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말고 계속 얘기해주세요.
『피터 히스토리아 2』에서는 프랑스 혁명과 산업혁명이 다루어진다. 특히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세상의 어린 노동자들'이란 주제로 이야기되어 졌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말았다.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얘기는 영국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라 아직도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으니까.
어린이들에게 지옥과도 같았던 산업혁명 초기의 영국 공장들은 점점 사라졌어. 만약 지금도 유럽에 그런 공장이 남아 있다면 아마 발칵 뒤집힐 거야. 그렇다면 어린이들을 혹사시키는 악마 같은 공장들은 다 사라진 걸까? 그렇지 않아. 서구 선진국에서 그런 공장들이 사라지면서 그 모습 그대로의 공장들이 다른 나라에서 생겨났지. 우리나라에도 70년대까지 어린 소년 소녀들이 학교에도 못 가고 공장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어.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어린이들의 노동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잔인한 공장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에서는 지금도 어린이들이 19세기 영국의 어린이들처럼 오랜 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그곳에 방적기는 없지만 하루 12시간이 넘게 재봉기 아래서 쓰레기를 치우고 실을 자르고 단추를 꿰매는 어린이들이 있어.
그 어린이들이 만든 물건이 서구 사회의 제품인 경우도 많아. 그게 뭘 의미히난즈 알겠어? 자신들의 나라에서 벌어진다면 너무나 끔찍한 일로 여겨질 그런 노동을 슬그머니 못사는 나라로 떠넘긴다는 거야. 내 눈앞에서 일어나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걸까?
요즘 많이들 얘기하는 '세계화'라는 말에는 어쩌면 서양에서의 모든 잔인한 일들이 세계 모든 곳에서 또다시 반복돼야 한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제쯤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끝나게 될까? (p.105)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건 내가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재해석 혹은 새로운 정보였는데, 나는 콜럼버스가 한 것이 단지 '발견'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되었고, '이솝 우화'의 그 '이솝'이 그리스의 '노예'였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이솝에 대해서 알라딘의 저자파일을 살펴보니 이렇게 되어있다.
이솝(Aesop)
아이소포스(Aisopos)의 영어식 이름이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작가로, 생애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여 실존 인물인지조차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단편적이고 불확실한 자료들 가운데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 중엽에 살았던 인물로 이아드몬(Iadmon)이라는 사모스 사람의 노예였다고 한다. 뛰어난 학식과 지혜로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삶을 살지만, 결국 델포이에서 누명을 쓰고 비극적으로 살해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책, 『이솝 우화집』을 몇년전에 사두고 3분의 1쯤을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꺼내어 읽어봐야겠다.
무엇보다 궁금해진 건 브레히트 였는데, 이 책 『피터 히스토리아2』의 끝에는 이 시가 소개되어져 있다.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질문
베르톨트 브레히트
성문이 일곱 개인 테베를 누가 지었을까?
책 속에는 왕들의 이름만 나와 있네.
왕들이 손수 돌덩이를 운방해 왔을까?
그리고 몇번이나 파괴되었던 바빌론을,
그때마다 누가 다시 세웠을까? 황금빛 찬란한
리마에서 건축노동자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만리장성이 준공된 날 밤에 미장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위대한 로마제국이
개선문으로 가득 찼을 때 로마의 황제들은 과연
누구를 정복하고 개선한 것일까? 수없이 노래되는 비잔틴에는
주민들을 위한 궁전만이 있었을까? 전설의 아틀란티스에서조차
바다가 땅을 삼켜버리던 밤에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은 노예를 찾으며 울부짖었다고 하지.
젊은 알렉산더는 인도를 정복했지.
그가 혼자서 해냈을까?
시저는 갈리아를 무찔렀지.
그때도 요리사 하나쯤은 있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필립페 왕은 그의 함대가 침몰당하자
울었다지. 그 말고는 아무도 울지 않았을까?
프리드리히 2세는 7년전쟁에서 승리했지. 그 말고
승리한 사람은 없었을까?
역사의 페이지마다 승리가 등장하지.
누가 승리의 향연을 차렸을까?
10년마다 위대한 인물이 나타나지.
누가 그 비용을 치렀을까?
그렇게 많은 기록들,
그렇게 많은 질문들. (p.267)
몇년전에 본 영화 『타인의 삶』에서도 브레히트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언제고 읽어봐야지 생각하다가 잊고 지냈는데, 이 책을 보니 또다시 브레히트가 궁금해져서 그가 쓴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일까?
다른책들은 좀 어려울 것 같아서 『좋지 않은 시대의 사랑 노래』를 우선 읽어보고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품절이다. ㅜㅜ 서운해라. ㅜㅜ
'로맹 가리'의 『유럽의 교육』에서 모티브를 얻어 「산사람들이 남긴 약속」이란 에피소드를 써냈다고 되어있길래, 이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 제길, 이 책도 품절이야. 젠장. 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은 죄다 품절인거야?
상실의 시대를 읽으면 위대한 개츠비가 읽고 싶어지듯이, 밀레니엄을 읽다가 인어의 노래를 읽게 되었던 것처럼, 어떤 책들은 읽다 보면 자꾸만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연결되는 독서라고 해야할까. 아, 유럽의 교육이 너무 읽고 싶다. 아, 읽고싶어.. ㅠㅠ 중고샵에 회원이 파는걸로 등록되어 있긴 하던데...
-오늘 오후에 회사 동료 E 대리가 스테이크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보내왔다. 친구랑 뷔페식 레스토랑을 갔는데 케익 종류도 많고 음식도 맛있고 스테이크조차 무제한이라며 내 생각이 났다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당신은 왜 자나깨나 내생각 뿐이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내게 맛있는걸 보면 과장님 생각이 나더라구요, 라고 답했다. 그래서 나는 맛있는 거 먹을때 생각나는 거, 그게 사랑이라고 대답했다.
하하하하하 그런건가요?
그걸 몰랐구나. 쯧쯧.
다 큰 여자가 어떻게 그것도 몰랐담. 쯧쯧.
-일전에는 타부서 L과장과 Y씨와 셋이 술을 마시다가 L 과장은 Y 씨가 그만두면 자기는 정말 힘들어질거라고 말했더랬다. 아마 업무는 마비될거라고. 그래서 나는 L과장과 Y씨에게 말했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누군가 그만둬도 회사는 돌아가긴 돌아간다고 말했다. 남은 사람들이 미치듯 힘들어서 그렇지 안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새로운 직원을 뽑아서 또 가르치는 게 시간이 걸리고 힘들겠지만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가더라고, 내가 십이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눈으로 본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Y 씨가 L 과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보셨어요? 다락방 과장님 신입직원 뽑는다고 말하면서 기대감으로 눈 반짝인거?
그러자 L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너도 느꼈냐? 나만 느낀줄 알았어.
그러자 Y 씨는 내게 말했다.
과장님 제가 잘생기지 않아서 죄송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아니라고 양손을 다 들어 변명했지만 이미 내뱉은 말과 이미 들통난 눈빛은 다시 돌이킬 수가 없었다. 난...잘생긴 남자가 자꾸자꾸 들어오기를 바라니까.....Y 씨, 그렇다고 당신이 그만두기를 원한다는게 아니야.
-어제는 이러저러한 일로 인해 피곤에 쩔어서 집에 오자마자 자려고 했다. 안방에 들어가서 엄마 옆에 누워 이제 막 자려고 했는데 텔레비젼에서는 [무한도전]이 방송되고 있었다. 아, 잠을 못자겠어. 정형돈이 윷을 하나씩 뒤집으며 노래를 하는데 난 너무 웃겨가지고 나중엔 눈물까지 났다. 엄마는 옆에 계시다가 저게 뭐가 웃기냐고, 니가 웃는게 더 웃기다고 하셨다. 아, 근데 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는거다. 하나를 디비면 도, 두개를 디비면 개, 라고 노래하는데 아, 너무 웃겨 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오전에는 리모콘을 돌리다가 케이블에서 재방송해주는 무한도전을 봤다. 기계체조에 도전하는 에피소드였는데, 아 난 또 너무 웃겨가지고 소파에서 완전 눈물 흘리면서 웃었는데, 음주후 새벽귀가로 자고있던 남동생은 자기방에서 거실에 있는 내게 메세지를 보냈다. 뭐가 그렇게 웃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무한도전은 진짜 짱이야.
- 지금 텔레비젼에서는 개그콘서트를 보여주고 있다. 아...두려워....이젠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일요일이고, 끝나고 있고, 이제 월요일이 온다는 사실 때문에. 후아- 열나 졸린데 잠을 못자겠어.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