 생물학자이다. 실험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연구소, 대학이라는 제한된 작은 사회에서,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비슷한 실험을 반복, 반복하며 세월 보내기를 업으로 삼는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독특한 통찰력이 담긴 글을 써낸 것을 읽고 있노라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특별히 더 감탄하며 읽게 된다. 자신의 일을 어떤 눈에 보이는 성과나 업적으로만 연결 짓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거기서 '다른' 주제를 끌어낼 수 있는 남다른 시각, 여유, 관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자란 남자들'이라는 책의 제목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식의 제목과 비슷한 맥락에서 붙여진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감정이나 느낌에서 나온 것이 아닌 지극히 생물학적인 이야기일 뿐이니까. 나도 가끔 그런 말을 하곤 했다. '성 차별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생물학적으로 성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라고.
태어날 생명체가 남자가 되느냐 여자가 되느냐 하는 것은 물론 수정이 일어나는 순간 어떤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 만났느냐에 따라, 그 순간에 결정이 되는 것이지만 수정난이 형성되고서 6~7주가 될 때까지는 이에따른 아무 차이 없이 똑같은 형태로 발생이 진행된다. 그러다가 6~7주가 되었을 때 세포는 지금 내 안에 Y 염색체 상의 sry유전자가 존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때, sry 유전자의 존재가 확인되면 이후부터 발생은 남자의 특징을 발달시키는 쪽으로, sry유전자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여자의 특징을 발달시키는 쪽으로 발생이 계속되는 것이다. 즉 수정난이 계속 가던 길로 계속 가면 여자로 발생이 되고 이것을 기본 사양이라고 본다면, 중간에 sry유전자에 의해 급하게 경로 변경이 일어나 주문 생산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 바로 남자로 만들어지는 과정인 것이다. 여자로 완성되어 가기 위해서 세포가 특별히 할 일은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 외에 없지만, sry 유전자에 의해 갑자기 경로를 바꾼 경우에는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정합 현상이나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것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남자의 생리적 특성이나 행동 방식 여기 저기에서 나타나게 된다고.
시몬느 드 보봐르는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는데 사실 알고 보면 생물은 처음에 모두 여자로 태어났고, 오히려 남자가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남자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말이 되는 이야기.
남자로 만들어지게 하는 제일 최초의 유발자가 sry 유전자라는 것이 밝혀지기 까지의 얘기가 몇 장에 걸쳐 자세히 소개되는데, 이 부분을 통해서 어떤 한 연구자가 과학적인 실험으로부터 결과를 얻고 거기서 어떤 결론을 내리기 까지 범하기 쉬운 오류의 가능성,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보이지 않는 함정들에 대해 어떤 경고보다도 실감나는 효과가 있었다. 교과서가 재미없는 이유는 바로 왜 그때 그런 지식이 필요했는가 하는 절실함에 대한 기술은 생략한 채 확실한 사실만을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데 100% 공감이다. 그래서 실제로 수업 시간에 주제와 관련되어 있는 '딴소리'를 즐겨 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성의 결정'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얘기할 때 지금까지는 위의 sry 유전자에 의해 남성화가 시작된다는 그 사실, 그 이후의 경로에 대해서만 치중하여 전달했을 뿐 이 책에서 소개했듯이 어떤 두 과학자의 기막힌 연구 대결이 얽혀 있었음을, 결국 승자는 한 사람이지만 그 승자는 패자의 헛점이 없었으면 실험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배경에 대해서는 소개한 적이 없었다. 꼭 알아두어야할 사항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런 배경 설명 없는, 확실한 사실만의 전달은 듣는 사람에게 아무런 감흥도 흥미도 불러일으키질 않는 것이다.
책의 뒷부분의 '하버드의 별'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는 부분의내용은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 사회가 어떻게 부를 축적해갈 수 있는지 그 한 방편을 소개하고 있는데, 알 사람은 알고 있는 이야기 이지만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교수들 밑에서, 교수가 따낸 연구비로 월급을 받으면서, 월급의 액수가 아닌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기한 연수도 없이 버텨내고 있는,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고용하고 혹사시키며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재계약을 안해주면 그만) 많은 '비정규직' 인력들에 대한 내용도.
에필로그를 읽어 보면  자신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도입하고 전개해 나가고 마무리로 연결짓는 저자의 솜씨가 보통이 아님을 알게 된다.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어간 책이다. 저자가 한참 실험 과정에 대해 열띤 설명을 하고 있다 싶으면 이렇게 메모도 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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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자란 남자들
    from 이영곤의 작은 공간 큰 세상 2009-12-14 08:11 
    모자란 남자들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후쿠오카 신이치 (은행나무, 2009년) 상세보기 * 독서기간 : 2009년 12월 5~8일 * 초판 연월일 : 2009년 11월 17일 * 감상 : 분자생물학? 과학 에세이? 과학 속 비하인드 스토리? 진화의 비밀? 다 어려운 단어들이다. 분자생물학자가 저술한 책을 에세이 형식이라는 핑계 덕분에 진화의 비밀, 특히 암컷과 수컷의 비밀에 대해서 탐구해 볼 기회이다. 유전학적으로 우위에 있는 여자와 상대적으로 열등한..
 
 
상미 2009-12-07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책을 지은 사람도,
왠지 너처럼 문과 성향이 많은 과학자인 것 같아.
자기 책에 저런 메모 적으면서 읽고 있는 사람 있으리라고 지은이는 생각 못할 듯...ㅋ

hnine 2009-12-07 08:43   좋아요 0 | URL
언젠가 이 내용을 인용해야지 생각하니까 메모를 하게 되더구나.
저자와 나는 하늘과 땅 사이~ ^^

무해한모리군 2009-12-0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저도 저렇게 메모하면서 적는게 좋아요.
흥미로운 주제네요 ^^

hnine 2009-12-08 10:35   좋아요 0 | URL
흥미로운 주제이지요. 어디까지나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랍니다 ^^

같은하늘 2009-12-0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숨겨 있는지 지금 알았네요.^^
메모까지 해가며 책을 읽으시는 모습을 보니......
저는 책을 읽을때 맞아맞아 해놓고 덮으면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아마도 나이를 먹은 탓이겠지라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포스트잇도 붙이고
줄도 쳐가면서 읽어야겠어요.ㅎㅎㅎ

hnine 2009-12-08 18: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다 읽고 나면 오래 지나지도 않아서 깡그리 잊어버려요.
저 책은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메모를 했어요. 아마 집중력이 좋은 분들은 그냥도 읽으셨을텐데 제가 워낙 은근히 산만한 타입이라서...ㅋㅋ

지우개 2009-12-09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생물과 무생물사이를 읽으며 이미지를 떠올리며 끄적끄적 거렸는데, 님의 꼼꼼한 전문가용메모를 보니 멋지네요.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제 머릿 속에 세포들만 떠 다니고 있어요^^;

hnine 2009-12-09 05:5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다 읽고서 이 책을 '생물과 무생물 사이' 책 옆에 나란히 꽂아 두었습니다. 과학을 하면서 오로지 자기 분야의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의 생각을 넓혀 가고 밖에 알리는 사람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메모가 필요한 책이었답니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중요하지요!
 

 

 

우리 말 제목이 '생명의 양식'이라는 것 외에 이 노래 가사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음에도 일단 뭉클해지기부터 한다. 그냥 눈물이 핑 돌것 같다.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고해성사를 하기 직전의 심정 같아지기도 한다. 이 노래를 듣게 될 때 내게서 나타나는 반응이다.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이제 지긋지긋한 수험 생활로부터 해방이라고, 드디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기뻐했던가?  전혀 그렇질 않았다. 지긋지긋한 수험 생활을 통과해낸 보람을 느낄만큼 시험을 잘 보질 못하고 입학했기 때문에 안그래도 별로 높지 않던 자신감이 거의 바닥 수준인 상태에서 시작한 대학 생활이었다. 시간표대로 그냥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1년을 거의 그렇게 보내던 내게 그나마 혼자만의 낙이라면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이었다. 처음 학교 도서관에 가보고서 그 놀라움이란. 어느 대학이나 다 그랬겠지만 학교 내에 그렇게 많은 책과 열람실을 가진 도서관이 있다는 것,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고, 그 안의 책들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고 좋을 수 없었다. 나중에 다른 나라 대학의 도서관들을 가보니 그 당시 우리 학교의 도서관은 비교 상대도 안되었지만 난 그때 우리 학교의 도서관이면 더 바랄 게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도서관엘 갔다. 갈 때마다 꼭 앉는 자리를 정해놓고 앉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이 열람실의 구석 자리, 다음 날은 저 열람실의 창가 자리, 또 어떤 날은 일부러 입구 가까운 자리, 바꿔 가며 앉아 보았다. 대학생이 된 나에게 이제 허락되지 않는 책은 없었다. 마음껏 내가 보고 싶은 책들을 보았는데 주로 한국 문학과 전공 관련 책들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저 노래를 들었다. 도서관 자료실에서 뭔가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소리로 저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무슨 노래인지 몰라도 정말 좋다 생각하며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가 소리의 츨처를 찾아 여기 저기 둘러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다. 아마 도서관 바로 옆 건물인 음대에서 나오는 소리인가 짐작했을 뿐.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자료실에 앉아 있는 날 꼭 오후 5시만 되면 어디선가 저 노래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노래 제목도 궁금하고, 노래가 어디서, 왜 꼭 그 시간만 되면 나오는지도 궁금해하다가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것은 도서관 자료실 문 닫을 시간을 알리기 위해 매일 5시 5분 전이면 도서관에서 스피커를 통해 내보내는 음악이라는 것을. 
출발점에서 계속 한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구조가 재미있었던 곳, 크리스마스가 가까와오면 2층 로비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 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학생들의 소원을 적은 하얀 종이 쪽지가 트리의 가지에 달려지기 시작하고 그 하얀 종이 리본들이 또다른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되었던 곳. 

오늘도 이 음악을 듣는다. 비록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만약 신이 있어서, 높은 곳에서 인간들 사는 모습을 내려다본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꼭 그렇게 말씀 하실 것 같다. 어디서 그런 음성이 들리는 것도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는 것 같기도 하고, 착잡해지는 것도 같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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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2-0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쓰고 있는 사이 방문자 수가 50000을 넘어버렸다. 요즘 분위기도 그렇고해서 작은 이벤트도 마련을 못했지만, 별로 도움도 안되고 기운만 쑥 빼놓는 글이나 끄적거려 놓는 이 곳을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꿈꾸는섬 2009-12-0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대단하세요.^^ 방문객이 많을수밖에 없는 서재에요.^^

hnine 2009-12-07 05:45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 감사합니다. 꿈꾸는 섬님은 제 서재를 따뜻하게 해주시는 분들 중의 한분이시지요 ^^

비로그인 2009-12-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자르 프랑크 의 곡, 잊고 있었는데 여기서 만나네요~
저 또한 이 곡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홀을 타고 오르는 따스함을 느꼈던 곡이지요...

hnine 2009-12-07 12:23   좋아요 0 | URL
언젠가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

같은하늘 2009-12-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지 정말 엄숙해져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hnine 2009-12-08 18:41   좋아요 0 | URL
이 음악 정말 좋아요. 남자 테너 가수가 부른 것을 주로 들었었는데 저렇게 맑은 소년의 음성으로 들으니 더욱 좋으네요.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은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그렇다. 소설은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면 이 소설은 그 점에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본다. 시대적인 배경도, 역사적인 배경도 다른 소설에서 흔히 다뤄지지 않은 것일 뿐 아니라, 소재 역시 단순한 애정사나 역사물이 아니라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그것도 나라를 상대로 하는 사기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이니, 흥미가 없을 수 없겠다 하겠다. 또한 저자의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솜씨'라는 말이 이미 어울리지 않을 경지에 있기 때문에 독자를 휘두르는 포스마저 있다.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이런 소재를 택하게 된 동기에 대해 황현이라는 분의 <매천야록>에 실린 김홍륙의 일화가 중요한 모티프가 되었다고 에필로그에서 밝히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어떻게, 얼마나 인용했는지, 그리고 책 중에 인용된 시에 대해서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놓고 있는 것을 보고 문득 수년 전, 그의 또다른 저서인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신경숙의 <리진>사이에 표절시비가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났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지루할 새라 삽입되어 있는 커피관련 삽화와 소제목이 쓰여있는 간지의 구성도 나쁘지 않았고, 소제목 모두 커피와 관련시켜 붙인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라 생각된다. 그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소제목은 '커피는 오직 이것뿐이라는 착각이다.'. 커피 뿐이랴? 무엇이든 지금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착각으로 끝나고 마는 일들을 몇번 겪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공감할 만한 말이다. 오직 이것뿐이라는 것은 그 당시에 그렇다는 것일 뿐, 영원하리라고 까지 기대하지는 말것.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사랑도 그렇지 않던가? 과연 이반은 따냐를 사랑했을까? 그럼 따냐는 이반을 사랑했을까? 사랑했다면 이 책의 결말이 그렇게 나지 말아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커피는 오직 이것뿐이라는 착각'이라는 말 중의 '커피'는 남녀 사이의 '사랑'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누가 어떤 반기를 들던간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간 싱가포르, 도쿄, 대전, 서울의 여러 다방을 전전했다는 후일담마저 고생했다는 얘기로 들리지 않고 아릿한 추억담으로 들리는 것을 보면 커피는 고생을 추억으로 포장시키는 마력의 액체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도대체 러시아 커피는 어떤 맛일까? 추운 나라 러시아 하면 술만 연상이 되었었는데, 문득 궁금해진다.
단번에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책은 웬지 덜 끌리는 나의 습관때문에 안 읽고 있었던 이 책을, 고마운 님의 선물로 마침내 읽게 되었다.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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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12-0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탁환 ,,,팩션 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르는구나.
독후감을 보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hnine 2009-12-03 20:38   좋아요 0 | URL
지금 찾아보고 알았네, 팩션~
덕분에 모르던 용어 하나 배웠다. 원래 역사 소설류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는데 (역사를 잘 모르기때문 ^^)이 책은 재미있더라.

2009-12-04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12-04 12:40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이 세상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자기 자신 밖에는... 뭐 이렇게 끄적거리기도 했네요 ^^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우리 언제 러시아 커피 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방 커피라도 한번 함께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는거지요? ^^

같은하늘 2009-12-0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다른분의 서재에서 보고 재미나긴 하겠다 생각은 했지만
워낙 역사류를 좋아하지 않는지라(역사를 잘 모르기때문^^2)
엄두를 못 내었다는... 그런데 자꾸 궁금해져요~~

hnine 2009-12-04 22: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었어요. 그럼에도 이 책은 재미있던걸요.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제가 아이에게 발행하는 칭찬 카드입니다.
이면지를 같은 크기로 잘라서, 집에 있는 스탬프 아무거나 하나 골라 가운데 쾅 찍어주고, 그 위에 제 이름 사인을 해서 만들었습니다. 만들어서 제가 가지고 있다가 아이가 칭찬받을 일을 하면 카드를 한장씩 주고 카드 뒤에 어떤 칭찬받을 일을 했는지 적게 했습니다. 

 

 



 

 

 

 

 

  

 

 

 

 

 

 

이렇게요. 

 

그런데 이런 것도 있네요.  

 



 

 

 

 

 

 

 

 

 

 

 

 

ㅋㅋ 

제가 알고보면 이런 사람이랍니다.  엄마 예쁘다고 했다고 칭찬 카드를 주기도 하는.
나중에 저것 남편이 보면 또 한마디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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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11-3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것, 당연히 칭찬 받을 일이지요~

hnine 2009-11-30 22:44   좋아요 0 | URL
좀 유치하지만 같이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 계신 분들은 이해하시리라 믿고 올려봤습니다 ^^

상미 2009-11-3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귀여워 귀여워,ㅋㅋㅋ 의외의 모습

hnine 2009-11-30 22:36   좋아요 0 | URL
지금 봐도 웃긴데 나중에 내가 더 나이 들고 다린이가 다 크고 난 후에 저 사진 보면 더 웃기지 않을까 해서 사진으로 남겨 놓았어 ^^

무스탕 2009-11-3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세상에서 제일 잘 한 일이에요.
엄마가 이쁘다고 칭찬하는건!!!!
:)

hnine 2009-11-30 23:35   좋아요 0 | URL
마음이 예쁜 엄마가 되어야할텐데, 매일 버럭버럭 소리나 지르는 엄마로서 부끄럽네요 ^^

마노아 2009-11-3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현명한 재치 카드인걸요. 같이 행복해지잖아요.^^

hnine 2009-11-30 23:36   좋아요 0 | URL
정말 아이 키우다 보면 별짓을 다 한답니다 ㅋㅋ
그런데 이런 것 아니면 웃을 일이 뭐 있겠어요...^^

꿈꾸는섬 2009-12-0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또 한 수 배워요.ㅎㅎㅎ
나중에 저도 써 먹을래요.^^

hnine 2009-12-01 01:01   좋아요 0 | URL
ㅋㅋ 저렇게 해서 카드를 10장 모으면 책을 한권씩 사주지요.

카스피 2009-12-0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피캬추 도장이 넘 이쁘네요.근데 일본에서 수입한것 같네요^^

hnine 2009-12-01 17:14   좋아요 0 | URL
남편이 일본 출장 다녀오면서 문구류들을 선물로 사왔는데 그 중에 끼어 있더군요.

순오기 2009-12-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가 생각났어요.
엄마가 예쁘다고 해서 칭찬 받은 아들~ 나중에 제 여친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하겠죠.
너무 일찍 찬물을 끼얹어버렸나요?ㅋㅋㅋ

hnine 2009-12-01 17:15   좋아요 0 | URL
아니요, 찬물아니라 당연히 각오하고 있는걸요. 그때도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하면 그건 좀 문제가 있는것이니까요 ^^

비로그인 2009-12-0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포인트제도를 실시중인데 엄마 예쁘다고 하면 가산점을 줘야겠네요.

hnine 2009-12-01 20:36   좋아요 0 | URL
ㅋㅋ manci님도 실시하고 있으시군요. 따님이 4학년이라고 했던가요? 아님 3학년? 이런 제도가 얼마나 더 먹힐지 모르겠어서요 ^^

같은하늘 2009-12-02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한수 배워갑니다.
저희 아이 이제 1학년이니 한참 써먹을 수 있겠는데요.^^

hnine 2009-12-02 07:11   좋아요 0 | URL
아이를 상대하다보니 이런 저런 방법이 다 동원되더군요. 응용 버전도 몇 가지 있어요 ㅋㅋ

같은하늘 2009-12-04 21:03   좋아요 0 | URL
응용버전까지 두수 가르쳐 주시며 안되나요? ㅎㅎ

hnine 2009-12-05 01:07   좋아요 0 | URL
ㅋㅋ 응용버전은요, 아이가 원하는 것 목록 (예, 컴퓨터 게임하기, 책 사기 등등)과 원하지 않는 것 목록 (예, 방 청소, 일주일동안 TV못보기 등등)을 각각 만들어 잘 보이는 곳에 붙쳐 놓고요, 아이가 칭찬받을만한 일을 하면 원하는 목록 중에서 한가지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야단맞을 만한 일이나 벌 받을만한 일을 했을 때에는 원하지 않는 것 목록에서 한가지를 택해서 실행하게 하는 방법이랍니다. 그러니까 엄마가 일방적으로 어떤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만든 목록에서 스스로 골라서 시행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제 아이 2학년때 담임 선생님께서 일러주신 방법이어요 ^^

웽스북스 2009-12-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아이도 hnine님도!
그런데 사인이 너무 예뻐요~

hnine 2009-12-06 17:26   좋아요 0 | URL
유치하단 생각도 조금 들지만, 뭐, 아이랑 지내다 보면 이보다 더 유치한 일도 많으니까요~
사인을 한 펜 색깔이 예뻐서 사인까지 예뻐보였나봅니다 ^^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 되다보니 내가 읽고 싶은 책 못지 않게 아이가 읽으면 좋을만한 책에 자주 눈이 가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서, 좋은 메시지가 담긴 책, 백번 잔소리 하느니 이 책을 읽으면 배우는 것이 있겠다 싶은 책, 바른 생각을 갖게 하고,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에 도움이 많이 되겠다 싶은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너무나 많은 가운데 어렵게 몇 권을 골라 보관함에 담아 놓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보여주고 물어본다.
"이 책, 재미있겠지? 엄마가 주문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아이의 얼굴은 좋다, 싫다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애매한 표정이 되곤 한다. 사준다면 읽기야 하겠지만 꼭 읽고 싶은 책 까지는 아니라는, 그런 뜻 아닐까? 나는 그렇게 해석하고 구입을 보류하곤 하는데, 지금까지는 내가 골라주기보다는 본인이 고르는 책 위주로 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안에는 자기 의사보다는 부모의 판별 기준 아래 아이들 책이 구입이 되고 읽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궁금한 것은 아이들이 이렇게 선택되어 주어지는 책들을 정말 좋아하고 즐겨 읽나 하는 것이다. 혹시 그 책이 어느 권장 목록에 있기 때문에, 아니면 엄마나 선생님이 읽으라고 하니까 읽는 경우가 대부분인지. 즉 읽도록 권장되고 있는 책들이, 아이들이 좋아서 읽는 책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내 아이 경우엔 그렇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예를 들어 이 어령 선생님의 '생각학교'시리즈, 그 유명한 '아름다운 가치사전' , 전자의 책은 아이 할머니께서, 후자의 책은 내가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사준 것인데 아이는 모두 흥미없어 했다. 아마 내가 억지로라도 읽기를 권유하면 읽기야 하겠지만 과연 아이들 책으로 베스트 셀러라고 오르는 것들이 아이들의  흥미도나 성향을 얼마나 반영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의 엄마들 사이의 베스트 셀러는 아닐까. 

물론, 아이들이 스스로 고르는 책이 더 좋은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구분은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엄마들의 독후 의견이 꼭 아이들의 의견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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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11-30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읽을 책 고르는것보다 아이책 고르기는 정말 어려운거 같아.

hnine 2009-11-30 19:19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난 몇번 경험을 해보고는 다린이 책 내가 안고르고 다린이보고 직접 고르라고 해. 우리 어렸을 때 책이 없어서 못읽던 때에 비하면 요즘은 정말 책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네 책도 참 많이 빌려서 읽었었다 그러고보니 ^^

2009-11-30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11-30 19:01   좋아요 0 | URL
첫째에게는 늘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 덕을 둘째가 보기도 하고요. 저도 만화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만 사주었어요. 그 이후로는 만화는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만 허락하고 사주지는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요.
같은 부모에게서 나온 남매라도 아이에 따라 성향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부모 역할, 백번 말해도 시원치 않지요, 어렵다는거요...

울보 2009-11-3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인데
아이가 자라면서 그림책이 아니라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하고 있는데,,
류랑 좀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 아직은 잘 따라주고 있는데 우리집도 만화책과의 전쟁이 시작되고있는데 저도 만화책은 약속을 해서 지키면 사주고 그렇지 않으면 도서관에가서 보는거로 약속했지요,,ㅎㅎ 참어려운 일이예요,,

hnine 2009-11-30 23:41   좋아요 0 | URL
처음엔 엄마가 보기에 아이가 골라드는 책이 좀 마음에 안들더라도 그냥 두는게 어떨가, 저는 그런 입장이어요. 그래도 만화책은 일부러 사주지는 않고 빌려서 보게 하네요. 좋은 만화도 많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에 쉽게 지식을 흭득할수 있는 반면 생각하는 능력까지 키워주진 않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류처럼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아이가 있을까 싶은데요.

비로그인 2009-12-0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1일이라 주문을 하면서 고민고민했어요. 어떻게 해야 좋은(?) 책에 아이가 흥미를 갖게 할수 있는지. 고운 내용의 책이나 역사책은 쳐다도 안보니.. ㅜㅜ 저는 당분간은 환타지나 만화 사주는건 자제하려구요.

hnine 2009-12-01 20:35   좋아요 0 | URL
저는 환타지는 사줘요. 나름대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또 책은 일단 읽는 사람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랬더니 온통 환타지 일색이네요 ^^

같은하늘 2009-12-02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가 1학년이다보니 제가 골라서 책을 사주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좋은데 아이는 별 흥미 없어하는 책들이 있더라구요.
일곱살때인가 LOST 시리즈를 사달라기에 그건 네가 보기에 너무 길어서 안된다고 했더니
결국 학교 입학후 도서관에서 그 책을 발견하고 하루에 한권씩 빌려다 읽더군요.^^
자기가 원하는게 있긴한데 그대로 따라주면 독서편식이 될것 같아요.

hnine 2009-12-02 07:09   좋아요 0 | URL
예, 독서편식이 될 것이라는 말씀, 공감이 가네요.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과 부모가 권장해주는 책을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할 것 같은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가 참 쉬운 것 같아서요. 저는 너무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 위주로 치우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