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almas > [펌] 우리집 아이 둘다 도서관에서 키워요

 

 

우리집 아이 둘다 도서관에서 키워요


△ 이현씨가 인천 중앙도서관 어린이용 열람실에서 아들 시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다. 도서관옆신호등 제공

  관련기사

  • 이현씨가 추천하는 ‘도서관 교육법’

  • 대학강사 이현씨네 ‘도서관 찬가’

    프랑스에서 놀랐다
    도서관에서 하루 2시간 동화책 읽어줬더니 5살딸 진아가 반년만에 프랑스어 독파

    한국에 돌아와서 똑같이 했다
    한글 모르던 아이 학원 안다녀도 좋은 성적 유지

    “도서관 가자~.” 대학강사인 이현(36)씨는 자주 아이들과 인천 중앙도서관으로 나간다. 그만의 독특한 도서관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따로 만든 ‘도서관 노트’를 들고 따라 나서는 두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씨가 도서관 교육을 시작한 것은 5년 전 5살인 큰딸과 함께 프랑스 유학을 떠났을 때다. 프랑스 학교에서는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큰딸 진아에게 책읽기 교사를 한명 붙여 줬다. 책읽기 교사가 하는 일은 진아를 앞에 두고 프랑스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이었다. 하루에 2시간씩 책읽기 교사가 읽어 주는 책을 보고 진아는 6개월 만에 프랑스어를 독파했고, 1년 만에 월반을 했다. 다른 프랑스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다. 엄마가 직접 도서관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책을 읽어 주거나 책읽기 교사를 붙여 줘서 책을 읽게 했다. 이른바 ‘북시터’라 불리는 육아교육방법은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충격은 자신의 수업시간에 프랑스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모습이었다. 세미나에서 이씨가 아무리 발표를 하겠다고 해도 교수는 전혀 시켜 주지 않았다. 따로 만나서 교수에게 “왜 나에게는 발표를 시키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교수가 한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동양 학생들을 여러 번 지켜본 결과 자기가 준비해 온 것을 단순하게 발표할 뿐이더라. 세미나는 여러 사람이 시간을 내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려고 하는 시간이다. 남의 시간을 뺏지 말고 정 발표를 하고 싶으면 따로 리포트를 제출하라.”

    충격을 받은 그는 다른 학생들의 발표를 유심히 지켜봤다. 다른 학생들은 자기가 발표를 준비하는 책 빼곡이 메모지를 붙여 놓았고, 그 메모지에는 ‘책에 없는’ 자신만의 생각이 가득 쓰여 있었다. 그는 ‘내가 책읽기를 잘못 배웠구나’ 하고 생각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안 것이다.

    이런 생각은 프랑스에서 교육받은 진아를 보면서 더욱 굳어졌다. 진아는 어린 나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더욱 더 바른 책읽기 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가 자신만의 교수법을 확립한 것은 유학을 끝낸 뒤 한국에 돌아와서부터였다. 한국에 돌아오니 큰딸 진아는 한글을 전혀 몰랐고, 어머니에게 맡긴 둘째아이는 책 한 권 읽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아이에게 매달린 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으로 출근하다시피 매달렸다. 특히 말이 느리던 둘째 시완이는 책 읽어 주기를 꾸준히 한 끝에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풍부한 표현을 쓸 줄 아는 아이로 변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진아도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지만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도서관 교육은 책 선정, 책 읽어 주기, 생각 나누기, 감상 표현하기 등으로 이뤄진다. 평균 수준의 아이에게는 유아의 경우 2시간 동안에 20여권의 책을 읽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 주는 양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먼저 “엄마한테 오늘 읽은 책 이야기 좀 해 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줄거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지만 훈련이 될수록 아이는 조리있게 줄거리를 설명하고 자신의 감상까지 곁들이게 된다. 그 다음으로는 좀 더 어려운 질문으로 들어간다. 책 내용만이 아니라 아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심청전〉의 예를 들면 ‘심청이는 왜 물에 빠졌을까?’ 하고 묻는 거예요.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요’라는 대답이 일반적이겠죠. 하지만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심청이가 물에 빠지면 아버지가 눈을 뜨는 게 확실해?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그제서야 아이들은 ‘심청이는 수영에 자신이 있었어요’, ‘배멀미가 나서요’ ‘용궁에 가기로 예약이 돼 있어요’ 등 자신만의 대답을 하기 시작합니다.”

    도서관 노트에는 그림을 그리는 페이지가 따로 마련돼 있다. 그날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는 곳이다. 잘 그리지 못해도 좋다. 아이가 마음대로 그린 그림 속에서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다.

    도서관에서는 여러 가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책을 고를 때는 추천도서 반,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 반 정도의 비율로 한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다가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있으면 그쪽의 책은 점점 깊이를 더해 가야 한다. 아이의 실제 나이를 생각하지 말고 독서 나이에 맞춰 책을 골라 줘야 한다.


    △ 이현씨의 아들 시완이의 ‘도서관 노트’,시완이는 책을 읽은 뒤 이 곳에 감명 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씨의 도서관 예찬은 끝이 없다. 도서관은 책뿐만 아니라 교육용 시디와 비디오도 많고, 여러 가지 강연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도 언제든지 신청하면 2주 안에 구해 준다. 요즘 대부분의 도서관은 엄마가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유아방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게다가 도서관을 찾으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교육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가장 좋은 점은 아이가 책의 소중함을 더욱 더 알게 되고, 공공질서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읽다가 찢어진 부분이 있으면 눈물을 뚝뚝 흘려요. 그럴 때마다 ‘책을 얼마나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공시설에서 예절이 왜 중요한지’를 가르칩니다.”

    그는 얼마 전부터 ‘도서관옆 신호등’(kidstd.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열고 도서관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북시터’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도서관은 정말 멋진 공간이에요. 모든 부모들이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기만 해도 교육문제는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그의 확신에 찬 말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이현씨가 추천하는 ‘도서관 교육법’

     

    이현씨의 구체적인 도서관 교육법을 소개한다. 도서관 교육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열의다.

    1. 도서관 예절은 입실 때마다 확인한다.

    -실내에서 조용히 하기

    -도서관 책은 소중히 다룬다.

    -선택한 책은 반드시 제자리에 놓아 둔다.

    -아동실에서는 물을 빼고는 먹지 않는다.

    -간식은 반드시 휴게실에서 먹는다.

    2. 책 읽는 방법(유아)

    -유아는 반드시 선생님 무릎 위에 앉혀서 선생님과 아이, 책을 일직선 상에 놓고 책을 읽는다.

    -구연동화 하듯 읽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책을 읽어 주듯 편안하게 읽는다.

    -책은 겉 표지부터 시작한다. 제목, 저자, 그림의 순서를 알려 준다.

    -책은 선생님과 유아가 함께 고른다. 유아가 고른 책과 선생님이 고른 책을 적절히 배분한다.

    -입체책은 하루에 5권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유아의 독서 나이는 실제 나이 앞뒤부터 시작해서 때마다 난이도를 높인다. 이때 아이의 반응을 살핀 뒤 재도전한다.

    -처음엔 선생님이 겉 표지부터 차례로 그림부터 설명을 한 뒤 천천히 읽어 주고, 그 다음에 유아가 그림을 보면서 들은 내용을 이야기하게 한다. 이때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들어 준다. 마지막엔 다시 선생님이 정리하듯 조금 빠른 속도로 다시 읽어 준다.

    -책 한권이 끝나면 독서록을 기록한다.

    -유아가 좋아하는 책은 세 권 정도로 한정하여 대출한다. 대출 날짜를 어기지 않아야 한다.

    3. 책 읽는 방법(초등학생)

    -일부는 아이가 읽고 일부는 선생님이 읽어 준다.

    -읽고 나서 내용을 분석한다.

    -원인 분석에서는 책 내용과 상상의 부분을 함께 섞어야 한다. 책 속에 나와 있는 내용도 중요하고, 이를 토대로 창의적으로 발산하는 능력은 저학년 아이들에게 더 중요하다.

    -독후화(저학년)와 글쓰기(고학년)을 병행한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독후화로 시작하고 차츰 아이와 호흡이 맞으면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좋은 문장 골라서 똑같이 쓰기, 서평쓰기, 인상 깊은 장면 고르기, 바꿨으면 하는 내용 고르기 등을 한다. 독후감은 절대 요구하면 안된다.

    -글을 쓰면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칭찬과 더불어 한 단계 더 나가게끔 유도한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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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써 놓고 보니 카테고리가 잘못된 듯 하지만, 그래도 그냥 쓰련다.

    오늘은 정말 짜증이 막 났다.

    이 놈의 더위도 더위지만

    아이 둘을 보는데 이제 정말로 진절넌덜머리가 난 건 아닐까 하는

    아주 나쁜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참/ 으/ 며 지냈다. 후~~~~~~~~~

    며칠 전 강릉 시댁에 갔다 온 이후로 10개월 된 둘째 아이가

    설사를 자주 하면서 찡얼대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

    제발 오래 자기만을 바라면서 재우기도 하고,

    가끔 귀여운 모습에 뽀뽀도 해 주지만,

    역시 난 좋은 엄마, 또 좋은 딸이 되기는 그른 것 같다.

    같이 사는 친정 엄마한테도 거의 살림에 있어서는 낙제점을 받아놓았고,

    벌써부터 나중에 남편한테 시집살이 꽤 할 거라고 거의 확증을 받고 있는 셈이니까. 후후!!!

    그런데다 엄마가 받은 시댁 스트레스(할머니를 비롯한 돈을 요구하는 친가쪽 친척들 험담!!!)를

    받아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너무 지겹고 짜증난다.

    같은 이야기를, 그것도 험담을 (레파토리가 매년 같다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다!!)

    듣고 있다보면 머릿살이 살살 아프다.

    집의 절반을 차지하는 마룻바닥을 좀 닦으려고 하다가

    반 쯤 닦았는데, 그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친정 엄마가 "어차피 오늘 하루도 반이나 지났는데 닦긴 뭘 닦니? 내일 닦지, 뭐." 하는 말을 듣고

    그냥 그 자리에 걸레를 내버려 두고

    고구마만 늘어져서 까 먹었다. 내가 원래 게으르지, 뭐...

     

    그래도 그렇지, 가만 생각하니까 열 받는다.

    그냥 내버려 두면 거의 다 닦았을테고, 그럼 공치사라도 할 것 아니야.

    결국 오늘은 "넌 살림은 못 하니까 직장 다니는게 훨씬 낫다"는 말까지 듣고 말았다. 휴!!!

    역시 같이 사니까 잔소리에 배겨 날 수가 없다.

     

    엄마한테 마구 미안하다가도 이렇게 막 화가 끊임없이 절재할 수 없을 정도로 나면

    별 사소한 것들에도 짜증이 난다.

    내가 왜 이렇게 엄마, 아빠하고 붙어 사느라고

    눈치를 보고 사는지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육아 문제는 정말 해결 안되는 문제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천성이 정말로 너무 게으른게 문제이던가.

    아니, 내가 여자로 태어난게 문제겠지.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이렇게까지 힘들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부모하고 같이 살면서 이런 살림/ 육아 문제로 구박받지는 않을 것 같다.

     

    친정부모님이니까 이 정도겠지 하고 위안을 할 때면

    더 슬퍼지기도 한다. 왜 우리 며느리, 딸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중구난방이다.

    오늘은 그래도 넘 우울한 날이기 땜시 이렇게 그냥 막 흘러가는대로 쓰고 싶다.

     

    미친듯이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친구들하고 한 밤에 먹을 것 사러 가게에 가고.,

    밤새 이야기하고 그러던 나의 '화려한 시절'은 언제 돌아올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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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04-08-1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려한 시절 그리워하는 게 저랑 비슷하구만요... 아이키우는 거 참... 사람을 지치게 하죠... 최고의 노동인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러시잖아요, 아이를 보느니 콩밭을 매겠다구. 저는 아직 하난데, 일이주일에 한번 어머니가 오시거나 제가 친정에 가죠. 둘이라 더 힘드시죠. 힘내세요. 이 말밖엔 없네요.
     

    이제는 좀 한가한 마음으로 생활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휴~~~~~~~

    정말로 이렇게 한 숨 돌릴 틈도 없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관심있는 대화 한 마디 할 시간도 없다니!

    내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많은 아이들 앞에서 떠들고 있는 것인지... T.T

    시험 문제 내고, 수행평가 채점하고, 이제 전학 간 아이 서류 챙기고, 또, 또, 또...

    이런 모습은 너무 싫다.

    아이들하고 생일잔치도 하고, 사진도 찍고, 비빔밥이라도 좀 비벼먹고,

    하다못해 초코파이라도 먹고, 게임이라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정말로 정말로 시간이 없다. 아니, 마음이 여유가 없겠지.

    6월 초에는 연구수업만 끝나면 아이들에게 좀더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아이들하고는 서로 '말따먹기'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점수를 잘 받으려고, 우리 반 소개하는 글을 써오면서 끝에 "우리 담임 선생님은 예쁘다"라고 써 오는 남학생 두 놈(영호, 찬기)이 정말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보면 끔찍~~~하지만...

    확실히 남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엉뚱한 면이 있다는 걸 실감한 거다.

    내가 여학교에서 5년 있었지만 빈 말이라도 이런 말을 써 오는 여학생들은 없었다.

    모두들 자신들이 예쁘다고 썼으면 썼지...

     

    1학기를 잘 마무리 하고.

    문집 만드는 작업도 초벌 작업이라도 해야될텐데.

    행동으로 빨리빨리 못 옮기는 내가 좀 너무 답답하게만 생각된다.

    언제쯤 아이들에게 '시작'하자고 말을 할련지...

    아이들에게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나 혼자 끙끙대는 나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주말은 정말로 마음이 홀가분하다.

    사소한 문제로 선생님들 몇 분에게 실망을 하긴 했지만

    이젠 그만 투덜대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까지도 그렇게 조금씩 손해보면서 살았는데

    뭘 그렇게 유난떨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누가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굴뚝같다.

    누군가 한 명 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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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느티나무 > 학교는 미쳤다2-어떤 미학


    어떤 미학 (박시백의 그림 세상)

     

    - 느티나무 님의 서재에서 퍼왔습니다.

      며칠 전 수업 중간에 학생부장이 들어와 아이들 머리(귀 밑머리)를 싹둑! 자르는데 좀 섬뜻했습니다. 물론 머리가 많이 잘린 건 아니었지만 이 답답한 현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결국 한 아이가 저에게 "선생님! 제가 써클렌즈 뺐기는 거 보니까 고소하죠?"하는 말을 듣고, 종례 시간에 끝까지 말을 안 듣는 그 아이를 크게 혼내면서 그 날 내내 씁쓸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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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느티나무 > 스승의 날

    스승의 날

    - 양정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몇번인가
    있어졌다 없어졌다 또 있어진
    옆구리 찔러 절 받기
    참 낯간지러운 스승의 날
    꽃 한송이 달아주고 아이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노래
    너무나 어색해서
    죄인처럼 저절로 고개가 떨궈지네
    삭막한 교무실에도 이 날만은 꽃이 넘쳐나
    값비싼 카네이션꽃들
    꽃 꽂을 꽃병도 컵도 더이상 없어
    책상 위에 그대로 말라비틀리던가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비우고 물 담아
    듬뿍듬뿍 꽂아두기도 하네

    아이들이 코묻은 제 용돈을 모아 사오는
    어른에게는 별로 소용 닿지도 않는
    장난감 인형들, 거울, 지갑, 손수건 같은 눈곱 같은 선물들
    살가운 계집애들이 예쁜 편지지에 적어 보낸
    선생님 은혜 어쩌구 달콤한 몇마디에
    잠깐 눈시울 붉히고 가슴까지 젖어드는 선생님들
    고등학교 갓 입학한 애들이
    떠들썩 떼지어 찾아오면
    짜장면을 시켜주고
    식성좋게 먹어대는 아이들
    대견한 듯 물끄러미 바라보네
    오늘 교내 식당에서 특별 점심으로 먹은
    우리 봉급에서 제해야 하는 수입 소고기국
    교장선생님이 자비로 내셨다는
    500원짜리 바나나 한 개씩의 간식
    온통 하루뿐인
    한없이 허전하고 쓸쓸한 이 북새통

    * 스승의 날이다.

    '느티나무' 님의 서재에서 퍼온 양정자님의 시이다.

     

    새로 옮긴 학교에서 맞는 첫번째 스승의 날이다.정말 양정자님의 말이 딱 들어맞는 너무나도 허전하고 쓸쓸한 '스승의 날'이다.

    그나마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스승의 날 교내 백일장을 열었는데 글감이 너무 형식적이어서 마음에 안 들었다. 다양한 글감으로 다시 바꿔줘서 아이들이 진지하게 열심히 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 그걸 올 연말에 부지런히 작업해서 어엿한 문집으로 꼭 만들어주고 싶다!!

    그러면 우리가 다시 만나는 그 어느 날, 더 가까워진걸 반드시 확인할 수 있겠지. ^^;;

    아이들이 날 좀더 가깝게 생각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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