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햇살이 기어이 나를 집 밖으로 불러내었다.
버스를 타려고 보니 지갑을 두고 나왔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냥 집에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분명히 밤에 잠 잘때 후회할 것 같아서 지갑 가지고 다시 나와 향한 곳은 미술관.
대전에 내려온 후로 벌써 몇번째인지 모른다.
혼자 온것은 이번이 처음.
기증품 500여점이 들어와 미술관 내부가 꽉 찬 느낌이었다.
여유있게 다 둘러보고서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 사진 찍는 것을 못하게 하니 그림이라도 한 쪽 베껴와야지 싶었다. 그가 사랑한 글자 '목숨 수(壽)' 자의 문자 추상 하나를 따라그렸다.

55세라는 나이는 어떤 나이일까.
쉰이 넘으면 그래도 앞에 4로 시작할때가 좋았다고 한다는데,
그동안 살아온 방식대로, 하던 일을 하며, 안주하는 나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화가는 55세 돠던 해에 살던 곳을 떠나 프랑스로 간다. 그리고 그때까지 해보지 않았던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한다.
오늘 도슨트로부터의 설명중 제일 귀에 들어오던 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