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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US LIVE 93
지구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이승철은 앨범을 하나 낼 때마다 거기 맞춰 라이브 음반을 꼭 한 장씩 냈는데(적어도 5집까지는 그랬다) 그러니까 이 음반 [Serious Live '93]은 그의 3집 [방황]에 대한 라이브 음반이다. 그리고 15년간의(86년 부활 1집~01년 6.5집) 그의 목소리를 들어온 내가 최고로 꼽는 그의 라이브 음반이다. 무엇부터 얘기해야 할까... 일단 커버부터 죽이지 않는가 -_ㅠ)b
이승철은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비와 당신의 이야기', '희야', '마지막 콘서트'(원래는 '회상 3'), '슬픈 사슴', '회상 1' 등 부활(정확히는 김태원)의 곡을 리메이크하는데, 이게 대히트를 하면서 이 곡들은 부활이 아닌 이승철의 곡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다. 이 음반에도 이승철의 공연 주 레퍼토리인 '마지막 콘서트'와 '희야'를 비롯해 원래는 메탈 발라드였던 '비와 당신의 이야기'와 시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슬픈 사슴' 등 총 4곡의 부활 곡이 들어있다. 김태원의 걸걸한 코러스(?)와 특유의 흐느끼는 듯한 기타 연주는, 이승철만의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애절한 발라드로 재창조되어 흐른다. 특히 '슬픈 사슴'의 라이브는 다른 어떤 음반에도 실려있지 않기에 더 소중하다.
이외에 당시 주 레퍼토리였던 두 곡이 들어있다. '이 순간을 언제까지나'와 '발레리나 걸'. 둘 다 2집에 수록되었던 경쾌한 곡이다. '발레리나 걸'은 음반 낼 때마다 편곡은 물론 가사까지 심하게 바뀌던(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곡인데, 이 93년 라이브 버전이 그 여러 버전 중 최고로 멋지다. 스트레이트한 편곡과 현장감이 생생히 느껴진다.
나머지는 3집 수록곡들로, 손무현 작곡의 '추억이 같은 이별'이나 한국식 RnB 발라드 메이커의 대부 하광훈이 쓴 '넌 또다른 나'와 같은 주옥같은(식상한 표현이지만-_-) 발라드곡들과, 업템포의 '방황'(표절시비에 휘말렸던 3집 타이틀곡), '검은 고양이', '가까이 와봐' 등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곡들은 스튜디오 앨범에 비해 사운드가 좀 빈약한 티가 나긴 한다. 3집 수록곡 중에서 빠진 유일한 곡 '나의 하루'는 4집에 대한 라이브 [Secret Live '95]에 실리게 된다.
이 음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트랙 '마지막 콘서트'이다. 관중들의 아쉬움, 환희, 격정이 소름끼칠 정도로 전해져 온다. 내가 몇 년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분명 여기에 끼어있었을텐데... 아쉽게도, 다른 몇몇 곡에서와 같이 관중들의 환호를 오버더빙한 흔적이 살짝 느껴진다.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드라마틱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했으리라 생각한다.(2005-10-17, 필유)
덧: 그리고 아무리 품절된 음반이긴 하지만, 알라딘에 있는 트랙리스트는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 올바른 트랙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01 Include Video |
02 Good Eveing |
03 비와 당신의 이야기 |
04 희야 |
05 이 순간을 언제까지나 |
06 슬픈 사슴 |
07 가까이 와봐 |
08 발레리나 걸 |
09 방황 |
10 후회 |
11 추억이 같은 이별 |
12 넌 또다른 나 |
13 검은 고양이 |
14 마지막 콘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