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바깥에 나갔다 들어와
겨울이 봄에게라는 제목으로 몇줄 끄적거리다가 생각한다.
겨울은 겨울이고 봄은 봄인데,
뭘 이러쿵 저러쿵 의미를 붙이고 말로 꾸며대려 하는가
겨울이니 봄이니 하는 것도 인간이 붙힌 이름일뿐
자연은 그렇게 구분지어 모습을 갑자기 바꾼 적 없는데 

 

쓰던 글을 미련없이 휙, 지워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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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2-2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추천! 3번 누르고 싶어요.
이런 명쾌함이라뇨. 모두 부질없는 의미들이겠지요.

hnine 2010-02-28 11:33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시는 프레이야님에게 또 공감을 하며...^^

같은하늘 2010-03-02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럼 저 위의 추천(3)음 모두 프레이야님이 누르신것? ㅋㅋㅋ
hnine님께도 이런 화끈함이 있으시군요.^^

hnine 2010-03-02 12:46   좋아요 0 | URL
ㅋㅋ 과분한 추천을 받았지요.
제가 저렇게 느닷없이, 예고없이 화끈할 때가 있답니다 ^^
 
<마망, 너무 사양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마망 너무 사양해 -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꼬마 파리지앵의 마법 같은 한마디
이화열이 쓰고 현비와 함께 그리다 / 궁리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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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 중에 너는 어떤 것에 일순위를 두지?" 
나의 물음에 그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인간이 살아나가는데 필수적이라고 꼽는 세가지, 초등학교 시절 부터 학교에서 배워 알고 있는, 모든 인간에 해당된다고 생각했던 이것을 아무리 그녀가 파리지엥이라지만 그렇게 끝까지 이해를 못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건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세가지로 결정내릴 수 있냐는 것이다. 말도 안된다는 표정, 너희 나라는 초등학교에서 그런 걸 '가르치냐'는 말까지 나왔다. 아마 그녀를 안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녀를, 그리고 프랑스와 우리의 문화, 사고 방식의 차이를 그나마라도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나도 덩달아 영문을 몰라하며 소통이 단절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거의 1년을 그녀와 단짝 처럼 붙어 다니며 친하게 지냈다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지냈던 곳은 한국도 프랑스도 아닌 제3국이었고 그녀가 모든 프랑스 사람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 대한 이해도 편협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안다.
스물 아홉 되던 해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독신 주의를 고집하던 한 파리 남자를 만나 청혼을 하고 그 남자의 독신 주의를 무너뜨리고 결혼하여, 단비, 현비라는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며 십오년 째 파리에서 살고 있는 한국 여자 이 화열. 그녀가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유창하진 않아도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어린 현비의 입에서 "엄마, 사랑해"라는 뜻의 "마망 너무 사양해" 그 말을 듣고 행복해하는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과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해보였다.
누구에게나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는 여행과 같다고 생각하고, 아이와 같이 떠난 그 여행에서 자신은 '길잡이'가 되기 보다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으로 안내하는 나침반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갖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솔직한 자신과 대면하는 과정이고, 인생을 진실하게 살아야겠다고 매번 다짐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그녀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기도한 반면, 성공을 위한 자제력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마시멜로 이야기'에 반감을 보이며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성공을 위한 자제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의 가치를 스스로 따질 수 있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점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더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바로 저자의 두 아이들이다. 귀여운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 중에서, 정답이나 무슨 견본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사고의 틀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 보여지는 진솔한 답들에 우리 나라 아이들과 많은 차이를 느꼈다고 할까.
"사무엘은 공부 잘하니?"
"엄마, 내가 사무엘의 답안지를 베끼는 것도 아닌데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막내 현비의 대답이다.
"영화 속의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건 좀 멍청한 것 같아."라고 딸 단비가 엄마에게 말한다.
"왜?"
"영화 속의 주인공과 실제 인물하고는 다르잖아.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조니 뎁하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조니 뎁하고는 전혀 다른데, 영화의 역할이 멋있다고 그 남자 배우와 사랑에 빠질 수 있어? 난 배우나 가수에게 좋다고 꽥꽥 소리 지르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어. 그건 그 사람들의 직업일 뿐이라고."  라고 말하는 초등학생 꼬마 단비 아가씨. 그건 이미지와 사랑에 빠지기 때문에 그런거라는 엄마의 말에 비싼 브랜드만 입는 자기 친구 이야기를 하며 그것도 일종의 이미지와 사랑에 빠진 것 아니냐고 대답한다.
내일 수학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도와준답시고 문제 푸는 것을 도와 주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 동안 개념에 관한 질문과 대답만 하고 있는 남편을 보며 답답해하던 저자는 후에 차차 깨닫는다. 프랑스 교육의 핵심은 '자기 생각'을 고민하게 만들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 그 자체라고. '나 자신'보다 '관계'에 얽히고 살았던 그동안의 삶에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고.
한때 열렬히 사랑했을 남자, 아이 둘을 갖게 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는 남자, 그래서 감사한다고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그녀의 남자와 나눈 대화 한 꼭지를 옮기며 마친다.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남편: 어제 교회 앞에서 리본이 달린 웨딩카를 봤어. 근데 그 리무진은 끝이 안 보일만큼 길었어.

아내: 왜 사람들은 결혼식 날 그렇게 멍청해지는 거지? 왜 그렇게 멍청하게 리무진을 빌리고 돈을 물 쓰듯 쓰는 걸까? 정말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이벤트라서 그런 걸까?

남편: 감옥에 들어갈 사람이 그 전날 돈을 물 쓰듯 쓰는 거랑 비슷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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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0-02-2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리에 사는 어린애라서 <랑>을 양으로 발음하나보다.
프랑스 요리사랑 결혼하고 싶어하는 철없는 우리 딸을 어째 생각하니? ㅋ

hnine 2010-02-27 22:19   좋아요 0 | URL
이 책에도 나오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철저한 개인 중심이라서 공동으로 묶이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더구나. 뭐든 혼자 하기보다는 무리를 지어 함께 섞여서 하고 싶어하는 우리들 근성과는 참 다르지?
프랑스 요리사는 곧 세계적인 요리사, 멋진걸? 그런데 결혼은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잖아. 언제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1초전까지도 모르는...^^

비로그인 2010-02-2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hnine님 댓글이 넘 재밌어요^^ "결혼은 교통사고같은 것이다" 오늘 밖에 나가서 계속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살짝 웃음 지으면서요~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살짝 걱정 됩니다. ㅋ

hnine 2010-02-28 14:46   좋아요 0 | URL
비유가 좀 과격하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정확한 비유를 아직 못봤네요.
전 지금부터 바람결님 서재에 가서 말러 들으면서 하던 일을 계속 하려고 합니다. 오늘 남편이 아이와 놀아주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ㅋㅋ
 

 

봄날 같았던 어제,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하루 종일 부시시한 차림으로 집안에만 박혀있었다.
내 모습을 나 스스로도 보고 싶지 않은 그런 날, 어제가 그런 날이었는데, 달랑 콩나물 비빔밥과 된장국만으로 차려준 저녁을 맛있게 먹으면서 아이가 느닷없이하는 말, 우리 엄마는 참 귀엽게 생겼단다. 그러면서 웃는다. 그 시간까지 세수만 간신히 하고 머리도 빗는둥 마는둥 하고 앉아 있는 나를 보고서 귀엽다니.
엄마가 원래 귀엽잖아 라고 한술 더떠 너스레를 떨었더니 아이가 호기심에 찬 모습으로 아빠가 그래서 엄마랑 결혼했냔다. 글쎄, 아빠가 왜 엄마랑 결혼하기로 했는지는 엄마도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럼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하기로 했냐고 묻는다. 마음이 착하고, 거짓말 안 할 것 같고, 허풍떨지 않아서 좋았고 등등 대답해주었더니 '허풍'이 뭐냐고 묻는다. 자기가 가진 것, 할 수 있는 것 보다 부풀려서 말하며 뽐내는 것을 말한다고 했더니 아이 하는 말, 그건 엄마가 잘 못 알았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아빠는 요즘도 자기가 옛날에 수퍼맨이었다느니, 힘이 천하장사였다느니 하면서 허풍을 떤다는 것이다.


오늘도 몸이 영 시원찮다. 곧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인데 마냥 퍼져서 누워있고만 싶어지지만 있는 힘을 다 모다 몸을 일으켜 움직이게 하는, 가족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이다. 나 혼자 있었더라면 의지력 약한 나는 아마 계속 밤까지 누워만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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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0-02-24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냥 퍼져서 누워 있는 날도 필요하지 않을까? 크게 아프기 전에

hnine 2010-02-24 19:47   좋아요 0 | URL
3월이 며칠 안남았다는 긴장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을거야. 머리가 지끈지끈, 결국 타이레놀 한알 먹고 다린이는 우동 먹이고. 이번엔 우동 끓이면서 다음엔 혼자 끓여보라고 다린이에게 방법을 전수해주기까지 했네.

꿈꾸는섬 2010-02-2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절기라 그런걸까요? 저도 요새 퍼져서 살아요.^^ 매일 아이들 재우며 저도 같이 잠이 들어요. 왠 잠을 그리 자는지 남편도 좀 걱정하더라구요. 아이들 없었으면 아마 하루종일도 누워있었을 것 같아요.ㅜ.ㅜ

hnine 2010-02-24 19:48   좋아요 0 | URL
저는 잠을 자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누워있네요. 아이 재우면서 잠 든날은 꼭두새벽부터 눈이 떠지고요.
며칠 이러면 또 반짝 일어나겠지, 이렇게 핑계대며 마냥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

비로그인 2010-02-2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봄엔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데요. hnine님도 그러신지 궁금하네요. 힘내세욥!! ^^

hnine 2010-02-25 17:47   좋아요 0 | URL
네, 함께 힘 냅시다! ^^

순오기 2010-02-2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엄마가 귀엽게 보인다는 아들, 나중에 엄마 닮은 아가씨 만나서 결혼할지도...
남자들은 본인도 모르게 자기 엄마 스타일을 추구하는 거 같아요.^^
아빠가 아들한테는 허풍을 좀 떠는군요.ㅋㅋ
푹 쉬는 날도 있어야지요. 3월이면 또 힘차게 일하셔야죠?

hnine 2010-02-25 17:48   좋아요 0 | URL
ㅋㅋ 저 닮은 아가씨랑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남편이 뭐라고 할까요.
순오기님 기를 받아 힘이 날겁니다.

2010-02-25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6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2-26 14:07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
 

  

어제 저녁 아이에게 엄마가 너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겠느냐, 어떤 엄마였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구체적인 경우도 제시하면서 (아래의 1번에서 4번까지) 잘 생각해서 한번 적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일기장에 열심히 쓴다.

<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가> 

* 화낼때 소리 안지르기
* 화를 낼때 아주 오랫동안 안 속상하기
* 배가 불러서 잘 못 먹는건데 맛없어서 억지로 먹고 있다고 하지 않기 

<이럴 경우에 엄마가 나에게 어떻게 해주는 것을 원하나> 

1.  내가 할 일을 안하고 있을 때 : 세번까지 얘기를 해주고 안하면 내버려 두기

2.  내가 음식을 골고루 안 먹을 때 (싫어하는 음식을 안 먹으려고 할 때) : 싫어하는 음식이니 내버려 두거나 안 만들어주기

3.  내가 늦게 자고 싶다고 할 때 : 늦게 자면 OO 못 만난다고 하기 (OO는 아이 학교에 새로 전학 온 아이인데 아침마다 함께 같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아이가 요즘 제일 친하고 싶어하는 아이이다.)

4.  내가 아침에 밥을 너무 천천히 먹어서 지각할 것 같을 때 : 밥 빨리 안 먹으면 OO 못 본다고 하거나 밥 치워버리기 

다 쓰더니 나에게 읽어봐도 좋다고 한다.
읽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웃음이 마구 나오는 것을 참고 진지하게 말해주었다.
쓴대로 해줄 수 있는데 단,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다린이 네가 져야 한다고.
예를 들면 싫어하는 음식인데도 먹으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너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텐데,  네가 그것을 계속 안 먹는다면 키가 잘 안 클 것이고, 그래서 나중에 네가 원하는 축구 선수 조건에 자격 미달로 안 될수도 있고 등등. (축구 선수는 요즘 아이의 희망 사항이다.)

그 말에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그래도 좋다고 한다.

 

아이와 지내다 보면 하루도 심심할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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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2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참..재밌어요 ^^)

hnine 2010-02-23 16:17   좋아요 0 | URL
저기 OO라는 아이를 요즘 제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남편이랑 저는 아마도 다린이가 사랑에 빠졌나보다고 장난처럼 얘기한답니다.
아이때문에 울고 웃어요.

하늘바람 2010-02-2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다린. 참
다린이는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원하는 것도 얻어내고^^.
혹시 친하고 싶어하는 친구는 여자친구?
그 나이에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좋을 수 있을 거 같아요

hnine 2010-02-23 16:18   좋아요 0 | URL
아직 여자친구 남자친구 개념이 없나봐요. 위의 아이는 남자 아이이고 학년도 두 학년이나 위라고 하더군요. 어릴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좀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난티나무 2010-02-23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나인님~ 안녕하세요? 넘 오랫만...ㅠㅠ
어젯밤에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다른 거 다 말고 아이들에게 늘 웃는 얼굴의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화낼때 소리" 엄청 지르고
"화를 낼 때 아주 오랫동안" 속상해하는
못난 엄마의 바람이지요...ㅠㅠ

다린'씨' 대답을 보니 착한 것 같아요.ㅎㅎ

hnine 2010-02-24 02:30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정말 반가와요. 잘 지내셨지요?
사진 속의 귀염둥이들이 저를 향해 메롱~하는 것 같아 달려들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나중에 아이가 엄마를 떠올릴때 화내는 모습부터 떠오르면 어떻하나, 저는 그 생각하면 제일 겁나더라고요. 늘 웃는 얼굴의 엄마는 책이나 영화속에서만 가능한 것인지, 저도 늘 반성하며 삽니다.

순오기 2010-02-24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이런 쪽지를 쓰고 대화하는 엄마는 분명 좋은 엄마예요.
다린군, 키가 안커도 결과를 책임진다고요~ 엄마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는데요.ㅋㅋ

hnine 2010-02-24 02:33   좋아요 0 | URL
저는 솔직히 키에 별로 신경 안쓰거든요.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는건데 요즘은 왜 들 그렇게 키에 연연하나 생각하는 사람인데 아마도 다린이 본인은 엄마와 생각이 다를텐데 결과에 책임진다니, ㅋㅋ...
이렇게 글로 쓰기를 하면 기록으로 남아서 좋더라고요. 대부분 야단친 후의 마무리로 할 때가 많아서 좀 유감이지만요 ^^

꿈꾸는섬 2010-02-24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소통하는 법을 매일 배워가고 있어요.^^ 고마워요.^^

hnine 2010-02-24 19:43   좋아요 0 | URL
제게 무슨 배울 게 있다고 그리 말씀하십니까. 화쟁이 엄마인걸요. 저 스스로도 한심한 생각이 들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답니다.

같은하늘 2010-02-25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지난 저녁에도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화내면서 속상해했어요.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ㅜㅜ

hnine 2010-02-25 17:56   좋아요 0 | URL
저도 점점 다정한 엄마보다는 엄격한 엄마의 모습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엄마의 기질과도 상관있지만, 아이의 기질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3월 오기 전에 가족끼리 짧은 여행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한 곳이 제주도. 그런데 여차 저차한 사정때문에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규모를 좀 줄여 생각한 곳이 안동 하회 마을. 그런데 당일 일정밖에 안된다는 조건이 붙자 그것도 무리였다. 결국 오늘 다녀 온 곳은 제주도도 아니고, 안동도 아니고, 집에서 두시간 좀 넘게 걸리는 부안 내소사였다. 

나에게 내소사는 이번이 세번 째 걸음이다.
집에 가지고 있는 '명찰'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춰 '내소사'에 대한 부분을 다시 읽어 보았다. 책 표지 안 쪽에 내가 이 책을 구입한 연도가 1996년이라고 쓰여져 있으니 10년도 훨씬 더 전의 일이다.   

가면서 아이에게 내소사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해주고, 가면 보물이 몇가지 있으니 맞춰 보라고 했다. 나야 그냥 슬슬 걸어다녀도 그것으로 좋지만 아이는 혹시나 지루할지도 몰라서.

 



 

 

 

 

 

 

 

 

 

 

 

 

 

 





 

 

 

 

 

 

 

 

 

 

 이 일주문을 들어서서 천왕문에 이르기 까지 걷는 길은,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길로 지정된 전나무 길.

 



 

 

 

 

 

 

 

 

 

 

 

 

 

 

 

 



 

 

 

 

 

 

 

 

 

 

 

 

 

 

 

 



 

 

 

 

 

 

 

 

 

 

 

  

대웅보전 들어서기 전 2층 누각인 봉래루 아래에 사람들이 기원을 적어서 매단 색색깔의 쪽지.
사람들마다 바라는 것들이 저리도 많구나. 나는 딱히 떠오르는 소망이 없어서 구경만 하고 통과했다.

 



 

 

 

 

 

 

 

 

 

 

 

 

 

 

 

   

아, 소박해라. 삼층 석탑.

 



 

 

 

 

 

 

 

 

 

 

  

내소사는 그리 규모가 큰 절이 아니다. 단청이 다 벗겨진 대웅보전, 그리고 역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보이는, 빛 바랜 꽃문양의 문짝.
정면 세칸, 측면 세칸의 팔짝 지붕. 이런 것은 책에서 읽은 것이고. 

 



 

 

 

 

 

 

 

 

 

 

 

 

 

 

 



 

 

 

 

 

 

 

 

 

 

 

 

 



 

 

 

 

 

 

 

 

 

 

  

 

언제부터인지 이 사진이 그렇게 찍어보고 싶었었는데 오늘 원 풀었다.

 



 

 

 

 

 

 

 

 

 

 

 

 

 

날씨가 좋아 우리처럼 구경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사진 중 대웅보전과 고려동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들이고, 삼층 석탑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함께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설선당과 요사는 수리 중이라 가려 놓아서 건물의 윗부분만 겨우 살짝 볼 수 있었다. 스님들께서 공부하시고 거처하시는 방이라고만 아이에게 설명해주었다. 

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국수를 먹고 가겠다는 것을 집에 가서 엄마가 더 맛있게 만들어주겠다고 달래서 집에까지 왔다.
이 무수리 근성은 참 못말리겠다 싶으면서도 맛있게 한 대접 다 먹고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제주도와 안동은 또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

오늘의 일기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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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2-2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꽃이 필려고 하는군요.
날씨가 따뜻해지려면 정말 금방 따뜻해지는데
추울 땐 어쩌면 그리도 추운지. 이대로 봄은 안 오는 건 아닐까 했었다는...
축하해요. 원 푸셔서...^^

hnine 2010-02-21 22:08   좋아요 0 | URL
오늘은 날이 좋았어요. 아침과 저녁엔 아직도 쌀쌀하지만 머지 않아 여기 저기 꽃들 보느라 겨울은 잊을 것 같던데요.

비로그인 2010-02-2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풍경사진은 참..^^ 멋져요~

hnine 2010-02-21 22:10   좋아요 0 | URL
물고기가 매달린 풍경이면 더 좋았을텐데. 하긴 매달린 물고기 보면 전 꼭 엉뚱하게 붕어빵을 떠올리긴 하지만요.

상미 2010-02-2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강원도 제주도랑 말고는 전국 각지가 다 가까워서 좋을거 같아.ㅋ
몇년전 내소사 뒤쪽으로 직소 폭포 까지 쭉 등산했던 기억난다.
내려와서 곰소 염전 쪽으로 해서 선운사쪽으로 가서 풍천 장어 먹고.

hnine 2010-02-22 00:03   좋아요 0 | URL
강원도는 정말 접근성에 있어서 늘 뒤로 처지게 되더구나.
직소 폭포는 지난 번에 가봤지.
오늘은 새만금 간척지 보고 내소사만 다녀왔더니 집에 돌아온 시각이 오후 4시.
내소사가 그 선운사의 말사라던데.

순오기 2010-02-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안 내소사는 못 가봤어요.
단청이 벗겨진 거군요, 아예 단청을 안 입힌 미황사는 그 자체로 멋지더군요.
곧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네요.^^

hnine 2010-02-21 22:13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내소사도 처음부터 단청을 안 입힌 것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목련 꽃 구경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아요.

kimji 2010-02-2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소사. 제가 참 좋아하는 절입니다. 꽃문살 보러 갔었더랬죠. 전나무 향에 매혹되어 거기에 눌러 살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던 곳이기도 했는데. 그러고보니, 저도 봄이 오려던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아... 내소사.
이름을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다 떨립니다.


hnine 2010-02-22 00:05   좋아요 0 | URL
내소사에 또 좋은 추억이 있으시군요 kimji님.
그런데 저도 '내 소 사'라는 그 발음이 참 마음에 들거든요? 그래서 이 페이퍼도 그렇게 시작하려고 했다니까요. 부 안 내 소 사...이름만 불러봐도 좋다, 이렇게요.

하늘바람 2010-02-2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내소사에 소원적은 쪽지 매다는 부분이 있네요. 저런 거 해보고팠는데 ~

하늘바람 2010-02-2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참 멋져요

hnine 2010-02-22 14:09   좋아요 0 | URL
첫 방문은 저 혼자, 두번 째 방문은 다린이가 태은이 나이일때 데리고 갔었어요. 어제는 세번째 였고요. 사람들 옷차림이 아직 두텁긴 하지만 풍경은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것이 보이지요?

꿈꾸는섬 2010-02-2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소사, 정말 소박하고 아름다운 절이에요. 어느 계절 가더라도 참 좋았던 곳이에요. 이 페이퍼 보니 저도 당장 달려가고 싶네요.^^

hnine 2010-02-24 19:4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종교와 상관없이 저는 결혼하기 전부터 절에 다니는 것을 즐겼어요. 가서 그냥 둘러보는 것이 전부인데도 그냥 좋더라고요.

같은하늘 2010-02-25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 참 좋던데 정말 좋으셨겠어요.^^

hnine 2010-02-25 17:56   좋아요 0 | URL
이날은 정말 봄날 같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