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이고, 보궐선거가 있는 날이다. 며칠전부터 회사 바깥에는 차량들이 왔다갔다 해가며 선거운동이 한창이었다. 오늘 점심먹고 들어오는데, 선거를 꼭 하자는 안내멘트 차량이 지나다닌다. 

점심을 먹기 전, 식당에 동료보다 먼저 도착한 나는 가져간 책을 펼쳤는데, 마침 세종대왕 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식e 6편, [왕과의 인터뷰]가 그것인데,  몇부분 인용해보자면,  

 

개혁을 단행할 때 먼저 고려하실 것은 무엇입니까? 

벼슬아치에서부터
민가의 가난하고 미천한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 법에 대한 가부를 묻도록 하라.
  -즉위 12년 

 

만약 반대하는 이가 있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만약 백성이 이 법이 좋지 않다고 하면
행할 수 없느니라.
  -즉위 12년 

 

그러나 왕께서 하시는 일을 백성이 모두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니 처벌해서는 안 되는 것이요,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짐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어찌 백성을 탓하리오.
   -즉위 6년 

 

왕께서 꿈꾸시는 태평성대는 어떤 것입니까?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하는 세상이다.
      -즉위 13년 

 

"전하, 오늘날의 일도 가사를 지어 노래 부르게 히야 합니다..." 

당대의 일을 찬양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뒷세상이 평하여 그때 노래하게 하라
.   -즉위 14년 

 

  

 

 

 

 

 

 

 

세종대왕이 궁금해졌다. 나는 역사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게 전혀 없는데, 이 책을 읽고 있다보니 세종대왕은 '가족사와 관련된 아픈 기억을 많이 갖고 있는 인물(p.234)' 이라고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아픔에도 불구하고,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던 그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도저히 현실속의 인물 같지가 않다. 

만약 내가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세종대왕을 롤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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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4-2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세종대왕님 킹왕짱이에요!!!!! dㅠ_ㅠb

다락방 2011-04-27 13:58   좋아요 0 | URL
완전 멋지죠, 무스탕님.
대왕이 괜히 대왕이 아닌것 같아요. 후-

비로그인 2011-04-2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에 뜻을 두신다면 다락방님께 흔쾌히 한 표 행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지역구가 달라서... 음, 국회의원 같은 거 말고 대통령을 하셔야겠네요 ㅋㅋ^^

다락방 2011-04-27 14:30   좋아요 0 | URL
저도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읭?), 저희 아버지가 아무래도 뇌물..을 좋아하실 것 같아서 정치에 대한 뜻은 접으려구요. 제가 아무리 청렴결백을 외쳐도 아버지는 엄청난 뇌물을 챙기실거에요. 하하하핫

pjy 2011-04-27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가짜 대마왕들이 대왕인척을 너무 많이 해요~

다락방 2011-04-27 14:32   좋아요 0 | URL
가짜니까 척을 하는겁니다. 진짜들은 척 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대왕이란 칭호는 자기가 붙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붙여주는건데 말입니다. 아무리 척해도 사람들은 속지 않을거에요. 그쵸?

치니 2011-04-2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 가 김상경도 좋아하고 세종대왕도 좋아해서 사극 중 유일하게 <세종대왕>을 봤더랬는데요,
세종은 셋째인가 (막내이기도 했나봐요) 그래서 원래는 왕위에 오를 처지가 아니었다가 형들을 제끼고 오른 셈이에요. 그 과정에서 피를 볼 일들도 있었던 것 같고...형에 대한 미안함이랑 뭐 여러가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가족사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눈물 짓던 장면 떠올라요.
한글만 봐도 - 이런 대왕 없습니다. ㅠ

다락방 2011-04-27 15:29   좋아요 0 | URL
큰 형이 미친척을 해서 세종에게 왕위자리를 양보했다고 저는 그렇게 들었었거든요. 왕위에 오르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식e 에 따르자면,

양녕,효령의 두 형과 동생 성녕이 있었으나 태종의 뜻에 신하들도 환영하여 세자책봉과 즉위까지가 대체로 무난하였다. (p.230)

고 했는데, 그렇지만,


아버지 태종이 세종의 외가인 민씨 일문을 도륙한 일과, 열두살 때부터 정들이고 살았던 아내 심씨의 가문을 역시 아버지 태종이 역모로 몰아 멸문시킨 두 가지 끔찍한 사건은 세종의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남달랐을 것이라는 유추를 가능하게 한다. (p.234)

라고 되어있어요. 훈민정음도, 반대에 부딪쳤는데 만들어냈죠. 이런 대왕 또 없습니다, 에요. 진짜. ㅠ

치니 2011-04-27 15:38   좋아요 0 | URL
맞다, 맞다 ~ 저의 기억이 상당히 왜곡되었네요. ^-^;;
드라마에서 아내 심씨에 대한 사랑도 꽤 애틋하게 그려졌고, 자식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게 그려졌던 기억이 나네요. 자식들에게 손수 조각한 장난감을 선물하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함을 너무 안타까워 하는 걸로.

지금 나름 정좌하고 선거 추세 지켜보고자 티비 틀었건만, 뭐 - 전혀 언급조차 없는 싸한 분위기. 뭥미.

다락방 2011-04-27 15:58   좋아요 0 | URL
세종대왕은 정말 현실의 인물이긴 했던걸까요? 우리가 만들어낸 역사속의 판타지는 아닐까요? 아니면 만년에 한번씩 나오는 그런 인물인걸까요? ㅠㅠ

마노아 2011-04-27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왕 세종을 올해 초까지 보았는데 정말 좋았어요. 윤선주 작가님이 불멸의 이순신 작가이신데 여자 분이 쓰는 사극은 아무래도 감정선이 남달라요. 노래도 좋았고, 정치 이야기도 참 좋았고요. 큰 형이 미친 척을 한 것은 아니고(이건 드라마 용의 눈물 덕분에 더더더 소문이 난 것 같아요) 왕될 재목이 전혀 아니었어요. 세종 때문에 태종도 같이 좋아졌어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보더라도 세종은 역사의 '거인'이더라구요. 그래도 존경할 만한 임금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에요.^^ㅎㅎㅎ

다락방 2011-04-29 11:16   좋아요 0 | URL
아, 큰 형이 미친척 했다는 건 전 일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였는데 어쨌든 그건 '소문' 일 뿐이었군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저도 그걸 한번 봐야겠어요. 마노아님 말씀대로, 저도 '존경할 만한' 임금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건, 또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의 흔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이 언젠가는 나타나지 않을까요?

버벌 2011-04-30 23:38   좋아요 0 | URL
저도 태종 태종 저도 태종 태종, ㅎㅎㅎㅎ 뭔가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되면. 저는 방방 뜁니다. 저도요 저도요 저도요. 저 태종 좋아해요~~

버벌 2011-04-2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종대왕도 좋아하지만 그 아버지 이방원을 더 좋아했어요. 피비린내 나는 분인데 그래도 좋아했어요. 그래서 예전에 고등학교 시절에 책방에서 대하역사소설 궁을 빌려서 그부분만 읽고 또 읽고 했어요. 정약용보다는 형인 정약전을 세종대왕 보다는 그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을. 좋아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1-04-29 11:17   좋아요 0 | URL
역사를 좀 아시는 분들은 세종과 태종을 함께 좋아하시는 군요! 전 역사에 완전 젬병이라 세종대왕 말고는 아무도 모르네요. 심지어 세종대왕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구요. 저도 뭔가 좀 공부 좀 해야겠어요. 왜이렇게 무식한지, 원 -_-

버벌 2011-04-29 23: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는 역사를 좀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태종과 세종을 함께 좋아한답니다. 저보다 역사를 잘 아는 여동생이 이것 저것 물어보면 저는.... 그냥 조용히 자는 척을 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4-28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렇게 짬짬히 독서를 하실 수 있는 분을 청화대로 꼭 보내드려야 해요~

저 서체도 세종대왕을 닮은 것이 말이죠~^^

다락방 2011-04-29 11:18   좋아요 0 | URL
저 서체는 궁서체인데 책에도 저 서체로 나와있어요. 저 말투는 저 서체로 써야 맛이 나죠. ㅎㅎ

제가 저 위의 댓글에도 썼지만, 제가 대통령이 되는것은 뭐, 할수 있을것도 같은데(응?), 아버지가 뇌물수수에 아주 강하게 관련되실 것 같아서 포기에요. ㅎㅎ

카스피 2011-04-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세종 대왕은 고기 대장이었다고 합니다.고기가 없으면 절대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하더군요.그리고 덪붙여서 역대 조선 왕들중에 가장 자녀가 많은 왕이었다고 합니다(뭐 후궁도 많으셨다고 하더군요^^;;;;)

다락방 2011-04-29 11:19   좋아요 0 | URL
네, 책에도 자식이 많았다고 나온것 같아요. 고기 대장은, 음, 괜춘하네요. 고기를 먹으면 사람의 성정이 포악하게 변한다고들 하는데, 세종대왕은 고기를 먹어도 훌륭하다는 걸 증명한 사례로군요. 저처럼.. ( '')

잘잘라 2011-04-2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 '위대한' 세종대왕 만세!!! ^ ^

다락방님 서재에서 지식e 6권 담아갔는데 5권 3분의 1 지점에서 진도가 안나가네요. 음..
위대한(세종대왕 앞에 꼭 넣어야 할 '위대한') 세종대왕을 만나러 좀 달려야겠어요! 아자~


다락방 2011-04-29 11:20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한번에 붙잡고 좌르륵 읽지는 않고, 회사 책상에 두고 간혹 꺼내 읽어요. 지금은 또 집에다 갖다 두었네요. 세종대왕은 좀 만나보셨습니까? ㅎㅎ

감은빛 2011-04-29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솔직히 '왕'이란 사람에 대한 기록이 얼마나 진실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습니다.
역사는 왕이나 귀족 등 특권계층의 이야기들 위주로 후세에 전해지지만,
과연 실제로 그들이 그렇게 잘난 사람이었을까요?

원래 비딱하고,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 이렇게 예의없는 댓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부디 양해해 주시길 바라며,
덕분에 좋은 노래도 알게되었네요.
고맙습니다!

다락방 2011-04-29 11:24   좋아요 0 | URL
김진명의 [황태자비 납치사건] 이란 책에 보면 '역사란 힘있는 자의 기술이다' 하는 문장이 나와요. 읽으면서 크게 공감했는데, 감은빛님 말씀처럼 세종대왕은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른 사람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설사 그것이 과장되있거나 거짓이 섞여있다 한들, 그것조차 백성(국민)들의 바람인 것 같아요. 그런 왕을 우리는 만나고 싶으니까요. 받지 않을 존경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귀감이 되는건 사실이니까요. 의심보다는 그런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쪽이 역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의심이 많습니다. 아주 많아요. 삶이 의심투성이에요. ㅜㅡ

네꼬 2011-04-2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7번째 추천이 나요.

다락방 2011-04-29 14:15   좋아요 0 | URL
응, 알았어요.

소나기 2011-04-2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요즘 사람들이 정조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세종대왕이 가장 좋아요. 제가 너무도 사랑해 마지않는 한글을 만드신 분이고, 여러 분야에서 많은 일을 행하신 분이지요. 언제였는지 잘 기억은 나질 않네요.
혹시 '대왕세종'이라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그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많이 울었더랬어요. 병약하여 서책만 읽던 책과는 사뭇 다른 세종대왕의 모습에 저는 왠지 설레었더랬어요. 그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은 말을 했지요. 세종은 아마도 '정치'를 하고 싶었지 않을까요,라고. 지금의 그런 의미의 정치가 아니었겠지요. 백성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던 그분의 발이 잊히지 않네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었지만,위로 형이 두명이나 있었지요. 그래서 좌절하고 번뇌하고 괴로워하던 그분의 모습이 가끔 생각나곤 해요.
이상하게도, 그 드라마는 그렇게 슬펐어요.

다락방 2011-05-03 11:29   좋아요 0 | URL
그 드라마를 알기는 하지만 본적은 없어요. 그런데 홀릭제이님의 댓글을 읽으니, 그 드라마가 슬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종대왕은 정말로 백성을 위하는 그런 왕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세종대왕이 무척 궁금해요.