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 아는 만큼 들리는 나의 첫 클래식 수업
권태영(탱로그) 지음 / 빅피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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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나이 지긋한 클래식 전문가 선생님께서 깊이있는 클래식 강의를 해놓은 책일 것 같지는 않다.

제목을 언뜻 본적은 있는데 구입할 생각까지는 못하고 있던 차에,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youtube 채널을 보게 되었다. 임윤찬과 조성진의 연주 장면을 흉내내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는 곧 웃음이 싹 가셨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어디 흉내나 낼 수 있는 연주가들인가. 이 사람은 연주하는 동작만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곡을 연주하면서 흉내내고 있었다. 최근 클래식에 대한 책을 냈다고 해서 냉큼 구입하였다. 

저는 음악교육가이자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음악 애호가입니다. 그렇기에 전공자가 아닌 시선에서 어떻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을지를 자주 고민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머리말에서 이렇게 취지를 밝히고 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주로 유명한 음악가와 그들의 곡중 특별한 뒷 배경을 가지고 있는 곡들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 중간중간에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담고 있다. 음악 자체만 듣고 있어도 좋은 곡이라도 배경을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 클래식 입문을 위해 뽑은 다섯 명의 음악가는 베토벤, 파가니니와 리스트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고 명칭), 모짜르트,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다음 장에서는 별개로 선택한 다섯 음악가를 들어 그들이 작곡한 곡 중 특별한 역사적 사실이나 배경을 설명하였다. 다음 장은 시대정신이 반영되었다고 보이는 다섯 음악가를 들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곡 대부분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곡들이라서 들으면 제목을 몰라고 들어본 적 있다고 할만한 것들이어서 클래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음악가나 곡에 대한 설명도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되는 것들도 있지만 많은 내용이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 설명, 전혀 어렵지 않다. 지은이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것이 '음악교육학',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와 설명은 당연할지도.

그런데 책이 혹시 어려울까봐 너무 신경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시대 정신을 반영한 음악가와 음악을 소개한 장에서는, 시대정신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키워드로 함께 묶어 설명하기엔 공통적 요소가 적어보이는 음악가들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던 것이, 바그너, 존 케이지, 쇼스타코비치, 드보르작, 말러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인 <취향과 감성에 따라 골라 듣는 클래식 리스트>에 엘가, 비발디, 시벨리우스, 비제, 로시니의 음악을 소개했는데, 이 책의 취지를 미루어볼때 이런 장을 따로 구성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고 쉽게 썼긴 하지만 그의 youtube 채널이 훨씬 그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차별성을 보였다고 말하고 싶다. 그에 비해 책은 너무 책처럼, 그의 기발한 발상과 설명, 소개 방식을 다 묻어버린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별 셋으로 표시했는데, 아마 그의 개인채널에 별점을 매긴다면 확실히 이보다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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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6-2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을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르네상스이후 클래식음악은 당시의 대중가요같은 느낌이라고 하더군요.클래식므막은 과거의 k pop이라고 상각한다면 부담이 좀 덜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