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ol (20 Bit Remastered)
M2U Records / 197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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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ol]은 Jackie Leven이라는 스코틀랜드 사람이 John St. Field라는 가명으로 1975년에 발표한(녹음은 73년) 음반이다. 역시나 초-희귀반이라는 소문이 있다. Jackie Leven이 1950년생이니까 23살 때 만든 음반이라는 얘기인데,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깔끔하고 어떤 면에서는 완숙한 음악을 들려준다. 이 음반 이후로도 활동을 계속 했고(지금도 한댄다) 음반도 여럿 냈는데, 글쎄 거기까진 들을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겠고.

 

장르를 따지자면 애시드 포크-록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리듬 섹션이 거의 전곡에 들어가 있어, (최악의 경우) 재미는 없을지언정 지루하지는 않다. 프로그레시브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조금 있는데, 10' 45"짜리 대곡 #3 The Problem과 이어지는 #4 Dune Voices(제목처럼 황량한 사막의 바람소리가 들리고 그 위에 신비스런 목소리가 깔린다) 같은 곡은 나름대로 실험적인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추천곡은 #1 Soft Lowland Tongue. 적당히 멜랑꼴리하게 진행되는 곡으로, 우리네 정서에 잘 맞는 곡이다.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수수께끼 같은 가사를 잘 이해할 수 없어 조금 아쉽다. (가사가 들어있긴 한데, 읽어봐도 도무지 무슨 얘기인지 알 수가 없다... OTL)

 

M2U가 완전 자체적으로 복각한 건 아니고, 75년 원판을 냈던 Cooking Vinyl 레이블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은 경우인데, 그래서인지 별도의 한글 해설지는 들어있지 않다. 그리고, 수기(手記) 1000장 한정판이기도 하다. 일단 #1을 한 번 들어보고, 취향에 맞는다면 아마 계속 듣고 싶어질테고, 그러면 사고 싶은 충동이 자연히 생기게 될지도. 처음 들을 땐 싱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음반이다.(2005-10-19, 필유)

 


추가(08-9-11): 마지막 곡(#9) 번역 및 감상은 다음 포스트에서.

http://feelyou.tistory.com/entry/고사리-덤불-속에-잠들다


M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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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st Century Modern
Elektra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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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a Tei를 한참 듣고 있던 2000년에만 해도 그의 음반을 구하기는 꽤 어려웠는데,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서(?) 그의 전 앨범을 다 구할 수가 있게 됐다. 게다가 [Sweet Robots against The Machine] 같은 음반(정규 앨범인지는 모르겠다만)은 국내에 라이센스까지 됐고 말이다(여담이지만, SM에서 들여온 이 음반은 사실 조금 지루하다).

 

어쨌든 사람마다 취향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Towa Tei의 음반 중 한 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 역시 [Last Century Modern]에 한 표를 던지겠다. 1집에 가까운 트로피컬한 정서, 그러니까 보사노바랑 라운지 분위기도 살짝 드는 이 느낌이 아무래도 귀에 잘 와닿기 때문이다. 특히 A Ring(#2) 같은 곡은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곡으로, 일단 상당히 재미있다. 독특한 창법의 Chara가 부르는 보사노바 Let Me Know(#10)는 당시에는 정말로 좋아했던 곡이다. 이 곡 때문에 Chara에 잠깐 빠져서 그녀가 등장하는 이와이 슌지의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도 구해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외 흑인적 감성에 그만의 비트를 합쳐놓은 Angel(#3)이나 Butterfly(#4) 같은 곡도 좋고, 제목부터 어딘가 에스닉한 Stretch Building Bamboo(#7)는 [Sweet Robots against The Machine]에서 마음껏 선보인 류이치 사카모토 풍의 에스닉 일렉트로니카를 잠깐 맛볼 수도 있다.

 

현재의 세련된 일본풍 라운지 음악에 익숙한 사람에게 굳이 현 시점에서 꼭 사서 들으라고 할 음반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라운지 음악이 나올 수 있게 해준, 일본 일렉트로니카 씬에 큰 영향을 남긴 거장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류이치 사카모토와 함께 꼭 들어야 하는 뮤지션이 Towa Tei다. 굳이 그의 본명이 정동화라느니 교포 3세(?)라느니 음악과는 상관없는 얄팍한 상술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그래서 나는 SM이 싫은 거다). (2005-10-10,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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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or (오우더)
없음 / 19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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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넷의 박준흠 씨가 그랬었다:

"분명히 코코어의 이번 음반(2집을 말한다)은

 노브레인의 [청년폭도맹진가], 스위트피의 [Never Ending Stories]와 함께

 2000년 한국 대중 음악계가 배출한 최고의 음반"이라고.

 

분명 2집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2집 얘기는 다음 기회에)

홍대 앞의 너바나라고 불리던 코코어의 진짜 얼터너티브록을 듣고 싶다면,

2집보다는 이 1집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고3 때 어느 밤(비가 왔던 것 같기도) 라디오에서 나온

'비오는 밤'(히든트랙)을 듣고 완전 반해서는

몇 개월 후 대학 올라와서 찾아 헤매다가 홍대에서 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한 곡만 테이프에 녹음해서 1년간 지치지도 않고 귀에 꽂고 살았다.

 

이 음반이 어디가 어떻게 좋고 뭐 그런 얘기는,

조금만 검색하면 쏟아져나올 테니 생략하겠다.

 

원래는 마이컬렉션 업뎃하다가 이 음반이 눈에 들어왔고,

그러자 지금은 구할 수조차 없게 된 이 명반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지더라,였다는 얘깁니다;

 

구할 수 있다면, 꼭 사십시오.

아마 엠피3 구하기도 어렵겠지만 훗훗;

 

 

 

사실 이때까지 살면서 어렵사리 구한 6,70년대 희귀음반들도

나름대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긴 하지만,

그런 음반들 몇십 장보다도! 이 97년에 나온 한국 인디음반 한 장이

나에게는 더 소중한 보물이다.

 

그리고 100% 객관적으로 보아도 조금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이 음반은 비단 나에게만 보물이 아니라,

한국의 인디씬 혹은 홍대씬의 그 찬란했던 출발과,

그곳의 뮤지션들이 도달할 수 있었던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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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gic theatre
Garden Of Delights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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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말 영국에서는 Cream 등의 헤비메탈 밴드가 등장하며 록 음악에서 드럼이 솔로 악기로 부상하고 있었지만, 독일(이 밴드는 스위스 출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권 프로그레시브록은 여전히 키보드와 기타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Garden of Delights의 카탈로그를 뒤지던 중 발견한 이 Drum Circus라는 이름의 밴드는, 드럼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레시브록을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을 자극했다. 게다가 밴드의 리더 Peter Giger라는 사람은 드럼의 대가이라고 불리웠다고 하며, Brainticket의 멤버 2명이 참여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로웠다.

 

타이틀곡인 #1 Magic Theatre은 21분이 넘는 대곡으로, 몇 개의 소주제부로 나누어지는 구성 속에서, 과연 다양한 타악기(참고로 드러머가 3명)의 리듬을 즐길 수 있는 곡이다. 하지만 드럼이 솔로 악기로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오르간과 플룻, 시타, 색소폰 등이 함께 등장하여 음악을 이끈다. 인상적인 몇 개의 부분이 있는데 먼저 6분경 등장하는 시타와 보컬은 전위적이면서도 상당히 동양적인 명상음악의 색체를 더한다. 이어지는 9분 이후의 색소폰이 리드하는 즉흥 연주는 곡의 절정이라 볼 수 있는 부분으로, 3명의 드럼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물론 헤비메탈의 에너지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언급한대로 당시 프로그레시브록씬에서는 접하기 힘든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끝으로 17분 이후 피아노와 베이스의 인터플레이 위에 색소폰과 드럼 브러싱이 추가되는 부분은, 후반에 난입하는 보컬을 제외하면 거의 재즈에 가깝다. 기타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재즈적인 면모가 음반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나머지 트랙들은 상대적으로 다소 평범하고 짧은 곡들이다. 먼저 #2 Now It Hurts는 시타와 보코더 비슷한 이펙트가 걸린 여성 보컬(Carole Muriel)이 반복적인 가사를 주술적으로 읊는(?) 곡으로, Brainticket의 1집 [Cottonwoodhill](1971)의 대표곡 Brainticket이 떠오르는 곡이다(참고로 Carole Muriel은 Brainticket의 1집이 아니라 3집 [Celestial Ocean](1974)에 참여했다). 하지만 Brainticket에 비하면 강도는 많이 떨어지는 편. #3 Papera는 재즈로 봐도 무방하고 #4 La-Si-Do는 타악기와 남성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곡. #5 Groove Rock은 곡 제목대로 재즈록에 가깝다. 리듬 섹션이 특히 돋보이는데, 8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꽉 찬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6 All Things Pass 역시 재즈적 편곡 위에 록적인 보컬이 실린 곡.

 

이상 살펴본대로, 이 음반은 예상했던 만큼의 '드럼만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레시브록'은 아니고, 드럼, 퍼커션이 강화된 재즈록 정도이다. 여기에 [티벳 死者의 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가사의 주술적인 보컬(읊조림), 그리고 시타와 여러 타악기의 사용으로 환각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완전 뿅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Amon Duul이나 Brainticket 1집을 듣는 게 낫다 하겠다.(2005-10-3,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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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um Circus - Magic Theatre (1971)
    from Laconic P 2008-05-04 00:01 
    스위스의 싸이키델릭 록 밴드 Drum Circus의 유일작. 71-72년 활동하였으나 발매되지 못하고 2003년 독일의 'Garden of Delights'에서 최초 발매가 된 팀으로서 싸이키델릭, 프리재즈 그리고 라가씬이 적절히 혼합된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활동이력에 비해 빵빵한 세션을 거느리는데 스위스의 싸이키델릭 록 밴드 'Brainticket'의 멤버가 둘이나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밴드명 답게 다수의 퍼거션이 등장하며 시종일관 타악이 전..
 
 
 
Homo Sapiens (20 Bit Remastered)
M2U Records / 197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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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엠피3으로 들었다. 그리고 웹에는 정보가 거의 전혀 없었다. 씨디 속지에 김기태 씨의 해설이 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다행히도(?) 음악이 내 취향은 아니라서 구매계획은 없음. 지범님께서 씨디를 사셨다고 하니, 제대로 된 리뷰가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쿨럭;

 

먼저 포르투갈에서 1976년에 나온 음반이라는 다 아는 사실일테고, 3인조 주축 멤버(이중 하나가 커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에 8명이 게스트로 참여한 앨범이라고 한다. 그 8명중 5명이 보컬을 맡아, 성가풍의 풍성한 코러스를 들려주고 있다. 몇몇 곡에서는 나레이션이 주를 이루며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카피에도 써 있는 이야기지만, 핵버섯을 그린 커버 그림과 인류를 뜻하는 타이틀 homo sapiens, 그리고 무엇보다 #3 히로시마(스펠링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로부터, 이 컨셉트 앨범이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멸망을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가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이상 음악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플룻, 색소폰 등의 악기도 포함되어 있어서 심포닉록적인 느낌도 약간 있고 재즈록적인 느낌도 아주 약간 들긴 하는데, 그다지 비교할 만한 음악이 떠오르지 않는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고, 연주나 보컬이 빼어나다고도 볼 수 없다. 다만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코러스를 이용한 기묘한 분위기만이 인상적이다. 물론 복잡한 곡구성이나 즉흥적인 연주 같은, 이른바 프로그레시브적인 요소가 발견되긴 하지만 유럽권 밴드들의 음악 수준에 필적할 정도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어딘가 부족하면서도 희한한 매력을 가진 음반인데, 개인적으로는 M2U에서 나온 많은 음반 중에서 메리트가 상당히 부족한 음반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2005-9-30,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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