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비관적이기에 알렝드 보통의 신간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보며 "왜 이런 책을 내고 그래.."하며 알렝드 보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좀 살펴보니 내 생각이 좀 성급했던 듯 싶다. 원제를 보니 <Religion for Atheists: A non-believer's guide to the uses of religion>이다. 부제가 더 내용의 핵심에 와 닿는 듯 싶다. "non-believer's guide"_ '비신자를 위한 가이드'. ㅋㅋ 

나름 재미있을 듯 싶다. 아울러 다른 두 책도 스크랩한다.(읽어야 하는데...ㅠ.)

   

한겨레신문 2011.9.28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종교로부터 빌려올 게 많죠”

‘무신론자…’ 한국어판 내고 첫 내한 알랭 드 보통
미사·명상·미술작품 등서
공동체·인간성 회복 가능
‘인생 학교’ ‘리빙아키텍처’
자신의 실천 방법 소개도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행복의 건축> 등의 저서로 유명한 스위스 태생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이 <무신론자들을 위한 종교>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내한했다. 서강대 제공 
 
“종교의 초자연적 존재를 믿지 않지만 종교적 공간, 종교예술, 제의 등에 노스탤지어를 가진 이들을 위한 책이다. 종교로부터 빌리거나 훔쳐올 게 많다고 본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처음 내한한 영국 저술가 알랭 드 보통(43·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기 책과 철학 등을 소개했다.

“테러, 전쟁 등 종교 문제는 종교와 종교, 종교와 반종교 사이에서 생긴다. 종교란 절대적인 것이거나 완전히 엉터리라는 사고를 버릴 때 길이 열린다. 교리가 아니라 미사, 명상, 종교건축, 종교미술에서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배울 수 있으며, 그 가운데서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는 예를 들어 제의에서 잃어버린 교육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들에 대한 종교의 교육은 효과적이다. 선불교의 다례, 가톨릭의 미사 등 종교의식은 행사 또는 계절에 따라 반복된다. 이 종교들은 인간이 잘 잊는 존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복하면서 진리 또는 진실이라는 아이디어를 주입하는 것이다.”

보통은 새로운 것이 좋다는 믿음에 따라 이뤄지는 현대 교육이 정작 궁극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종교는 인간이 정신과 육체로 이뤄져 있다는 전제 아래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 신체를 이용한다. 음악, 예술, 건축 등의 심미적 아름다움을 이용해 종교의 아이디어를 더 오래 간직하고 체화하도록 한다. 단순히 책을 읽어서 얻는 지식과는 다른 것이다.”

그는 대학, 박물관 같은 교육기관 외에 여행, 레스토랑, 호텔, 공원 등 다중이 모이는 곳을 관리하는 사람들 역시 종교로부터 현대사회가 잊고 있는 공동체 의식을 끌어내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적인 모임으로 유대인들의 ‘아가페 식당’을 소개했다. 여기서처럼 식사를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 가장 두려운 것,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서로 이야기해보라고 권했다. 나 잘났어, 참 대단해 식의 대화는 진정한 교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종교인한테만 맡겨놓을 수 없다. 비종교인들도 종교의 힘을 빌림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보통은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한테서 종교는 바보나 믿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자라면서 오히려 집안이 비지성적임을 깨닫고 공부를 했다. 유대교는 나의 뿌리라서,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라서 몰래 공부했다. 불교는 건축에 끌리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5년 전부터 텍스트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두개의 조직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생 학교’와 ‘리빙아키텍처’가 그것이다. 인생학교는 평소에 과묵하기 마련인 사람들이 저녁에 한곳에 모여 사랑, 불안, 돈,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라고 한다. 리빙아키텍처는 유명 건축가와 협력해 영국 런던 교외에 아름답고 편안한 다섯개의 건축물을 짓고 원하는 사람들한테 빌려준다.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다.

알랭 드 보통은 23살에 첫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출간한 이래 20년 동안 사랑, 일, 건축, 여행 등 일상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제로 책 10권을 썼다. 저작 대부분이 한국을 비롯한 20여 나라에서 번역출간됐다. 국내에서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2002)가 36만부, <우리는 사랑일까>(2005)가 20만부 팔리는 등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책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과 <철학의 위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영국 독자 가운데 80%가 여성인데, 남자들은 도대체 뭐 하는지 궁금하다며 웃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년 9월 17일 신문을 보니 알라딘 헌책방 종로점이 개점했다는 기사를 봤다. "오 좋은데..."하는 생각이 들며 오늘 일과가 끝나고 바로 가보기로 했다. 학교가 종로 근처이다 보니 앞으로 생각날때 마다 자주 갈수 있겠다 싶었다. 우선 알라딘 헌책방의 위치이다. 종각역과 종로3가역 사이 큰 사거리 지오다노 있는 건물 지하에 있다.(예전에 나이트클럽이 있던 자리다. 아이러니하기도 하다.ㅋ)

이 날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알라딘 중고서점 모습들이다.

  

출입구 모습이다. 주황색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아주 좋은 접근성이 가지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 계단이다. 오른쪽에 그림이 눈에 띈다. 그리고 가운데 상단에 있는 메뉴의 동그라미는 책에 붙어있는 것들인데 색깔별로 책의 가격대를 표시해 놓는 것이다. 어째 초밥집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것 같다. 빨간 접시 2500원, 금색 접시 5000원 ㅋㅋ

   

홀의 가운데 모습이다. 정말 깔끔하다. 생각보다 책의 양도 상당하다. 그리고 다른 헌책방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장의 정리성과 이동의 편리성...짱이다!! 개인적으로 헌책방을 좋아해 청계천, 신촌, 금호동, 신림동 안가본 헌책방이 없는데, 이날 내가 알라딘 헌책방에서 본 사람들은 지금까지 가본 헌책방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렇게 사람 많은 헌책방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살짝 헌책방의 여유와 음습함이 없는 듯 하여 살짝 아쉬웠다.

  

출입구 옆에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들이 알라딘 헌책방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저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 그런데 책을 담을 수 있는 철제 바구니는 좀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된다. 책을 담는 편리성에서는 좋겠지만, 책을 고르고 들고 다니며 책에 대한 고민과 애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바구니에 책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가 마트에 온게 아닌가 라는 허한 생각이 들었다. 손에 들고 다닐때는 좀 더 고민하고 책을 이리저리 들추어보면서 더 많이 책을 보게 되는데 바구니가 있으니 우선 집어 넣는다. 그냥...생각이 없어지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헌책방에서 가장 친창해주고 싶은 곳이 바로 어린이 서적 코너다. 책의 양도 상당하고 공간도 넓어 아이들이 사진처럼 바닥에 앉아 책을 보기 편하다. 광화문 교보문고 같은 경우도 어린이 서적 코너가 이렇게 깔끔하고 공간이 넓은 것 같지는 않다.(하긴 그곳은 워낙 사람이 많아 이런 공간이기는 힘들 것 같기는 하다.) 조만간에 애기하고 와이프하고 같이 와 볼 생각이다.

참 좋은 공간이라는 결론이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블로그도 이용하고 책도 음반도 많이 구매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이런 공간(특히 어린이 코너)은 기업이 꼭 해야할 하나의 사회환원활동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아래 책들은 이날 구입한 책들이다.

     

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도 않았고(특히나 한미FTA할때는 정말 실망했다) 선거때는 그를 뽑지도 않았다.(이회창에 투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의 정치적 성향이 상당히 지금과는 다를때였다. 아니 별로 관심이 없던 때라고 해야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관심이 가고 애정이 생긴것은 허망하게도 그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난 이 날 고향 집에 부모님과 함께 있었다. 그러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 왈 "야 너 뉴스봤냐? 노무현 대통령 자살했데..." 난 장난일 줄 알았다. 꼭 중학교 때인가 "김일성 죽었데.."하는 때처럼. 물론 김일성도 노무현도 모두 그 날 죽었다.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또한 대통령으로서의 평가는 사뭇 다를것이다. 또한 인간 노무현으로서의 평가는 더욱더 다를 것이다. 그에게 정치인으로서 평가를 후하게 하던 그 많은 이들, 인간 노무현을 보았던 이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대통령 노무현을 버렸다. 그리고 다시 인간 노무현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무현은 또다시 제 2의 정치인 노무현으로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게 내가 바라본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의 모습에 대한 느낌이었다. 나 또한 이런 패러다임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죽은이에게 애정을 다시 살려야 무엇할까 하지만 그래도 죽음으로써 책임을 다하려 했던 그였기네 다시 한번의 기회다 싶어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려 한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인간연습>이다. <불놀이>이후 23년만의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난 이상하게 2010년에 나온 <허수아비 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남파 간첩으로 내려왔다가 체포되어 30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강제 전향을 당하고 출소한 장기수 출신의 노인 '윤혁'이 주인공이 <인간연습>과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비리를 풍자한 <허수아비 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사회에 뿌리박혀 있는 '사회적 모순'이 아닐까? 하여튼 나에게 소설의 재미를 알게해준 <태백산맥>의 조정래이기에 한번 읽어봄직하겠다.

    

다음은 이반 일리히의 <절제의 사회>이다. 책방을 나가려는 순간 계산대 앞에 있는 가판대에서 발견한 책이다. 이반 일리히의 책은 <학교 없는 사회>를 읽은(그것도 다 읽지는 못했다) 것이 전부다. 이반 일리히에 대한 애기들은 대학때 교육학을 공부하면서도 많이 들었건만 정작 그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으니 이것도 현재 교육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는 꼭 제대로 꼭 읽어봐야 겠다. 

마지막 책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임창복의 <한국의 주택, 그 유형과 변천사>이다. 개인적으로 지리학에서 도시지리학에 관심이 많아 도시학 관련 서적에도 눈이 많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도시, 주택과 관련된 책들을 보면 거의 건축학, 도시공학 전공자들의 연구물들만 있을뿐 지리학자들의 연구물들은 보이지를 않는다. 지리학의 특성을 살려 좀 더 인간의 시선에서 인간의 삶과 관련된 도시와 주택의 특징에 관한 글을 보고 싶다는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한국의 주책, 그 유형과 변천사>는 상당히 내 의견에 부합하는 책같다. 책 소개글이다.

개화기 양식주택부터 오늘날 다가구주택까지 한국의 단독주택 변천사를 읽는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의 형태는 근대화를 겪으며 많은 변모를 보였다. 이 책은 이러한 주택의 변천과정에서 나타는 유형의 변화에 주목한 저자가 1876년 개항 이래 2000년까지 약 120년 동안의 우리나라 단독주택 변천사를 토대로 그것에 담긴 문화적 의미까지 포괄하여 다룬 책이다.

개항 이래 등장한 수많은 형식의 주택을 유형화하고, 사회의 계층에 따라 여러 가지 주택의 형식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국내외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각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유의미한 건축물을 수 차례 촬영하고 관련 도면을 수집하였으며, 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실측하여 다양한 입면도, 평면도, 측면도 등을 새롭게 작업하여 수록하였다.

사실 이 책은 임창복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한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초반부에는 저자의 연구 내용과 관련된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을 정리하는 내용이 나온다.(전형적인 학위 논문 형식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조금 들추어보면 어려운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생각보다는 일반인들이 읽기 조금 어려운 용어와 내용만 나올뿐 읽기 어렵지 않다. 

사실 이런 연구물들이 많이 나와야 우리것에 대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될 것이다. 사실 비슷한 책이 같은 돌베개 출판사에서 2008년 <한국 주거의 사회사>, 2009년 <한국 주거의 미시사>, 2010년 <한국 주거의 공간사>라는 책이 세 권 나왔었다.

   

<한국 주거의 사회사>와 관련되 책 소개글이다.  

개항과 일제강점기,전쟁과 복구,산업화와 도시화 등 격동의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우리의 주거환경은 급격히 그 모습을 바꾸어 왔다. 이 책은 한국의 근현대 주거가 변화해 온 과정을 정치 · 경제 · 사회적 측면에서 추적하고, 주택정책이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을 비판하면서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우리 주거문화의 특성을 정리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우리 주거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그 속에서 거주하는 인간의 삶과 주거의 근대화에 대한 다각적인 담론을 이끌어낸다. 

어찌보면 '장사' 안되는 책들을 열심히 만들어주는 돌베개 출판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경운동연합 월간지(8월호인지 9월호인지 잊어버렸다)에 실려있던 글이다. 개인적으로 고향이 천안인지라 호두과자하니 관심이 갔다. 몇년 전 코코호두과자가 생겼을때 신기하고 호두과자로 이런 체인점도 가능하구나 하는 의아심도 들었다. 그리고 코코를 지날때마다 코를 찌르는 느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냄새에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 

사실 코코호두과자는 3-4개 정도까지만 맛있다. 그 이상 먹으면 너무 느끼하고 어쩔땐 머리가 좀 아플때도 있다. 좀 자극적인 것 같다. 천안에 파는 호두과자건 코코호두과자건 사실 재료는 모두 이 땅에서 나는 것들이 아니다. 어디 호두과자뿐이랴...우리 입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이게 오리지널 호두과자다. '학화호두과자' 고향에 내려갈때마다 부모님이 자주 사주신다.(어릴때 천안역 옆에 있는 이 가게에서 호두과자 만드는걸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봤던 할머니가 아마도 저 상자속 할머니일것 같다.) 이거 먹어보면 사실 좀 맛이 맹맹하고 퍽퍽하니 우리들이 흔히 먹는 코코라든가 휴게소 호두과자하고는 맛이 다르다. 그런데 좀 먹으면 학화호두과자는 물리지 않고 잘 넘어간다. 우유하고 같이 먹으면 속도 든든하니 좋다.  

진정한 천안의 '로컬푸드'로 호두과자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우리 땅에서 나는 호두와 팥, 밀가루로 만든 진짜 호두과자가 널리 만들어져 팔려야하지 않을까 한다.

---------------------------------------------------------------------------------------

출장 때문에 천안을 지날 일이 있었다. 왠지 천안에 오면 호두과자를 꼭 사먹어야 할 정도로 천안하면 호두과자를 떠올리게 된다. 굳이 천안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고야 만다.

천안 지역을 가면 '원조'가 붙은 호두과자 가게가 많다. 요새는 천안뿐만 아니라 호두과자 체인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천안을 가지 않아도 쉽게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호두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어느 샌가 추억과 향수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호두과자하면 천안이다. 해서 왜 천안의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천안에서 만든 호두과자

왜 천안에서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을까? 1320년경 고려말 역신이었던 유청신은 중국에서 호두나무를 들여와 지금의 천안 광덕산에 심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호두의 시초가 되었고 호두는 천안의 특산품이 되었다. 그러다가 1934년 당시 제과 기술이 탁월했던 고 조귀금 씨와 심복순 씨는 선조들이 차와 병과를 즐기던 것을 되살리기 위해 천안의 호두를 선택해 병과를 만들게 되었는데, 병과의 이름을 호두과자라 한 것이 호두과자의 유래다. 로컬푸드의 절묘한 성공작이었던 셈이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천안 호두과자를 보면 호두나무의 유래와 호두과자의 탄생이 무색할 정도다. 애초 유래되었던 호두도, 주원료인 밀가루도 팥도 천안에서 생산된 것은 없다. 호두는 중국산 아니면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수입한 것이고 밀가루와 팥도 모두 수입한다. 천안에서는 단지 제조, 판매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모든 재료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조 판매하게 되면 국내산이 된다.

이쯤 되면 천안 호두과자에 살짝 배신감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게 천안 호두과자의 잘못이랴. 우리 농업의 쇠퇴와 식량주권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진짜 천안의 명물, 천안의 호두과자를 맛보고 싶다. 호두와 밀가루, 팥 등 천안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갖고 천안에서 만든 천안 호두과자를 말이다. 로컬푸드의 의미를 다시 살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실 지역축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단순히 지구온난화가 아닌 빈번히 발생하는 기상이변으로 지역특산물들의 작황이 말이 아니다. 엊그제 같은 3학년 담임들끼리 강화도에 바람쐬러 갔다. 옆에 계신분이 "대하축제 가봐야 요즘 대하 없다"고 하셔서 뭔말인가 했더니, 요즘 대하가 없단다. 그럼 그 수많은 대하축제에 나오는 대하는 뭐란 말인가? 

답은 '흰다리 새우'다. 우리가 먹는 흔히 '대하'란 것은 거의 모두 '흰다리 새우'란다. ㅋㅋ 그래도 맛있기만 하다면. 그래도 속이지는 맙시다. 

--------------------------------------------------------------------------------------

한겨레신문 2011.9.26  기상이변에…○○축제에 ○○가 없다 

주문진 오징어·양양 송이·문경 사과 ‘타격’
“발길 줄어들라” 축제 앞두고 시름 깊어가 

 

» 지난해 10월14~17일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 일대에서 열린 제11회 주문진 오징어축제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바다가 도와주겠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에서 열리는 ‘주문진 오징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오규범 축제위원장은 요즘 부쩍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코앞에 다가온 축제의 ‘주인공’인 오징어 잡이가 여름내 이어진 기상이변으로 신통치 않은 탓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주문진 오징어축제는 가을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 잔치다. 지난해에도 축제기간 나흘 동안 15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오징어’를 즐기러 주문진을 찾았다. 특히 맨손 오징어 잡기, 오징어회 썰기, 오징어 낚시, 얼음 속 오징어 찾기, 오징어 축 잡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 축제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강원지역 동해 연안의 수온은 섭씨 22.7~24.7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년에 견줘 많게는 3.3도나 낮다. 오징어는 바닷물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수온이 떨어지자 어획량도 곤두박질을 했다. 올 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강원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1만2683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어획량(1만7281t)의 73% 수준이다. 오징어축제를 앞둔 8~9월엔 그나마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는 1811t에 그쳤다.

흉어로 오징어값이 치솟은 가운데 축제 예산마저 2000만원이나 줄었다. 축제위원회는 체험행사 때 제공하는 오징어 마릿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최근 일본을 강타한 태풍 ‘로키’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세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센 파도에 바다 밑 뻘물이 뒤집히면 먹이도 활성화되고 수온도 올라간다”며 “아직 1주일 남짓 시간이 있으니, 먼바다로 나갔던 오징어가 연안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기는 강원 양양을 대표하는 송이축제(9월29일~10월3일), 경북 문경이 자랑하는 사과축제(10월8~30일)도 마찬가지다. 지난 6~8월 끝없이 이어진 빗줄기 탓에 송이는 줄어들고, 사과는 제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권영수 양양군 문화관광과 축제담당은 “지난해 축제를 앞두고는 송이가 하루 평균 400㎏ 이상씩 공판장에 나왔는데, 올해는 아직 하루 100㎏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사과발전협의회 관계자도 “지난 6~8월 석달 동안 해가 뜬 날이 열흘 남짓에 그치면서 지난해에 견줘 사과 생산량도 줄고 익는 속도도 더디다”며 “당도와 크기 등 품질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의 가을을 대표하는 ‘대하축제’에선 아예 자연산 대신 양식 대하가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홍성군 남당항과 보령시 무창포에 이어 24일엔 태안군 안면도에서 대하축제가 막을 올렸지만, 해마다 자연산 수확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나동균 보령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축제장이면 자연산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자연산이 귀해 값이 치솟으면서 양식 대하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평일에는 한가하다 싶을 정도로 관광객이 없어 축제장 같지 않다”고 말했다.  

ps : 대하와 흰다리 새우에 관한 기사이다. 참고로 옮겨본다.  

---------------------------------------------------------------------------------------

SBS취재파일  2011.9.27  흰다리새우에 이름 빼앗긴 대하  

동남아종인 흰다리새우가 가을철 별미인 대하로 둔갑해 팔리는 현실을 리포트했습니다. 이미 전국적인 현상으로 포구나 어시장은 물론 동네 횟집에서 대하라고 팔리는 것들의 대부분이 흰다리새우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대하는 그야말로 예부터 우리바다에서 나고 우리 어민들이 키워온 토종 새우인 반면, 흰다리새우는 동남아종으로 국내 양식장에서 묘종을 받아 키운 외래종입니다. 법규상 외래종도 6개월 동안 국내에서 키우면 국내산으로 팔릴 수는 있지만 토종 새우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그 이름마저 외래종에게 내주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상인들은 흰다리새우라면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대하라고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시중에 팔리는 새우는 전부 흰다리새우라고 말합니다. 제가 취재파일을 빌려 말하고 싶은 내용은 외래종이 토종새우 대하로 둔갑한 현실보다는 왜 토종새우인 대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 새우 양식장은 4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 가운데 토종 새우 대하를키우는 곳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정확한 수를 알려고 애를 썼지만 국가연구기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흰다리새우가 양식장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은 6~7년 전 일입니다. 대하는 성질이 급하셔서(?) 자연산의 경우 잡자마자 죽는 게 99%입니다. 양식의 경우는 흰반점 바이러스에 약해서 한 달 정도 키우다 집단폐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양식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1년 농사를 다 망치는 경우가 2, 3년만에 한 번씩 반복되는 셈이죠.

이런 와중에 흰다리새우가 흰반점바이러스에 강하다는 연구가 나왔고, 그러자 너도나도 대하대신 흰다리새우를 양식하게 됩니다. 모습도 비슷해서 일반인의 경우는 구별도 쉽지 않고 맛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러면서 최근 2, 3년 동안 대하를 찾아보기는 힘들게 됐습니다. 전국새우양식협회의 도움으로 힘들게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대하 양식장을 하는 한 양식업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분 말로는 지난해까지 대하 양식을 하는 양식장이 7~8곳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바이러스로 집단폐사를 해 사실상 자기가 아마도 남해 부근의 마지막 대하 양식장이라고 하더군요. 대하를 하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이제는 도매상도 사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 이 분도 일반소비자가 직접 와서 사먹는 소매방식으로 양식장을 겨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대하의 경우 물에 떠다니면서 다녀 바닥을 기어다니는 흰다리새우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작은 편이라고 합니다. 활동량이 많으니 같은 면적에 사는 개체수도 흰다리새우에 비해 적다고 합니다. 또한 대하는 흰다리새우보다 한 달 더 많은 넉 달을 키워야 출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활동량도 많고 키우는 기간이 기니 단백질이 더 필요하고 사료도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또한, 요즘은 대하 키우는 곳도 없어 치어 구하기도 힘든 형편이라고 하네요.

이러다 보니 대하의 경우 시장에 더 비싸게 팔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사람들이 흰다리새우를 대하로 알고 있어 자신이 키운 진짜 대하를 보고는 몸집도 작은데 뭐가 특별해서 돈을 더 받느냐며 외면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흰다리새우와 같은 값에 팔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대하를 계속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물었습니다. 왜냐고. 답은 간단했습니다. '더 맛있다'였습니다. 고기도 생선도 우리 것이 입맛에 맞듯이 새우도 토종이 더 맛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먹어보니 흰다리새우는 통통하지만 푸석푸석한 맛이 느껴진 반면 대하는 조금 작지만 껍질도 훨씬 얇고 살도 훨씬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이 맛을 멀리 장흥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게 아쉽더군요. 대하를 키우시는 분이 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왜 흰다리새우를 실내에서도 키우는 연구는 열심히 하면서 우리 것인 대하의 면연력을 키우는 연구라든지 무병새우로 만드는 연구는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요. 병을 견디는 연구는 하지 않고 손쉽게 대체물을 어민들에게 소개하니 대하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이죠.

이 분 말씀이 흰다리새우가 흰반점바이러스에는 강하지만 이것도 약점이 있어서 본토인 동남아의 경우 흰다리새우가 전염병 때문에 사실상 폐사 위기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흰다리새우도 언제가는 전염병에 사라질 위기에 놓일 것이고 이렇다면 국가 연구소들은 어떤 새우를 또 양식어민들에게 추천할까요? 타이거새우? 이번 취재를 하면서 수산당국이 너무나 근시안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의 이익과 편리만을 고려해 토종새우 양식을 등한시하고 버려두는 게 아닌가? 결국 그 대체 새우 역시 같은 상황이 되면 또 다른 새우를 구하려고 할 것이 아닌가 말이죠. 실제로 새우를 전문으로 하는 한 서해수산연구소의 경우 대하는 버려두고 흰다리새우의 양식법에 대한 연구만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더 황당한 건 연구소 과장이라는 분께서는 대하라는 말 자체가 큰 새우를 말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흰다리새우를 대하라고 붙여놓고 파는 건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하더군요. 대하의 한자어를 풀면 큰 새우라고 돼있는 것은 옛부터 우리나라의 토종 새우 가운데 큰 새우를 대하라고 불렀기 때문이죠. 그 당시에는 외래종 새우가 있기나 했나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토종 새우 가운데 큰 것을 대하라고 불렀던 건데 외래종도 크다고 대하라고 할 수 있다는 새우 전문가의 말씀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너무 황당해 이 내용을 한 대학의 교수에게 전해드렸더니 기가 차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국책연구소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대대로 서해안의 한 마을에서 터를 잡아와서 어려서부터 가을철이면 대하를 자주 먹곤 했습니다. 사실 이번 취재도 최근에 대하가 제가 알던 모습과 다른 점이 이상해서 시작을 했고요. 우리 것이 소중하다며 지키야 한다며 누구나 한 마디씩 하는 요즘에, 대하 문제는 조금 뒤틀린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라져가는 진짜 대하를 맛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진짜 대하의 맛을 모르고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목록을 정리한다는게 이제서야 한다. 9월 2일 신촌 숨어있는 책에서 구입한 책들이다. 8권인데, 한권은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한국의 자연유산 독도>이다. 비매품이어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우선 관심이 가는 책은 <조선의 소녀 옥분이>와 김원우의 장편소설 <짐승의 시간>이다. 또한 한길사에서 나온 <드보르자크>도 조만간 읽을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