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비관적이기에 알렝드 보통의 신간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보며 "왜 이런 책을 내고 그래.."하며 알렝드 보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좀 살펴보니 내 생각이 좀 성급했던 듯 싶다. 원제를 보니 <Religion for Atheists: A non-believer's guide to the uses of religion>이다. 부제가 더 내용의 핵심에 와 닿는 듯 싶다. "non-believer's guide"_ '비신자를 위한 가이드'. ㅋㅋ 

나름 재미있을 듯 싶다. 아울러 다른 두 책도 스크랩한다.(읽어야 하는데...ㅠ.)

   

한겨레신문 2011.9.28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종교로부터 빌려올 게 많죠”

‘무신론자…’ 한국어판 내고 첫 내한 알랭 드 보통
미사·명상·미술작품 등서
공동체·인간성 회복 가능
‘인생 학교’ ‘리빙아키텍처’
자신의 실천 방법 소개도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행복의 건축> 등의 저서로 유명한 스위스 태생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이 <무신론자들을 위한 종교>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내한했다. 서강대 제공 
 
“종교의 초자연적 존재를 믿지 않지만 종교적 공간, 종교예술, 제의 등에 노스탤지어를 가진 이들을 위한 책이다. 종교로부터 빌리거나 훔쳐올 게 많다고 본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처음 내한한 영국 저술가 알랭 드 보통(43·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기 책과 철학 등을 소개했다.

“테러, 전쟁 등 종교 문제는 종교와 종교, 종교와 반종교 사이에서 생긴다. 종교란 절대적인 것이거나 완전히 엉터리라는 사고를 버릴 때 길이 열린다. 교리가 아니라 미사, 명상, 종교건축, 종교미술에서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배울 수 있으며, 그 가운데서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는 예를 들어 제의에서 잃어버린 교육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들에 대한 종교의 교육은 효과적이다. 선불교의 다례, 가톨릭의 미사 등 종교의식은 행사 또는 계절에 따라 반복된다. 이 종교들은 인간이 잘 잊는 존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복하면서 진리 또는 진실이라는 아이디어를 주입하는 것이다.”

보통은 새로운 것이 좋다는 믿음에 따라 이뤄지는 현대 교육이 정작 궁극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종교는 인간이 정신과 육체로 이뤄져 있다는 전제 아래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 신체를 이용한다. 음악, 예술, 건축 등의 심미적 아름다움을 이용해 종교의 아이디어를 더 오래 간직하고 체화하도록 한다. 단순히 책을 읽어서 얻는 지식과는 다른 것이다.”

그는 대학, 박물관 같은 교육기관 외에 여행, 레스토랑, 호텔, 공원 등 다중이 모이는 곳을 관리하는 사람들 역시 종교로부터 현대사회가 잊고 있는 공동체 의식을 끌어내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적인 모임으로 유대인들의 ‘아가페 식당’을 소개했다. 여기서처럼 식사를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 가장 두려운 것,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서로 이야기해보라고 권했다. 나 잘났어, 참 대단해 식의 대화는 진정한 교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종교인한테만 맡겨놓을 수 없다. 비종교인들도 종교의 힘을 빌림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보통은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한테서 종교는 바보나 믿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자라면서 오히려 집안이 비지성적임을 깨닫고 공부를 했다. 유대교는 나의 뿌리라서,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라서 몰래 공부했다. 불교는 건축에 끌리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5년 전부터 텍스트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두개의 조직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생 학교’와 ‘리빙아키텍처’가 그것이다. 인생학교는 평소에 과묵하기 마련인 사람들이 저녁에 한곳에 모여 사랑, 불안, 돈,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라고 한다. 리빙아키텍처는 유명 건축가와 협력해 영국 런던 교외에 아름답고 편안한 다섯개의 건축물을 짓고 원하는 사람들한테 빌려준다.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다.

알랭 드 보통은 23살에 첫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출간한 이래 20년 동안 사랑, 일, 건축, 여행 등 일상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제로 책 10권을 썼다. 저작 대부분이 한국을 비롯한 20여 나라에서 번역출간됐다. 국내에서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2002)가 36만부, <우리는 사랑일까>(2005)가 20만부 팔리는 등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책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과 <철학의 위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영국 독자 가운데 80%가 여성인데, 남자들은 도대체 뭐 하는지 궁금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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