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7일 신문을 보니 알라딘 헌책방 종로점이 개점했다는 기사를 봤다. "오 좋은데..."하는 생각이 들며 오늘 일과가 끝나고 바로 가보기로 했다. 학교가 종로 근처이다 보니 앞으로 생각날때 마다 자주 갈수 있겠다 싶었다. 우선 알라딘 헌책방의 위치이다. 종각역과 종로3가역 사이 큰 사거리 지오다노 있는 건물 지하에 있다.(예전에 나이트클럽이 있던 자리다. 아이러니하기도 하다.ㅋ)

이 날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알라딘 중고서점 모습들이다.

  

출입구 모습이다. 주황색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아주 좋은 접근성이 가지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 계단이다. 오른쪽에 그림이 눈에 띈다. 그리고 가운데 상단에 있는 메뉴의 동그라미는 책에 붙어있는 것들인데 색깔별로 책의 가격대를 표시해 놓는 것이다. 어째 초밥집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것 같다. 빨간 접시 2500원, 금색 접시 5000원 ㅋㅋ

   

홀의 가운데 모습이다. 정말 깔끔하다. 생각보다 책의 양도 상당하다. 그리고 다른 헌책방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장의 정리성과 이동의 편리성...짱이다!! 개인적으로 헌책방을 좋아해 청계천, 신촌, 금호동, 신림동 안가본 헌책방이 없는데, 이날 내가 알라딘 헌책방에서 본 사람들은 지금까지 가본 헌책방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렇게 사람 많은 헌책방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살짝 헌책방의 여유와 음습함이 없는 듯 하여 살짝 아쉬웠다.

  

출입구 옆에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들이 알라딘 헌책방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저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 그런데 책을 담을 수 있는 철제 바구니는 좀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된다. 책을 담는 편리성에서는 좋겠지만, 책을 고르고 들고 다니며 책에 대한 고민과 애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바구니에 책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가 마트에 온게 아닌가 라는 허한 생각이 들었다. 손에 들고 다닐때는 좀 더 고민하고 책을 이리저리 들추어보면서 더 많이 책을 보게 되는데 바구니가 있으니 우선 집어 넣는다. 그냥...생각이 없어지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헌책방에서 가장 친창해주고 싶은 곳이 바로 어린이 서적 코너다. 책의 양도 상당하고 공간도 넓어 아이들이 사진처럼 바닥에 앉아 책을 보기 편하다. 광화문 교보문고 같은 경우도 어린이 서적 코너가 이렇게 깔끔하고 공간이 넓은 것 같지는 않다.(하긴 그곳은 워낙 사람이 많아 이런 공간이기는 힘들 것 같기는 하다.) 조만간에 애기하고 와이프하고 같이 와 볼 생각이다.

참 좋은 공간이라는 결론이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블로그도 이용하고 책도 음반도 많이 구매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이런 공간(특히 어린이 코너)은 기업이 꼭 해야할 하나의 사회환원활동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아래 책들은 이날 구입한 책들이다.

     

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도 않았고(특히나 한미FTA할때는 정말 실망했다) 선거때는 그를 뽑지도 않았다.(이회창에 투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의 정치적 성향이 상당히 지금과는 다를때였다. 아니 별로 관심이 없던 때라고 해야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관심이 가고 애정이 생긴것은 허망하게도 그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난 이 날 고향 집에 부모님과 함께 있었다. 그러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 왈 "야 너 뉴스봤냐? 노무현 대통령 자살했데..." 난 장난일 줄 알았다. 꼭 중학교 때인가 "김일성 죽었데.."하는 때처럼. 물론 김일성도 노무현도 모두 그 날 죽었다.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또한 대통령으로서의 평가는 사뭇 다를것이다. 또한 인간 노무현으로서의 평가는 더욱더 다를 것이다. 그에게 정치인으로서 평가를 후하게 하던 그 많은 이들, 인간 노무현을 보았던 이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대통령 노무현을 버렸다. 그리고 다시 인간 노무현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무현은 또다시 제 2의 정치인 노무현으로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게 내가 바라본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의 모습에 대한 느낌이었다. 나 또한 이런 패러다임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죽은이에게 애정을 다시 살려야 무엇할까 하지만 그래도 죽음으로써 책임을 다하려 했던 그였기네 다시 한번의 기회다 싶어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려 한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인간연습>이다. <불놀이>이후 23년만의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난 이상하게 2010년에 나온 <허수아비 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남파 간첩으로 내려왔다가 체포되어 30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강제 전향을 당하고 출소한 장기수 출신의 노인 '윤혁'이 주인공이 <인간연습>과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비리를 풍자한 <허수아비 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사회에 뿌리박혀 있는 '사회적 모순'이 아닐까? 하여튼 나에게 소설의 재미를 알게해준 <태백산맥>의 조정래이기에 한번 읽어봄직하겠다.

    

다음은 이반 일리히의 <절제의 사회>이다. 책방을 나가려는 순간 계산대 앞에 있는 가판대에서 발견한 책이다. 이반 일리히의 책은 <학교 없는 사회>를 읽은(그것도 다 읽지는 못했다) 것이 전부다. 이반 일리히에 대한 애기들은 대학때 교육학을 공부하면서도 많이 들었건만 정작 그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으니 이것도 현재 교육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는 꼭 제대로 꼭 읽어봐야 겠다. 

마지막 책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임창복의 <한국의 주택, 그 유형과 변천사>이다. 개인적으로 지리학에서 도시지리학에 관심이 많아 도시학 관련 서적에도 눈이 많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도시, 주택과 관련된 책들을 보면 거의 건축학, 도시공학 전공자들의 연구물들만 있을뿐 지리학자들의 연구물들은 보이지를 않는다. 지리학의 특성을 살려 좀 더 인간의 시선에서 인간의 삶과 관련된 도시와 주택의 특징에 관한 글을 보고 싶다는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한국의 주책, 그 유형과 변천사>는 상당히 내 의견에 부합하는 책같다. 책 소개글이다.

개화기 양식주택부터 오늘날 다가구주택까지 한국의 단독주택 변천사를 읽는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의 형태는 근대화를 겪으며 많은 변모를 보였다. 이 책은 이러한 주택의 변천과정에서 나타는 유형의 변화에 주목한 저자가 1876년 개항 이래 2000년까지 약 120년 동안의 우리나라 단독주택 변천사를 토대로 그것에 담긴 문화적 의미까지 포괄하여 다룬 책이다.

개항 이래 등장한 수많은 형식의 주택을 유형화하고, 사회의 계층에 따라 여러 가지 주택의 형식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국내외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각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유의미한 건축물을 수 차례 촬영하고 관련 도면을 수집하였으며, 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실측하여 다양한 입면도, 평면도, 측면도 등을 새롭게 작업하여 수록하였다.

사실 이 책은 임창복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한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초반부에는 저자의 연구 내용과 관련된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을 정리하는 내용이 나온다.(전형적인 학위 논문 형식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조금 들추어보면 어려운 박사학위 논문이라는 생각보다는 일반인들이 읽기 조금 어려운 용어와 내용만 나올뿐 읽기 어렵지 않다. 

사실 이런 연구물들이 많이 나와야 우리것에 대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될 것이다. 사실 비슷한 책이 같은 돌베개 출판사에서 2008년 <한국 주거의 사회사>, 2009년 <한국 주거의 미시사>, 2010년 <한국 주거의 공간사>라는 책이 세 권 나왔었다.

   

<한국 주거의 사회사>와 관련되 책 소개글이다.  

개항과 일제강점기,전쟁과 복구,산업화와 도시화 등 격동의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우리의 주거환경은 급격히 그 모습을 바꾸어 왔다. 이 책은 한국의 근현대 주거가 변화해 온 과정을 정치 · 경제 · 사회적 측면에서 추적하고, 주택정책이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을 비판하면서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우리 주거문화의 특성을 정리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우리 주거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그 속에서 거주하는 인간의 삶과 주거의 근대화에 대한 다각적인 담론을 이끌어낸다. 

어찌보면 '장사' 안되는 책들을 열심히 만들어주는 돌베개 출판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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