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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안 되는 화분이건만, 한동안 물 주는 것 조차 잊고 지냈다.
물 안 준지 3주는 되었나보다.
오늘 물을 주면서 보니, '천사의 나팔'은 잎이 거의 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트리얀'은 안그래도 작은 잎이 다 말라 비틀어져 버렸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번도 꽃을 피운 적 없던 '게발선인장'에 꽃이 피어있다!


 

 

 

 

 

 

 

 



 

 

 

 

 

 

 

 

 

물을 열심히 줄때는 오히려 꽃을 안 피우더니.

주인의 취향에 의해 한집 베란다에 모여있다 뿐이지, 얘들은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진 아이들인 것.
나는 그저 물을 똑같이 주고 있었다. 물을 줄 때는 다 같이 주고, 안 줄때는 다 같이 안 주고.
이 게발선인장은 자주 물을 주면 안되는 것이었나보다.

꽃이 저만큼 핀 것도 있고, 다른 잎에는 꽃인지 잎인지 구별 안 될 정도로 이제 막 꽃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있다.

베란다에서 마루로 들여놓고는, 신기해서 자꾸만 자꾸만 쳐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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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7-11-1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뻐요..
혹시 행운목의꽃을 아시나요?
원래 꽃이 없는데 물도 적게주고 좀 고생하면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물잘줄때 안피고 하신다니 갑자기 행운목의 꽃이 생각이 나네요^^

hnine 2007-11-11 00:49   좋아요 0 | URL
실비님,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행운목의 꽃은 말로만 들어봤어요.
행운목도 제 책상위에 놓고 한참 눈 맞추던 식물인데...
실비님 덕분에 다시 생각났네요.
말 못하는 식물에게서, 가끔 말하는 사람에게서보다 더한 찡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네요.

야클 2007-11-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 길고양이들 밥은 자주 주면서 정작 우리집 마당에 있는 나무나 꽃들에겐 물 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런데 게발선인장이라니 누가 지었는지 이름 참 잘지었네요. ^^

hnine 2007-11-11 19:20   좋아요 0 | URL
야클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시는군요. 나무나 꽃들은, 특히 마당에 있는 것들은 일부러 물을 안 주어도 한동안 잘 버티니까요. 게발선인장, 잎이 꽃게 발 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인것 같지요? ^^
 

아이가 올 시간. 빨래를 널다말고 밖으로 난 창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온다! 그런데 어깨가 축 처진게, 평소같으면 촐랑촐랑거리며 들어설텐데, 가방을 질질 끌며 힘없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 창을 두드리며 손짓을 하고는 현관문을 열어주었더니, 아이가 들어서자마자 내게 안기며 "나, 울었어요..." 그런다.
-왜??
"5학년 J형아 (아이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오는 동네 형이다)가 나를 뒤에서 밀었어요. 그래서 넘어졌어요. 나 이제 그 버스 안타고 다녀야겠어요. 엉 엉..."
- 그랬구나...

그리고는 한동안 아이를 껴안고 있었다. 현관에서, 아이는 신발도 아직 벗지 않은 채로.
조금 있다가,
-이제 좀 마음이 가라앉았어?
"네..."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더 묻지도 않았다. 요즘 들어 아이는 학교에서도 누가 자기를 괴롭힌다는 말을 자주 한다. 선생님과 면담도 했는데, 실제로 다른 아이들이 괴롭혀서가 아니라,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은 표현으로 생각된다고 말씀하신다. 아이가 그럴때마다 처음에는 네가 먼저 잘못했다느니, 네가 양보하면 그런 일 없을거라느니, 어른도 하기 힘든 것을 아이에게 참 쉽게도 말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아이 말을 들어주기만 한다. 거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나머지는 시간이 지나, 아이가 좀 더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을 하면서 배워나가리라 생각하면서.
그렇지만 물론 마음이 가뿐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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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람은 다 언젠가 죽어요? 그럼, 엄마도 나중에 죽어요?"

- 응, 태어난 것들은 다 언젠가 죽어.

"정말요?"

- 그런데 엄마는 안 죽는 방법을 알아.

"어떻게요?"

- 그건 지금은 비밀이야. 그러니 걱정마.

(네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거란다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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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들은 절대 어린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죽어서 천국에 간다든지 지옥에 간다든지, 그러기보다는 죽음이란 현상에 대해 처음부터 확실히 사실적으로 얘기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오늘 아이 앞에서 그러질 못했다. 물어보는 아이의 표정이 나도 모르게 저렇게 대답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냥 본능적으로 아이를 안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화가 안되어 누워있었더니, 아이가 책을 한권 들고 온다. 내 옆에 눕는다. 그러더니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그럴 때 자기가 책을 읽어주면 엄마가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밤마다 졸려서 헛소리 할 때까지 책을 읽어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아이가 내게 책을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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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들어오는 소리에 깨었다. 아이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 모양이다. 옆을 보니, 책을 읽어주다가 아이도 그대로 잠이 들어있고.
그때가 11시 쯤인데, 문득 엊그제 아이가 빼빼로 데이에 선생님께 빼빼로 초컬릿을 사다드리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토요일에 학교엘 가지 않으니 내일 갖다드려야 하는데, 오늘 사다놓는 것을 깜빡하고 잠이 든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남편이 두말 않고 현관을 나선다. 잠시 후 남편은 아이를 위해 예쁘게 포장된 빼빼로 초컬릿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마침 동네 제과점 한 곳이 아직 문을 닫지 않았더란다. 아이 가방에 넣어주었다.




 

 

 

 

 

 

 

(옛날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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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11-0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엄마 아빠 그리고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제가 가서 껴안아주고파요

hnine 2007-11-09 15:4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우리 아이, 껴안아주셨다 생각할께요. 고맙습니다 ^^

울보 2007-11-0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한구석이 따스해지네요,
정말 좋은 엄마아빠세요,

hnine 2007-11-09 15:41   좋아요 0 | URL
울보님, 별 얘기 아닌 걸, 그래도 글로 남겨보았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얘기 거리가 떨어질 날이 없지요 ^^ 따스하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7-11-0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를 잘 하네요.
저는 제가 무뚝뚝해서인지 잘 털어놓지를 않아요.
이런 글 보면 반성하고 잘 해줘야지 하게 되어요.

hnine 2007-11-10 08:25   좋아요 0 | URL
아이가 하나 있으니, 아이가 하는 말을 다 들어줄수가 있나봅니다. 둘, 셋 되면 아마 그것도 힘들겠지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럴 듯한 일을 찾으려 들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을 잘 관찰해보라.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같이 할 사람을 찾느라고 너무 애 쓰지 말고
혼자 힘으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 보라.

'죽어도 안되더라'고 말하기 전에,
죽을 만큼 해보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지금이 얼마나 좋은 때인지 아느냐...라는 말은 나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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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10-2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학생들에게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서 대학생은 주로 제 동생이되겠지만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을 받지도 못했고(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노력'과 '열정' 이라는 유전자가 빠지고 '실용'과 '어떻게 되겠지' '불평불만' 유전자가 삽입된듯한...

저역시 '지금이 얼마나 좋은때인지 아느냐'고 말하진 않을래요. 겪어보고 나서야 아는 것도 분명히 있으니깐요.

하늘바람 2007-10-27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건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야 평생 즐거워함녀서 할 수 있고 힘들어도 얼만든지 참을 동기가 생기니까요

LovePhoto 2007-10-2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슴에 꾸~욱 하고 와서 박히는군요.....

hnine 2007-10-27 18:06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대학생일때 찾을수만 있어도 전 성공했다고 봐요. 졸업하고 한참 다른 길을 걷다가 발견하는 예도 수두룩 하니까요..

하늘바람님, 바로 그것이지요 ^^

Lovephoto야, 이미 박혀져 있던 거 아니더냐!
 
책 읽기 가장 좋은 시간은?

1. 공부를 시작하기 전, 뇌를 가동시킬 목적으로 10분 정도 책을 읽으면 워밍 업 시간이 단축되던데요.

2. 시간이 무한정 날 때보다 제 경우엔 시간 제한이 있는 경우 책이 더 잘 읽힙니다. 가령, 아이가 돌아오기 전 1시간이라던지 (현관 벨이 울리는 순간 책장을 덮어야 함), 목적지 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고속버스 속에서, 일 시작 30분 정도 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등등.

3. 누군가와 대화중 마음이 상했을 때, 당장 더 할 말을 잃었거나, 하고 싶지 않을 때, 방에 들어와 읽던 책을 읽습니다. 이 때 책을 읽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바람직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것이랍니다.

4. 궂은 날 보다는 햇빛이 잘 드는 날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비가 쏟아지거나 으슬으슬 추운 날은 음식을 만들던지, 좀더 눈에 보이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화창한 날에는 이불 넣어놓고 저도 옆에 앉아 책을 읽으면 이불이 일광소독되는 동안 제 머리 속은 반대로 촉촉히 젖어옵니다.

5. 역시 잠자리에 들 때가 저에게는 제일 책 읽기 좋은 시간이랍니다. 제일 좋은 시간이라기 보다 습관입니다. 그러다가 불을 켜놓고 잠들기 일쑤라서 많이 나빠진 시력을 댓가로 치루었을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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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0-2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휴일 아침 일어나지 않고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며 읽는 책이 젤 쏙쏙 들어옵니다.
그 날이 그리워요~~

hnine 2007-10-24 00:08   좋아요 0 | URL
포근한 독서 말씀이시지요? ^^
저도 당분간은 실천이 요원한 책읽기 방법이네요.

비로그인 2007-10-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방에 마구 어질러놓고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책을 읽어요.
나중에 치우려면....한숨부터 나와요.

hnine 2007-10-24 16:38   좋아요 0 | URL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시나봐요.
 







 

 

 

 

 

 

 길가 돌화분에 심어져있는 국화를 담아 왔다.
국화가 좋아지는 계절, 그리고 나이.

 



 

 

 

 

 

 

 

 

잘 정리되어 있는 리어카들. 오늘은 쉬는 날이란다.
저 리어카 하나에 실을 수 있는 만큼이라면 좋겠다. 내가 가진 것 다 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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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0-2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동 다녀오셨군요. 참 정감어린 곳이죠.
여유롭게 이곳저곳 구경하며 거닐다가 전시회 봐도 좋고.....
인사동에 가면 사람 내음이 나요.

hnine 2007-10-21 00:37   좋아요 0 | URL
아이 데리고 갔더니 정작 제가 둘러보고 싶은 곳은 맘 놓고 구경도 못했어요. 세실님 말씀대로 날잡아 한번 저 혼자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프레이야 2007-10-2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11월 초 인사동 거리를 걸었던 기억이 나요. 바람이 몹시 불었었죠.
여기선 거리상 먼곳이라 정말 구석구석 가보고 싶었는데 그저 바람부는 거리를 좀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님, 노란 국화 사진도 휴식중인 리어카도 편안해 보입니다.

hnine 2007-10-21 10:26   좋아요 0 | URL
혜경님 계신 곳에서는 더욱 먼 거리 나들이가 되셨겠군요.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는 대로변 상점들보다도, 골목 골목 다니다 보면 덜 복잡하면서 재미있는 구경거리들이 많은데 못 둘러봐서 아쉬움이 남아요. 저는 인사동에 가면 사고 싶은 것도 많아지더라구요, 둘 곳도 마땅치 않으면서 ^^

antitheme 2007-10-2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데리고 가본지도 오래돼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못가는데.. 오늘 출근길에 지나쳐 온 인사동 길이 떠오르네요.

hnine 2007-10-21 18:01   좋아요 0 | URL
출근길에 인사동을 지나치시는군요. 그 시간 쯤이면 조용한 인사동이겠어요. 오늘도 출근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하늘바람 2007-10-2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수준급이셔요

hnine 2007-10-21 18:01   좋아요 0 | URL
이정도로 수준급이라는 칭찬을 듣다니, 기분 좋~습니다 ^^

홍수맘 2007-10-2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혼여행을 서울로 갔었어요. 그리고 "인사동"을 걸어봤었지요.
그때도 참 멋진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언젠간 다시 걸을 기회가 생길까?

hnine 2007-10-22 19:49   좋아요 0 | URL
제가 언제 또 한번 제주도에 가볼까 꿈 꾸듯이 홍수맘님께서는 인사동 거리를 꿈 꾸시는군요 ^^ 인사동 가니 제주 물건들도 눈에 많이 띄던 걸요? 돌하르방 한쌍을 안그래도 만지작 만지작 하다 왔답니다.

향기로운 2007-10-2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사동에 가보고 싶어요. 너무 멀고.. 시간도 없고.. 대신 올려주신 사진으로 만족해야..겠지요..^^;;;

hnine 2007-10-23 13:30   좋아요 0 | URL
저도 이렇게 겨우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 하네요. 결혼하기 전에는 거의 매일 버스 타고 지나치던 곳인데... 자주 못 가고 이렇게 마음에 담아 놓고 있는 곳이 있는 것도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문득! ^^

LovePhoto 2007-10-27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니아까" 사진 좋~습니다!

hnine 2007-10-27 08:55   좋아요 0 | URL
거긴 이런 거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