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역축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단순히 지구온난화가 아닌 빈번히 발생하는 기상이변으로 지역특산물들의 작황이 말이 아니다. 엊그제 같은 3학년 담임들끼리 강화도에 바람쐬러 갔다. 옆에 계신분이 "대하축제 가봐야 요즘 대하 없다"고 하셔서 뭔말인가 했더니, 요즘 대하가 없단다. 그럼 그 수많은 대하축제에 나오는 대하는 뭐란 말인가? 

답은 '흰다리 새우'다. 우리가 먹는 흔히 '대하'란 것은 거의 모두 '흰다리 새우'란다. ㅋㅋ 그래도 맛있기만 하다면. 그래도 속이지는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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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9.26  기상이변에…○○축제에 ○○가 없다 

주문진 오징어·양양 송이·문경 사과 ‘타격’
“발길 줄어들라” 축제 앞두고 시름 깊어가 

 

» 지난해 10월14~17일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 일대에서 열린 제11회 주문진 오징어축제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바다가 도와주겠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에서 열리는 ‘주문진 오징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오규범 축제위원장은 요즘 부쩍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코앞에 다가온 축제의 ‘주인공’인 오징어 잡이가 여름내 이어진 기상이변으로 신통치 않은 탓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주문진 오징어축제는 가을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 잔치다. 지난해에도 축제기간 나흘 동안 15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오징어’를 즐기러 주문진을 찾았다. 특히 맨손 오징어 잡기, 오징어회 썰기, 오징어 낚시, 얼음 속 오징어 찾기, 오징어 축 잡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 축제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강원지역 동해 연안의 수온은 섭씨 22.7~24.7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년에 견줘 많게는 3.3도나 낮다. 오징어는 바닷물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수온이 떨어지자 어획량도 곤두박질을 했다. 올 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강원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1만2683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어획량(1만7281t)의 73% 수준이다. 오징어축제를 앞둔 8~9월엔 그나마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는 1811t에 그쳤다.

흉어로 오징어값이 치솟은 가운데 축제 예산마저 2000만원이나 줄었다. 축제위원회는 체험행사 때 제공하는 오징어 마릿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최근 일본을 강타한 태풍 ‘로키’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세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센 파도에 바다 밑 뻘물이 뒤집히면 먹이도 활성화되고 수온도 올라간다”며 “아직 1주일 남짓 시간이 있으니, 먼바다로 나갔던 오징어가 연안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기는 강원 양양을 대표하는 송이축제(9월29일~10월3일), 경북 문경이 자랑하는 사과축제(10월8~30일)도 마찬가지다. 지난 6~8월 끝없이 이어진 빗줄기 탓에 송이는 줄어들고, 사과는 제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권영수 양양군 문화관광과 축제담당은 “지난해 축제를 앞두고는 송이가 하루 평균 400㎏ 이상씩 공판장에 나왔는데, 올해는 아직 하루 100㎏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사과발전협의회 관계자도 “지난 6~8월 석달 동안 해가 뜬 날이 열흘 남짓에 그치면서 지난해에 견줘 사과 생산량도 줄고 익는 속도도 더디다”며 “당도와 크기 등 품질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의 가을을 대표하는 ‘대하축제’에선 아예 자연산 대신 양식 대하가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홍성군 남당항과 보령시 무창포에 이어 24일엔 태안군 안면도에서 대하축제가 막을 올렸지만, 해마다 자연산 수확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나동균 보령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축제장이면 자연산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자연산이 귀해 값이 치솟으면서 양식 대하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평일에는 한가하다 싶을 정도로 관광객이 없어 축제장 같지 않다”고 말했다.  

ps : 대하와 흰다리 새우에 관한 기사이다. 참고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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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취재파일  2011.9.27  흰다리새우에 이름 빼앗긴 대하  

동남아종인 흰다리새우가 가을철 별미인 대하로 둔갑해 팔리는 현실을 리포트했습니다. 이미 전국적인 현상으로 포구나 어시장은 물론 동네 횟집에서 대하라고 팔리는 것들의 대부분이 흰다리새우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대하는 그야말로 예부터 우리바다에서 나고 우리 어민들이 키워온 토종 새우인 반면, 흰다리새우는 동남아종으로 국내 양식장에서 묘종을 받아 키운 외래종입니다. 법규상 외래종도 6개월 동안 국내에서 키우면 국내산으로 팔릴 수는 있지만 토종 새우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그 이름마저 외래종에게 내주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상인들은 흰다리새우라면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대하라고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시중에 팔리는 새우는 전부 흰다리새우라고 말합니다. 제가 취재파일을 빌려 말하고 싶은 내용은 외래종이 토종새우 대하로 둔갑한 현실보다는 왜 토종새우인 대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 새우 양식장은 4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 가운데 토종 새우 대하를키우는 곳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정확한 수를 알려고 애를 썼지만 국가연구기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흰다리새우가 양식장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은 6~7년 전 일입니다. 대하는 성질이 급하셔서(?) 자연산의 경우 잡자마자 죽는 게 99%입니다. 양식의 경우는 흰반점 바이러스에 약해서 한 달 정도 키우다 집단폐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양식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1년 농사를 다 망치는 경우가 2, 3년만에 한 번씩 반복되는 셈이죠.

이런 와중에 흰다리새우가 흰반점바이러스에 강하다는 연구가 나왔고, 그러자 너도나도 대하대신 흰다리새우를 양식하게 됩니다. 모습도 비슷해서 일반인의 경우는 구별도 쉽지 않고 맛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러면서 최근 2, 3년 동안 대하를 찾아보기는 힘들게 됐습니다. 전국새우양식협회의 도움으로 힘들게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대하 양식장을 하는 한 양식업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분 말로는 지난해까지 대하 양식을 하는 양식장이 7~8곳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바이러스로 집단폐사를 해 사실상 자기가 아마도 남해 부근의 마지막 대하 양식장이라고 하더군요. 대하를 하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이제는 도매상도 사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 이 분도 일반소비자가 직접 와서 사먹는 소매방식으로 양식장을 겨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대하의 경우 물에 떠다니면서 다녀 바닥을 기어다니는 흰다리새우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작은 편이라고 합니다. 활동량이 많으니 같은 면적에 사는 개체수도 흰다리새우에 비해 적다고 합니다. 또한 대하는 흰다리새우보다 한 달 더 많은 넉 달을 키워야 출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활동량도 많고 키우는 기간이 기니 단백질이 더 필요하고 사료도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또한, 요즘은 대하 키우는 곳도 없어 치어 구하기도 힘든 형편이라고 하네요.

이러다 보니 대하의 경우 시장에 더 비싸게 팔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사람들이 흰다리새우를 대하로 알고 있어 자신이 키운 진짜 대하를 보고는 몸집도 작은데 뭐가 특별해서 돈을 더 받느냐며 외면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흰다리새우와 같은 값에 팔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대하를 계속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물었습니다. 왜냐고. 답은 간단했습니다. '더 맛있다'였습니다. 고기도 생선도 우리 것이 입맛에 맞듯이 새우도 토종이 더 맛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먹어보니 흰다리새우는 통통하지만 푸석푸석한 맛이 느껴진 반면 대하는 조금 작지만 껍질도 훨씬 얇고 살도 훨씬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이 맛을 멀리 장흥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게 아쉽더군요. 대하를 키우시는 분이 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왜 흰다리새우를 실내에서도 키우는 연구는 열심히 하면서 우리 것인 대하의 면연력을 키우는 연구라든지 무병새우로 만드는 연구는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요. 병을 견디는 연구는 하지 않고 손쉽게 대체물을 어민들에게 소개하니 대하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이죠.

이 분 말씀이 흰다리새우가 흰반점바이러스에는 강하지만 이것도 약점이 있어서 본토인 동남아의 경우 흰다리새우가 전염병 때문에 사실상 폐사 위기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흰다리새우도 언제가는 전염병에 사라질 위기에 놓일 것이고 이렇다면 국가 연구소들은 어떤 새우를 또 양식어민들에게 추천할까요? 타이거새우? 이번 취재를 하면서 수산당국이 너무나 근시안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의 이익과 편리만을 고려해 토종새우 양식을 등한시하고 버려두는 게 아닌가? 결국 그 대체 새우 역시 같은 상황이 되면 또 다른 새우를 구하려고 할 것이 아닌가 말이죠. 실제로 새우를 전문으로 하는 한 서해수산연구소의 경우 대하는 버려두고 흰다리새우의 양식법에 대한 연구만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더 황당한 건 연구소 과장이라는 분께서는 대하라는 말 자체가 큰 새우를 말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흰다리새우를 대하라고 붙여놓고 파는 건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하더군요. 대하의 한자어를 풀면 큰 새우라고 돼있는 것은 옛부터 우리나라의 토종 새우 가운데 큰 새우를 대하라고 불렀기 때문이죠. 그 당시에는 외래종 새우가 있기나 했나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토종 새우 가운데 큰 것을 대하라고 불렀던 건데 외래종도 크다고 대하라고 할 수 있다는 새우 전문가의 말씀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너무 황당해 이 내용을 한 대학의 교수에게 전해드렸더니 기가 차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국책연구소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대대로 서해안의 한 마을에서 터를 잡아와서 어려서부터 가을철이면 대하를 자주 먹곤 했습니다. 사실 이번 취재도 최근에 대하가 제가 알던 모습과 다른 점이 이상해서 시작을 했고요. 우리 것이 소중하다며 지키야 한다며 누구나 한 마디씩 하는 요즘에, 대하 문제는 조금 뒤틀린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라져가는 진짜 대하를 맛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진짜 대하의 맛을 모르고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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