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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에 1만5090개 파편 등록…우리 위성 7개 ‘미아’  

미국러시아 위성 충돌도…로봇팔로 수거기술 연구 

지구 궤도에는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이래 6600여개의 인공위성이 쏘아 올려졌다. 유럽우주국(에사)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물이 3만6131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94%는 임무를 마치고 떠도는 인공위성이거나 부서진 파편들이라고 밝혔다. 에사는 2040년에 그 숫자가 12만788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파편사업부’가 운용하는 미 우주감시망(SSN)에는 지난 1월6일 현재 위성체 3299개와 로켓 잔해물 및 파편 1만1791개 등 모두 1만5090개의 우주파편들이 등록돼 있다. 이는 지름이 10㎝보다 큰 경우만 추적한 것으로, 이보다 작은 파편까지 합치면 20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위성을 띄워 보내는 과학자들로서는 언제 ‘기뢰’를 만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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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파편사업부’가 광학망원경과 레이더 관측자료 등을 참고해 만든 컴퓨터 그래픽. 하얀 점 하나하나가 인공위성이나 로켓 잔유물 등 우주 파편을 나타낸다. 출처: 미국 항공우주국  

우리 위성 7개도 떠돌아

한 달 뒤면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통해기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통해기위성은 다음달 말께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발사장에서 발사돼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가 보유하는 11번째 위성이 된다. 그러나 실제 운용하는 위성으로 따지면 4번째다. 11개 위성 가운데 1992년 8월 최초로 발사된 ‘우리별 1호’를 비롯한 우리별 시리즈 3기, 과학기술위성 1기, 상용통신위성인 무궁화 시리즈 2기, 다목적 실용위성인 무궁화 1호 등 나머지 7개의 위성은 임무를 모두 마치고 우주를 떠돌고 있다. 이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 산화하려면 적게는 수십년에서 많게는 1세기가 넘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대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관제팀장은 “위성에 센서를 달아 파편을 피하는 연구 등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장착을 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아이티유)에 위성 궤도와 주파수를 등록할 때 특정 파편이 많이 몰린 궤도를 피해 등록을 한다”고 말했다. 항우연에서는 운용 중인 아리랑 2호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수백개의 파편을 추적하고 있다. 강경인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위성연구실장도 “우주 파편에 부닥칠 확률은 백사장에서 모래를 맞추는 격으로 극히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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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남의 일이 아닐수도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 군사용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미국 상업용 통신위성 이리듐 33호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확률은 낮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나사 우주파편사업부는 실제로 지난해 우주 파편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 9차례에 걸쳐 인공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궤도를 수정했다. 나사는 인공위성의 경우 충돌 확률이 1만분의 1 이상일 때, 우주정거장이나 왕복우주선은 1천분의 1 이상일 때 실제 대응을 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좀 더 적극적으로 우주 쓰레기를 직접 수거해 치우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팔을 가진 소형 우주선을 띄워 올려 지구 궤도에 남아 있는 우주 쓰레기들을 붙잡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궤도로 보낸다는 것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시제품 실험 중으로 2~3년 안에 실 궤도상에서 시범 실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의 경우 수명이 다한 무궁화위성 1호를 잔여 연료를 이용해 애초 선회하던 궤도보다 150㎞ 이상 더 밀어올려 폐기궤도로 보내기도 했다. 

한겨레신문 20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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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김길태가 잡혔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그가 잡힌 곳은 경찰의 코앞이었다. 여론의 분노에 화답하듯이 경찰은 그를 압송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얼굴을 공개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된 것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참에 경찰은 흉악범에 한해서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가이드라인을 준비중이다. 여기에 인권의 이름으로 반대하였다가는 아마 국민의 몰매를 맞을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인권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짐승’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의자에게는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범죄가 확증되기 전까지 보호되어야 할 권리가 있다는 ‘무죄추정의 원칙’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 짐승의 얼굴은 공개하여도 된다는 것을 뒤집으면 인간의 얼굴은 자의가 아니라면 공개할 수 없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규범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얼마 전에 있었던 중학생들의 벌거벗은 졸업식 ‘세리머니’를 생각해보자. 그 사건에 많은 사람들은 요즘 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해 개탄하였지만, 정작 눈여겨봐야 했던 것은 아이들이 자신이 누구를 괴롭히는 것을 남들이 보라고 버젓이 인터넷에 올렸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때리는 학생들의 얼굴과 성기까지 몽땅 다 공개하였다. 비옷에 마스크까지 쓰며 자신들의 얼굴을 가렸지만 피해자 학생들의 얼굴이 공개되는 순간 자신들도 공개된다는 것은 모르는 타조들처럼 말이다. 그전에 한 무리의 대학생들은 중국에서 해부 실습을 하면서 시체를 농락하는 것을 인터넷에 자랑삼아 올렸다.

우리는 이미 자의건 타의건 성행위까지를 포함하여 내가 살아가며 하는 모든 것을 24시간 전시하고 생중계 방송하는 것을 권장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꼬집었듯이 연애를 하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을 가는 것도 오로지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서이다.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들이다. 거울에 끊임없이 내 얼굴을 비추는 것처럼 미디어에 담지 않는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다. 이처럼 자의에 의해서건 ‘알 권리’라는 이름의 타의에 의해서건 우리는 보여주기 위해서 살고, 보기 위해서 살아간다. 프랑스의 한 철학자는 이런 우리 사회를 ‘동물원이 된 사회’라고 일컫는다. 우리 서로 서로가 동물원에서 동물을 구경하듯이 자신을 전시하고 남을 구경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는 존중되어야 할 얼굴 따위는 애초에 없다. 몇몇 철학자들에 따르면 얼굴은 인간만이 가진다. 인간만이 얼굴을 통하여 타인에게 감정을 일으키고 그에 대한 윤리를 요청한다. 따라서 더 이상 윤리적 호소를 하지 못하는 얼굴은 얼굴이 아니라 구경거리에 불과한 짐승의 머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모두 구경거리가 된 짐승의 머리를 달고 사는 인간들에 불과하지 않은가?

진보적 결정을 내린 판사와 일제고사 성적조차 ‘알 권리’의 이름으로 전시되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 수선을 떠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미 동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감추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양 떠드는 알리바이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인권’은 모든 것이 공개되는 시대에 예외적으로 빠져나간 모 언론사 사주의 이름처럼 지켜야 할 ‘명예’가 있는 아주 극소수만이 누리는 호사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엄기호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한겨레신문 2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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