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선물로 사준 어그 부츠를 바깥에서 신어보기도 전에 집안에서 신고 돌아다니고 있다. 발이 따뜻하면 확실히 덜 춥기 때문이다. 겨울에 정말 추운 우리집.
안그래도 깊이 못자는 요즘인데 오늘은 한기를 느끼며 더 일찍 잠이 깨었다.
6시 반에 식구들을 깨우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
아침이 더욱 길어지고 있길래
책상에 앉아서,
공책을 꺼내고,
연필로,
어제 보아둔 동시를 베껴 써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불가능 할 테지.
여리고 순수한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이제는 불가능 할 테지.
징검돌
처음부터 제 자리를 찾은 건 아니었어
물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렸지
센물살이 다가올때
넘어질 것 같아
눈이 아찔했지
내 등을 밟고간
수많은 발자국
많이 아팠지만
그렇게 흔들리면서 자리를 잡았지
이젠
거친 물살, 거친 발걸음에도
끄떡하지 않아
가만 들어봐
내 곁에서 들리는
흐르는 물소리
(배 산영/ 2009 한국일보 동시 당선작)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잘 되고 있는 선인장, 게발선인장.
매일 아침 일어나면 꽃봉오리가 얼마나 커졌나부터 확인한다.
피기 전의 저 상태.
이 사진의 제목도 '동시' 라고 하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