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월간지(8월호인지 9월호인지 잊어버렸다)에 실려있던 글이다. 개인적으로 고향이 천안인지라 호두과자하니 관심이 갔다. 몇년 전 코코호두과자가 생겼을때 신기하고 호두과자로 이런 체인점도 가능하구나 하는 의아심도 들었다. 그리고 코코를 지날때마다 코를 찌르는 느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냄새에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
사실 코코호두과자는 3-4개 정도까지만 맛있다. 그 이상 먹으면 너무 느끼하고 어쩔땐 머리가 좀 아플때도 있다. 좀 자극적인 것 같다. 천안에 파는 호두과자건 코코호두과자건 사실 재료는 모두 이 땅에서 나는 것들이 아니다. 어디 호두과자뿐이랴...우리 입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이게 오리지널 호두과자다. '학화호두과자' 고향에 내려갈때마다 부모님이 자주 사주신다.(어릴때 천안역 옆에 있는 이 가게에서 호두과자 만드는걸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봤던 할머니가 아마도 저 상자속 할머니일것 같다.) 이거 먹어보면 사실 좀 맛이 맹맹하고 퍽퍽하니 우리들이 흔히 먹는 코코라든가 휴게소 호두과자하고는 맛이 다르다. 그런데 좀 먹으면 학화호두과자는 물리지 않고 잘 넘어간다. 우유하고 같이 먹으면 속도 든든하니 좋다.
진정한 천안의 '로컬푸드'로 호두과자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우리 땅에서 나는 호두와 팥, 밀가루로 만든 진짜 호두과자가 널리 만들어져 팔려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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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때문에 천안을 지날 일이 있었다. 왠지 천안에 오면 호두과자를 꼭 사먹어야 할 정도로 천안하면 호두과자를 떠올리게 된다. 굳이 천안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고야 만다.
천안 지역을 가면 '원조'가 붙은 호두과자 가게가 많다. 요새는 천안뿐만 아니라 호두과자 체인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천안을 가지 않아도 쉽게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호두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어느 샌가 추억과 향수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호두과자하면 천안이다. 해서 왜 천안의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천안에서 만든 호두과자
왜 천안에서 호두과자가 명물이 되었을까? 1320년경 고려말 역신이었던 유청신은 중국에서 호두나무를 들여와 지금의 천안 광덕산에 심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호두의 시초가 되었고 호두는 천안의 특산품이 되었다. 그러다가 1934년 당시 제과 기술이 탁월했던 고 조귀금 씨와 심복순 씨는 선조들이 차와 병과를 즐기던 것을 되살리기 위해 천안의 호두를 선택해 병과를 만들게 되었는데, 병과의 이름을 호두과자라 한 것이 호두과자의 유래다. 로컬푸드의 절묘한 성공작이었던 셈이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천안 호두과자를 보면 호두나무의 유래와 호두과자의 탄생이 무색할 정도다. 애초 유래되었던 호두도, 주원료인 밀가루도 팥도 천안에서 생산된 것은 없다. 호두는 중국산 아니면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수입한 것이고 밀가루와 팥도 모두 수입한다. 천안에서는 단지 제조, 판매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모든 재료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조 판매하게 되면 국내산이 된다.
이쯤 되면 천안 호두과자에 살짝 배신감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게 천안 호두과자의 잘못이랴. 우리 농업의 쇠퇴와 식량주권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진짜 천안의 명물, 천안의 호두과자를 맛보고 싶다. 호두와 밀가루, 팥 등 천안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갖고 천안에서 만든 천안 호두과자를 말이다. 로컬푸드의 의미를 다시 살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