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들이 한 5년 쯤 후에 어떻게 기억될지 모르겠다.
아니, 10년 쯤 후로 잡아야할까. 5년 정도, 얼마나 후딱 지나가던지.
거꾸로 5년 전을 되돌아보니, 그 해 다린이를 낳았고,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일 배우랴, 집에 와서는 경험없는 초보 엄마 노릇 하랴, 보람을 느끼기 보다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치고 힘들었었고, 이런 시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생각하며 우울했었다. 잘 모르는 길을 가면서 주위에 누군가 어느 길로 가라고 가르쳐 줄 사람 없나 자꾸 두리번 거리는 그런 심정이었다. ‘그래도 내 힘으로 버텨보련다!’ 하는 씩씩함은 아마 나랑은 거리가 멀었었지 싶다. 그런 씩씩함 보다는 ‘그래도 버텨야지 어쩌겠어...여기까지 와서 어쩌겠어.' 뭐, 이런 심정에 가까웠다고나 할까.
많이들 하는 말로, 몇 번씩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면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보련만, 인생은 딱! 한번 뿐인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무엇인지, 나의 내면에서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중에 후회가 없도록.
마흔이란 나이가 일러준다. 네가 바라는 길로 가라고. 그렇게 일러주는 이 나이가 좋다.
지금 이 시간들이 5년 후에 어떻게 기억될까? 적어도 후회는 안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