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약속이 취소되었고, 마침 그걸 알았는지 문동책 백 권은 금요일에 도착했다. 그래, 이 책을 정리하며 토요일을 보람차게 보내자! 총 다섯박스에 담겨진 책들을 차곡차곡 꺼내어 방바닥에 늘어놓았다.

 

 

오오, 멋지다. 사실 책장에 자리도 없는데..그냥 이대로 방 한구석에 쌓아둘까, 하는 생각도 안한건 아니다. 그런데 이걸 쌓아둘 방의 공간 조차도 없었다. 책장 위에 그대로 둘까 하고 올려보았더니 예쁘질 않더라. 그래, 책장에 꽂는거, 그게 방법이다. 그런데 이 책을 꽂지 않아도 내 책장에 자리가 부족한 상황.

 

 

아아, 도대체 어딜 어떻게 비우고 책장을 정리한단 말이냣. 어쨌든 문동책을 꽂아두고 생각해보자 싶어, 책장 세 칸을 모조리 비워내고 문동전집을 차례대로 꽂아보았다. 확실히 근사한 비주얼이 완성되었다.

 

 

그렇지만 가뜩이나 자리가 부족한 데 세 칸이나 이 전집에 내어주어야 하다니. 저 위로 붕 뜬 공간들이 너무 아깝다. 할 수 없다, 나는 가로로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고, 다시 정리하고나니 두 칸으로 완성되었다. 그래, 바로 이거얏!

 

 

이걸 해놓고 뿌듯해하던 순간은 잠시, 나는 내 방에 어질러진 책들을 보았다. 기존에 꽂혀있던 책들을 죄다 뽑아냈으니, 이젠 공간을 만들고 빼냈던 책들의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하는 일이 남아 있지 않은가.

 

 

 

나는 거의 모든 책들을 다 빼내어 재정리하기 시작했다. 틈틈이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고 그렇게 저녁까지 책장 정리에 열을 올렸다. 전집은 가장 정리하기 편했다. 몰아서 넣으면 되니까. 그런데 다른 책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난감한거다. 어쨌든 가까스로 정리를 마쳤을 때는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있었고, 나는 몸살이 날 것 처럼 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분명히 중고샵에 부지런히 책들을 가져다 팔아서 어느정도 빈 칸을 마련해두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대체 어떻게 또 이렇게 모자라게 만들어버린걸까. 왜 3개월 순수구매액이 또 60만원을 넘어서게 된걸까. 대체 누가, 왜, 어떻게 그런걸까.

 

오늘 자고 일어나면 몸살나겠군, 이란 확신에 가득차서 나는 와인을 사러 마트로 나갔다. 와인을 마시고 기절하리라고 생각했다. 뻗어버려야지, 늦잠을 자야지. 와인을 사와서 홀짝홀짝 치즈와, 두부부침과, 사과와 함께 먹고, 엄마와 함께 한 병을 다 비워내고서는 그래도 성에 차질 않아 캔맥주도 내처 따라 마셨다. 더이상 술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생각될 때쯤 침대로 가 누웠고 그리고 기절해버렸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니, 일찍 눈이 떠지는 게 아닌가. 게다가 몸도 하나도 안아파!! 난 당연히 몸져 눕게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괜찮아. 술도 마셨는데 왜 술병도 안나? 큭큭큭큭 웃으며 나는 다시 잘까, 하다가 아니다 책을 읽자, 하고 지난밤 힘들게 정리해둔 책장 앞에 섰다. 무얼 읽을까, 멈춰서 책장을 둘러보다가 김려령의 소설을 꺼내들었다.

 

 

 

 

 

 

 

 

 

 

 

 

 

아, 나는 이 책을 하필 왜 오늘, 하필 왜 이런 때에 읽었을까. 책읽기를 멈추고 싶지 않으면서 그러나 책장을 몇 번 덮어야 했다. 책이 너무 아.팠.다. 책 내용도 아프고, 그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내 상념들도 아팠다. 이 책의 한 줄 평을 쓰라고 하면 나는 다만 '아팠다' 라고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후텁지근한 더위를 빨아들인 토스트는 이제 바삭함을 잃었다.

"이런 거 말고 또 뭐 좋아해?"

"고기요."

"다음에는 고기 먹자." (p.39)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마흔 여섯에 찾아온 사랑, 그것을 첫사랑이라고 단숨에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그래서 지켜주고 싶은 여자였다. 맛있는 걸 사주고 싶은 여자. 처음 만나고 나서 자꾸 생각이 나고, 만나게 됐더니 무얼 먹어도 잘 먹어서 또 예쁘고.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아요."

영재가 내게서 떨어져 신발장에 기댔다. 영재가 말한다. 자신이 다급한 상황에 처했거나 내가 그런 상황이 아니면 이렇게 불쑥 찾아오지 말라고. 둘이 통화하고 만날 수 있을 때 오라고. 불쑥 와서 가슴 움켜쥐는 거 불쾌하다고. 알고 있다. 알고 있는데 의식 너머의 간절함이 나를 막지 못했다.

"처음 온 날처럼 오늘만 받아주면 안될까?"

(중략)

"전화기에 전원이 꺼져 있으면, 켜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영재가 현관문 자동키 단추를 눌렀다. 쉬이익. 작은 모커가 돈다. 가세요. 나는 영재의 말을 무시하고 셔츠를 올려 가슴에 입을 맞췄다.

"놔."

"뭐?"

"나가." (pp.170-171)

 

그는 나가, 라는 그녀의 말을 견디지 못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래서 참지 못하고 고통을 주었다. 자신이 가하는 고통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런 행동을 하는 자신을 말리지 못했고, 그의 안에 있던 또 다른 자신으로부터 그녀가 도망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가 그녀를 사랑한 건 진심이었는데, 정말 그녀를 사랑하는데, 그의 몸이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를 말리지 못했다. 그가 사랑하지 않았던 그의 아내는 그의 사랑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위험할 일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사랑하는 그녀는 그의 폭력에 노출됐다. 그렇다면 그를 사랑했던 두 여자들 중 누가 더 나았던 걸까.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안전했던 여자? 그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폭력에 노출된 여자? 왜 그는, 왜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아프게 대할까. 왜 그렇게 될까. 그리고 왜 시간이 지나 그런 자신을 경멸하게 되는걸까.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끊어내지 못하는걸까.

 

가장 최근의 내 이별도 생각났다. 나는 대체 무슨짓을 한걸까. 나가 라고 하면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을, 들어오라고 하면 역시 그래, 라고 하는 사람을, 심지어는 이제 그만두자고 하는데도 그래,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나는 놓고야만건가. 내가 잃은게 대체 무언가. 나는 너무나 어마어마한 것을 잃은게 아닌가. 이대로 괜찮은가, 내가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것인가. 이 소설속의 남자처럼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대체 무슨짓을 했단 말인가. 책의 뒷장 몇 장을 남겨놓고 끝을 읽기가 두려워졌다. 읽고 싶지 않아졌다. 그냥 이대로 멈추고 싶었다. 내 연애와 어느것 하나 닮지 않은 연애인데도 자꾸 내것이 생각났다. 내가 이별한 남자와 어느것 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데도 내가 이별한 남자가 생각났다. 책을 읽으면서는 나도 '이런 선배님 갖고 싶다' 고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나는 마땅히 선배라고 부를 사람이 없네, 라는 생각도 했는데, 다음엔 고기 먹으러 가자, 라고 말해주는 선배를 갖고 싶다고 동경했는데, 그 선배랑 사랑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러면 안되는거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니 대체 뭘 어떻게 알고 멀어질 수 있단 말이야, 하는 생각도 들고. 슬프고 슬픈 마음으로 책을 끝까지 읽어내고 산으로 향하면서는 자꾸만 이 책을 생각하고 있었고, 더불어 자꾸만 지나간 연인을 떠올렸다. 그해 여름, 지방의 작은 서점에 함께 들어가 책을 구경했던 날, 어떤 책을 꺼내어 고개를 숙여 읽고 있는 내 뒤로 다가와 내 목뒤로, 목걸이의 끝과 끝이 만나 고리를 이루고 놓여있던 바로 그 지점에, 바로 거기에 입을 맞추었던 때, 그때, 당신과 내가 안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훨씬 더 다정했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말하고나면 부러 그런 일을 자주 만들까봐, 그러면 그 순간의 기억이 퇴색될까봐 그저 혼자만 간직했다. 그런 일이 있었다. 걸으면서, 산을 오르면서, 더워서 자켓을 벗어 허리에 묶으면서, 그렇다면 내 이별이 후회할 만한 것인가, 라고 돌이켜보았다. 아니, 답은 아니었다. 시간을 돌려 이별 전으로 돌아간다해도, 나에게는 어김없이 이별의 순간이 또 찾아올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둘이 되는 순간부터 어서 빨리 혼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둘로 오랜 시간을 버텨내는 것을 해낼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쏟아져 들어왔다 나갔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 없이는 안되겠구나, 생각하는 영재를, 이렇게나 나와 다른 영재인데, 어휴, 영재도 아팠고 나도 아팠다.

 

내가 좋아한다고 초밥을 포장해 올 수 있는 선배와는 연애하지 않는게 최선이다, 라는 깨달음을 역시나 얻었다. 그런 선배와 연애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런 선배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이어폰을 꽂고 산을 내려오는데, 하필이면 나오는 노래가 <Merry Christmas Happy Holidays>였다. 그 노래를 들으며 또 공상을 시작해 빠져들고 있는데 갑자기, 그 산에서, 내 눈앞에서 누군가 손을 내민다. 나는 이게 뭔일인가 싶어 이어폰 한쪽을 빼고 상황파악하려 고개를 들었고, 새누리 라고 써진 빨간 잠바를 입고 여전히 손을 내밀고 있는 남자의 손을 마주 잡으며 그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데 마주 고개를 숙였고, 여전히 멍해있다가 '새누리당입니다 잘부탁합니다' 하는 말에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서는 아아, 내가 뭐한거야, 하고 다시 이어폰을 꽂으려는데 옆에 있던 누군가가 명함을 내밀며 잘부탁합니다, 라고 다시 말하고, 나는 그제서야 '아닙니다' 라고 말하며 이어폰을 꽂고 돌아섰던 것이다. 아아,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야, 짜증나게, 라고 생각하다가, 아, 내 상상속으로 다시 들어갈거야, 라고 결심했는데 아뿔싸, 내 상상이 어디까지 이어졌었는지, 대체 어디까지 상상했던건지, 아니 무슨 상상이었던지조차 기억나질 않는것이다. 아놔 쉬바...다 까먹었잖아. 왜 저 쉐키들이 껴들어가지고 내 상상을 방해해! 완전 화가 나서는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가자 뭐였지, 키워드가 뭐였지, 아, 무슨 노래를 듣다가 생각했지, 하다가 천천히 그리고 모조리 다 생각났다. 아 그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해 생각했다. 무슨옷을 입지? 하고 생각하다가 실내에서 할거면 힐을 신으면 안되겠지, 그치만 힐을 신고 싶은데, 생각했었지. 아니 힐을 신고 사람들과 왔다갔다하며 수다를 떨면 얼마나 발이 아프겠어, 역시 집안에서 파티를 하는거야, 신발 없이 할 수 있는 파티. 옷은 뭘 입지? 원피스가 좋겠지? 음악도 있으면 더 좋을거야. 클래식을 틀어두어야 이야기에 방해가 안되겠지? 그렇지만 자칫 우울해질 수도 있고 무거워질 수도 있잖아,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를 살리면서 조용한 곡은 뭐가 있을까? 아, 제인 모나잇으로 하자! 그래, 제인 모나잇이 적당하다, 딱이야, 누구누구 초대하지? 남자가 많으면 더 좋겠어. 아 여자도 같이 많아야 좋겠구나. 집에서 음식을 먹으면 그 그릇들 설거지는 다 누가하지? 내가 하나? 손님들 다 돌아가고 난 다음에 해야겠지? 아니, 대체 그릇은 몇 개나 나올까? 아 끔찍한데 그렇다면 레스토랑을 빌리는 게 나을까? 아 그러면 술 취해 집에 가기 귀찮잖아? 산드라 브라운의 소설중에 그런게 있었잖아, 파티에 몰래 찾아왔던 옛남자, 그 남자가 그 파티에 와서 그녀가 깜짝 놀랐지. 그게 제목이 뭐였더라? 나한테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그가 그렇게 갑자기,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내 파티 소식을 알고 벨을 누르는 순간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여전히 키가 클까? 그치 키는 줄지 않을테니까, 세미정장을 차려 입고 나타나겠지? 문을 열고 그가 보이고 아니 대체 여기서 당신이 뭐하는거냐고 물으면, 그는 웃으면서 크리스마스 파티에 함께 하기 위해 왔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손님들 앞으니 차갑게 대하려는 연기를 하지 않는채로 문을 좀 더 활짝 열고 뒷걸음질쳐, 그에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을 텐데! 근데 그 책 제목이 뭐였지?

 

 

나는 집에 돌아와 책장 앞에 섰다. 산드라 브라운의 책들중 두 권이 헷갈려 둘 다 꺼내놓고, 맨 먼저 의심되는 책을 펼쳤다. 그리고 나는 제대로 펼쳤다는 걸 알게됐다.

 

 

 

 

 

 

 

 

 

 

 

 

 

 

 

 

 

자신의 목소리가 이다지도 차분하게 들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면에서는 온통 혼란이 들끓고 있는데. 속이 울렁거리고 무릎마저 젤리마냥 흐느적거렸다. 머리 속의 피가 모조리 빠져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아카데미 연기 대상을 타도 될만큼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스튜어트가 멀어지자, 브린은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뭐 하러 온 거예요, 라일리?"

"그냥 들러 봤지."

그는 어깨를 문에 기대고 그 유명한 푸른 눈으로 그녀를 훑어 보았다. 머리엔 새팅롤이 주렁주렁 매달린 데다, 지퍼를 덜 채워 계속 미끄러져 내리는 드레스 차림에, 발엔 스타킹만 신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는 재미있어 하는 듯했다. (pp.13-14)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 이 책이었어. 으흐흐흐흐흐흐흐흐. 오늘 밤엔 이 책이나 다시 읽으며 보내볼까.

 

 

 

엊그제 출근을 하려는데 엄마가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우리딸, 얼굴에 기름기가 하나도 없네, 라고. 나는 웃으면서 대꾸했다. 엄마, 이거 기름기 없어 보일라고 화장한거야, 라고. 그랬다. 나는 얼굴에 워낙 순식간에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타입인지라 언제나 그 기름이 고민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동료 직원이 파우더 하나를 추천해줬고, 나는 눈물을 머금고 비싼 돈을 들여 그 화장품을 산 것이었다. 화장의 마무리로 그 파우더를 바르고나면 점심때까지는 개기름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러자 엄마는 그래? 라며 말씀하셨다. 나는 우리딸 기름기 생기게 뭘 좀 먹여야 할텐데 뭘 먹어야 되나 생각했잖아, 라고. 아 진심 빵터졌다. 엄마 나는 지금보다 더이상 잘 먹을 수 없어 라고. 실제로 전날밤 치킨을 먹고 잤고 그날 아침엔 엄마가 튀겨주신 고등어 두 토막을 먹고 출근을 하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돈 많은 좋은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 족발 먹으러 가자, 삼겹살 먹으러 가자, 초밥 먹으러 가자 라고 말하면서 그걸 언제나 다 사줄 수 있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선배가 있다면 애정을 가지고 친하게 지낼 수 있을텐데. 사랑하지 않으면서. 앞으로는 좋은 선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오늘 밤에도 치킨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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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2-2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이 글을 읽으며 한 열번쯤 든 생각)

다락방 2014-02-24 17:42   좋아요 0 | URL
어제 밤에 이 댓글 읽고 대체 뭘 잘했다는 걸까 계속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답을 내릴 수가 없었어요. 치킨을 먹기로 한 걸 말하는건가요, 뽀? ㅎㅎ

비연 2014-02-24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한다고 초밥을 포장해 올 수 있는 선배와는 연애하지 않는게 최선이다, 라는 깨달음을 역시나 얻었다. 그런 선배와 연애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런 선배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에 백퍼 동감...


다락방 2014-02-24 17:42   좋아요 0 | URL
오, 비연님도 그리 생각하시는 군요. 그냥 오랜동안 계속 초밥 사들고 오는 좋은 선배였다면 그들이 그 비극속으로 빠져들진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별은 연인에게 찾아오지 친구에게 찾아오는 일은 좀처럼 없으니까요. 킁.

아무개 2014-02-2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다시 읽을꺼라고 생각되지 않고
밑줄을 쳐놯서 제 값도 못받을 책들
오십권 정도를
파지 아주머니께 드렸어요.
원래 가지고 있는 책이 많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정리 해버리고 나니 책장이 휑~해졌더라구요.
괜히 다 버렸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결론은 다락님 말씀처럼 '이별하길 잘했다'입니다.

다시 읽지도 않을 책들을 버리고 나서도 이렇게 허전하고 괜히 버렸나 싶은데
연인과의 이별후에 '내가 괜한 짓을 한건 아닐까, 내가 그렇게 보내기 너무 아까운 사람인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것은 당연하겠지요....

2.저는 어제 치킨과 소주를 ^^:::

3.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선배가 없네요. 선배라.....

다락방 2014-02-24 17:44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퇴근후에 영화를 보러 가려고 합니다. 고민할 필요없이 <폼페이>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다 때려부수는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보러가야지..

2014-02-24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4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2-2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에 팔아도 팔아도 책장은 항상 과포화상태. 영원한 미스터리에요. -_-;;;;;
그나저나 문학동네 책들 너무 예쁘네요. 부럽다. ^^

다락방 2014-02-24 17:45   좋아요 0 | URL
확실히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들이는 것 같아요. 이제 진짜, 진짜 안살겁니다. 엄마가 문동 책 보시고는 너 이제 1년간 책 안사도 되겠다? 하시는데 답을..할 수가 없었어요. -0-

그렇게혜윰 2014-02-2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작년에 나온 단 한 권의 소설을 고르라면 [너를 봤어]를 택하겠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울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막 나올 것 같아져요. 지금도 그렁그렁 ㅠㅠ

다시 한 번 100권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14-02-24 17:46   좋아요 0 | URL
저는 울지는 않았는데 마음이 되게 아프더라고요. 영재를 좋아하면서 그렇게나 좋아하면서, 그런데 자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치는 그 마음이 어떨까 싶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영재는 또 어떨까. 어휴...진짜 아픈 소설이었어요.

네꼬 2014-02-2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요. 지나간 건 잘한 일이에요. 뽀송뽀송하게 하고 단 거 먹고 고기 먹고 잘 지내요!

다락방 2014-02-24 17:46   좋아요 0 | URL
봄이 오고 있어요, 네꼬님. 나 미쳐가는 것 같아..

자작나무 2014-02-2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는 고기 먹으러 가자.

다락방 2014-02-24 17: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선배님'이긴 하신지요? 제가 선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드네요. ㅎㅎㅎㅎㅎ

감은빛 2014-02-2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권! 당첨 축하드립니다~ ^^
책 정리 하신 모습 보고 제 속이 다 후련하네요.
사실 저는 지금 엉망인 책장들을 애써 외면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거든요.
책을 정리하려면 하루로는 모자랄 것 같아서 이틀을 통으로 비울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핑계를 대는 중입니다.
저도 다락방님을 본받아 일단 시작해야겠어요.

다락방 2014-02-24 17:48   좋아요 0 | URL
어휴, 말도 마세요, 감은빛님. 진짜 힘들었어요. ㅠㅠ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고요. 술을 잔뜩 마시고 잤더니 몸이 안아팠던 것 같아요. (읭?)
네, 이틀이 필요합니다. 하루는 뽀지게 먼지 먹어가며 정리하고 그날 밤은 삼겹살 먹고 소주 마시고 기절하고 다음날은 늦게 일어나 쉬어야 하니 네, 이틀이 필요하고 말고요. 봄이 오기전에 꼭! 실행하세요, 감은빛님!!
인증샷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건조기후 2014-02-2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쓴 리뷰가 결국 다락방님을 엄청난 노동으로 내몰았군요! ㅎㅎㅎ
저도 책장을 정리해야하는데.. 책도 책이지만 위치가 어정쩡해서 바꿔야하는데 볼 때마다 머리가 아픕니다 ㅜ
근데 책장 칸 넓이가 400+600 조합인 건 처음 봐요.. 독특 ^^

다락방 2014-02-25 17:24   좋아요 0 | URL
저거 제가 저렇게 조립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구멍이 있고 거기에 받침대 끼우게 되어 있었는데...제가 저 구멍을 선택한것 같은...흐음.
아 힘든 노동이었어요. 몇 년간 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으윽.

버벌 2014-02-2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눈엔 책장만 보여요. 아 저도 정리해야하는데 쌓아두기만 한지 이년이 다 되어가요. 다 들어내고 정리해야 하는데 엄두가 안나요~~ 살러주세요.

다락방 2014-02-25 17:24   좋아요 0 | URL
다 들어내고 정리해요, 버벌님. 그 고단한 노동후에는 술을 퍼마셔 주면 됩니다. 그러면 되는거에요. 보상이 됩니다. 그러니 어서 주말에 날잡고 시작하세요! ㅎㅎ

단발머리 2014-02-2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100권 너~~~무 아름다워요.
아름답고요, 밥 안 먹어도 배 부르지만, 그래도 치킨 먹을래? 하면 대답하고야 말겠다는...
민음사 세계 문학도 다락방님처럼 꽂으면 더 아름답다는 걸 느꼈네요. 저도 그렇게 꽂고 싶지만, 권수가 모자라서요.
분발합니다^^ (합니당?)

다락방 2014-02-25 17:25   좋아요 0 | URL
아름답지요. ㅎㅎ 안읽고 보기만 해도 좋은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걸 다 언제 읽나 몰라요. 하하하하하. 저거 말고도 안 읽은 책이 수두룩한데...책들이 저를 압박하는 현실이네요. 어쩜 좋아 ㅠㅠ
네, 분발합시다, 분발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