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4.13(수) 2011 교향악 축제 KBS교향악단

이번 공연장에 간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신현수씨의 연주를 직접 보고 싶은 것이고, 두번째는 KBS 교향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첫번째 프로그램은 Thomas Daniel Schlee의 Sinfonia Tascabile(포켓 교향곡)이라는 곡이었는데, 3악장으로 구성된 10분 정도의 짧은 곡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모르는 곡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게 없다. 가볍게 몸푸는 곡이었다는 인상이다. 이름이 귀엽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리스토프 캠페스트리니라는 음악가였는데, 첫 등장부터 상당히 장난끼스러웠다. 그리고 첫 곡이 끝난 후 커튼콜이 좀 웃겼다.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현수의 등장을 빨리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포켓 교향곡'이 끝나고 커튼콜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휘자가 이런 분위기를 알았는지, 곡이 끝나고 박수를 받고 퇴장한 후 행여나 커튼콜이 없지나 않을까 1초도 되지 않아 바로 나왔다. ㅋㅋ 그리고 장렬히 퇴장!!

두번째 프로그램은 BRUCH의 Scottish Fantasy 고대하던 신현수의 무대였다. 첫인상은 상당히 '강다구'있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쁜 드레스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마른 몸매의 소유자였다. 예습은 Jascha Heifetz와 Sargent경의 1962년 앨범으로 했다. BRUCH하면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이 생각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 곡도 사랑받는 곡이다. 애절한 스코틀랜드 민요 가락과 감미로움 그리고 환상곡다운 몽환적 분위기가 나는 곡이다. 브루흐가 이 곡을 작곡하게된 동기는 스코틀랜드 태생의 월터 스코트라는 작가의 저서를 읽은 감동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 곡을 작곡할 당시에 영국 리버풀 교향악단의 지휘가로도 활동하고 있었다고 한다.(물론 스코틀랜드와 리버풀은 별 관계가 없어보이기는 한다.)

하이페츠의 앨범을 들었때는 파워와 힘이 느껴지지만 애수어린 감정은 조금 부족한 듯 했지만, 집중해서 들으니 몰랐던 이 곡의 많은 부분들을 일깨워줬다. CD를 들을때와 비교하여 Live 공연을 들을때는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그 무언가를 기대하곤 하는데, 사실 신현수씨의 이번 공연에서 그런 부분이 좀 약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난 공연을 봤다는 목표 달성에 뿌듯함을 느꼈다.

신현수씨의 공연이 끝난 후의 반응은 상당히 폭발적이었다. '신현수'라는 맨파워를 보여주는 듯 했다. 공연을 기다리며 '사람구경'하며 느낀 점이지만 유독 바이올린을 매고 가는 학생들이 많이 보였는데 모두 신현수의 공연을 보러온 팬이었나보다. 앵콜곡은 파가니니의 '베네치아의 사육제'였다. 이 곡은 작년에 급하게(?) 내한한(2010년 11월 3일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공연) Vadim Repin의 앵콜 곡이기도 했다. 원래 이 공연의 협연자는 라두 루푸였다. 난 라두 루푸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4번이 예정되어있었다)을 듣고 싶어서 부랴부랴 예매를 했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이 취소되어 레핀으로 협연자가 바뀌고 프로그램도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변경되었다. 그래도 공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신현수의 앵콜곡이 나오자마자 알게되었다. 레핀과 마찬가지로 현악기 단원들의 피치카토 반주에 맞추어 곡을 연주했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레핀같은 경우 왼손 피치카토 연주가 상당히 자연스러웠으며 날카로운 연주였다면 신현수의 경우는 어색하고 둔중한 느끔이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에 띄는 실수도 있었던 것 같았다. 또한 레핀의 경우는 곡이 끝날 무렵 사뿐히 걸으며 자연스럽게 곡의 마지막을 알리며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 공연 외적인 측면에서도 자연스렀게 관객에게 재미를 준 반면 신현수의 공연은 그런 외적인면에서도 비교가 되었다. 나에게는.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나의 촉수에 걸린 하나는 신현수씨의 앵콜 공연과 공연 후 인터미션 시간에 본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태도였다. 신현수씨의 앵콜곡이 진행될때 반주하는 단원들이 극히 적었다. 서울시향의 경우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단원 거의 모두가 독주자의 반주에 참여한 반면 KBS 교향악단의 경우 절반도 채 되지 않아보였다. 물론 레핀과 신현수라는 연주자의 연륜과 네임벨류에 따른 단원들의 참여도 차이도 무시할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이런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태도는 과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인터미션 시간에 발생했다. 물론 나의 단편적이며 잘못된 판단일수는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난 악기를 다룰 줄 모르며 악기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도 없다. 그런 나이지만 내 상식으로는 전장에 나간 병사의 '총'만큼이나 중요하고 소중하며 예민하게 다뤄야 하는 것이 '악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몇몇 단원들의 경우 인터미션 시간에 악기를 자기 의자 혹은 바닥에 놓고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첼로같은 경우 거의 모든 단원들이 자리에 놓고 나갔다.) 나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무대 뒤의 모습을 모르는 나이기 때문에 깊은 부분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드는 생각이다.

신현수씨의 공연이 끝나고 내 예상대로 관객의 약 20% 정도가 빠져 나갔다. 이번 공연의 '방점'이 KBS교향악단 보다는 신현수라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현상이리다.(그렇지만 '영웅의 생애'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의 이 공연을 보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번째 프로그램은 STRAUSS, R의 교향시 Ein Heldenleben였다. 이 공연은 앞으로 KBS교향악단의 공연에 대한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팀파니의 박력은 정말 포악하다 못해 '흥분' 그 자체였다.(CD로 들을때는 팀파니의 타격이 그렇게 귀에 들어올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날 연주에서 보여준 팀파니의 타격은 정말 대단했다. 지휘자의 요구가 있었겠지만.) 영웅의 생애는 LIVING STEREO Box Set에 있는 Fritz Reiner, Chicago Symphony Orchestra의 1954년 앨범으로 예습을 했다.(이것 말고도 음원으로 가지고 있는 Rudolf Kempe, Staatskapelle Dresden의 곡도 들어보았다.) 앨범으로 들을때는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뭐 내가 곡에 대한 이해도가 약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내 스타일 자체가 들었을때 다가오는 '느낌'을 중시하는 성향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공연장에서 들은 KBS교향악단의 소리는 나에게 새로운 '영웅의 생애'를 알게해주었다. The hero's companion에서는 한 여인을 떠올리게 하는 애수와 The hero's battlefield에서는 격전지라는 한 공간이 떠올랐다.    

작년부터 이어진 서울시향의 말러 사이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서울시향의 금관파트의 연주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트럼펫이나 트롬본 파트는 문외한이 내가 보기에도 소리가 시원시원하다. 그에 비해 호른 파트는 약간 약하다는 느낌이 많았다.(작년 말러 2번 공연에서의 결정적인 순간의 미스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KBS교향악단의 호른 파트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였다.(특히 머리가 하얀 Leopold Stokowski 닮은 나이 지긋하게 보이는 단원은 멀리서도 눈에 확 띄더라, 찾아보니 이름은 알렉산더 아키모프이며 벨라루스 출신인듯 하다.) KBS교향악단의 경우 1998년 5대 상임지휘자에 정명훈씨가 있었으며 1956년 창단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깊은 연주단체이며, 현재도 서울시향 못지 않은(또는 더 뛰어난) 연주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평가나 인기(?)는 못미치는 것 같다. 특히 함신익 현 상임지휘자가 내정될 때 이견이 많았던 걸로 들었다. 아무쪼록 KBS교향악단의 발전과 좋은 프로그램을 기대해 본다.

ps : 올해 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의 말러 사이클이 동시에 진행된다. 서울시향의 공연은 패키지로 모두 구매해서 당연히 볼 예정이지만 KBS교향악단의 공연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흥미가 없었겠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관신을 가지게 됬다.

말러 2번
2011년 5월 26일 (목) 8시 00분 PM KBS홀    /    2011년 5월 27일 (금) 8시 00분 PM 예술의전당
말러 5번
2011년 11월 24일 (목) 8시 00분 PM KBS홀    /    2011년 11월 25일 (금) 8시 00분 PM 예술의전당
말러 8번
2011년 12월 15일 (목) 8시 00분 PM KBS홀     /     2011년 12월 16일 (금) 8시 00분 PM 예술의전당

ps2 : KBS교향악단의 공연을 보며 좀 아쉬웠던 부분이 악장(전용우)의 카리스마였다. 음악의 내적인 부분에 대해서 내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바이올린 솔로가 특히 많은 영웅의 생애같은 경우 악장의 연주력과 카리스마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렇지 못한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이분의 표정은 내내 뭔가 불만어린 표정인 것 같아 그걸 보는 내가 사실 더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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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6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6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 1. 오늘 출근길. 어제 약간의 알콜 섭취로 기분 좋고 멜랑콜리한 기분으로 비오는 창밖 풍경을 스쳐보고 있었다. 그런데 불연듯 떨어지는 벗꽃잎이 보였다. 빗방울이 보였다. 그리고 기억이 났다. 몇몇 풍경들이. 

# 2. 메모지를 들어 끄적끄적 했다. 순간의 상흔을 메모했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추락하는 벗꽃잎

떨어지는 빗방울에
추락하는 벗꽃잎
그리고
지나간 추억

떨어지는 빗방울에
추락하는 벗꽃잎
그리고
사랑, 아픔, 아련함

그러나
그 떨어진 빗방울이
추락한 꽃잎에서
다시 오렷이 터져나오는
새싹이 있다

그게
인생이려니 한다.

2011.4.22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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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4-2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닉네임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시인이시군요?
봄비랑, 벚꽃잎이 여럿 시인으로 만든다고 하다가...생각을 바꿨어요.
전 소싯적 외운 시 한줄 기억 안나거든요.
어젯 저녁 섭취하신 알콜 덕~?^^

햇빛눈물 2011-04-23 21:4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알콜 덕이 큰 것 같기는 합니다. 근데 제가 가끔 상당히 감성적으로 생각할때가 있거든요. 날씨탓이든, 주의 분위기 탓이든. ㅋㅋ 사실, 닉네임도 제가 군대있을때 그냥 한번 써본 시 제목입니다. 하하~~

노이에자이트 2011-04-2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잎이 진다고 서러워 마라...청춘이 간다고 울지도 마라...고 말하고 싶어요.

햇빛눈물 2011-04-25 21:47   좋아요 0 | URL
서러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청춘'이라고 구라칠수 있는 나이일수도 있는지라...ㅋㅋ 그런데 왠지 치기 어린 그때가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더군요.

비로그인 2011-04-2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빛눈물님 ^^ 왠지 컴퓨터 글이 아닌 그 쓰신 글이 적힌 노트를 떠올리게 됩니다.
꼭 비와 바람은 꽃이 필 무렵, 한차례 매섭게 지나가더라고요..

햇빛눈물 2011-04-25 21:50   좋아요 0 | URL
교보문고에 갈때마다 문구코너에 있는 아주 좋아보이는 수첩에 눈이 갑니다. 물 건너온...그런데 저는 그런 멋진 수첩에 멋지게 글씨를 쓰고 바람결님처럼 예쁜 그림을 그릴 실력이 되지 않아 그냥 막 수첩에 가끔 끄적거린답니다. 제가 '최악'의 악필이라 바람결님처럼 글씨가 예쁜 사람을 보면 정말 정말 정말 부럽답니다. 하하~~
 

난 이학사 판이 아니라 문예출판사 판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읽다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중간까지 읽다 말았다. 이 기사를 읽으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가치는 가능성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라는 말 오늘 종례시간에 우리 반 애들에게 해줘야 겠다. 내일 부터 중간고사이다. 나에겐 기분 좋은 기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고민과 선택과 책임의 시간이겠다 생각드니 예전처럼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어쩌리... 지금의 현실에서 내 가능성의 현주소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니 잘 살리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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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4.18   선택에 따른 불안과 책임은 인간의 숙명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디베이트 [난이도 수준 고2~고3]

안광복 교사의 시사쟁점! 이 한권의 책 /
25.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앙가주망, 사회를 바꾸는 개인의 결단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인간은 훌륭해.” 콕토의 작품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산 위를 비행기로 날던 사람이 내뱉은 감탄이다. 사르트르는 이 말을 마뜩지 않아 한다. 도대체 이 사람이 감격할 이유가 뭐 있는가? 비행기를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룬 업적을 누리며 위대한 인간 부류의 하나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뿐이다. 어찌 보면, 남이 이룬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한심한 모습 아닐까?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가슴 벅차 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조국이 위대하면 나도 덩달아 자랑스러워지는가? 힘세고 돈 많은 나라 사람들이 못사는 국가의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모습은 눈꼴사납다. 무엇에 기대어 자신의 가치를 세우려는 치들은 한심해 보인다.

그러나 사르트르의 주장이 우리에게 지당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꼭 사회에 헌신하는 삶이 가치 없다고 비아냥거리는 듯해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프랑스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나 보다. 전쟁 기간에 프랑스인들은 조국의 해방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 바람을 이루자 프랑스인들은 헛헛해했다. 그들에게는 인생을 불태울 새로운 목표가 필요했다. 이제 프랑스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야 할까? 열정을 일으킬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하는 시기, 사르트르는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무엇을 위해 살지 말고 자기 자신의 삶을 가꾸라니, 너무 이기적인 주장 아닌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는 이런 ‘오해’에 맞서 사르트르가 1945년 10월에 했던 연설이다. 여기서 사르트르는 ‘실존주의적 휴머니즘’을 앞세운다. 그는 종이 자르는 칼을 예로 든다. 기술자는 ‘종이 자르는 칼’의 모습과 기능을 머리에 두고 칼을 만든다. 기독교에서는 인간도 종이 자르는 칼과 다르지 않다. 가장 좋은 인간의 모습은 신의 마음속에 정해져 있다. 인간은 이 모습대로 만들어졌다. 바람직한 삶이란 정해진 인간의 모습대로 자신을 가꾸어 가는 것일 테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맞선다. 신이 없다면, 인간에게 미리 정해진 ‘본질’이란 없다. 종이 자르는 칼과는 달리, 인간은 자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야 한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유명한 말은 이런 뜻이다. 

선택의 결과는 자기 자신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결혼을 안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해보자. 결정은 내 개인적인 결혼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세상살이에서 독신이 바람직하고 올바른 삶의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셈이기도 하다. 이처럼 나는 결정을 통해 세상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는다. 사르트르의 ‘앙가주망’(engagement: 참여)이 의미하는 바다. 인간은 자유와 선택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만들어 간다. 실존주의적 휴머니즘에서 ‘인간의 원래 모습’이란 없다. 각자는 무엇이 올바르고 바람직한지를 홀로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불안’은 피하지 못할 우리의 운명이다. 선택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알 수 없을뿐더러, 책임도 오롯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탓이다.

게다가 나의 결정에는 다른 사람의 자유가 필요할 때가 많다. 다른 이들이 나의 뜻을 거절할 때는 어떻게 할까? 꿈이 오롯이 이루어지려면, 내가 죽은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내 뜻을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역시 자유롭게 선택하는 존재다. 나의 자유는 이들의 자유에 따라 휘둘릴 테다. 그래서 나는 불안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르트르는 ‘자기기만’에 빠지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투덜대곤 한다. “나는 환경이 좋지 않았지. 나는 위대한 사랑을 하지 못했어. 그럴 만한 사람을 못 만났기 때문이야. 나는 좋은 책을 쓰지 못했어.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지. 나는 아낌없이 애정을 쏟을 아이를 낳지 못했어. 삶을 같이할 만한 남자를 못 만났던 탓이야” 등등.

여건이 안 되어서 내가 가진 가능성이 피어나지 못했을 뿐, 나는 소중하고 뛰어난 존재라며 스스로를 ‘기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람의 가치는 가능성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 생각을 백 번 하면 무엇하겠는가. 인간은 ‘실천’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만들어간다. 다른 사람들이 내 뜻을 따를지 따르지 않을지는 그들의 자유다. 여건이 좋을지 나쁠지도 내가 결정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유롭게 결정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밖에 없다.

자기가 어쩌지 못하는 일에는 책임도 따르지 않는다. 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탓’과 ‘~때문에’를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힘주어 말한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실현하는 한에 있어서만 실존한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남의 결정과 환경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는 뜻이다.

국제사회에서 ‘R2P’(Responsibility to Protect)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2P란 집단살해, 전쟁범죄, 인종청소 등이 벌어질 때, 국제사회가 해당 국가의 영토 안의 일이라도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는 ‘보호책임’을 이른다. 2005년 9월,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 정해진 이 개념에 따라, 미국과 유럽은 리비아군에게 폭격을 쏟아부었다. 이에 따라 카다피 쪽으로 기울던 ‘리비아 내전’은 주춤거리는 중이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는 ‘민주 대 반민주’의 틀로만 보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부족 갈등, 석유를 둘러싼 이권, 아프리카의 역사 등등 해법이 필요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남의 도움으로 풀리는 갈등이란 없다. 진정한 해결은 스스로의 결단과 행동을 통해 이뤄지는 법이다. 자유와 책임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사르트르의 외침은 리비아인들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갈 듯싶다. 


>>시사브리핑: ‘R2P’와 리비아 사태

‘R2P’(Responsibility to Protect)는 르완다에서 인종청소가 한창이던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개념이다. 이에 따르면, “국제공동체는 유엔을 통해 집단살해, 전쟁범죄, 인종청소 및 인도(人道)에 반한 죄로부터 영토 관할권 내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도록 개별 국가를 돕기 위해 적절한 외교적, 인도적, 기타 평화적 수단을 사용할 책임”이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등 서방 연합군이 리비아를 공습한 사건을 “국제사회가 R2P 개념을 적용해 나선 첫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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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하면 톨레랑스(tolerance), 프랑스 공화국의 3대 정신 자유, 평등, 박애가 생각난다. 그런데 여기에 빠진 것이 라이시테(laïcité)라고 한다. 정확한 뜻을 알아보기 위해 위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라이시테(프랑스어: laïcité), 또는 라이시즘(프랑스어: laïcisme)은 프랑스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그 밖에 몇 개국에서 널리 퍼져있는 정교 분리 사상의 일종이다. 한국어로는 'laïcité'의 정확한 번역이 불가능하다. 정치 이론인 라이시테와 세속주의는 차이가 있다. 라이시테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 세속주의는 많은 사람의 삶에 허락하고 있는 종교의 중요성을 말한다. 라이시즘을 관행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은 라이시스트(프랑스어: laïciste)라고 한다.

현재 라이시테는 정부에서 종교의 자유를 주되, 종교에 대한 어떠한 특별 협조를 부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종교에 관한 행위는 법에 의하자면 다른 행위와 동일하게 여겨지며, 특별 대우를 받지 못한다. 또, 정부는 종교에 관한 공식 입장을 갖지 아니하며, 종교인들은 그들의 성직자로써의 신분이 아닌, 비종교인과 같이 주변에 가져다주는 영향을 바탕으로 법을 적용한다.

프랑스 정부는 법에 의하면 종교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 단, 종교 단체는 인정을 하며, 종교 단체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목적은 오로지 종교를 주관하는 것이 될 것 2. 사회의 흐름을 방해하지 말것. 모든 프랑스의 주류 종교는 라이시테를 받아들이고 있다. 예외라면 프랑스의 전통적인 교회인 가톨릭이 국교로 권위를 복귀하는것을 원하는 왕정주의자나, 종교법이 공법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슬람교인들이 있다.

라이시테 그 자체는 정부의 종교를 향한 적의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치와 종교는 분리해야 된다는 철학이다. 이것은 정부는 종교로 인해 해를 입지 않기 위해, 그리고 종교나 종교 단체는 정치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긴것이다.

프랑스의 정치인들은 종교와 관련된 말은 꺼리는 편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본인들의 정치는 종교와 상관이 있다고는 원칙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프랑스 시민의 다수는 종교를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여기며, 공무원들에게는 종교나 정치에 대해서는 중립적 시각을 갖기를 권한다.

이 단어는 프랑스의 헌법의 아주 중요한 요소로 꼽히며, 프랑스 헌법 제1항에는 "프랑스 공화국은 비종교적인 국가"라고 나와있다. ("La France est une République, une, indivisible, laïque et sociale.") 많은 사람들 또한, 종교에 대해 어느 정도 비밀을 갖추고 있는 것을 프랑스인으로서 필수라고 본다. 라이시테와 관한 가장 최근의 논란은 학교에서의 종교적 옷이나 보석류의 착용을 금하는 법이 생긴 거였는데, 종교인들이 정부를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보니 무엇보다 '라이시테'의 정신이 필요한 나라가 여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도 공무원에게 종교적 중립과 학교 교사에게도 종교적 중립 태도를 가지길 원한다. 그런데 오직 개신교만이 여기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듯 하다. 그들의 가진 '힘'이 너무 강한 것도 이유겠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과의 관계라든가, 정치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종교의 자유도 있고 무릎 꿇은 자유도 있다 문제는 누가 어디에서 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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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4.17   프랑스, 부르카 금지 파동…톨레랑스 벗긴 ‘라이시테’  

헌법 1조 명시…종교 자유 인정하되 공적 영역선 배제
프 내부서도 “자의적 해석” “헌법적 가치 고려” 엇갈려 

‘프랑스 정신’의 실종인가, 실현인가?
프랑스에서 ‘부르카 금지법’이 지난 11일 발효되면서 이 법의 정당성 논란이 끓어오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 전통 복장인 부르카가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고, 프랑스 공화국의 핵심가치인 ‘라이시테’라는 일종의 정교분리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무슬림 이민자들은 물론 이슬람 국가들이 이 법은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기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어떤 종류의 가리개든 금지하는 것은 무슬림 여성들의 자유와 인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요르단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함맘 사에드는 “무슬림들을 노린 새로운 십자군운동”이라고 비난했다.

외국 주요 언론들도 프랑스에서 무슬림 인구 500여만명 중 부르카를 입는 여성은 2000여명에 불과하다며 이 법이 이슬람에 대한 프랑스의 거부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작 프랑스 안에서는 이 문제의 핵심은 보편적 인권으로서 종교의 자유와 공화국의 핵심가치로서 라이시테 사이의 충돌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라이시테는 종교를 국가 등 공적인 영역으로부터 철저히 분리시킨 프랑스혁명의 산물이자 공화국 프랑스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외국어로는 한마디로 옮기기 어려운 이 개념은 사적인 영역에서 종교의 자유는 주되, 모든 공적인 영역에서 종교의 자리를 엄격히 배제하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5공화국 헌법 1조에도 명시돼 있는데, 일부 프랑스인들은 ‘자유, 평등, 박애’에 라이시테를 포함해 프랑스 공화국의 4대 정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심지어 주에레투르 시청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청 입구에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단어와 함께 라이시테가 병기돼 있다. 부르카 금지법이 지난해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우파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좌파 의원들도 이 법안에 찬성한 것은 프랑스에서 라이시테가 가지는 ‘특수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문제는 역사적 맥락에서는 종교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해 공화국 시민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탄생했던 라이시테가, 지금은 오히려 이슬람계 이민자들의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부르카 금지법 발효일에 파리 노트르담성당 앞 시위를 주도한 한 시민단체 대표인 하시드 네카즈는 “라이시테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르코지 정부에 맞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파리 4대학의 장 폴 빌렌 교수는 “영국이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라이시테라는 엄격한 정교분리 원칙을 혁명적 가치이자 헌법적 가치로 유지해온 프랑스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라이시테에 무게를 둘 것이냐, 종교의 자유를 강조할 것이냐라는 고민은 법원에서도 엇갈린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르카 금지법의 경우 지난해 최고 행정법원이자 정부 자문기관인 국사원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지만 헌법재판소에서는 합헌 판정을 받아 효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인권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인권재판소에 이 문제가 상정되면 종교의 자유를 우선하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은 상당히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프랑스 최대 경찰노조의 필리프 카퐁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법은 현실적으로 집행할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르카 금지법 발효 첫날 경찰은 파리 시내 노트르담성당 앞에서 부르카를 입고 항의시위를 하던 여성들을 연행했지만 그 사유는 미신고 집회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부르카를 입은 20대 여성은 이 법이 규정한 벌금 150유로(약 23만원)를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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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다 보니 난 마광수의 글을 좋아하게 됬다. 뭐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의 독특한 성적 관념도 사실 난 별로 관심이 없다. 그의 독특한 페티쉬즘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다.(솔직히 나도 요즘 이상하게 끌리는 부분이 있다. 예당에서 클래식 공연을 보면 멀리서 여자들의 검은 정장에서 특히 바지와 구두 사이로 보이는 검은색 스타킹 부분이 눈에 띈다. ㅋㅋ) 하지만 그의 글은 재미있다. 도발적인듯 하며 솔직한 있는 그대로의 글이 재미있다. 에둘러 애기하지 않고 그냥 들이대는 듯한 글이 좋다.(그렇다고 그의 사랑의 핵심은 '성욕'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의 책이 뭐가 있나 찾아 보니 몇권 된다. 신간 '페티시 오르가즘'과 '돌아온 사라'는 지금 검색을 해서 알게 되었다. 나머지 책들은 집에 있는 책들이다. 읽었거나, 읽다 말았거나 앞으로 읽을 책들이다. 

더이상 이 사회가 그에게 돌팔매질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에게 '음란(淫亂)'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으면 한다. 솔직히 그보다 더 '음란(淫亂)' 인간들은 이 세상에 세고 셌다.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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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4.4  “감옥에 갇혀있던 사라 다시 왔다, 또 가둘래?”  

[한겨레가 만난 사람] ‘돌아온 사라’ 출간 앞둔 ‘19금 교수’ 마광수

마광수 교수(연세대 국문과). 한국 사회에서 ‘내놓은 왕따’를 꼽으라면 아마도 첫손가락에 들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60살의 이 독신남자에게 음란물 제조자란 딱지를 붙여놓고 되도록 멀리 떨어져 있으려 한다. 28살에 교수가 되었고 38살에 “한국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책을 쓴 비범한 작가이자 교수였던 그는 41살 때인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냈다가 검찰에 긴급체포돼 미풍양속을 해친 전과자로 전락했다. 그 이후의 삶은 그 자신의 표현대로 ‘엉망’이 되었다. 우울증이 왔고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20여년의 시간 속에서도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마광수 문학’이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 말하자면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지난해 시집 <일평생 연애주의>(문학세계사)와 올해 들어 <불안>(1996)을 개작한 <페티시 오르가즘>(아트블루)을 낸 데 이어 이달 중에 신작 소설 <돌아온 사라>(아트블루)를 낼 예정이다. 작가에게 <돌아온 사라>는 <즐거운 사라>의 ‘복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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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돌아온 사라>는 제목이 야유적이다.

“<즐거운 사라>가 감옥에 갇혀 있는 지 20년이다. 그래서 이제 그만 사라를 돌아오게 하라. 그런 거지.”

-그때 왜 잡혀갔는지 아는가?

“나중에 <문화일보>가 취재한 걸 보니 당시 현승종이라는 법학자 출신의 국무총리가 특별지시를 했대. 날 잡아넣으라고. 영장도 없이 강의실에 쳐들어와 잡아갔어. 그걸로 인생이 엉망진창이 됐어. 감옥살이에 연금 박탈에 교수 면직에 정신병, 우울증, 그 많던 머리칼 다 빠지고, 젠장….” 

-<돌아온 사라>엔 선생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간단히 말해 그래, 나다, 어쩔래?다.”

-19금 소설은 팔기 어려울 텐데.

“출판사 잡는 데만 1년 걸렸다. 이해하면서도 이상해. 한국 사회가 분명 더 야해지긴 야해졌는데 겉으로는 왜 20년 전과 똑같지? 높으신 분들, 하느님 찾는 분들, 엘리트님들 낮에는 근엄한 목소리로 마광수 죽여라 해놓고 밤에는 룸살롱 가는 것도 똑같아.”

-이참에 <즐거운 사라> 해금운동을 해볼 생각은 없나?

“한승헌 변호사님한테 여쭤봤어. 그분 말씀이 우리나라가 어떤 나란데 죽어도 안 될 거라고. 2007년엔 홈피에 내 팬 한분이 <즐거운 사라>를 올리는 바람에 또 기소가 됐어.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판검사님들은 왜 그리 유치해? 똑같이 물어보는 말 ‘이 책을 딸한테 읽힐 수 있느냐’고. 내가 그랬어. 아니, 왜 아드님 걱정은 안 하시냐고. 솔직히 <즐거운 철수>였으면 날 잡아갔겠냐고.”

-작가로서 문학이론가로서 성에 주목한 특별한 계기라도?

“난 조숙했어. 어릴 적부터 엄청 책을 읽었지. 서구 문학을 읽다 보니 사랑 없는 문학은 시체더라. 물론 <노인과 바다> 같은 예외도 있지만. 그럼 사랑은 뭐냐? 핵심은 성욕이었어. 사랑의 목적은 성욕의 해소야. 그런데 우리 사회는 성과 사랑을 억지로 분리시켜. 사랑도 거룩해야만 사랑이고. 웃기고 있네, 싶더라. 그래서 처음엔 이론으로 주장하다가 욕심이 나서 아예 창작으로 나선 거지.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이고 공개적인 성담론이란 평을 받았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를 내니까 많은 엄숙주의자들이 날 무지하게 욕하더군. 문학도 아니라고. 그런데 <나는 야한…>은 내가 쓴 시 제목에서 따온 거야. 28살 때 우리나라 최고 지성의 문학지라고 했던 <문학과 지성>에 발표한.”

41살 ‘즐거운 사라’로 감옥살이·우울증 겪어
20년만에 새책 들고 한국사회 ‘터부’ 재도전“
사회는 더 야해졌는데 겉은 그때와 똑같아”

-학창시절은 범생이였을 것 같은데, 아닌가?

“대광고가 예능교육을 참 잘 시켰어. 나는 시를 쓰면서 그림도 잘 그려 미술반 했고, 연극 했고, 교지 편집 했고, 성가대원이기도 했지. 졸업할 때 주는 상 3개를 모두 다 받은 건 나뿐이었어. 공부 잘했다고 우등상, 결석 안 했다고 개근상, 각종 학원문학상, 백일장, 미술대회상을 휩쓸어 학교를 빛냈다고 주는 공로상. 연대 들어갈 때도 내가 톱이었어. 4년 장학금을 받았지. 서울대는 내가 싫어 안 갔어. 거기 출신 중에 괜찮은 작가 봤어? 그렇다고 범생만은 아니었어. 내 별명이 광마잖아? 그거 고교 때 선생님들이 붙여준 거야. 내가 그때부터 좀 독특한 시를 쓰고 그림도 다르니까 선생님들이 날 보면 니가 미친 말이란 녀석이냐? 그랬어. 그때부터 마광수 별명이 광마가 된 거야. 전시회 출품작으로 아담과 이브를 그렸는데 에덴동산이니 당연히 올누드로 그렸지. 그랬더니 미술선생님이 물감으로 치부를 다 가렸어. 이건 그리면 안 된다. 난 정말이지 그게 더 이상했어. 진짜 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독서의 힘 아니면 가정환경 영향?

“물론 독서의 힘이지. 나는 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남들 같은 부권의 억압이 없었다는 것, 그 점도 내 자아 형성에 작용하긴 했을 거야, 아마.”

-기질적으로 남다른 면이라도?

“특별히 남다른 기질은 없고, 있다면 몸이 많이 약했어. 그래서인지 내가 제일 무서웠던 건 폭력. 동네 애들에게 늘 가진 걸 빼앗기고, 얻어맞았어. 내가 겁이 많으니까 뱀을 잡아다가 놀리고 내가 울면서 도망치면 그러는 내가 재밌어서 더 쫓아오고. 아이들 세계는 사디즘의 세상이야. 나중에 <즐거운 사라>로 잡혀갔더니 조사실에 욕조가 있어. 물고문할까 싶어 덜덜 떨었다.”

-종교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가?

“관심이야 지대했지. 종교 책도 많이 읽었고. 그런데 결론은 반종교야. 나는 허무맹랑이라고 생각했어. 아무리 읽어봐도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특히 기독교는 교리도 합리적이란 생각이 안 들었어. 그런데 왜 한국의 권력층들은 다 큰 교회에 다니는 거지?”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게 특이했다.

“나도 그랬다. 그분 정말 철저한 퓨리턴이잖아? 술·담배는 물론 커피도 안 마시는. 그런 분이 내 시가 유니크하다고 뽑아줬어. ‘배꼽이 섹시해’ 뭐 그런 시였는데.”

-마광수가 윤동주 연구로 박사를 했다는 건 더욱 의외였다.

“윤동주로 박사 한 게 내가 처음이다. 그의 쉽고 어린애 같은 시세계가 좋았어. 나는 이상이 제일 싫어. 천재라고 떠받드는 사람은 더욱 싫고. 그냥 똥폼이야. 윤동주에겐 그런 똥폼이 없어. 쉽고 순수하고 똥폼 안 잡는 점에서 나와 윤동주는 같아.”

-유미주의를 문학적 모토로 삼고 있는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마광수에게 아름다움은 인공미다. 자연미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잘 꾸미는 인공미의 시대이고, 대표적인 것이 페티시이다. 누구는 나더러 외모지상주의자라고 하는데 내 주장은 타고난 외모 비관하지 말고 페티시를 통한 인공미로 자연미를 뛰어넘자야. 얼마 전 내가 가수 산다라 박을 위한 시를 썼어. 긴 가발을 쓴 걸 보니 무지막지하게 섹시하다, 그런 내용인데 누가 포털에 실어날라 유명해졌지. 연대 애들한테 물어보니 9만5000원짜리 가발이래. 그거 투자해 대박났잖아?”

-요즘 세대는 성형을 화장술의 하나쯤으로 여길 정도다. 그것도 페티시?

“마구잡이 성형만 조심하면 그건 일종의 심리치료야. 남자고 여자고 외모 신경 안 쓰는 사람 어딨어? 이쁜 여자가 좋다고 하면 페미니스트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서는데, 요즘 미국 페미니즘은 개혁운동이 한창이야. ‘립스틱 페미니즘’. 화장하고 이쁘게 가꾸면서도 얼마든지 페미니즘 외칠 수 있다는 거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100만부 팔리는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별의별 성담론, 성정보가 범람한다. 이런 시대에 20년 전과 같은 성애문학이 필요할까?

“한마디로 잘못된 관점이다. 야동이 더 야하니 야한 소설은 그만두라? 소설은 영화가 할 수 없는 독자의 상상적 참여가 가능한 장르다. 서구에서는 그래서 에로티카 장르가 존재한다. 문학의 장점이다.”

-마광수 문학의 특징으로 경박함을 꼽는데?

의도된 경박함이다. 나는 늘 제발 쉽게 쓰자, 어려운 글은 못 쓴 글이지 심오한 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여튼 우린 너무 무거워. 우리나라 신간 소설 반이 일본 건데 그거 다 가볍거든. 그래도 가벼운 일본은 노벨상 2명, 무거운 우리는 한 명도 없어.”

-우리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지나친 엄숙주의인 건 맞다. 왜 그렇다고 보나?

“종교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아.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대통령도 무릎 꿇리는 나라잖아? 종교, 특히 기독교가 지배이데올로기가 되면서 섹스는 절대 낮의 담론이 되면 안 돼. 그러니 낮에는 교수, 밤에는 야수. 허허.”

-한국 사회가 이중적인 건 다 아는 바 아닌가? 일정한 선에서 타협하고 공존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라? 그것 참 어려운 주문이다. 그런데 타협의 기준이라도 있는가? 주먹구구, 건수 올리기, 아니면 괘씸죄. 왜? 문제는 작품이 아니라 마광수이기 때문이다. ‘교수란 새끼가 어떻게 제자 따먹는 얘기를 써?’ 그거지. 그거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어.”

-그러니 이제 그만 욕먹어라, 사서 고생 마라 하는 권유를 한다면?

“하긴 어머니 간병비만 수천만원인데 책만 쓰면 19금 딱지를 붙이니, 나도 고민이긴 고민이야. 아, 차라리 표준검열표라도 있어서 그걸 핑계 삼아 교양소설로 적당히 둔갑할 수 있다면… 그러면 두가지 반응 나오겠지? 마광수가 이젠 좀 정신을 차렸구나, 아니면 항복했구나. 장정일은 그렇게 항복했잖아?”

-소설가 장정일씨를 만난 적이 있나?

“3~4년 전인가 대구에서 그림 전시회를 했는데 거길 와서는 진지하게 충고하는 거야. 이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한국이란 나라에선 안 되니 단념하라는 건지, 자기가 해보니 가치가 없더라는 뜻인 건지, 하여간 깜짝 놀랐어….”

-당신 문학은 한국 사회에 뭘 기여할까?

“꼭 뭘 기여해야 하나? 아무튼 기여한다고 치면 아마도 그것은 우리나라 소설이 소설다워지는 데로 돌아가는 데 기여한 거지. 나는 이문열처럼 많이 팔리는 대중작가는 아니지만 나야말로 민중작가라고 자부해. 민중들에게 소설은 밤에 심심할 때 읽는 거야. 문화의 효용에 교훈설과 쾌락설이 있는데 나는 철저히 쾌락설 쪽이야. 나는 쾌락설로 한국 문화를 잠에서 깨운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그런 따위의 구분을 믿지 않아. 내가 보기에 진보나 보수나 둘 다 비슷해. 그거 따지는 사람들은 다 권력추구 집단이야. 내가 말하는 문학적 문화적 의미의 진보주의자는 검열의 완전 철폐, 표현의 자유의 완전한 보장, 그런 데 기여하는 사람들이야. 프랑스 68혁명의 모토가 뭐야? 모든 상상력에 권력을! 아냐?”

사랑 목적은 성욕해소…‘쾌락설’ 철저 옹호
표현자유·검열철폐 ‘모든 상상력에 권력을!’
“똥폼잡은 이상보다 쉽고 순수한 윤동주 좋아”

-쾌락주의를 지지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에는 부정적인데.

“나는 사랑을 극단적으로는 정신병으로 본다. 플라토닉 러브는 솔직하지 못하다. 프로이트를 빌려 말하면 핵심은 성욕이지 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이란 말보다 성애라는 말을 쓴다. 사랑은 굳이 말한다면 어머니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을 말할 때는 통하지만, 인간 남녀 사이에 사랑이란 말은 뭐랄까 간사스러운 말이다. 하하.”

-그래도 남녀가 만나 40~50년 사랑하며 함께 살기도 한다.

“내가 한 말이지만 이건 명언이야. ‘사랑해서 섹스하는 게 아니라 섹스해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란 말은 추상적이야. 연대 애들도 들어보니까, 다 자보고 나서 살지 말지 결정한다는 쪽이더라.”

-하긴 요즘 젊은 세대는 성에 대해 훨씬 자유롭긴 하다. 프리섹스를 지지하나?

“준비중인 수필집에 이렇게 썼다. ‘부담 없이 즐기는 섹스 파트너가 좋다.’ 그게 원나잇스탠드잖아.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리고 빠이빠이. ‘그 어떤 집착과 소유욕으로부터 벗어난 섹스’ 그런 점에서라면 나는 프리섹스주의자야.”

-결혼은 왜 했고 이혼은 왜 했나?

“결혼은 좋아해서 했고 이혼은 궁합이 안 맞아서. 내가 그 뒤로 쓰는 말이 있어. ‘겉만 야한 여자한테 속지 말자’, 으하하.”

-요즘 사귀는 여성은?

“4년 전에 공을 들여 쫓아다닌 여자가 있었는데 결국 나이 땜에 안 됐어. 그놈의 나이. 2년 전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내가 동거하자고 했더니 싫다고 도망갔어. 38살 여자였는데 죽어도 안 된대. 그러더니 얼마 있다가 9살 연하 남자한테 시집가더라구. 그러니 내가 상대가 되겠어, 아홉살 연하, 허, 아홉살….”

-노후대책은 있나?

“진짜로 걱정된다. 책 내기도 어렵고, 연금도 없고…내 소망은 오직 한가지다. 어느날 갑자기 단번에 죽는 거.”

그는 서울 용산 동부이촌동의 한 빌라에서 아흔의 노모와 간병인과 함께 살고 있었다. 한눈으로도 섬약해 보였다. 부실한 듯한 치아 사이로 새나오는 쉰 목소리, 숱이 부족한 백발, 구부정한 허리… 거실에 진열된 20대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의 젊은 마광수의 사진들은 자신감 넘치는 모더니스트의 전형이었다. 마릴린 먼로가 노마 진 시절에 찍은 빨간 비로드 위의 누드가 그 사이에서 아름답기보다는 애처로웠다.

아무리 근엄한 사회더라도 어쩌면 얼마간은 있어야 오히려 좋은 ‘유쾌한 이단아’로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빛내줄 수도 있었던 한 영혼에게 우리 사회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 만한 사람은 안다.

“남자는 비치 의자에 누워 여전히 계속 눈을 감고 있다. 남자는 백일몽의 환상에 빠져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잠을 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아니다. 꿈도 없는 잠, 그저 피곤하기만 한 잠, 재미없는 잠이다. 그가 살고 있는 나라,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도 같은 그런 죽어 있는 잠이다.”(<페티시 오르가즘>의 마지막 구절)  

ps : 이 글을 정리하다 보니, 마광수에게 온갖 '음란'과 '성적 이상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사람들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니들은 깨끗해"하는 식의 비판이 아닌, 현실적인 상황 비판이 들었다. 인터넷을 해봐라. 내가 좀전에 '음란'이란 단어의 한자를 보려 검색을 하니 19세 확인을 하더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러면서 아무나 다 볼 수 있는 모든 사이트(특히 언론사)에 들어가면 아래 사진들이 넘처 난다. 성형에 성적 광고에...정말 천박하다 못해 비굴할 정도로 들이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광수의 소설이 뭐 대수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수 없다.(여담이지만, 아래 가운데 지방흡입 광고 속 흰 티셔츠 입은 여인네의 상반신을 잘 보라. 가슴 유두 부분을 잘 보면 반창고로 붙인 것 처럼 보인다. 내 눈엔 너무 잘 보인다. 여자의 몸매를 더 잘 들어내기 위해 속옷을 입지 않아 그랬나 보다. 웃기다. 이런게 보이는 나나. 이런 사진을 이용해 광고하는 세상이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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