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소설을 쓴 그녀가 부럽지는 않았다. 내가 부러운 건 니콜 크라우스가 그녀의 남편,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헌사를 받는 사람이라는 것이었고, 그녀가 이번에 새로 발표한 소설 『Great House』에 바친 헌사의 두 주인공인 자신의 아이들이 곧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아이들이기도 하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와 함께 사는 여자가 되었을까. 정말 부러웠다. 이런 내 기분을 잘 나타내주는, 왜, 이런 시가 있지 않은가.
첫사랑
-정세훈
녀석이 나보다
부잣집 아들이었다는 것도
학업을 많이 쌓았다는 것도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부럽지 않았다
다만, 녀석이
내 끝내 좋아한다는 그 말 한 마디
전하지 못했던 그녀와
한 쌍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려왔을 적
난 그만
녀석이 참으로 부러워
섧게 울어 버렸다
나는 팬심이 없는 사람이라 조너선 사프런 포어를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사실 그의 사진을 찾아본다거나 그의 홈페이지나 기사를 찾아본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우연한 기회에, 니콜 크라우스의 사진을 보게 됐다.
앗! 예쁘다...(옆의 남자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 예쁘구나....예뻐....예쁜 얼굴을 보고 나니 비로소 그가 포기가 된다. 그래, 나는 어차피 안될거였어...하아-
이런 좌절감을 안은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이것보다 더 큰 비보를 전해 듣는다. 오! 오! 내 두다리가 흔들리는 순간. 친구가 문자메세지로 전해준 소식. 지독하게 슬픈 이야기. 그것은 바로 『트랜스포머3』의 여자주인공 '로지 헌팅턴 휘들리'가 오, 무려,
재이슨 스태덤의 여자친구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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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차라리 바다 하리랑 사귀지, 왜, 도대체 어째서 재이슨 스태덤인거야, 대체 왜! 그녀는 87년생인것도 모자라(아, 지독하게 젊구나) 이렇게 생기고, 이런 몸매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돈도 잘 버는데!!
하아- 재이슨 스태덤의 기사를 찾아보다가 status: single 이 문장을 보고 심장이 벌렁거렸었는데. 결국 내가 최종적으로 다다를 곳은 바로 그의 옆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87년생 젊고 예쁜 여자라니. 이건 싸움이 안되잖아. 나는 그를 아무말도 없이 그녀에게 보내줘야 하는거구나. 저렇게 둘이 나란히 손잡고 걷는거, 그거 내가 해보고 싶었는데. 그는 내 모든 환상과 상상과 이야기속의 주인공이었는데. 나는 그를 꿈꾸고 그를 생각했는데. 언젠가는 우리가 나란히 걷기도 하고 마주보는 일이 가능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주연한 영화를 보면서 모니터 해주고, 힘든 촬영을 하고 돌아온 뒤면 시원한 맥주를 꺼내어 주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가 녹초가 된 날이면 아무말도 없이 내 침대의 한 구석을 내주게 될 날이 내게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젠 모두 저 젊고 예쁜 여자의 몫이구나........ 내가 그를 가지고 싶다고 해서 차마 그녀와 헤어지기를 바랄수는 없다. 내가 행복해지자고 타인의 불행을 바라는 일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나는 그를, 묵묵히 보낸다. 물론, 그는 내가 자기를 보내는지 어떤지 알 수도 없겠지만....
난 많이 울겠지. (엉엉)
난 이제.........
무슨 꿈을 꾸고 살아야 할까..
아프다. 마음이 아파........ 하아-
오늘 아침, 카카오톡을 탈퇴했다. 진작에 탈퇴하고 싶었지만, 탈퇴할 수 없는 이유였던 1人이, 오늘 오전에 기꺼이 나를 위해 0.99달러를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어주는 바람에(지구상에서 제일 멋지다), 나는 이제야 드디어 탈퇴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동료 직원이 나와의 대화창을 클릭하니 [알수없음]이라는 메세지가 떴다고 했다. 그동안 다락방의 카카오톡 친구였던 분들, [알수없음]이 떠도 놀라지 말아요, 탈퇴했어요. 난 알 수 없는 여자에요. ㅎㅎ 모두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해요. 여러분, 안녕!
재이슨 스태덤도 없는 그런 카카오톡 따위! 흥!!
재이슨 스태덤,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