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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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시간이라면 기다릴 수 있다. 일 년 뒤, 혹은 오 년 뒤라도. 그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릴 수 있다. 일상을 보내다가 하루가 또 지났어, 그 날이 가까워졌어, 하는 마음으로 매시간을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기약없는 날이라면 달라진다. 희망이 없다는 게 뻔히 보이는데 매일을 어떻게 보내야할까. 그리고 내가 기다리는 날이 사랑하는 사람이 내곁에 돌아올 날이라면. 아니,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나는 대체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여자는 이중종신형을 받고 감옥에 갇힌 남자에게 편지를 띄운다. 이중종신형이란,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살았던 나이만큼 그 시신을 감금해 놓는다는 가혹한 형벌이다. 그녀와 그는 결혼한 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면회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녀는 그와의 결혼을 신청하지만 번번이 기관으로부터 거절 당한다. 그녀는 바깥에서 자신의 일상을 살면서 그에게 편지를 쓴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 그녀 주변의 일상을 담는다. 매번 다정한 호칭으로 그를 부르며 편지를 시작하고 또 매번 당신의 아이다, 라고 편지를 끝맺는다.


당신의 아이다. 


내 이름앞에 붙는 '당신의' 란 말이 이토록 무게가 느껴지는 단어였다니. 이 소설에서 나는 처음으로 깨닫는다.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붙이는 말이 아니다. 그녀에겐 진심이다. 그녀는 바깥에 있으면서, 감옥에 갇힌 그를 생각하며 당신의, 를 붙인다. 이런 그녀의 진심은 그에게 보낸 편지마다 묻어나지만, 그녀의 그 깊은 마음은 보내지 않는 편지에서 더 드러난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마음과 다정한 일상은 그에게 보내지만, 아팠고 고통스러운 일들, 그로 하여금 같이 괴로워하게 만드는 일에 대한 편지는 보내지 않는다. 



남자의 답장은 이 책에 실려있지 않다. 그녀의 편지들만으로 읽어보건데, 그녀는 그로부터 답장을 받는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건 그녀의 편지이고, 그녀의 편지뒤에(그녀가 양면으로 쓰질 않아서) 그가 적어둔 메모이다. 야속하게도 그 메모에서는 다정한 언어를 발견할 순 없다. 그는 여전히 감옥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저항을, 대화를, 혁명을 기록한다. 그 메모는 그 자신의 것이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외침이기도 하고, 그녀에 대한 속삭임이기도 하다. 그 메모는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하다. 그 메모는 그녀로부터 받은 편지로부터 파생된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하루, 그는 단 한 줄의 짧은 메모를 그녀의 편지 뒤에 적어둔다. 바로 이런 메모를.





아. 그는 메모에 그녀에 대한 사랑을 속삭인 적이 없다. 그녀에게 직접 전해지는 편지에 그가 어떤 말을 적어두었던간에, 메모로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단 한 줄은 그동안의 메모와 다르다. 이 메모는 그녀가 볼 수 없다. 이 메모는 그녀의 귓가에 그가 속삭이는 말이다. 이건 그녀에게 전해지는 편지가 아니다. 이건, 그녀가 옆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일 매시간을 감옥에서 보내는 그가, 온전한 자신의 마음으로 적은 것이다. 그녀가 알 수 있을까? 이걸 적어두는 그의 마음을. 어느 한 밤에 그에게 잘자라고 속삭였음을, 그녀가 죽기전까지 알게 될 날이 올까?




그녀가 그에게 보낸 편지에 그려진 손 그림들과 문장들 그리고 행간들. 그의 메모와 여백 그리고 보낸 마음과 보내지 못한 마음까지, 꾹꾹, 진심이 눌러 담겨져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에 꽂아넣기도 아쉬운데, 그러나 책장에 꽂힌 순간 내 책장이 진심 가득한 마음으로 꽉 차게 된 것 같아 뻐근해진다.




좋은 소설이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런 소설을 쓸 수는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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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1-27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의 너에게" 라고 시작되는 편지를 받았던게 생각이 나네요....
눈물로 글씨가 번지고, 다시 또 꺼내 볼때마다 다른 눈물 자욱을 남기던 그런 편지.

날이 정말 많이 춥네요. 칼칼한 부대찌개에 소주한잔이 아침부터 간절합니다.

다락방 2012-11-27 11:3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 마지막을 '당신의' 로 맺고 싶어졌어요.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마음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이 책은 마중물님이 읽으시면 엄청 좋아하실 것 같아요. 이 책 꼭 읽어보세요, 마중물님. 정말 좋아하실거에요. 사랑이 가득한 다정한 편지와 저항과 혁명의 메모를 같이 읽을 수 있어요.

소주라니, 하아, 저도 한 잔 하고싶네요.

아무개 2012-11-27 15:04   좋아요 0 | URL

올해는 그만 지르겠다는 결심을 한방에 무너뜨려 주시는 다락방님....미워횻!!!!!!!!!!!
땡스투 날리고 장바구니로 ~~.^^

아 근데 저 지금 사랑이야기 읽으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한방에 훅' 갈수 있는데 .....
위험하다구요. 들불앞에 바싹 마른 갈대마냥 휘청이고 있는데 말이죠 ㅜ..ㅜ

다락방 2012-11-27 17:2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그저 사랑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중물님. 마중물님이라면 이 책을 아주 잘 읽고 좋아하실 것 같아요. 읽으시면 알게 될 겁니다. 제가 왜 그랬는지를. 하하하핫. 이 책을 추천하는데 있어서 저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습니다. 부끄럽지 않아요. 걱정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오늘 야한생각을 좀 했어요, 마중물님. 일하기에 곤란할 정도로 그 생각에서 도무지 빠져나와지질 않아요. 살려주세요. ㅠㅠ

아무개 2012-11-28 08:41   좋아요 0 | URL
헉.'야한 생각'이요?
생각이 너무 많아 곤란하시다면 흠........
행. 동.으로 옮기셔야죠!!!!!!!!!! 음화화화화~

다락방 2012-11-28 13:15   좋아요 0 | URL
저도 행동으로 옮기고 싶습니다만...............하아...........................orz

레와 2012-11-2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반적인 너무나 평범한 단어가 의미를 갖기 시작하는 순간도 사랑이겠지.
나도 그런 단어가 있다우. ^^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지며 벅차오르네..)

다락방 2012-11-27 11:39   좋아요 0 | URL
나는 꽤 변덕이 심한 사람인가봐요. 분명 어느순간 그런 단어들이 존재했다가 종국에는 사라져버리고 마는것 같아. 의미가 퇴색된달까. 그런 단어를 간직하고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 같아요, 레와님.

이 책 읽으면 가슴이 뻐근해져요. 놓치지 말고 읽도록해요!

치니 2012-11-2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오랫동안 보관함에 묵혀 놨던 책인데, 다락방 님 리뷰 읽으니까 당장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다락방 2012-11-27 12:57   좋아요 0 | URL
읽으세요, 치니님. 읽으세요. 이 책은 치니님도 좋아하실 책입니다!!

dreamout 2012-11-2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아주 많이 좋아하는 소설예요. 이런 여성이라면 결혼이란 허튼 짓도 감행해 볼만 하겠다. 라고 생각했더랬죠.

dreamout 2012-11-27 13:10   좋아요 0 | URL
좋아하지만 남들은 잘 모르는 책인데 다락방님이 글을 써 주시니 엄청 반갑네요.

다락방 2012-11-27 13:16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저는 이 책을 궁금하던터에 중고샵에서 구입하면서, 읽고 팔아야지, 라고 내심 생각했었는데 어찌나 좋던지 책장에 꽂힌 책이 되었어요. 꽂으면서도 간혹 들추어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조만간 다시 한번 읽으리라고도 결심했어요. 저도 이 책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드림아웃님.

하루 2012-11-2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읽고 싶었던 소설인데, 이번에 다락방님 덕분에 정말 읽게 될거 같아요 :)

다락방 2012-11-28 13:14   좋아요 0 | URL
하루님도 좋아하실거에요. 저도 꼭꼭 씹어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나는 페이퍼를 우울하게 끝맺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 영화를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한다. 이 영화를 끝에 놓으면 페이퍼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울해질 것이고, 그 우울함만이 기억에 남을것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보았을 때처럼. 그러니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그러고싶지 않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 내 결론은 하나였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는, 차라리 혼자인 게 속 편하다고. 차라리 혼자였으면, 차라리 혼자였다면.

 

혼자였다면 남자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데도 억지로 술 권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고,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겠다며 입술을 들이미는 이사장에게 저리 꺼지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여자는, 옳지 않은 일인줄 뻔히 알면서도 불법적인 약을 환자들에게 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여자는, 자신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징글징글한 노인에게 안된다는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을 것이며, 거기다 대고 치욕스럽게 통장은 저에게 맡기시는 거에요, 따위의 말을 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자신의 몸만 건사하면 된다. 혼자였다면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없어진 자식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고, 혼자였다면 딸아이의 몸에 그려진 낙서 때문에 오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혼자였다면 뺑소니 사고로 감옥에 들어간 남편을 찾아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그러나 남자도 여자도, 다시 말하지만 이 엿같은 세상에서,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배우자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사이에 딸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더러워도 살고 있다. 고통은 끊임이 없고 절망은 끝나지 않는다. 혼자였다면 내 자존심을 갖다 내동댕이 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혼자였다면 세상이 나를 패대기칠 때 더러워서 안해, 라며 침을 퉤- 뱉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눈물 흘리고 빌고 애원해야한다. 밑바닥까지 밑바닥까지 하염없이 내려갈수밖에 없다.

 

이들에겐 유머가 없다. 웃음이 존재할 순간이 없다. 신념대로 살고 싶고 자비롭고 싶지만 그들만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우울하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오니 세상은 온통 잿빛이었고, 씨양, 영화보러 들어갈 때보다 더 추웠다. 혹독한 계절이었다. 가을이든 겨울이든, 그걸 뭐라 부르든 혹독했다. 밝고 샤방샤방한 걸 보고 싶다고, 거리의 화려함과 젊은이들의 활력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유독 내가 걷는 거리엔 사람이 없었고, 나와 친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신촌에서 을지로까지 걸었다. 한 시간 반을 걸었고, 더럽게 추웠고, 종아리는 당겼고, 발바닥은 욱씬거렸다. 지쳤다.

 

 

 

 

 

 

분명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푹 빠졌던 때가 있었다. 트와일라잇 영화를 두 번씩이나 보고 DVD 를 사고 OST 를 틀어놓고 에드워드를 꿈에서 만나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대체 이 시리즈를 왜그렇게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도 의리때문에 마지막 시리즈를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책에서 결말이 엄청 시시했기 때문에, 영화도 분명 시시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오, 이 영화는 상당히 똑똑했다. 그 시시한 결말을 바꾸지 않은채로 시시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런 방법을 쓰다니, 정말 똑똑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사람 얼굴을 CG 로 처리한 건 깜짝 놀랄만큼 실망스러운 영상이었지만;;-맙소사!-, 그동안 뉴문이나 이클립스에 대해 실망한거에 비하자면 오, 이 영화는 그중 나았다. 그래도 트와일라잇만큼 좋지는 않았는데, 이 영화의 마지막, 에드워드와 벨라가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는 장면에서는 하아- 마음이 흐물거렸다. 그래, 그랬었지. 그렇게 시작을 했었어, 하면서. 게다가 영화 내내 영화음악은 또 어찌나 좋던지! 나는 이 영화의 OST 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때문에 몽글몽글한 기분이 되어서 그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안녕, 에드워드. 안녕, 벨라. 그리고 안녕, 제이콥. 나는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시리즈가 기억에 남을만큼 대단했다거나 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에드워드에게 한 때 흠뻑 빠져있었단 사실만큼은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지금도 그런데, 아마 시간이 더 흐르고나면, 피식- 웃겠지. 아이쿠야, 그때 내가 왜그랬을까, 하고.

 

 

 

 

 

 

 

그래, 이 영화를 마지막에 두어야 한다. 이 영화를 얘기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읭?)

 

나는 십대시절, 모두가 홍콩 영화에 빠져 홍콩 배우들의 이름을 들먹일때, 아이들이 유덕화와 장국영의 책받침을 들고 다닐때,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헐리우드 배우들을 사랑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도무지 홍콩 영화는 이해도 잘 안되고 재미도 없는거다. 유덕화를 좋아하고 잘생겼다고 하는 아이들에게도 심드렁했다. 뭐가 잘생겼단거야? 하면서. 나는 그당시 패트릭 스웨이지를 좋아했고 탐 크루즈를 좋아했다. 케빈 코스트너를 좋아했고 키에누 리브스를 좋아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감탄했다. 세상에. 유덕화...이렇게 잘생겼었어? 아니, 잘생겼다는 표현은 어딘가 좀 저렴하게 느껴진다. 충분하지 못한 표현이다. 유덕화가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었습니까?

 

이 영화는 만약 피곤한 상태로 본다면 졸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지루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것 같다. 두시간을 거의 꽉 채우는 영화인데 클라이막스라고 할 것도 없고 요란할 것도 없다. 그저 조용히, 남자와 오래 함께하던 식모는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옆에 있어준다. 영화속에서 유덕화는 엄마보다도 더 자신의 곁에 있어줬던 식모(가정부라고 해야하나)에게 어찌나 살갑게 대하는지, 대부분의 보통 남자들이 연인을 대하는 것 보다도 유덕화가 가정부를 대하는 게 훨씬 더 로맨틱하고 근사했다. 그는 영화의 제작자인데 시사회에 그녀를 초대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다. 그녀를 길 안쪽에 걷게 하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아 뒷짐을 진다.

 

 

 

 

 

 

캐쥬얼한 옷을 입고 가방을 둘러멘 유덕화도 멋지고 양복을 입은 유덕화도 멋지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다정한 그가 멋지다. 배려하고 사려깊고 매너있는 그가 정말이지 근사하다. 이 따뜻한 드라마보다도,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극중 유덕화에게 너무 반해버려가지고 이 영화가 좋았다. 물론 영화도 간혹 뭉클하게 하지만, 어쨌든 유덕화에게 쑝갔다는 얘기.

 

그간 나는 유덕화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그는 그런데 대체 몇 살이지? 하는 궁금함에 구글창에 그의 이름을 넣어봤다. 헐. 헐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나는 헐, 이란 말을 쓰기가 싫은데. 그런데 그냥 헐, 밖에 안나와. 그러니까 그는 1961년생이다. 1961년생이면...몇...살입니까? 아니, 그런데 왜이렇게 멋집니까? 멋진 남자는 나이 들어도 멋지군요. 멋진 여자도 그럴테지요. 계속 멋지게 늙어갈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멋진겁니다. 히융. 그 커다란 손으로 내 손을 한 번 만 잡아주세요,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저 거리를 유덕화와 손잡고 걷는다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가슴이 벅차오르겠지. 나는 이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랄거야. 흑흑. 주말 내도록 유덕화 생각 뿐이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 무한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요즘 나는 뒤늦게 무도빠가 되었다), 나는 다시보기로 지지난주 못친소를 보았다. 그랬더니 오늘 꿈에 유재석이 나왔다. 꿈에서 나는 무한도전 멤버였고 올림폭공원에서 멤버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그런데 시민 한 명이 유재석에게 뭐라고 해서 유재석이 화나고 실망을 했다. 나는 신참 멤버였는데 유재석의 옆으로 가서 유재석을 달래줬다. 위로를 해줬다. 유재석의 아내는 (꿈에) 임신을 했다고 했다. 나는 유재석을 위로하면서 손을 잡고 걸었다. 유재석은 나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자신에게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림픽공원은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우리는 손을 잡고 꽤 오래 걸었고, 그래서 스캔들이 났다. 그렇지만 손잡은 거 가지고 스캔들 나 봤자지, 뭐 이런 생각을 했던것 같은데 알람이 울렸다. 유덕화와 손잡고 싶다는 생각만 내내 했더니 유재석하고 손잡는 꿈을 꿨다. 어쩐지 웃기지만 또 어쩐지 슬프고 불쌍하기도 하네...orz

 

 

 

아, 나 책 이야기도 할 게 많은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져 버렸다. 여기서 뚝- 끊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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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 2012-11-2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국영(ㅠㅠ)은 좋아했지만 유덕화는 참 별로였는데, 나이를 먹은 유덕화는 매력있네요.
부담스럽기 그지 없던 기름진 느낌(?)이 부쩍 줄어든 것도 같고...
멋진 사람도 멋지게 늙기는 쉽지 않은데, 유덕화가 늙을수록 멋있어지는 게 놀랍습니다^^

다락방 2012-11-26 11:0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어쩐지 기름기가 느껴져서 유덕화는 좀 별로였거든요. 곽부성도 별로..그런데 나이 든 유덕화는 근사하더라구요. 꽤 멋있어졌어요. 예전처럼 기름기가 느껴진다거나 하질 않아서 쑝 갔어요. 저도 멋지게 늙고 싶어요. 흑흑.

레와 2012-11-2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내내 케이블에서는 트와일라잇 특집이였어요. 다 본건 아니고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던1까지 조금씩 봤는데, 이유 없이 그냥 다 좋더라구요. 그 영화들이 개봉하기 전 기다림도 생각나고, 보고나서 형편없었던 연출에 짜증부린것도 생각나고.. 이번에 개봉한 브레이킹던2는 다시 꼭 보고 싶어요. 강해진 벨라가 또 보고 싶어. 전투신도 그렇고. ^^

심플라이프도 챙겨 보고 싶어요. 이렇게 잔잔한 영화가 보고 싶은 날.
터치는 패스할래요. ㅡ.ㅜ

다락방 2012-11-26 13:49   좋아요 0 | URL
나도 강해진 설정의 벨라는 좋긴한데 그게 너무 CG 라서;; 그래서 확 애정이 생기질 않아요. 그런데 이번편에서 벨라가 울트라캡숑으로 예뻤던 듯. 크게 클로즈업된 마지막 화면세어 정말이지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심플라이프는 레와님이 보면 정말 좋아할텐데..정말 좋아할텐데...

하루 2012-11-2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덕화는 젊은 시절보다 요즘이 더 근사한 배우인거 같아요.
무간도부터 정말 홀딱 반했더라는.

다락방 2012-11-26 13:48   좋아요 0 | URL
젊었을 때도 그를 본 일이 거의 없고 요즘에는 그가 아직도 활동하는지조차 몰랐는데, 이 영화보고 완전 흠뻑 빠졌어요. 로맨틱한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서 뭔가 로맨틱한 영화 찍은거 없나 검색해보고 봐야겠어요. 흐흐

프레이야 2012-11-2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년이 되어 더 멋있어지는 배우들이 있는 것 같아요.
심플라이프, 이번주에 보려고 찜해둔 영화에요^^
터치는 여기선 상영이 끊겨 아쉬워요. 유준상 좋아하는데..ㅎㅎ

다락방 2012-11-26 13:47   좋아요 0 | URL
서울에서도 교차상영으로 종영했다는 신문기사를 봤었는데, 마침 신촌에 있는 극장에서 상영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보고왔어요.
심플라이프는 조용한 영화였지만 유덕화는 반짝반짝 빛이났어요, 프레이야님. 정말 멋진 남자에요. 흑흑.

Mephistopheles 2012-11-26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나 예지를 해보도록 하지요.

오늘밤 꿈에 다락방님은 류덕화와 함께 화이트 와인과 굴을 홀짝거리며 눈길을 마주하는 꿈을 꿀 것입니다.
(아 그렇다고 다락방님이 "식모"역활은 아니라는 건 강조합니다.)

다락방 2012-11-26 13:46   좋아요 0 | URL
꺅 >.<

식모여도 좋은데요? 식모인데, 뭐랄까, 신세경 삘나는 식모? 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망언 ㅋㅋㅋㅋㅋ) 유덕화와 저는 화이트와인과 굴을...함께 먹으며...눈길을 마주하며......그 다음엔요? (꼴깍) 제가...그러니까..어.....음, 그러니까, 어........아니에요. ☞☜

Mephistopheles 2012-11-26 23:48   좋아요 0 | URL
음. 다락방님의 댓글은 "돈 트라이 디스 엣 홈" 이군요.

치니 2012-11-2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금성무였는데. 그 당시에도 금성무 파는 그리 많지 않았어요.

터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그것만 봐도 너무 힘들어서 절대 보러가지 말아야지, 그랬어요. ㅠ 헌데 듣자 하니 이 영화의 배급이 몹시 어려운 처지에 있나 보더라고요. 에휴. 보러가지 말자고 결심한 제가 또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랬는데, 다락방 님 감상을 보니 또 차마 보러 못 가겠네요.

다락방 2012-11-26 13:43   좋아요 0 | URL
아, 금성무도 있었지! 저는 홍콩 배우를 정말 몰라요. 일본도 그렇고...이름 들어본 배우도 몇 안되고 얼굴하고 매치도 못시켜요 ㅋㅋㅋㅋㅋ

터치는, 어휴, 정말 힘듭니다, 치니님. 다른이들에게 보라고 감히 추천할 수가 없어요. 교차상영으로 말이 많아서 가급적 상영관에서 많은 분들이 봐주기를 원하고, 또 저 역시 그런 의도로 이 영화를 볼 마음을 먹었던건데, 보고나니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기가 망설여지네요. 휴..

비연 2012-11-2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플라이프..보고싶은 영화로 찜해둔 상태였는데...
역시나 보러가야겠네요...^^

다락방 2012-11-26 13:42   좋아요 0 | URL
유덕화에게 흠뻑 빠지실 겁니다, 비연님. 훗 :)

맥거핀 2012-11-26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촌에서 을지로는 걷기에 긴 거리인데..(전혀 연관성은 없지만, 저도 그 영화를 본날 신촌에서 홍대입구까지 걸어간 기억이 나는군요.) <심플라이프>도 보고 싶은데, 영화가 언제까지 걸려있을지 걱정이군요. 유덕화는 사진으로 봐서는 전혀 늙은 것을 잘 모르겠네요. 다작하면서도 꾸준히 이미지와 연기력을 보여주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12-11-26 13:42   좋아요 0 | URL
처음 걸어보는 거리여서 그렇게까지 멀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걷다가 중간에 멈추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끝까지 걸었죠. 제가 가야할 곳이 을지로 3가역에 있었거든요. 걷다보니 한시간 반을 걸었더라구요. 완전 지쳐서 널브러졌어요. 그런데 몸이 지치니 [터치]를 보고 우울했던걸 조금 잊을 수 있더라구요.

유덕화는 저도 예고편 봤을때는, 아, 내또랜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떻게 저렇게 멋지고 근사하게 그리고 전혀 나이들은것같지 않게 나이들 수 있는지 참 감탄이 절로 나와요. 유덕화가 나온 영화를 본 게 없어서 저도 이번참에 뭔가 하나 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moonnight 2012-11-2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이가 들수록 너무 아픈 영화는 못 보겠어요. ㅠ_ㅠ 터치도 그렇고 돈크라이마마도 겁나서 엄두가 안 남. ㅠ_ㅠ;;;

브레이킹 던 파트2는 저도 아주 간만에 게으른 몸을 이끌고 -_- 극장에 가서 봤어요.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 전투장면 참 잘 찍었죠? 저는, 트왈라잇 시리즈는 원작보다 영화가 더 나은 아주 드문 케이스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얼마전 로버트 패틴슨 인터뷰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트왈라잇에서 마지막 졸업무도회?에서 벨라랑 에드워드랑 춤추던 장면. 이라고 대답하더군요. 막 격하게 호응했다는.;; 다락방님도 그 장면 사랑하시잖아요. 저는 요즘도 그 장면 보면 막 눈물이 ㅠ_ㅠ;

다락방 2012-11-26 15:1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예요, 문나잇님. 책에서는 격투를 안하고 시시하게 끝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장면을 아주 제대로 살려냈더라구요. 책하고 결말이 어긋나지도 않게 말이지요. 오 똑똑하게 잘 찍었네, 했어요.
저도 그 무도회 장면 엄청 좋아해요! 양복 입은 에드워드한테 쑝가서. ㅎㅎ 그렇지만 제가 사랑하는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야구하는 장면이에요. 그때, 나쁜 뱀파이어들이 찾아왔을 때, 벨라 냄새를 맡잖아요. 그러자 컬렌가가 모두 으르렁 거리는 그 장면이요. 아우, 완전 그 장면은 볼 때마다 가슴이 떨려서 텔레비젼에서도 해주면 넋놓고 봐요. ㅋㅋㅋㅋㅋ

저도 돈크라이마마도 못볼것 같아요. 그걸 보고나서 제가 또 얼마나 망상에 시달릴지..아,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ㅠㅠ

2012-11-26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7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eamout 2012-11-26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대에서 시청까진 걸어봤는데.. 참 인상 깊다고 말할만한 꺼리가 전혀없던.. 거리였다는 것 밖엔 말할게 없네요. 영화의 내용과 날씨와 거리가 모두 왠지 어울린 듯.

다락방 2012-11-27 11:44   좋아요 0 | URL
제가 신촌쪽은 꽤 낯설어해서 잘 가지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더 그 거리가 을씨년스럽더라구요. 영화도 가뜩이나 우울했는데 ㅠㅠ
전 사람도 거리도 낯을 가리는것 같아요. 휴..

카스피 2012-11-2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안배우 유덕화도 이젠 자신의 나이를 찾아가는것 같네요.

다락방 2012-11-27 11:45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보면 여전히 동안인것 같은데요. 저는 30대 후반인줄로 알았어요. orz

마노아 2012-11-27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밤 꿈에 에드워드가 나왔어요. 내 옆에 누워 있었는데 내가 키스하려는 찰나에 깨었어요.
엉엉, 울고 싶었어요...ㅠㅠ

다락방 2012-11-27 11:46   좋아요 0 | URL
하아- 마노아님.
키스 하는 꿈을 꾸려면 실제로 키스를 해봐야 합니다.
꿈에서 내가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하지 않았던 섹스액션이 나오진 않는것 같아요. 제가 야한 꿈을 꾸게 된 건 그러니까....................언젠부터냐면............... ( ")

2012-11-2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12-11-27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콩 배우들 참 멋있어요. 여자들도 다 이쁘고. 십대시절 제 우상은 장국영과 장만옥이었어요. ㅎㅎ

다락방 2012-11-27 11:46   좋아요 0 | URL
십대시절 제 우상은 모두 미국에 있었어요. ㅎㅎㅎㅎㅎ 그놈의 더티댄싱이 저를 이지경으로 만들어버렸네요. ㅎㅎㅎㅎㅎ

2012-11-28 0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디 아더스 The Others 10
사이먼 밴 부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 소설을 두고 "숨이 막히게 아름답다!" 라고 평했다는데, 숨 막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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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1-2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솔직한 평 감사드립니다. ^^

다락방 2012-11-26 15:14   좋아요 0 | URL
얇은 책인데 좀 지루하더라구요. 킁.

레와 2012-11-2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는 엄청 아름다운데...^^;;

내 보관함에 오래오래 보관되겠다..ㅋㅋ

다락방 2012-11-27 11:46   좋아요 0 | URL
난 좀 졸립더라구요;;
 
[100자평] 파리는 날마다 축제


나는 책이 할 수 있는게 무척 많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환상적인 이야기에 감탄하며 상상력을 발휘할수 있게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다.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다. 그래서 책은, 어른이 읽어도 물론 좋지만, 아이들에게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물론 그 아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이어야 그 효과가 긍정적일테지만. 크게는 그 아이의 삶의 방향을 바꿔줄 수도 있고, 작게는 공감능력을 키워줄 수도 있다. 뭐, 이래저래 길게 얘기해봤자, 결론은, 나는 책이, 책을 읽는 것이 무척 좋다는거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이 무서운 일이라는 것도, 흑흑, 깨달았다. 아, 젠장, 이게 다 헤밍웨이 아저씨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문장을 헤밍웨이 아저씨의 글로 접한것이다.



약한 금속 맛과 함께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굴을 먹으면서 금속 맛이 차가운 백포도주에 씻겨 나가고, 혀끝에 남는 바다 향기와 물기를 많이 머금은 굴의 질감이 주는 여운을 즐기는 동안, 그리고 굴 껍데기에 담긴 신선한 즙을 마시고 나서 상쾌한 백포도주로 입을 헹구는 동안, 나는 공허감을 털어 버리고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p.15)



아!

정말 미칠것 같았다.



나는 굴을 싫어한다, 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정말로 굴이 싫다. 굴이 싫었다. 물론, 굴을 안먹는건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먹고 싶지 않다. 무인도에 나홀로 뚝 떨어졌는데 사방천지에 굴만 있다면, 굴을 먹을 수 밖에 없잖은가. 그러니 못먹을 음식이라는건 아니지만, 내가 좋아서 즐겨 먹는 음식도 아니며 내 돈주고 기꺼이 사먹는 음식도 아니란 말이다. 다른 메뉴와 함께 있다면 나는 당연히 다른 메뉴를 먹는다. 그러나 한번은 친구의 남편이, 또 한번은 친구인 R 이 내 앞에서 굴을 먹고 먹고 또 먹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어, 나도 먹을테야, 하고 먹기도 했다. 그들이 정말 싱싱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비릿한 향을 그리고 비릿한 맛을 느꼈다. 안 맞으면 어쩔수 없다. 싱싱하든 싱싱의 곱배기를 하든 비리다. 그러면서도 며칠전 조개구이집에서 나온 생굴을 나는 또 훅- 하고 빨아들였다. 그런데, 굴이라니, 굴이라니!


헤밍웨이가 저렇게 말하는 순간, 아, 내 눈앞에 싱싱한 굴들이 무더기로 쌓여서 둥둥 떠다녔다. 대체 내가 왜 굴을 먹고 있지 않은건지 안타까웠다. 지금 당장 굴을 먹으러 가야할 것 같았다. 게다가 백포도주, 라니. 날더러 대체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다. 나는 굴과 백포도주에 대한 욕망으로 시달렸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당장 프랑스로 날아가 내 눈앞에 굴을 쌓아두고 백포도주를 시켜 게걸스레 먹고 싶었다. 그러면 어쩐지 눈이 풀릴것 같고, 그러면 어쩐지 몸 전체에 에로틱한 기운이 물씬- 풍길것도 같았다. 만족스럽게 굴과 와인을 다 먹고 마시고 나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자로 변해있을 것도 같았다. 몸 곳곳에서 섹시함이 뚝- 뚝- 떨어지지 않을까. 내 곁에만 오면 에로틱한 기운에 모두들 감염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나는 백포도주를 곁들인 싱싱하고 비릿한 굴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싶었다. 정말 그러고 싶다, 정말. 그래서 엊그제와 어제는 대체 어딜 가야 싱싱한 굴과 백포도주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까, 그렇게 파는 식당이 어디일까를 한참을 고민해봤지만 답이 나오질 않았다.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조금 기다리면 가능할것 같다. 나는 12월에 친구가 여는 조촐한 송년파티에 간다. 그 친구의 집에서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나는 그때 굴을 준비해달라고 말하리라. 산처럼 쌓아두라고, 와인은 필수라고. 만약 굴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나는 가지 않겠다고. 굴과 와인을 함께 섭취한다면, 나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기분좋은 상태의 여자사람이 되어있으리라.


















헤밍웨이의 글 자체보다도 헤밍웨이 글 속에 등장하는 분위기가 나를 압도한다. 화가들과 작가들이 모여있는 파리. 혼자 조용히 까페에 들어가 글을 쓰는 작가들. 그리고 시도때도없이 마시는 와인.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파리의 그 분위기가 필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여인이 카페로 들어와 창가의 테이블에 홀로 앉았다.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다. 빗물에 씻긴 듯 해맑은 피부에 얼굴은 방금 찍어낸 동전처럼 산뜻했고, 단정하게 자른 머리카락이 새까만 까마귀 날개처럼 뺨을 비스듬히 덮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존재는 내 집중력을 흩어 놓고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에, 혹은 다른 글에라도 그녀를 등장시키고 싶었지만, 거리와 카페 입구가 잘 보이는 방향으로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나는 다시 글쓰기를 계속했다. (p.13)



아, 글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글로 가능한게 대체 얼마나 많은가. 인물을 새로 만들수도 있고,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인물을 내 마음대로 등장시킬 수도 있다. 나를 거절했던 남자를 나를 짝사랑하는 남자로 탈바꿈해서 이야기를 만들수도 있지 않은가. 헤밍웨이는 카페에서 반한 여자를 글에 등장시킬 수도 있었고, 굴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었다. 그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하아, 굴을 먹고 싶어하기도 한다. 제길.



나는 헤밍웨이의 글이라면 『노인과 바다』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에세이를 읽고나니 소문난 그의 장편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짝사랑에 빠진 경험을 글에 상당히 많이 반영시켰다는 『무기여 잘 있거라』와 수작이라고 소문난 단편「킬리만자로의 눈」부터 시작해야겠다.



헤밍웨이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말에 의하면, 걸작을 쓸 때마다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그리고 헤밍웨이는 세 번 결혼했다. 헤밍웨이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옆에 있던 여자와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그가 가슴이 아프다는 것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그는 그럴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경험한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가슴이 없는 사람은 당연히 가슴 찢어질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슴이 있는 사람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 벌어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가슴속에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나다'(Nada:무(無), '없다'는 뜻. 영어로 'nothing'을 의미하는 에스파냐어:역주). 그것을 믿어도 좋고, 믿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p.292)



내가 가끔 가슴이 찢어질정도로 아프기도하는 건, 나에게 가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다 이 뿌에스 나다." (p.295)

(Nada y pues Nada: '아무것도 아냐. 그리고 어, 아냐, 아무것도'라는 의미의 에스파냐어.;역주)


나는 나다 이 뿌에스 나다, 하고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그리고 문득, 나 스페인어 배우면 엄청 잘할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지, 뭐, 꼭 배우겠다는 건 아니다.



어쨌든, 굴과 와인을 먹을때까진 그 어떤 메뉴에도 나는 만족할 수 없을 것 같다.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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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목짓기
    from 마지막 키스 2015-09-18 16:47 
    으응, 어떤 책인가, 하고 들춰보았더니 그림이 많다. 글은 짧은 글과 긴 글이 섞여 있다. 음식에 대한 얘기라고 해서 오오, 하며 첫 장을 넘기다가, 앗, 아는 게 나왔다며 좋아하고 있다.《파리는 날마다 축제》의 저 굴 먹는 장면에 꽂힌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었구나! 씐난다! 그 책 읽다가 내가 화이트 와인에 굴 먹고 싶다고 얼마나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던가. 그래서 결국 굴을 먹기도 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 장면에 매혹됐었다는 걸 생각
 
 
2012-11-23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3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2-11-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못 참겠다!!! 이번 주말에 굴 사다가 와인이랑 마셔야지~
굴 안주엔 정종도 좋을 거 같아..ㅋ ㅑ ㅋ ㅑ ~


다락방 2012-11-23 14:58   좋아요 0 | URL
내가내가 갈게. 창원 갈게. 나도나도 ㅠㅠ

레와 2012-11-23 16:07   좋아요 0 | URL
Come on baby~!!!!!!!

다락방 2012-11-23 16:10   좋아요 0 | URL
I'm your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굴 사줄때만)

레와 2012-11-23 16:4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2-11-23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11-26 09:50   좋아요 0 | URL
나도 칭찬 받고 싶어요 ㅠㅠ

Mephistopheles 2012-11-2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이제 "모히토"가 등장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말입니다.

다락방 2012-11-26 09:50   좋아요 0 | URL
만들어주실 겁니까? 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2-11-26 10:14   좋아요 0 | URL
굴을 만들어 달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입니다.

기억의집 2012-11-2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굴을 엄청 좋아하는데,,,생각보다 굴이 비릿하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저의 집도 딱 저만 굴 먹어요. 오늘도 굴짬뽕 먹고 왔는데...낼 김장 버무리는데, 흐흐 벌써부터 김장배추에 굴 넣어서 먹을 생각하니 침이 굴꺽 넘어가요~

글고 나이 들어 외국어를 하나 배워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그젠가 지하철을 타는데, 나이 한 오십대 후반인 분이 전화로 영어 통화하는데,,,,정말 멋지게 보였어요. 남편이 외국인 같지는 않고 전화 통화 하는거 얼핏 들으니 사위 같더라구요. 헐,,,, 그 모습 보면서 나도 영어 공부 해야지 맘만 앞서고, 오늘도 허송세월 했네요^^

다락방 2012-11-26 09:52   좋아요 0 | URL
저는 생굴을 먹을 생각을 이 책을 읽고 하긴했지만, 그래도 아직 김치에 넣은 굴이라든가 굴 튀김 굴 전 같은것은 엄두도 못내겠어요. 아..생각만해도 ...

외국어를 배우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인것 같아요. 물론 이런 생각만하지 실행에 옮기고 있지는 못하지만, 저도 외국어를 한 두개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막 열심히 파고드는 건 아니어도 취미삼아 외국어 공부를 하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요. 헤헷.

프레이야 2012-11-2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력적이었던 헤밍웨이가 굴을 먹어서 그런 건지
정력적이라 굴을 좋아했던 건지...ㅎㅎ
아무튼 전 굴 엄청 좋아해요.^^
다락방님도 이번에 드시고 엄청 좋아하게 될 거에요~~~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댈러웨이 2012-11-24 15:24   좋아요 0 | URL
저도 굴 엄청 좋아하는데, 안정력적이에요. --;

다락방 2012-11-26 09:5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에요, 프레이야님. 굴을 먹어서 정력적인건지 정력적이라 굴을 먹은건지 ㅋㅋㅋㅋㅋ 저는 정력적이고 굴을 먹지 않지만 이제부터는 굴을 먹고 더 정력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아니, 댈러웨이님, 그렇다면 지금보다 좀 더 많이 굴을 먹어야 하는건 아닙니까?!!!

댈러웨이 2012-11-2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해는 다시 떠오른다>와 단편집 <킬리만자로의 눈>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무기여->는 너무 실망했구요. <누구를->도 역시 깊이를 전혀 느끼지를 못하겠고... 올해 클릭되지 않았던 작가 중 대표 작가라고 해야 할까 그래요. 남들이 들으면 좀 무식한 소리라고 할려나. 삶도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어요. 결혼은 4번 한 걸로 아는데, 세 번째 여자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가 가물가물하긴 하네요. 아무튼 여성편력도 그 외에도 엄청났었죠. 대부분 능력있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

오늘 싱싱한 생선을 사와서 지금 막 구워 먹었어요. 즙 뚝뚝 떨어지는 게. ㅎㅎㅎ 굴도 사올 걸 하다가 다른 해산물을 좀 많이 사서 안 사온 게 후회가 되네요.

다락방 2012-11-26 10:03   좋아요 0 | URL
오, 댈러웨이님은 헤밍웨이의 글을 여러편 읽으셨군요! 저는 아직 [노인과 바다] 한 편 뿐이라...킬리만자로의 눈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 저는 결혼을 세 번 한걸로 아는데 네 번인가요? 뭐, 몇 번을 했든간에, 사랑에 잘 빠졌던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저도 그럴까봐 결혼이 무서워요. 전 아무래도 지고지순한 사랑과 의리를 지킬 수 없는 여자사람인 것 같아요...한없이 개방되어있는 여자랄까...킁킁.

새우먹고 싶어요. ㅠㅠ

moonnight 2012-11-2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굴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화이트와인이랑 마셔본 적은 없네요. 근데, 책이나 영화에서 굴먹는 장면은 굉장히 에로틱-_-;하게 묘사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굴 좋아한다. 고 말하려니 좀 멋적어지더라는 ;;;;
좌우지간 굴 맛있어요. 그 향이 참 좋아요. ^^

책도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

다락방 2012-11-26 11:04   좋아요 0 | URL
아니, 문나잇님!! 좋아하는걸 좋아한다고 왜 말못합니까! 설사 그거 먹으면 에로틱해진다고 해도(?!) 뭐 어때요. 좋아하는걸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고 삽시다! ㅎㅎㅎㅎㅎ 굴 먹으면 정말 에로틱해졌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언젠가는 굴의 향을 좋아할 수 있게 될까요? 언젠가 화이트와인과 함께 시도해보신 후에 말씀해주세요!

달팽이 2012-11-2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해요. 다락방님.

굴은 가래덩어리...ㅠ

다락방 2012-11-26 11: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예전에 회사에 같이 근무하던 사람이 울면을 보고 콧물같다고 했던게 생각나네요. ㅎㅎ

비로그인 2012-11-26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금요일, 한살림에서 생굴을 배달받았지요~ 그리고 파리는 날마다 축제는 근래 장바구니에 계속 담겨있던 책이었어요!
굴과 굴즙을 츄르릅 빨아먹는 로망이 있었는데 물론 그 로망을 실현시키고자하는 의지는 약했지만 이 책을 얼른 읽어 보고픈 의지는 화르륵~
킬리만자로의 눈 단편집에서는 심장이 둘인 큰 강이 특히나 좋았어요. 왠지 다락방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락방 2012-11-26 11:05   좋아요 0 | URL
저는 이문열이 고른 단편집에 킬리만자로의 눈이 속해있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읽어볼 생각이에요. 다른 장편들도 차차.

그나저나 한살림에서 굴 배달이라니, 그걸 어떻게 드실 생각입니까? 부디 제 대신 화이트와인 한 잔 따라두고 생굴로 드세요! 하아- (상상중)
 
파리는 날마다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주순애 옮김 / 이숲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밍웨이 아저씨가 시도때도없이 와인을 드시는 바람에 책읽기가 무척 힘드네요? 나도 끼니때마다 음주하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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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과 굴
    from 마지막 키스 2012-11-23 11:40 
    나는 책이 할 수 있는게 무척 많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환상적인 이야기에 감탄하며 상상력을 발휘할수 있게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다.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책이 하는 일이다. 그래서 책은, 어른이 읽어도 물론 좋지만, 아이들에게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물론 그 아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
 
 
dreamout 2012-11-22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점심이 파스타였는네, 한 잔 곁들이고 싶더군요.
아.

다락방 2012-11-23 12:56   좋아요 0 | URL
파스타에도 와인은 굿이요, 굿.
드림아웃님과 제가 와인잔을 함께 들 날이 올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2-11-2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네요.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12-11-23 12:56   좋아요 0 | URL
이 책 읽으면 나의 피츠제럴드는 싸이코네요. ㅠㅠ

댈러웨이 2012-11-2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읽으셨네요. 이거 리뷰든 페이퍼든 글 올라오는 건가요? 별로 안 좋아하는 아저씨긴 하지만 다락방님의 글은 기다릴께요. (푸쉬? 쪄스트 리틀 빗.)

다락방 2012-11-23 12:56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응?) 페이퍼 썼습니다. 순식간에 후다다다닥.
:)

(아, 저도 아직까지는 헤밍웨이 아저씨가 딱히 좋다거나 하진 않아요. 흣)

Kir 2012-11-2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피츠제럴드한테 한 짓 때문에 헤밍웨이한테 정이 안 가는데 이 페이퍼를 보니...
이 책을 비롯해서 헤밍웨이 작품들이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다락방 2012-11-23 13:45   좋아요 0 | URL
헤밍웨이 말만 들어보면 피츠제럴드는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는 짜증나는 사람이더라구요. 민폐 작렬에다가...각자의 입장에서 보는 시선과 받아들이는 건 역시 다른건가봐요. 피츠제럴드와 동시대를 살며 또 그와 친구였다면 저는 과연 피츠제럴드를 어떻게 대했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아마도 글을 너무 잘쓰는 것에 대한 시기로 오히려 그의 글을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어쨌든 저는 단편의 제왕은 피츠제럴드라고 생각합니다. 흑흑.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moonnight 2012-11-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 읽어볼래요. 요즘 와인이 너무 좋아서 매일밤 한두잔씩 하는데요. 이 책 읽으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ㅋㅋ

다락방 2012-11-26 11:0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문나잇님. 그냥 저의 경우를 빗대어 그런 생각을 했어요.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더 애욕적(?)인것 같다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