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안 되는 화분이건만, 한동안 물 주는 것 조차 잊고 지냈다.
물 안 준지 3주는 되었나보다.
오늘 물을 주면서 보니, '천사의 나팔'은 잎이 거의 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트리얀'은 안그래도 작은 잎이 다 말라 비틀어져 버렸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번도 꽃을 피운 적 없던 '게발선인장'에 꽃이 피어있다!


물을 열심히 줄때는 오히려 꽃을 안 피우더니.
주인의 취향에 의해 한집 베란다에 모여있다 뿐이지, 얘들은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진 아이들인 것.
나는 그저 물을 똑같이 주고 있었다. 물을 줄 때는 다 같이 주고, 안 줄때는 다 같이 안 주고.
이 게발선인장은 자주 물을 주면 안되는 것이었나보다.
꽃이 저만큼 핀 것도 있고, 다른 잎에는 꽃인지 잎인지 구별 안 될 정도로 이제 막 꽃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있다.
베란다에서 마루로 들여놓고는, 신기해서 자꾸만 자꾸만 쳐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