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gor Mendel: The Friar Who Grew Peas (Hardcover)
Cheryl Bardoe / Harry N Abrams Inc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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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을 키운 수도사 그레고르 멘델' 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생명 복제 시대를 사는 현대에, 그 모든 기술의 초석을 마련한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의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와있는 것이 있길래 주문해서 장장 열흘 넘게 기다린 끝에 받은 책이다.

멘델이 실험 재료로 사용한 완두콩 식물의 그림이 책 표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어디에나 있다.

'멘델은 평생 동안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첫 페이지.
하지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그는 늘 집안 사정을 걱정해야만 했다. 열두살에 간신히 학비만 받아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입학했고 그나마 열여섯살부터는 자기가 벌어 공부를 해야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상황을 알아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당시 수사가 되면 성직자로서의 임무 외에도 배움의 기회도 제공받는다는 것을 알고 수사가 된 멘델. 그의 재능과 열성을 알아본 주교는 그를 비엔나 대학에서 공부할수 있도록 해준다. 거기서 여러 유명한 교수들로부터 자연과학 전반에 걸친 지식을 갖추고 돌아온 멘델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평소에 궁금해했던 실험을 시작한다. 수도원의 한 귀퉁이 정원에서.

그가 선택한 왼두콩 식물은 행운의 식물. 287번의 가루받이 실험으로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자그마치 28000그루의 완두콩 식물을 키워 결과를 얻었다. 이 책에는 그가 어떤 방법을 이용하여 임의로 식물의 교배를 실행했는지,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의 실험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식물의 생식 기관 구조. 즉 수술 (stamen)과 암술 (pidstil), 그리고 암술을 따라 내려간 곳에 있는 씨방 속의 egg cell들의 모습이다.

아, 친숙한 이 그림.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볼때는 별 느낌 없이 보던 것이, 멘델의 이야기 속에서 만나니 감동스럽기 까지 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 단순해보이기만 하는 실험으로 그는 얼마나 대단한 법칙을 알아내었던가.

드디어 유전의 정체와 법칙이 밝혀지는 순간!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궁금해서 시작한 실험, 7년에 걸쳐 혼자 씨를 뿌리고, 관찰하고, 숫자를 기록하고, 그 속에서 법칙을 발견하여 벅찬 마음으로 그 결과를 학회에 가지고 가서 발표하지만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어떤 콩과 식물에 대한 얘기라고 흘려 들은 것이다. 그것이 모든 생물에 적용되는 유전 법칙이라는 것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상태에서 멘델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16년이 지나서야 다른 세명의 과학자들에 의해 그의 실험이 재발견되어 인정을 받는다. 위에서 그가 남긴 말대로 그가 발견한 것은 그가 죽고 난 다음에 오는 사람을 사이에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명예를 위해서도 아니었다. 궁금한 것을 스스로 알아내고 싶은 호기심, 열성, 꾸준함이 그것들을 대신했다. 갈수록 그런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자기 길을 가는 과학자의 모습이 자꾸 사라져 가는 것 같아, 혼자 외로운 길을 걸으며 실험한 결과의 가치를 살아있는 동안 인정 못받고 눈을 감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그에 대한 나의 각별한 관심, 그 이상의 존경심을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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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1-28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두콩 그림이 꽤 귀엽습니다. hnine님 ^^

마지막 쓰신 글 읽으며 들었던 생각. 오늘 밖에 산책 길거릴 쏘다니다 왔는데, 뭔가 자꾸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더라고요.
조용히 그 자리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것들.. 이욥.

hnine 2010-11-29 06:35   좋아요 0 | URL
완두콩이 원래 귀엽게 생겼잖아요~ ^^
마지막 부분은 과학자 본래의 지적 호기심보다는 과제 일정에 맞춰, 숙제 하듯이, 예상된 결과를 내놓는데에 집중하는 요즘의 현실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요)을 보며 아쉬워서 썼습니다.
바람결님 말씀하신 것처럼 변하지 말고 지켜졌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하늘바람 2010-11-29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예쁜 과학책이네요

hnine 2010-11-29 20:28   좋아요 0 | URL
과학, 또는 과학자에 대한 책을 저렇게 예쁜 그림책으로 만들 수 있다니, 참 멋지지요~ ^^

순오기 2010-11-2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멋진 책이네요.
실물 완두콩과 완두콩 꽃 사진이 추가되면 금상첨화였을 포토리뷰~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
완두콩과 꽃 사진 제게 있는데 보내드릴까요?^^

hnine 2010-11-29 20:30   좋아요 0 | URL
하하...전 별로 부지런하질 못해서 포토리뷰는 잘 못 올리는 편인데 이 책은 그림책이라서 큰 맘 먹고 올렸답니다.
오나두콩과 꽃 사진이 있으시군요. 순오기님 컴퓨터는 보물창고 ^^
이 리뷰 말고 나중에 제가 혹시 그 사진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르는데 그때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

프레이야 2010-11-30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밀화가 아주 멋지네요.
오늘의 작가도 오늘의 과학자도 오늘의 예술가도
후대에 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당시는 인정받지 못한 위인들이 참 많아요. 멘델로 그렇군요.
나인님이 감정이입된 걸 느껴요. ^^

hnine 2010-11-30 15:28   좋아요 0 | URL
에궁, 들켜버렸네요. 감정을 자제하고 쓰자고 생각했는데~ ^^
누가 알아주고 안 알아주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알고 싶은 것에 집중하여 몰입하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 해요.
그림도 훌륭하지요?
 



 <다름이의 남다른 여행> 최 유성 장편 동화 

어린이를 위한 미래 소설 이야기를 하던 중 어느 분이 이 책을 참고하라고 알려주셔서 읽어보게 되었다.
만약 사람들에게 미래 세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어떤 쪽이 더 많을까? 긍정적인 쪽에 대해 주로 말하는 것은 과학이고, 그 폐해를 지적하는 쪽은 주로 문학이나 인문 사회 분야가 총대를 메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희망적인 쪽을 보고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로서 과학자가 긍정적인 쪽을 얘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지만, 양쪽을 다 어우를 수 있음에 미치지는 못한다.
표지의 소개글 '생각을 통제받는 미래 사회에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 역시 기계 문명의 편리함을 댓가로 치뤄야 하는 인성 경시 풍조,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오히려 잃어버리는 것들, 즉 미래 세계의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남 다름. 이 책의 주인공 여자 아이 이름이다. 교육 특별 지구인 아사달 지구에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와 생각이 맞지 않는 아빠는 어느 날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고 있고, 엄마의 꿈은 아사달 지구의 스타 선생님이 되는 것. 여기서 스타 선생님이란 인기가 좋은 선생님이란 뜻이 아니라, 미래 세계에서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 대부분의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러 명의 선생님이 굳이 필요하지 않게 되고 능력이 뛰어난 몇 선생님들에 의해 화상 교육이 이루어지면 모든 아이들이 그 선생님의 수업을 컴퓨터로 동시에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선생님을 말하는 지칭이 스타 선생님이다. 책 표지에 아이가 목에 걸고 있는 것은 '모아모아'라는 소통기구인데 현재 우리의 아이폰이 훨씬 업그레이드 된 형태로 상상하며 읽었다. 엄마는 이 모아모아를 통해 딸인 다름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부 감지할 수 있다. 표지 그림에서 아이의 머리 위헤 그려져 있는 작고 하얀 네모는 '이루미'라고 하는 일종의 칩이다. 그림에는 표면에 그려져 있지만 사실은 뇌 속에 삽입되어 있는 작은 기구인데 '생각을 읽는 기계'가 개발된 이후 그것을 응용한 기구로서 어릴 때 머리 속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으면 집중력이나 기억력을 높인다는 애초의 취지도 있지만 자기의 꿈을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효과도 부여한다. 다름이를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잘 키워내고 싶은 마음에 다름이 역시 어릴 때 이루미라는 장치를 머리 속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것이다. 내 꿈이 내 꿈이 아니라 엄마의 꿈이라는 것,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내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엄마의 꿈에 따라 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된 다름이는 이 기계를 발명한 사람을 찾아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미래 세계이면서 현재 우리 사회와 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성이 나름대로 좋은 작품이긴 한데, 결말이 너무 극적이라는 것, 내용의 흐름이 스토리 위주로 가기보다는 작가의 의견과 의도가 너무 드러난다는 점, 그래서 책의 반도 읽기 전에 결말이 예측된다는 점 등이 아쉬웠다. 외국에 비해 안그래도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나라의 미래 소설 분야인데 독자를 사로잡기에는 어딘지 2% 부족한 듯하여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아마도 상상력이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는 계기 제공 정도는 할 수 있으나 그것을 끝까지 스토리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정도의 힘은 되지 않는, 우리의 창작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자기 반성을 남긴다.

 

<달님도 인터넷해요?> 김 미희 동시집 

1971년생, 제주 태생 시인 김 미희는 200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달리기 시합'이라는 시로 등단하였고 현재는 울산의 중학교에서 사서교사로 근무하면서 시를 쓰고 있다.
동시 작가들의 시를 읽어보면 꽃, 나무, 바람, 새 등의 자연을 주로 노래하는 작가도 있는가 하면, 아이들의 생활상을 그리는 작가, 또 아이들만의 심리를 그리는 시를 주로 쓴 시인도 있다. 잘은 몰라도 김미희 시인은 마지막에 속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만의 시각, 아이들만의 순수함, 걱정, 티없음 등을  시 속에 잘 잡아 내었다.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것이 너무나 떨리자 엄마의 조언에 따라 자리에 앉아 있는 반 친구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 친구들 대신 전부 호박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며 긴장을 참고 발표를 하는 아이 이야기,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고 마음을 치료 받는다는 의미로 붙은 제목 '일기 병원'이라는 시도 재미있다. 새벽 거미줄에 걸린 이슬을, 축구 경기 동안 골키퍼가 놓친 투명공이 걸려 있는 것으로 비유한 짧은 시도 좋았다. 다만 요즘 새벽 거미줄에 걸린 이슬을 본 아이가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 뿐. 소들이 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풀을 뜯던 예전에 비해 요즘은 풀이 소들을 기다린다는 '풀'이라는 시는 소가 풀이 아닌 공장에서 제조된 사료를 먹고 사는 요즘세태를 그리고 있다. 엄마에게 잘못 쓴 것을 매일 지적받기만 하는 일기 쓰기에 지쳐, 나도 엄마 일기를 한번 보고 싶다는 내용의 시 '엄마 일기도 보여 주실래요?'를 읽으니 집에 있는 나의 예전 일기를 보고 싶어하는 나의 열살 아들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다. 엄마도 이렇게 오랫 동안 일기를 써오고 있다는 증거물로서도 어릴 때 일기는 보존되면 좋을 것 같다. 이 시인을 등단시킨 시 '달리기 시합'도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데 학교 끝나고 교문 앞에 대기하고 있는 학원차에 올라타는 친구들에 비해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는 다리를 건너고 길가의 꽃 구경하며 돌아오는데 뒤따라 온 한 친구가 어깨를 치며 앞으로 뛰어가자 시합을 하듯이 뜀박질을 하여 그들의 집 천사원까지 간다는, 가슴 찡한 시이다.
책머리, 시인의 머리말을 읽으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동시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기도 했다.  

 

 
<먼지야, 자니?> 이 상교 동시집 

우리 나라 중견 동시 작가의 시 답게 동시의 어떤 표본을 보는 듯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발하고 톡톡 튀기 보다는 무난하고, 그러면서도 동시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시들이다. 아마도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교과서에 실릴기 딱 좋은 시랄까?
더구나 시집 속의 삽화도 시인이 직접 그렸다. 때로 시와 그림이 따로 노는 듯한 경우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 시집은 시의 내용과 아주 잘 맞는 그림이었다. 꽃, 새, 나무, 비, 고양이, 별 등의 자연을 대상으로 하거나 신발, 시계, 밥숟가락 등 주위의 친숙한 사물들을 대상으로 한 시들이 대부분이었다. 별다는 내용이 없이 평이한 내용 같으면서 다시 읽어보면 짜임새가 딱 떨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모범적인 (?) 시, 본보기로 적당한 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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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2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지야 자니?만 봤는데~ 님 말씀처럼 개정된 3학년 1학기 읽기에 '싸움'이 실렸어요.^^
이상교 시인은 역시 동시의 모범을 보여주는 듯, 2006년 후반기 우수문학도서로도 선정돼서 그때 봤거든요.

hnine 2010-11-28 18:39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역시~ ^^ 이 상교 시인, 그림도 아주 잘 그려 넣으셨더라고요.
위의 김 미희 작가의 시도 좋았어요. 우연히 창비 어린이 지난 호를 보다가 저 작가의 시를 본심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뽑지 '않은' 이유를 심사평에서 읽은 기억이 나요. 그래도 저는 좋더라고요.

울보 2010-11-2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시집이네요, 도서관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류랑 함께 읽어보고 류가 좋아하면 사주어야지요, 동시집을 참 좋아하는 류를 위해서,,

hnine 2010-11-28 21:54   좋아요 0 | URL
류는 동시집도 좋아하는군요. 과학이면 과학, 동시면 동시, 류는 정말 책 좋아하는 어린이 같아요. 도서관에 있을 거예요.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거든요.
 

   
  20세기 초 우생학은 순수성 유지에 집중되었다. 뛰어난 유전학자의 한 사람이었던 루터 버뱅크 (Luther Burbank)는 우생학에 힘쓰던 초기에 유전적 다양성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였다. 1906년에 그는 관심이 가는 식물을 선택하고, 선택한 이 식물을 유용한 특성을 가진 식물들과 교배시키는 아이디어를 사람에게 적용시켰다. <사람이라는 식물 길들이기 (The training of the Human Plant)> 라는 책에서 그는 미국으로의 이민을 권장하였는데 그럼으로써 새로 미국인이 된 이주민들이 자손을 퍼뜨림에 따라 유리한 조합의 형질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버뱅크의 계획은 문제에 부딪혔는데, 선택의 단계에서 오로지 바람직한 형질을 가진 사람만 자식을 낳도록 허락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우생학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이다. 서로 싸우는 상대편끼리 유전자가 서로 다르기만 하다면 말이다. 역사적으로 볼때 전쟁과 분쟁을 통해 유전자 풀 (gene pool)에 변화가 일어났는데, 때때로 변화의 정도가 매우 큰 경우도 있었다. 강간당하게 되면 그 희생자들의 유전자가 ‘희석’ 된다는 점에 입각하여 그 목적으로 한쪽 편의 남자들에 의한 다른 편 여자들의 강간이라는 형식을 택하게 되면 우생학적 효과는 발생한다. 1994년 르완다 대량 학살이 일어났을 때, 이십 오만 명 되는 투씨 족의 여자들을 강간하라는 것이 후투 족의 정책이었다는 것은 그 한 예라 하겠다. 강간에 의한 민족 근절은 1996년 이후 콩고에서도 계속 진행되어 오고 있다. 2003년부터 아프리카 수단 서부에 있는 다푸르 지방에서는 아랍 군대가 계획적으로 아프리카 흑인들을 공격하여 남자들과 아이들은 살해하고 여자들은 강간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르완다, 콩고, 다푸르에서 정복자들은 패한 자들의 유전적 공여도를 낮추고 자신들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That's eugenics (우생학).

 
   

  

 

-- 유전학 책을 읽다가 옮겨와 보았다. 대충 우리말로 옮겼더니 문장이 어색하지만 다른 책은 몰라도 유전학 책에 실려 있는 것으로는 눈여겨 본 적이 없었기에 남겨두고 싶었다. 
유전학이 이렇게 역사, 사회, 개인 심리, 집단 심리, 정치 등과 연결되어 있음을, 오랜만에 확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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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11-24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참 무섭습니다...

hnine 2010-11-25 06:04   좋아요 0 | URL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는, 참으로 복잡한 종(種)이 인간인 것 같아요.

sslmo 2010-11-25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되면 진화심리학이 한결 설득력있어지는걸요~^^

hnine 2010-11-25 06:06   좋아요 0 | URL
알고 있던 사실이라도 자연과학 이론서에서 읽을 때의 느낌은 다른 것 같아서 한번 적어봤어요. 진화는 뿌리가 어떻든 요즘은 사회 과학이나 인문 과학 분야에서 더 많이 연구되어 지고 있는 것 같지요?
 
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이 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인 '푸른책들'에서 공모하는 푸른 문학상 8회 수상작인 김 인해의 <외톨이>와 이 주현의 <캐모마일 티 마실래?>, 그리고 6회 수상자인 문 부일의 <한파주의보>가 초대작으로 실려있는데 세편 모두 청소년 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면서도 각각 다른 색깔을 보이는 것이 흥미로왔다.
<외톨이>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나 성인이나, 인간은 모두 자신이 외톨이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하고 거기에 청소년 시기의 예민한 감성,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 배신감, 그리고 의리를 다른 어떤 감정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 아이들의 세계 등이 어우러져 있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연령의 어린이들에게는 남들보다 공부를 잘 하던가, 외모가 출중하던가, 운동을 잘하던가, 아무튼 남보다 뛰어난 아이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심리가 친구 사귀기에 중요한 동기가 되는 반면에 청소년 시기에 이르면 그런 요소보다는 나를 알아주는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친구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남들이 모르는 나의 어떤 면을 인정해줄 때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와 진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 시욱이와 재민이는 그런 식으로 친구가 되어 단짝처럼 붙어 다니게 되는데, 그러다가 사소한 일로 오해가 생기게 되고, 그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낌 시욱이 재민에게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하여 의사 표시를 확실히 한다. 재민이가 하는 말은 변명이라고 마음대로 단정한 채. 나중에 그것이 오해였음을 깨달으며 허망해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외톨이>가 폭력과 불신으로 둘도 없는 친구 관계에 금이 가는 내용이었다면 이 주현의 <캐모마일 차 마실래?>는 불신의 벽을 깨고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학교 봉사 활동 차원에서 복지 시설을 방문하고 있는 주인공 남자 아이는 그곳에서 다리가 불편한 한 여자 아이의 냉대를 받고는 '왕재수'라고 부르며 마주치지 않으려 피해 다닌다. 그러던 중 복지시설의 이 여자 아이는 주인공 남자 아이가 진심으로 열심히 복지원 사람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되고, 제목처럼 캐모마일 차 마시자는 말로 마음의 벽을 허물었음을 알린다.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진심이 담겨 있든 담겨 있지 않든 우리가 보통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 '나중에 커피나 한잔...'보다, 직접 건네주며 하는 '너도 캐모마일 차 마실래?' 라는 말은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지. 개인적으로 저자를 알고 있는 나로서, 작품은 저자의 성향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캐모마일의 꽃말은 '굴하지 않는 강인함, 고난 속의 강한 희망'이란다.
6회 수상자 문부일의 <한파주의보>는 이 책에 실린 세편 중 제일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재혼을 하게 된 아빠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남자 아이가, 새엄마가 된 사람과의 서먹함과 불편함에서 점차 유대 관계를 형성시켜 가는 과정을, 한파에 얼어 터진 수도관에 비유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훌륭했다. <살리에르, 웃다>라는 작가의 이전 작품 제목을 보고 관심이 갔던 일이 생각났다. 깊고, 그러나 어둡지 않은 시선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작가가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얼었던 수도관은 녹을 수 있고, 살리에르도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소재, 다른 이야기, 다른 목소리이긴 하지만 세 작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출판사에서 청소년 소설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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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1-23 07:52   좋아요 0 | URL
이 주현 작가가 대전에 사시는 분이거든요 ^^
문 부일 작가의 책은 꼭 한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위로와 희망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바라봐야 할 방향이기도 하겠지요. 캐모마일 꽃말처럼요.

하늘바람 2010-11-23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열심히 동화책을 찾아읽으시고
공부하시니 곧 멋지게 짜잔 하고 나타나실 날 오겠어요
그떈 저를 모른척 하심 안돼요

hnine 2010-11-23 06:53   좋아요 0 | URL
네, 그 꿈으로 삽니다. ^^
하늘바람님꼐서 오늘 하루 저에게 힘을 실어주시네요.

sslmo 2010-11-2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카밀레 라는 어감이 더 좋아서...카밀레라고 불러요.
옛날에 허브 공부 하면서는 줄줄 외웠었는데 말이죠~

카밀레는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잘자란다죠~
꽃을 사용하는 차,노 카페인이라는 데...오늘 저녁에 한잔 마셔볼까 하구요~^^

hnine 2010-11-23 17:2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도 읽는군요. 허브 공부도 하셨어요? 생각난김에 여쭤보는데, 로즈마리는 임산부에게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율무를 안 먹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까요? 아니면 제가 잘못 들은 것인지...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잘 자란다니, 그래서 그런 꽃말이 나왔나봐요.

sslmo 2010-11-23 19:19   좋아요 0 | URL
음,뭐든지 과해서 좋을 건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율무의 경우 성질이 평이해 습한 사람이 임신 하려고 몸 만들 때 먹기도 하는데,임신 중 너무 먹으면 조산의 우려가 있다죠.

로즈마리는 항산화 성분,뇌기능활성화와 관련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혈액순환을 좋게 하니까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대요.
임신 기간 중 그냥도 혈압이 상승하니까,그것 관련 금기구요.
저혈압엔 약이 없다지만,저혈압엔 좋은 차가 로즈마리구요.
노화도 방지한대요.(그래도 장복은 안 좋구요~^^)
고혈압엔 금기예요.
다른 차들과는 다르게,허브 차는 미량이라고 효능을 무시할 수 없어요.

hnine 2010-11-24 06:42   좋아요 0 | URL
음, 혈액순환을 좋게 하면 혈압을 낮출 것 같은데 오히려 상승시키는군요.
정말 허브 차는 그야말로 '차'로 마셔야지 보리차 마시듯이 마시면 안좋겠어요 ^^
 

 

동생이 선물로 사준 어그 부츠를 바깥에서 신어보기도 전에 집안에서 신고 돌아다니고 있다. 발이 따뜻하면 확실히 덜 춥기 때문이다. 겨울에 정말 추운 우리집. 

안그래도 깊이 못자는 요즘인데 오늘은 한기를 느끼며 더 일찍 잠이 깨었다.  

6시 반에 식구들을 깨우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
아침이 더욱 길어지고 있길래

책상에 앉아서, 

공책을 꺼내고,

연필로,

어제 보아둔 동시를 베껴 써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불가능 할 테지.
여리고 순수한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이제는 불가능 할 테지. 

 

 

   

징검돌 

 

처음부터 제 자리를 찾은 건 아니었어
물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렸지
센물살이 다가올때
넘어질 것 같아
눈이 아찔했지
내 등을 밟고간
수많은 발자국
많이 아팠지만
그렇게 흔들리면서 자리를 잡았지
이젠
거친 물살, 거친 발걸음에도
끄떡하지 않아
가만 들어봐
내 곁에서 들리는
흐르는 물소리  

 

(배 산영/ 2009 한국일보 동시 당선작)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잘 되고 있는 선인장, 게발선인장.
매일 아침 일어나면 꽃봉오리가 얼마나 커졌나부터 확인한다.
피기 전의 저 상태.
이 사진의 제목도 '동시' 라고 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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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1-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기 보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더 아쉬운 것 아닐까요?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마음은 표현할 수 있다고 봐요.
멋지군요. 동시를 베껴쓰는 마음. 가족들이 자고 있는 그 새벽에...!
생일은 잘 보내셨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의 선물이 약소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님이라면 그냥도 보내드렸어야 마땅한데 생일을 빙자하다니...흐흑~

hnine 2010-11-21 05:48   좋아요 0 | URL
눈으로 읽은 것보다 이렇게 손으로 사각사각 베껴 쓰고 있으면 내용이 손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필사를 하는구나 알겠더라고요. 저야 뭐 이렇게 내킬때 가끔 끄적거리지만요.
식구들이 자고 있는 새벽 시간은 저에게 보석과도 같은 시간이랍니다. 지금도 그런 시간이고요 ^^
보내주신 책은 저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랍니다. 어제도 어떤 모임에 갔다가 책을 쓰신 저자로부터 직접 책 선물을 받아가지고 왔는데 얼마나 감사하고 기쁘던지요.

세실 2010-11-21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올 잠옷이 있더라구요. 두 아이들 따뜻함 느끼라고 사주었더니 좋아해요.
저도 친구가 호주 다녀오는 길에 어그부츠 사다줘서 올 겨울 열심히 신으려고 합니다.
참 따뜻해요. 나비님이 어그부츠는 맨발로 신는 거라고 하네요.
생일 이셨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징검돌이 된거군요. ㅎ

hnine 2010-11-22 13:2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들어본 것 같아요. 타올 잠옷, 저희 집에선 식구 수대로 꼭 필요하겠네요. 냠편은 사주면 입을지 모르겠지만요 ㅋㅋ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일 축하해주신 것도 감사드려요. 또 새로 태어난거죠? ^^
위의 시는 동시이지만 제가 읽어도 은근히 가르침이 담겨 있어요. 저자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라네요.

비로그인 2010-11-2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시맞아요?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게 감흥이 와닿는데^^
저도 부츠없으면 겨울 못 견딥니다.ㅋㅋ

hnine 2010-11-21 16:33   좋아요 0 | URL
예, maggie님. 동시 부문 수상작이라고 되어 있네요.
어렵지 않으면서 읽는 사람에게 뜻이 화악~ 번지는, 그런 시이지요.
어그 부츠는 사실 제 나이에 신고 밖에 나가는 것도 좀 망설여지긴 해요 ^

순오기 2010-11-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직지박물관에서 세실님이 사준 오침안정법 직지 노트에 시를 베껴야지 생각했어요.
지난 번 hnine님이 올렸던 나태주 시를 지난 금요일 독서회원들에게 읽어줬더니 모두 좋아했아요. 다이어리는 1년 지나면 가방에 넣고 다니지 않으니까 시만 따로 적으려고요.^^

저는 곁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를 준비할래요.
게발선인장 몽우리~ 사진도 멋져요~

hnine 2010-11-21 16:38   좋아요 0 | URL
나 태주 시인의 시는 모임에서 읽어주기에 좋은 시 같아요. 저도 오랜만에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학교 다닐때 도서관에서 빌린 시집, 반납하기전에 노트에 후다닥 베껴써놓곤 했는데, 이렇게 또박또박, 연필로 베껴써보니 좋더군요.
나를 흔드는 거친 물살이 아니라, 곁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그 물이 그 물인데, 세월이 나를 변화시켰구나, 거친 물살을 견디고 난 후의 댓가인가보다, 전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저 시인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시를 쓰게 되었을까, 그것도 궁금해지네요.
게발선인장, 활짝 피면 또 한번 사진으로 올려보려고요. 이런 것에도 요즘 뭉클뭉클 감동받는다니까요 ^^

sslmo 2010-11-2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두편이예요.
좋은 시 두편에 추천하나는 좀 부족한 거 같기도 하지만요~^^

hnine 2010-11-21 18:23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해가 일찍 지는 덕에, 서둘러 저녁 해먹고 설겆이까지 다 하고 시계를 보니 이제 6시인거예요~ 혼자 있다면 나가서 영화라도 보고 왔으면 좋겠지만, 7시 30분에 여기 대전에 SG워너비가 와서 공연하는데 거기 가보는 것으로 주말을 마무리 하면 딱 좋겠지만...
대신, 아직 11월이긴해도 올해 무슨 무슨 일이 있었나, 개인적인 정리나 좀 해봐야겠어요.
요즘은 일주일에 딱 하루 일하러 나가는데 그게 마침 월요일이라서, 나름 일요일 저녁이면 긴장되기도 한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비로그인 2010-11-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깨끗한 시 하나를 적고, 또 맑은 사진까지 찍어 두셨으니 오늘 하루가 꼭 그러하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다시 일주일의 시작을 앞둔 시간, 음악 듣다가 시를 눈에 담아봅니다. hnine님.

hnine 2010-11-21 23:15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댓글중에서 찾았네요. 제가 동시를 읽고 베껴쓰고 하는 이유를요. 깨끗하고 맑기 때문에...
오늘은 하루 종일 쏘다녔어요. 아침과 밤은 춥고, 낮의 햇빛은 청명하고, 그런 요즘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