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라고만 해도 헤어지는 인사가 되지만

'Good Bye' 라고 하는 마음.

보낼 때, 또는 떠날 때 마음은 그러해야 할 것 같다.

 

완전한 무엇이 되지 못하고,

거의 될 뻔 한, 'almost' 단계에서 헤어질 때 일수록 그래야 할 것 같다.

 

 

 

 

 

 

라디오를 켜놓고 잠이 든 다음 날은 꼭 라디오 소리에 깨게 된다.

오늘 새벽에도 그렇게 깨었는데, 제목을 듣느라고 노래가 끝날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었다.

Old Records Never Die

지금도 친정에 가면 아주 오래된 LP판들이 먼지 앉고 빛에 바래가며 묵묵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 생각난다. 어릴 때 아빠 몰래 틀어 보고 나중에 판에 기스난게 들통나서 야단맞던 기억도.

 

이 노래를 들으며 잠이 깬 오늘 하루는 어떤 하루가 될까.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3-02-27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두 곡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냥 두 팔 벌려 춤 추고 싶어라~~~ ㅎㅎ
오늘 어떤 하루가 되셨나요?

hnine 2013-02-27 18:09   좋아요 0 | URL
저에게는 이렇게 좀 가라앉은 음악이 끌리나봐요 ^^
오늘 하루, 평안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바람이 좀 있기는 했지만 날씨가 참 좋았어요.

프레이야 2013-02-27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오늘 대체로 포근했어요.
진짜 봄이구나 싶어요! 노래 좋으네요.
내일도 다시 와서 또 들을거에요^^

hnine 2013-02-27 23:28   좋아요 0 | URL
여기도 포근했는데 더 남쪽인 더 그랬겠지요? 오랜만에 강아지 산책도 시켰어요.
노래는, 오늘 새벽에 잠결에 들을때는 귀로만 들어오는게 아니라 방 전체에 퍼지듯이, 더 멋있게 들렸는데 저렇게 올려놓고 다시 들으니 그만 못하네요 ㅠㅠ
그런데 저의 이 라디오 켜놓고 자는 버릇 고쳐야하는데 말이지요. 조용하면 잠이 안와서요.

하늘바람 2013-02-2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 좋네요
부지런하신 님~

hnine 2013-02-28 15:39   좋아요 0 | URL
날씨가 참 좋아요. 한바퀴 돌고 들어왔네요. 이제 슬슬 동희 유모차 태우고 산책하기 좋은 날이 시작될 것 같은데요?

안녕미미앤 2013-02-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디오 좋아하는데요^^ 켜놓고 자면 자다깨게 되서.. 잘 때는 꼭 끄고 자요. 뇌파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습관이 되면.. 상관이 없어질지도요^^

hnine 2013-02-28 15:41   좋아요 0 | URL
미미앤님은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지. 저는 기분따라 1라디오부터 1fm, 한민족 방송에 이르기까지, 정말 종잡을수 없답니다 ^^ 켜놓고 자는 날은 대개 mbc fm일때가 많지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켜놓고 자는거 별로 건강에는 안좋지요. 저는 심지어 방에 불을 켜놓고 자는 버릇도 있어요. 이건 진짜 안좋아요.

프레이야 2013-03-0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또 듣고 가요~~~ 행복한 하루, 3월의 첫날 보내세요^^

hnine 2013-03-01 13:5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언제든지 들러주세요.
오늘 아침엔 웬일로 밖에 나가 흙을 밟고 들어왔네요. 밤에 비가 잠깐 왔었는지 땅이 촉촉히 젖었더라고요. 공기 상큼, 땅은 촉촉. 좋은 기운으로 마음을 채워넣고 들어왔습니다.

안녕미미앤 2013-03-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mbc보다는 kbs fm^^ 유인나 볼륨 좋아해요^^ mbc 프로그램 추천해주세요~~
 

 

 

 

 

 

 

 

 

 

 

 

 

 

 

 

 

 

 

오후 햇살이 기어이 나를 집 밖으로 불러내었다.

버스를 타려고 보니 지갑을 두고 나왔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냥 집에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분명히 밤에 잠 잘때 후회할 것 같아서 지갑 가지고 다시 나와 향한 곳은 미술관.

대전에 내려온 후로 벌써 몇번째인지 모른다.

혼자 온것은 이번이 처음.

 

기증품 500여점이 들어와 미술관 내부가 꽉 찬 느낌이었다.

여유있게 다 둘러보고서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 사진 찍는 것을 못하게 하니 그림이라도 한 쪽 베껴와야지 싶었다. 그가 사랑한 글자 '목숨 수(壽)' 자의 문자 추상 하나를 따라그렸다.

 

 

 

 

 

 

55세라는 나이는 어떤 나이일까.

쉰이 넘으면 그래도 앞에 4로 시작할때가 좋았다고 한다는데,

그동안 살아온 방식대로, 하던 일을 하며, 안주하는 나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화가는 55세 돠던 해에 살던 곳을 떠나 프랑스로 간다. 그리고 그때까지 해보지 않았던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한다.

오늘 도슨트로부터의 설명중 제일 귀에 들어오던 말이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3-02-24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2-25 22:32   좋아요 0 | URL
첫번째 조형물은 미술관 밖에 있던 것이라서 누구 작품인지도 안보고 지나쳤네요 ㅠㅠ 다음에 갈땐 한번 봐야겠어요. (아니, 바로 검색부터 해봐야겠어요 궁금해서 ^^)
이응로 미술관이랍니다.
제가 우리 나라의 미술관은 많이 다녀보질 못했어요.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저곳만 줄기차게 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갈때마다 참 좋아요. 한 사람의 작품만 모아놓은, 크지 않은 미술관인데 질리지도 않고.

프레이야 2013-02-2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따라 그린 것이 저 정도라니!! 대단하신걸요.ㅎㅎ
얼마 전부터 데생 배우고 싶어진 저는 생각만 이리..
55세에 프랑스로 간 그 분 성함이 궁금해요.
저 미술관 이름도요. ^^

hnine 2013-02-25 22:35   좋아요 0 | URL
이응노 미술관이랍니다 프레이야님. 예전에 한번 올린 적 있어서 들어가는 입구의 안내판만 올리고 어디라고는 안 적었네요.
이응노 화백의 아버지가 한학자이셨대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한자에 익숙해져있어서 그림 중에도 글자를 바탕으로 한 추상 작품이 많아요.
시간이 있으면 차분하게 앉아서 이것 저것 그려보고 싶은데 어제는 배가 고파서 그냥 왔답니다 ㅋㅋ

프레이야 2013-02-26 08:53   좋아요 0 | URL
이응노 미술관.. 기억나요 예전에 올려주셨던 페이퍼요.^^
대전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가봐야할 곳이 되었네요.
나인님이 종종 발걸음하셨던 곳이라 떠올리면서요.
조금은 흐린 하늘이지만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3-02-25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2-25 22:39   좋아요 0 | URL
예전엔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았잖아요? 어제 가니까 미술관이 꽉 찬 느낌이더라고요. 한번 다시 오셔야해요~ ^^
어제는 우연히 시간대가 맞아서 해설해주시는 분을 따라다니며 작품 설명을 들었더니 더 좋더라고요. 대전 시립 미술관은 아마 이번 달 말까지 휴관이라는 것 같아요.
그림을 배우러 다니기까지는 또 여러 사연이...ㅠㅠ

마태우스 2013-02-25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전에 저런 멋진 미술관이 있군요 천안도 있으면 좋을텐데요. 것두 500점이나 되는 미술품이 있다니... 그 미술관을 찾는 분이 있어 더 아름답네요.

hnine 2013-02-25 22:43   좋아요 0 | URL
천안엔 '아라리오'가 있잖아요. 저도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요.
한 사람의 작품이 500여점이면 꽤 많지요? 어제는 날씨도 좋고 휴일이어서 그런지 가족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미술관 안의 작품도 좋지만 저 미술관 건물 자체도 작품이어요. 한자의 목숨 수자와 한옥, 이 두가지를 기본 개념으로 설계했대요. 미술관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저 목숨 수자 모양이라더군요.
대전에 혹시 오실 일이 있으면 한번 들러보세요. 옆에 수목원도 있고, 남문 광장도 있습니다.

2013-02-26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6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3-02-2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전에 이응로 미술관이 있군요. 시간될때 한번씩 가보면 좋겠어요. 나인님께서 따라그리셨다는 목숨수자, 잘 그리신것 같아요. 대단하세요.^^

hnine 2013-02-26 16:12   좋아요 0 | URL
좋은 미술관들은 서울에 더 많지요. 그런데 제가 서울 살때는 그럴 여유가 없을 때여서 그런지 별로 다녀보질 못했어요.
이응로 화백 작품을 보다보면 숨은 글자 찾기 하는 느낌이 저절로 나요. 그만큼 글자를 추상화한 작품들이 많거든요. 별로 어렵지 않고 그러면서 독창성이 뛰어나고 우리 한국의 느낌이 나는 작품이라서 좋아한답니다.

2013-02-27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경계할 것 두가지:

 

 

- 아무때나 아무한테나 하소연하려 들지 말자.

 

- 아무때나 아무나 가르치려들지 말자.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3-02-24 0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2-24 06:07   좋아요 0 | URL
나이 들어가면서라고 했는데, 벌써요? ^^
사실, 나이가 들어가니 점점 저런 경향이 짙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가끔 하소연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하소연 들어주는 것도 무엇보다 좋은 일인지 알지만, 습관이 되면 안되겠어서요. 프로필 그림은 그림책 보고 베껴 그린건데, 제 자화상이라고 생각하세요 ㅋㅋ
반가와요! ^^

2013-02-24 0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2-24 06:09   좋아요 0 | URL
날이 풀렸나요? 저는 밤에 나갔더니 춥던데요. 그런데 햇살은 이미 겨울 햇살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보일러는 아직 필요하지요. 고쳐진건가요?
지금도 새벽공기 마시러 잠깐 나갔다 올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중. '쌩'하니 새벽공기가 너무 차가울까봐요.

세실 2013-02-2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완연한 봄날 이어요.
모처럼 스카프를 하지 않고 출근했는데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음....지금 옆자리 아르바이트생에게 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잔소리로 들렸을까요?

hnine 2013-02-24 13:02   좋아요 0 | URL
아직 밖에 나가보진 않았지만 창으로 내다보는 햇빛이 무척 포근해보이네요.
'아무때', '아무에게나' 라는 조건을 제가 붙였잖아요? 옆자리 분은 아마 잔소리로 듣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꿈꾸는섬 2013-02-2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요^^

hnine 2013-02-24 13:02   좋아요 0 | URL
이렇게 써놓기까지 했으면서 닮아갈까봐 좀 겁나기도 합니다 ㅋㅋ

다크아이즈 2013-02-2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공감이어요.
특히 두 번째, 남이 저에게 그래도 싫지만, 저도 모르게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늘 조심스럽습니다.^^*

hnine 2013-02-24 22:09   좋아요 0 | URL
이건 누가 말해주기 전까진 정말 자신도 모르기 쉽지요. 그런데 또 이걸 누가 말해주겠어요. 스스로 점검해보는 수 밖에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네요. 역시 사람 생각은 비슷비슷한가봐요.

마노아 2013-02-2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새겨들을 메시지예요. 고개 끄덕끄덕에 다짐 한가득이에요.

hnine 2013-02-24 22:10   좋아요 0 | URL
하소연하는 제1상대가 누구냐하면 바로 자식들이래요. 그런데 그거 들어주는거 반겨하는 자식은 거의 없거든요.
에효, 분별력있게 나이들어가기란 쉽지 않지요.

조선인 2013-02-2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시조카에게 한시간을 충고했는데... OTL

hnine 2013-02-25 22:25   좋아요 0 | URL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해주는 가르침은 좋은거지요.
어제의 시조카에게 해주셨다는 충고도 그런 것 아니었을까요? ^^

프레이야 2013-02-2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에 꼭꼭 새깁니다.^^
다들 각자의 슬픔과 하소연거리만으로도 무거운데 말에요.
아무때, 아무한테나, 라고 하니 그게 좀 애매하긴 해요^^

hnine 2013-02-25 22:28   좋아요 0 | URL
우연히 TV 프로그램을 보며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식들이 부모에게서 전화를 받으면 하소연으로 시작해서 하소연으로 끝난다고. 어제 했던 하소연을 오늘 또하고. 나이 들으면 마음이 약해셔저 그런가봐요. 이해는 되지만 좋아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가끔 하소연할 수 있는 상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참 필요한 일인것 같기도 해요. 아주 '가끔' ^^
 
- 요가 수트라 2 요가 수트라 2
오쇼 지음, 손민규 옮김 / 태일출판사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 시작한지 꽤 오래 되었다. 한번에 읽어치울 책이 아니라는 걸 알고 샀고, 그래서 띠엄띠엄, 손이 갈때, 아니 마음이 갈때마다 꺼내 읽었는데 며칠 전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간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어 두툼한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며 밑줄 그은 곳을 물론이고 포스트잇을 숱하게 붙여 놓았지만 그것들을 들춰보지 않고 간단하게 그냥 느낀 점을 남겨놓으려 한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상태란 어떤 것일까. 화가 나는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슬퍼하는 나를 위에서 내려다 보고, 미워하는 내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라고 한다. 나를 객관화시켜서, 마치 남을 보듯이 그 감정과 느낌의 지나가는 모습을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라는 것이다. 화가 날때 화가 나는 그 감정 속에 들어가있지 말고, 화가 나는 상태를 억지로 누르려 하지도 말고, 화가 나는 마음 자체를 닦으려 하지도 말고, 화가 나는 나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듯이 관조하라는 것이다.

작년에 나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 이 세상에 집착할 거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욕심, 조바심, 실망, 절망, 이런 것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지만 그러다보니 사는데 생기를 잃었다고 해야하나, 뭘 해내야겠다는 의욕에서도 한 걸음 물러나온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생각도 내려놓고, 의문도 내려놓고, 현재 눈 앞에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며 그렇게 오늘을 살고고 내일을 살고, 그렇게 이 세상을 살다 가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심정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마음의 상태를 무어라고 불러야할지 알 수 없었다. 자유에 가까운건지, 허무와 우울의 한 증상인지, 평화로운지 그렇지 않은지. 그럴 때마다 이 책을 들춰서 읽던 페이지를 찾아 다음부터 읽어나가곤 했다.

지금 생각나기로 읽으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부분이라면, 우리들이 대개 추구하고 찾고자 하는 것들이란 대개 지금 우리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라는 말.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게 일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가는 우리는 모두 제정신이 아니란다.

생각을 하지 말고 생각을 놓으라.

무슨 뜻인지 조금은 감이 온다. 하려고 들지 말고 놓으라는 말. 생각을 하는 것이 명상이 아니라 생각을 놓는 것이 명상이라고 한다. 그래, 알것 같아.

556쪽 마지막 문장만은 책을 들춰보고 옮겨놓아야겠다.

문제는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다. 그대는 이미 거기에 있다. 가는 것을 멈춰라.

어디로 가는 동안 우리는 계속 마음을 괴롭힌다. 빨리 가야하는데, 도착할 수 있을까? 지금 가는 길이 맞긴 하는건가? 가다가 장애물이라도 만나면? 꼭 가야하나? 등등. 이제 어딘가로 가느라고 정신없이 사는 삶에서 이제 내려온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이 지금 내가 있는 곳. 자세히 말로 설명은 못하더라도 무슨 뜻인지가 내 마음에 조용히 한 획을 긋고 지나가며 잠깐이나마 불이 번쩍 하는 것을 느낀다.

작년, 그 힘들었던 시간의 댓가로 여기기로 한다.

 

 

(2012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를 볼까 하고 극장 사이트에 들어가 현재 상영작들을 아무리 훑어도 별로 보고 싶은 영화가 없기에 인터넷의 영화 사이트에 가서 골라 본 영화 <프레셔스>.

작년에 나왔고 우리 나라에선 올해 초에 개봉했다는 것 같은데 아마 서울의 몇군데 극장에서만 잠시 개봉했었는지, 제목부터 생소했다.

 

단순히 16살 중학생 소녀의 자아찾기 뭐 이 정도가 아니었다.

1987년 미국의 할렘. 16살된 흑인 초고도 비만 소녀 '프레셔스'는 두번째 임신을 하여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다. 문제는 그게 자기 아버지의 아이라는 사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딸을 어릴 때부터 강간하고 있다는 것을 엄마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현장에 있기도 했다. 이럴 수가 있는 것일까? 딸은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고 그렇게 나은 아기는 다운증후군. 그런데 두번째 아기를 또 임신한 것이다. 역시 아버지의 아이를.

정학당한 '프레셔스'는 학교장의 권유로 허름한 대안학교에 들어가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을 겨우 배우기 시작하고, 대안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간다. 와중에 둘째 아기도 출산하지만 그 아기를 집어 던지는 프레셔스의 엄마.

 

'난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어요'

'아무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요'

'난 아무것도 되고 싶은 것이 없어요'

대안학교에서 첫수업을 받는 날, 자기 소개를 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프레셔스가 한 말이다.

 

아기를 집어 던지고 프레셔스를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에게서 도망나와 미혼모 쉼터같은 기관에 들어가 겨우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있던 프레셔스에게 이보다 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나 절망적인.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자로 참여했으며, 큰 비중있는 역할은 아니지만 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상담원으로 출연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아마 이보다 더한 실화들이 지금도 여기 저기서 벌어지고 있겠지.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고귀하다지만, 모두 고귀하게 이 세상을 살다가지는 않는다.

왜?

왜?

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